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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오! 넋 깊은 조상의 大陸이여! 2
미찌꼬의 원망처럼 곤이 무심한 사내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그녀가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 때 곤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군용열차 칸에서 태평스레 졸고 있었다.
열차는 태양이 시름시름 기운을 잃어갈 무렵 드디어 종착지인 하얼빈에 닿는다.
개미떼가 사방으로 흩어지듯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고 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다 타고 왔는지 감탄할 정도다.
일본군들은 북부 쪽으로 계속 이동을 위해 차내에 남았다.
“가네모도님! 잘 부탁드립니다.”
곤에게 여자를 인계한 수송장교가 거수경례를 붙이며 움직이는 열차난간으로 뛰어오르자 곤은 거만하게 고개를 끄떡인 후 여자를 대동하여 서둘러 역사를 벗어났다.
오! 넋 깊은 조상의 대륙, 갈망하던 야망의 땅이여!
북국의 아름다운 도시 하얼빈!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저 신묘(神妙)하고 새로울 뿐이다.
이 땅, 오래 전의 사적(史籍)이라지만 광개토대왕이 개척한 선조의 땅이 아니던가!
위대한 대왕은 백전백승하여 북방영토 확장으로 함락한 성(城)이 64개소에 이르고 마을로 무려 1400여 개에 달한다고 통구(通溝)의 大王기념비에 기록되어 있다.
하얼빈은 대왕의 영토 중에서 북단에 위치한 땅이다.
근대들어 새로이 단장되어 러시아풍의 서구적 이미지가 물씬 넘쳐나면서 여러 계통의 문화가 뒤섞인 복잡하고 화려한 도시로 변신해왔고, 그래서인지 고상한 품격을 지녀 시대적 변천에도 외용이 뒤지지 않는 미적풍광(美的風光)이 물씬 풍긴다.
엎치락뒤치락 주인이 수도 없이 바뀌어온 풍운의 땅!
1616년, 건주여진의 두령 누르하치(신라인의 후손)가 국호를 대금(大金)이라 칭한 뒤 다시 후금(後金)으로 고쳐 불렀다. 뒤 1635년에 황태극(皇太極)이 여진을 만주(滿洲)라 개명하여 지금에도 그렇게 불린다.
후 1931년 일제가 강점하여 1933년 3월 1일 괴뢰국인 만주국(滿洲國)을 세워 동북의 무진(無盡)한 자원을 약탈하기 시작하고, 조선농민의 대규모 이주는 청조 봉금정책이 풀리고부터다.
1916년경 연변지구 총인구 26만 5천중에 조선인만 무려 20여만 명에 육박했고, 우리 선조들은 참으로 벼농사에 능란한 민족이라 누구도 개간하지 못하는 척박한 땅을 기어코 기름진 옥토로 바꾸어놓았다.
인구가 천만에 육박하고 일제의 꼭두각시국인 만주국의 수도 하얼빈!
“아! 그토록 그리던 그 땅 그 하늘이구나.”
올려다보는 하늘이 청자 빛처럼 푸르다.
기색을 살피는 여자를 쳐다보며,
“아가씨는 이제 안심하시고 자유로이 갈 길로 가시오.”
“...?”
여자가 검은 눈망울 동그랗게 굴리며 곤의 눈치를 살핀다.
곤은 여자가 아직 공포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안심시키기 위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어쩌다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었소? 조선에서 내가 그대를 구해준 인연이 없었다면 아마 외면하였을지 모르오.”
그런데 여자가 곤을 당돌하게 쳐다보며,
“흥! 누가 당신더러 구해달라고 사정이라도 하였던가요?”
“어라. 햐! 요런 맹랑한 아가씨 좀 보게. 내참 기막힌 일도 다 겪네. 같이 죽자고 집게벌레처럼 사람을 물고 늘어질 때는 언제고, 또 이번에는 내 목숨까지 걸고 살려주었더니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에요.”
튀어나오는 말이 영 엉뚱하기에, ‘내가 뭐 요런 맹꽁이를 다 만났을까.’ 괘씸한 생각이 발칵 들었다.
“아가씨와 따지려니 말짱한 머리가 다 욱신거리오. 하여튼 그대는 자유요. 그리고 이런 것은 나의 골치만 더 아프게 할뿐이니 원한다면 당신에게 드리겠소. 위험한 물건이라고 나도 들어 알고 있소만 다루어본 아가씨가 알아서 처분하시오.”
곤은 수송장교가 호주머니 속에 넣어준 생아편을 대수롭지 않은 물건처럼 여자에게 쓱 내밀었다.
여자는 믿기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고기를 채가는 물수리처럼 곤의 손바닥에서 재빠르게 쪼아갔다. 그러나 선뜻 걸음을 떼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의아스런 구석이 남은 모양이다.
“내가 아가씨를 해하려는 사람이 아님은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염려 말고 빨리 갈 곳으로 찾아가오.”
그래도 추위에 얼어붙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망설이기에.
“나에게 아직 볼일 남았소?”
“그래요. 사람을 두 번이나 구해주고 그냥 가버리라니 인정이 있다가도 없는 사람이군요.”
“하, 나 참. 이 아가씨 말하는 것 좀 보게. 이봐요. 나는 하얼빈이 처음인데다 할 일도 많고 길도 급한 사람이오. 당신에게 붙들려 있을 시간 없으니 어서 어디로든 자유로이 떠나시오. 다신 아가씨의 일에 연루되기 싫소이다.”
말귀를 제대로 알아들은 것도 같은데 여전히 무슨 미련이 남은 것처럼 서있다.
“혹 내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빨리 말해보오. 이왕 시달린 김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좀 더 도와줄 것 말고 뭐 있겠소.”
곤이 몇 장의 지폐를 꺼내주자 여자는 그때서야 꼭 다물고 있던 입을 다시 열었다.
“당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나를 해할 분이 아니라는 것만은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두 차례씩이나 생면부지의 나를 구해주었을 까닭이 없을 테니까요.”
“이번에는 제대로 된 말을 하는 것 같군요.”
여자가 갑자기 배시시 웃는다.
곤은 세상에 별 희한한 여자도 다 있구나며 이제는 오히려 자기 쪽에서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국경을 지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물 한 모금 뱃속에 넣지 못했어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아편덩이나 돈이 아니고 주린 배를 채우는 음식이에요. 물론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여자는 자신의 처지에도 그 누구처럼 입 하나만은 살아있다.
곤은 북국 여자들의 성정(性情)이 이런가보다며 관심을 가지고 여자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주먹에 가격당한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이상스러웠지만 단아함은 느껴졌다.
“얼굴의 상처가 얕아 보이지 않으니 치료부터 해야 되지 않겠소? 그런 다음 요기할만한 적당한 곳이 있나 찾아봅시다. 나는 하얼빈이 처음이라 말씀드렸고, 아가씨가 이곳 사정을 잘 알고 있을 듯 하니 안내하는 대로 따르겠소.”
“이정도 상처에는 죽지 않으니 염려하지 말아요. 그리고 이 물건은 당신같은 사람이 지니고 다니기엔 사실상 너무 위험한 것이라 원할 때까지 제가 맡아 보관하고 있겠어요.”
두고 보자니 사리분별도 못하는 것처럼 안하무인이다. 그리고 아직도 쳐다보는 눈망울 속에 희미한 위구심(危懼心)이 엿보이고 있다.
“걱정하지 마시오. 비록 일본말을 하고 일본인처럼 행동하여도 나는 조선인이오. 어떤 일본인의 일을 맡아 내 개인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 뿐 결코 일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오.”
“...”
여자는 보기보다 매우 신중하였다.
곤은 슬며시 화가 났지만 타이르듯 다시 설명했다.
“의심을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오. 나는 은둔한 어떤 일본인 정객(政客)의 사사로운 일을 맡은 사람일 뿐이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소. 계속 나를 의심한다면 내가 먼저 내 갈 곳으로 떠날 것이오.”
곤이 미련 없이 그녀를 돌아서려는데 그때서야 여자가 곤을 붙잡고 막아선다.
여자얼굴이 막 핀 흰 나리처럼 밝아있다.
“무엇이 그리 급해요. 나는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을 상대하여 왔지만 당신처럼 성미 급한 사람은 처음 보았어요. 그리고 이곳 지리도 잘 모른다면서 하얼빈이 어떤 곳이라고 함부로 나다닌다는 것이에요. 동서남북 분간조차 못하면서. 당신이 아무리 강해도 하얼빈은 낯선 사람이 무턱대고 돌아다니기에 그리 호락한 곳이 아니에요.”
여자가 곤을 나무라다 때마침 옆을 지나가는 마차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곤을 빤히 쳐다보며,
“어서 타지 않고서 뭘 망설여요.”
멋대로 불러 세운 마차에 훌쩍 오르더니 사람을 다그친다.
곤이 얼떨결에 마차에 발을 올리자 낚아채듯 잡아당겨 곁에 앉히고 마부를 재촉한다.
“이 양반, 어서 출발치 않고 뭘 엿봐요.”
“어허얏!”
마부의 구령으로 마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여자가 마부 귀에다 뭐라 속삭이고 그때야 속도를 내어 어디론가 힘차게 달렸다.
곤은 자기가 만난 본 여자들 중에 이 여자가 가장 제멋대로라고 단정했다. 켕기는 곳이 없진 않았지만 두 번씩이나 구해주었는데 귀신이라 한들 잡아먹겠느냐며 등바지에 기대앉았다.
여자는 마차가 흔들릴 때마다 은근슬쩍 곤에게 상체를 부딪치며 기울여왔다. 곤이 곁눈질로 간색하니 야릇하게 웃고 있는데,
“이거 내가 여우에게 홀렸나...”
곤이 옆으로 몸을 비틀자 여자가 거침없이 곤의 팔을 휙 잡아당겼다. 이 여자로 인해 또 엉뚱한 일을 당하지나 않을까 슬그머니 걱정이 앞선다.
달리던 마차는 큰 도로를 비켜나더니 어느 비좁은 거리로 들어섰고, 길모퉁이를 몇 번 돌고 돌아 비교적 규모가 커 보이는 어느 객점(客店)앞에 멈췄다.
이 거리가 바로 하얼빈에서 통칭 후우잔텡이라 불리는 슬럼가이자 온갖 범죄와 사건의 싹이 시작되는 공포의 거리다.
도박과 살인을 비롯한 각가지 범죄가 판을 치고 마약환자, 날치기, 살인, 강도, 사기꾼에 각 나라 창녀들까지 우글거리는 하얼빈의 치부다.
시궁창같이 어둡고 컴컴한 길이 변칙적으로 엇갈려 있어 미궁(迷宮)과도 같으며, 잘못 들어서면 어지간한 사람이라도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미로(迷路)의 거리일 뿐 아니라, 여차하면 누구든 귀신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는 으스스한 거리다.
여기 중국인, 소련인, 유럽인, 국민정부와 팔로군의 끄나풀들이 곳곳에 우글거렸다.
마차가 정지하자 여자는 곤을 떠다밀며 뒤따라 홀짝 뛰어내렸다.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거리의 어느 객점을 마치 제집인양 아무 거리낌 없이 밀고 들어선다.
일층은 주점이고 이 층은 객실로 사용되는 것 같은 지붕 높고 큰 규모의 목조건물인데 예라이샹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뭘 뜸 들여요? 속히 따라 들어오지 않고.”
내부손님들의 복장과 변발로 보아 대부분이 만주인들이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곤은 이들이 낯선 이방인에게 보내는 차갑고 냉정한 경계의 눈길을 느꼈다.
“아가씨께서 돌아오셨군요!”
종업원으로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가 쪼르르 달려 나오고,
“별 일 없었니? 외숙부님은 안에 계셔?”
“네. 앗! 그런데...아가씨 얼굴이!”
“쉿! 떠들지 마. 어서 외숙부님을 모셔와.”
바로 그때 나이 지긋한 노인이 나타나 여자를 금덩이처럼 귀히 반긴다.
“진아가 돌아 왔구나. 너를 보내놓고 얼마나 걱정하였는지 아느냐. 이제 꼭꼭 가두어 다시는 내가 근심하지 않아야겠다.”
“제가 잘 못했어요. 다시는 말씀을 거스르지 않겠어요.”
이때 노인은 경악하였다.
“아니! 얘야, 너 얼굴이 어찌하여 그 모양이냐? 이만저만 상한 것이 아니구나. 도대체 이 무슨 변고더냐? 너에게 나쁜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구나. 어서 자초지종을 말해보아라.”
“염려하지 마셔요. 대단치 않으니까요.”
인자해보이던 노인의 눈빛이 곤을 향하는 순간 차갑게 변한다.
매섭게 번쩍이는 노인의 눈에서 곤은 세상 어떤 노인도 흉내 낼 수 없는 강한 살의를 느꼈다.
수련으로 단련된 고수의 눈빛이었고 곤은 그 눈빛 속에서 싸늘한 분노와 증오를 읽어낼 수 있었다.
노인은 조카아이가 보복을 위해 곤을 일부러 여기까지 슬쩍 유인해 왔다고 짐작하는 것이 분명했다.
이 기미를 알아차린 여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외숙부님! 오해하시면 안 돼요. 이분은 위기에 처한 저를 두 번씩이나 구해 주신 은인이에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소상히 말씀드릴 것이니, 우선 이 분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조용한 방을 마련하여 주시고 따듯한 차와 음식도 준비해주셔요.”
펄쩍뛰는 여자의 부인으로 사정을 알아차린 노인은 일시에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시차이 토이 뿌 찌. 칭 유안 리안.(정말 죄송하오이다. 용서해주십시오.)”
노인은 한쪽 주먹을 감싸는 포권(包鬪)의 예로 조금 전 자신이 보였던 무언의 결례를 망설이지 않고 사과했다.
“나리 나리. 메이 센 마. 빠에 코 찌.(별 말씀을. 별 것 아닙니다.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이 늙은이가 경박하여 아무래도 예의에 벗어난 무례를 손님께 범한 것 같습니다. 용서를 구하오이다.”
곤도 사정을 모르는바 아니었기에 역시 예의를 갖추며,
“오해를 가질 만도 하시지요. 저는 괜찮으니 추호의 심려도 마십시오.”
“이 아이를 위험에서 구해주셨다니 감사는 나중에 다시 드리리다. 이곳이 비록 누추하나 편히 지내시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답코자 하오니, 푹 쉬시면서 여행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푸시기 바랍니다.”
노인은 사내종업원을 불러 무어라 이른 뒤 곤을 다시 돌아보며,
“우리아이가 저 모양이니 잠시 보살펴야겠습니다. 우선 이 아이를 따라가시면 쉴 곳을 마련해 드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노인과 몇 마디 주고받는 사이 여자는 벌써 자리를 떠나 없다.
곤은 나무계단을 올라 이층의 어느 넓고 조용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온기가 감돌았고 가운데 놓인 탁자 위에 따뜻한 찻주전자도 놓여 있다.
이상한 여자와의 인연!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의 환대!
차 한 잔을 따라 마시며 곤은 비로소 여행에 얼고 지친 마음을 잠시 녹일 수 있었다.
제법 오랜 시간을 혼자 앉아 있었을 것이다. 이윽고 마루를 밟는 인기척이 들리더니 여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만족여인의 전통복장인 치파오로 말끔히 갈아입은 놀라운 여자의 변모는 지금까지 느끼고 있던 선입견을 단번 종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청조는 한인들의 만주화를 꾀하고자 또 만족이 한인화로 동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두발이나 의복을 엄중히 단속했기 때문에, 치파오라는 독특한 이 의복도 이백여 년 간 두루 착용되어 의상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존재하여 왔다.
몸에 착 달라붙어 여성의 곡선미를 아름답게 들어낼 뿐 아니라, 트여진 자락사이로 살짝 비쳐 보이는 허벅지의 풍요함은 보기에 따라 매우 선정적이다.
머리에도 화려한 장식을 치장하여 품위와 멋을 한껏 돋보이며,
“오랫동안 혼자 기다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홀대하였다고 속좁게 화내지 마시고 너그러이 넘겨주어요.”
언행도 좀 바뀌었다. 아무튼 그전과 판이하였기에 전혀 다른 여인처럼 느껴져 좀은 신기하여,
“아가씨가 격식을 갖추시니 꼭 다른 사람 같군요. 그냥 처음처럼 서로 편히 대하도록 합시다.”
“장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럼 이제부터 저도 스스럼없이 대하도록 하겠어요.”
여자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살짝 웃었다. 꾸미고 나타나니 얼굴이 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아름다운 여자다.
여성의 차림이란 역시 자기네 전통의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머리장식을 떼어버리자 풀린 머리카락이 폭포처럼 어깨 위로 출렁 흐른다.
이 모양도 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이래야만 당신의 말처럼 나도 편한 차림이 되는 것이에요.”
“오만 별일 다 겼었는데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곤을 곁눈으로 살짝 흘기며 여자가 탁자 위에 놓인 종을 딸랑거리니, 기다렸다는 듯 곧 여럿의 종업원들이 곤이 듣도 보도 못한 음식들을 부지런히 날라 들인다.
음식이 탁자 위에 가득 차려지자 외숙부라 칭하던 그 노인도 모습을 나타냈다. 여자가 의자에서 일어나 비켜서며,
“저의 큰 외숙부님이십니다. 당신이 저를 구해준 이야기를 모두 다 말씀드렸더니 너무나 감동하셨어요. 당신에게 고마움을 직접 표하시겠다며 뵙고자 오셨답니다.”
여인이 교태가 가득 넘치는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간장을 녹아내리게 하는 고운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여 두 사람을 소개했다.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노부(老夫)는 패천웅(覇天雄)이라는 사람이외다. 한 세상 험하게 살아오면서 수많은 협객들을 보아 왔습니다만, 젊은 장사처럼 용력과 의분이 출중한 대협객은 실인 즉 처음 대해 보오.”
의자에서 일어나며 곤도 망설이지 않고 답례하였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조선인으로 김 곤이라고 합니다.”
“자 어서 앉으시지요. 장사 같으신 분을 서있게 한다는 것은 예도에 어긋나는 접빈이지요.”
두 사람 서로 권하고 양보하며 의자에 앉았다.
“조카딸아이로 인하여 이렇게 인연이 닿아 장사님을 대하고 보니 과연 의기가 넘쳐나고 비범하기 그지없군요. 노부는 대협을 만난 것이 마냥 감희(感喜)로울 뿐입니다. 차후로도 우리와 두터운 친교를 유지하여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오이다.”
“위험에 처한 아가씨를 도와주기는 하였지만 대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저의 낯을 붉히게 만드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노인은 곤의 겸손함이 흡족한 모양이었다.
“내막을 알아보지 않고 함부로 대한 실수를 범하여 나이 값을 못하고 말았으니, 이 늙은이가 너무 오래 살아 망령이라도 들었는가보오.”
“대인께서는 실수하신 것이 없으십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외톨이 여행자에 불과하며 어쩌다 불의를 참지 못한 것뿐이지요. 그리고 저야말로 호방한 대인어른을 이렇게 상견하여 뵙게 되었으니 다시없는 영광입니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교만함을 엿볼 수 없군요. 노부는 젊은 분을 만난 것을 내 생의 많은 인연 중에 무망지복(毋望之福)으로 여기겠소이다. 어서 인연을 축하하는 술잔을 나누시지요.”
여인이 야릇하게 곤을 흘겨보며 노인의 권유에 따라 석 잔의 술잔에 찰랑찰랑 술을 채운다.
“자, 우선 일 배의 잔을 건배합시다.”
풍겨나는 주향(酒香)만으로도 도정(道程)에 지친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다.
“노부는 장사님의 의협에 건배하오이다.”
“감사합니다.”
곤은 단숨에 잔을 비웠다.
“크윽!”
처음 마셔보는 중국술이라지만 일본 술과는 맛과 향부터가 다르다. 참도 지독한 독주였다.
“오호홋! 당신은 술을 마실 줄 모르시는군요.”
한잔 술에 쩔쩔 매는 자신의 모습을 민망하게 매만지며,
“추태를 보여드렸군요.”
“아니에요. 당신을 대함이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져요. 호호홋!”
무엇 그리 우스운지 손을 가리고 수차례 까르르 웃는다.
곤의 빈 잔에 여자가 또 다시 넘치도록 술을 채우자 노인이 넌지시 여자를 나무라며,
“얘야, 이분은 술을 즐겨하시는 분이 아닌 것 같으니 너무 많이 권하지 않도록 하여라.”
이야기 나누는 도중 곤이 노인을 유심히 관찰해 보니, 공력이 대단하여 지긋한 나이임에도 양쪽 눈 옆의 태양혈이 밤알처럼 불끈 솟아 있다.
그리고 내공 깊은 안광을 번쩍이며 호염(虎髥)을 방불케 하는 수염을 쓱 문지르는 모습 또한 여느 노인들에 함부로 비할 바가 아니었다.
노인은 술 삼 배를 마실 때까지 곤과 격의를 따지지 않고 이런저런 세속적인 이야기를 찬찬히 나누었다.
“장사님과 말씀을 나누어보니 세상 살피는 안목이 젊은 분답지 않게 참으로 탁월하시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편벽된 소견일 뿐입니다. 모자라는 저를 대인께서 깊은 고견으로 잘 가르쳐주십시오.”
주된 대화는 여자가 자신이 겪었던 위기상황을 되풀이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급박하게 움직이는 중일전쟁도 간간히 화제에 올랐다.
석 잔의 술이 비워지자 노인이 두 젊은 남녀에게 자리를 내놓기 위한 배려인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서며,
“뜻있는 자리였습니다. 장사님의 견문이 이 늙은이의 안목을 키워 주었소이다. 아무 걱정 마시고 제집처럼 마음껏 드시고 편히 쉬십시오. 장사분과의 대작(對酌)은 이 늙은이가 모처럼 갖는 영예로운 일이었다오.”
노인은 조카를 구해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말을 다시 하였고 곤도 일어나 노인에게 화답하였다.
이제 두 사람만 달랑 남았다.
이때서야 곤은 세상에 이처럼 독한 술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녹아있는 향기 때문에 독주임을 잊었을 뿐이다.
입술과 식도가 활활 타버리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노인과 주고받은 그 석 잔의 술로써 곤은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호호홋!”
여자가 일어나 호리병처럼 잘록한 허리를 흔들고 웃더니 손에 잔을 받쳐 들었다.
“저를 구해주어 감사드려요.”
“그 말은 이제 그만 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술은 더 이상 권하지 마시오.”
“안 돼요. 밤새도록 저랑 같이 마셔야 해요.”
“꼭 그래야 되는 법이라도 있는 것이오?”
“그럼요. 거부한다면 당장 쫓아내고 말테에요.”
강압에 의해 또 한 잔의 독주를 받아 마셨다.
여자가 곤의 옆자리로 당겨 앉더니 다시 잔을 받쳐 든다.
취해 가는 곤의 눈에 비치는 여자의 모습이란 꼭 하루꼬네 정원에서 보았던 금낭화의 정령처럼 매혹적이다.
초여름에 피어 흰색 어울린 담홍색의 그 다년초는 곤이 가장 마음에 두는 꽃이기도 하였다.
“이름을 가르쳐 드릴 것이니 잘 기억해 두어요. 잊어 저에게 혼나지 마시고요. 저는 염강진(廉舡嗔)이라고 한답니다.”
늦었지만 여인이 자신을 소개하자 곤도 취해가는 몸을 바로 앉히며,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김 곤이라고하지요.”
얼마동안을 더 두 사람 먹고 마시며 젊은이답게 유쾌하게 대담(對談)하였다. 이때에 곤은 염강진이 열차에서 당해야 했던 이유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잔을 사양하여도 염강진은 막무가내다.
두 손으로 곤의 입술까지 잔을 날라 오기에,
“나는 이제 쓰러지고 말 것이오.”
완강히 버텨도 그때마다 염강진은 협박과 회유로 결국엔 그 잔을 비우게 하였다. 곤은 여기 또 감당키 어려운 여자가 있구나하며 내심 놀랐다.
“당신과 술잔을 나누며 가까이서 대해보니까, 조선 청진에서나 열차 안에서 느꼈던 모습과는 완전히 바뀌어 보이는군요. 조용히 앉아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낙낙함이 저를 움직여 사로잡아요. 이제 나는 당신에게 감동할 수밖에 없어요.”
“사람을 잘 볼 줄 몰라 그런 말을 하는 것일 테지요.”
“나는 당신이 바다처럼 넓은 아량과 햇볕 같은 따사로움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았어요. 무슨 일로 조선에서 이 먼 곳까지 오셨는지 모르지만 일이 끝날 때까지 여기에 계셔주어요. 조금이나마 제가 보답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하지만 어디에 머물더라도 만주의 혹한을 견뎌내려면 이정도의 술 한 병쯤은 거뜬히 마셔 비울 줄 알아야 해요.”
염강진은 찔레열매보다 더 붉은 입술을 열어 보란 듯 그 독한 술잔을 단숨에 홀짝 비워버렸다.
“이렇게 마시는 것이에요. 이제부터 차디찬 이 도시를 견디어낼 비방을 가르쳐줄 것이니 나하는 대로 따라 배워요.”
적셔진 입술을 나불나불 움직이는 염강진은 벌써 곤보다 더 취해 있었다.
곤이 생각하건데, 염강진 역시도 술을 잘 마실 줄 모르면서 누구처럼 자기 앞에 괜한 호기를 부리는 것 같았다.
“염소저! 당신은 그다지 나빠 보이거나 이상한 여자는 아닌데 어찌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그런 물건을 몸에 지니고 다녔소?”
“흥! 못된 사람. 주흥을 다 깨버리다니. 그렇게 따져 물으니 마치 관동군의 앞잡이 같군요.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당신이 아무리 강해도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 두어요.”
곤은 여자의 돌변한 태도에 조금 당황하였다. 그리고 부아도 울컥 치밀어 탁자를 탁 치며,
“내 말에 마음이 상했다면 못들은 것으로 해주시오. 두 번 다시 같은 질문은 하지 않으리다.”
앞잡이니 뭐니 제멋대로인 여자에게 슬그머니 울화통이 터졌는데,
“호홋! 당신 지금 아이처럼 화를 내고 있어요. 점점 내 마음을 뺏어가는군요. 장사님은 한순간에 나를 사로잡은 세상에서 유일한 남자일 것이에요.”
곤이 시비를 피하고 싶은 표정으로 쳐다보자 염강진이 정색을 하며,
“호기심으로 한번 지녀보았을 뿐이에요. 사실 나도 그게 그렇게 위험한 물건인줄은 나중에 알았어요. 그리고 당신이 나에게 준 그 생아편은 외숙부님에게 처리를 맡겼어요.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돌려드리거나 금전으로 바꾸어주실 것이에요.”
“나는 그 따위 물건에 관심 두는 사람이 아니오.”
염강진이 제대로 본모습을 갖추자 둘은 옛 친구를 상대하는 것처럼 다시 술과 음식을 주고받았다.
“하얼빈주재 일본헌병대로 찾아가려면 아무래도 마차를 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염강진이 동백처럼 붉은 얼굴로 곤을 가만히 응시하며,
“당신은 일본인이 아님이 분명하군요. 나에게 거짓으로 말하지 않은 것도 틀림없어요. 그리고 하얼빈을 처음 찾은 것도 확실해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 예라이샹에서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늘어놓을 리 없을 테니까요.”
곤이 염강진을 멀뚱하게 쳐다보니,
“바보 같은 사람. 여기 후우잔텡거리에서, 그것도 어둠 깔린 이 시간에 마차나 인력거를 불러 일본헌병대로 가잔다면, 당신은 아마 이 거리를 반도 빠져나가기 전에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에요. 정녕 내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지금 즉시라도 마차를 불러 증명해드리지요.”
곤도 집히는 바가 있었다. 염강진의 만류도 있고 급작스레 서둘 일도 아니었다. 못이기는 척 예라이샹에서 하룻밤 눌러앉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은근히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점점 술주정을 부리는 염강진이 골칫거리였다.
붙어 앉아 붉은 뺨과 입술을 곤의 코앞에 대고 조잘거리며 응석받이처럼 취한 목소리로 아리송하게 곤을 협박한다.
“이곳 풍습으로는, 청춘남녀가 처음 만나 술을 마시게 되면 끝까지 술로써 밤을 지새워야 하는 것이 율법이여요.”
“그으래요?”
마셔댄 술을 구실삼아 얼토당토않은 말로 곤을 윽박지르더니 결국 제풀에 지쳐 탁자 위로 쓰러졌다.
이때 건드린 탁자의 종이 댕그랑 울리고 종업원들이 들어와 쓰러진 염강진을 부축하여 데리고 나가며 탁자도 깨끗이 치워주었다.
생각해보니 염강진과는 이상한 만남의 연속이다.
곤이 염강진에게 끌려든 것은 그녀가 어떤 누구를 연상시키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누구인가 가만 생각하여보고는 흠칫 놀랐다. 떠올린 얼굴은 다름 아닌 초등학교(소학교)담임을 맡았던 유리야스꼬선생님이다.
“아! 이 먼 곳에서 야스꼬선생님이 생각나다니!”
곤은 하얼빈의 예라이샹에서 이제야 자신의 무심함을 탓했다.
상처 입은 들개처럼 방황할 때 곤의 아픈 마음을 다독거려주던 지난날의 은혜로운 여선생님이다.
다음날, 곤은 상당히 이른 시간에 깨어났다.
태양이 땅에서 솟아나는 이 대륙에 첫발 디딘 밤치곤 편안한 잠자리였고 생각지 않은 후대(厚待)를 받아 원기도 왕성하게 살아났다.
“벌써 일어나셨군요.”
새벽부터 불청객 아닌 불청객이 찾아왔는데, 그렇게 마셔대던 주기(酒氣)는 다 어디로 갔는지 염강진은 간밤에 내린 눈처럼 순백하게 다듬어져 정결(貞潔)하여 있었다.
“일찍부터 염소저는 또 무슨 일로?”
“걱정 말아요. 이젠 탈을 만들지 않아요. 그냥 잘 주무셨는지 걱정되어 왔을 뿐이어요.”
“저야 덕분에 잘 잤지요. 참 상쾌한 아침이군요.”
“차를 가져왔어요. 심체가 가뿐해질 것이에요.”
“감사하오.”
“지난밤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여 비속하게 생각하셨지요?”
“나는 아무 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는데 한 번 더 말해주려오?”
“호호! 그럼 됐어요. 나라고 뭐 기억이 나겠어요.”
미소를 흘리는 염강진의 수그린 뺨에 단풍 같은 홍조가 살짝 엿보인다.
곤은 그녀에게 또 다른 미려(美麗)한 일면을 느꼈다.
“나에게 잘 못이 있다 해도 모두가 당신이 원인이에요.”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싶어 염강진을 살펴 훑어보니 쌀쌀맞게 흘겨본다.
“하핫! 염소저는 아직도 지난밤의 흥취가 남아있는 모양이군요. 지금도 나를 혼란시키는 말만 하니 말이오.”
“못 알아듣는 척 하는군요.”
“내가 본래 우매해서 몇 마디 말론 좀 그래요. 이 차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척 감미롭군요.”
곤이 슬며시 비켜가자 염강진은 쓸쓸한 기운을 띄우며,
“하얼빈이 초행이라 그랬는데 며칠 더 지내시면 내가 여러 곳으로 안내하여 드리겠어요.”
“염소저의 호의는 고맙습니다만 나를 믿고 일을 맡긴 사람을 생각하면 잠시도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얼빈을 떠나게 되면 그땐 꼭 염소저에게 들러 작별인사를 하고 가겠습니다.”
“사정이 정히 그러시면 어쩔 수 없지요. 그러나 방금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 나는 믿어요. 떠나기 전에 꼭 예라이샹으로 다시 한 번 들러주어요. 저를 두 번이나 구해주었는데 어찌 하룻밤의 접대만으로 다 갚았다 할 수 있겠어요. 저는 목을 길게 빼고 오시길 기다릴 것이에요.
떠나기에 앞서 노인과도 다시 대면했다.
예라이샹의 주인이자 하얼빈에서 아무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비밀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패천웅(覇天雄)!
이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관동군이나 만주정부의 제법 내 노라는 관료 한 둘쯤 귀신도 모르게 처리해버릴, 그야말로 하얼빈 지하의 적수 없는 제왕이지만 신출내기 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적을 움직여 웬만한 마을 하나는 싹 쓸어버릴 군력도 가지고 있었다.
곤이 예의를 갖추어 고마움을 표하며,
“신세지고 갑니다. 환대는 잊지 않겠습니다.”
“장사! 언제 다시 만나게 되기를 염원하오이다.”
“감사합니다. 하얼빈을 떠나기 전에 찾아뵈어 인사를 올리고 가겠습니다.”
염강진은 곤이 타고 갈 마차를 가게 입구까지 대기시켜 놓고 마부에게 무엇인가 당부하고 있었다.
“염소저! 덕분에 후하게 대접받고 가오. 또 만날 때까지 잘 계시오. 분에 넘치도록 후한 대접은 잊지 않으리다.”
“당신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 나는 기다리겠어요.”
염강진은 곤의 만류에도 거리 끝까지 따라 나와 마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고 서 있었다.
매몰찬 겨울바람에 철렁철렁 흔들리는 점포 간판소리를 들으며, 곤은 이상한 기연으로 하룻밤을 보낸 예라이샹을 뒤로하고 마차에 몸을 맡겼다.
“관동군헌병사령부로 갑시다.”
언질을 받았을 것인데도 딱딱하게 변색하는 마부의 표정은 내몰라 곤은 등받이에 기대앉아 눈을 감는다.
심심풀이로 풍걸
첫댓글 감사합니다 풍걸님 ^^
저는 내일오후에 쉬어가면서 읽겠습니다
잘 다녀가고 있습니다
9시 30분쯤 도착할것같습니다
편히 주무세요
읽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쓰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력이 소비가 됐겠나요
참 대단합니다
풍걸행님 작
이제야 완독하고
즐거운 상상
벌써 다음편
일각여삼추 목빼
기다립니다
간밤 너무 피곤하여 쓰러져 자고
그래서 못읽고 이제 읽었습니다.
집주인이 문 다 닫아놓고 에어콘 설나 캐놓고 풍걸이 잠들면 문 닫힌 채로 끄고 어디 나가버리면 떠 죽기십상이라 버스타고 왔다갔다 자러감.
광안리해변가서 수빈공원근처 해녀들이 건져온 맛나먹고 usb음악 듣고 실컷 놀다와 재밌는 일 있음 알려드림. (휴식단단 애국튼튼.)
@풍걸
한번더 정독중에
풍걸행님 다녀가
근무에 동행감사
@ok 일베 소설에 거론된 누르하치는, 신라 마지막왕 경순왕의 외가 쪽 귀족인 김함보가 일족을 데리고 여진지역으로 이주해서 여진을 평정하여 그 손자가 금의 태조 누르하치이지요. 나중에 청으로 이어집니다만. 감사감사하쥬. (자칫 역사서가 될까 생략시킴.)
@풍걸 옙. 강화도에 누루히치 영정이 있어서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심심풀이가 아니라 전직이 의심(?)됩니다
다음 장면을 기대하고 읽게됩니다
긴 글 수고많으셨습니다 풍걸님
잘 읽었습니다
전직은 늙보도 잘 모르겠고, 지금은 장바닥 뛰어다니는 싸움닭이지용.
@풍걸 적지 않은 연세에도 일하실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니 최곱니다
아~~진짜 재미 있어요👍
아 심장 터지는줄 알았네요 ㅎㅎ
다행히 심장 무사함에 감사 🙆🙆
일단 지금 버스 정류장 내림
또 읽고 싶네요
철야 예배 끝나고 다시 오겠습니다^^
전편 16-1 에서
생아편과 심상치 않은 여인으로 인해
우려를 예측 했던 다음편은 진달래의 엉터리 문학적 감각에 보기 좋게 한방을 먹이고서 멋진 해피엔딩으로 일단 종료 되었군요 ㅎㅎ
완전 상상 초월 멋진 풍걸님👍 역량을 맘껏 발휘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 공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내 가슴을 두근딱 두근딱 거리게 만든 그 기연의 아가씨 이름이 드뎌 나왔네요 "염강진"
나는 이 아가씨로 인해 곤에게 곤란한 일 생길까봐 이 아기씨만 나타나면 심장이 조마 조마 했는데 일단 한시름 놓았음요 ㅎ 저는 곤의 편인가봐요 😄
다음편이 기다려 집니다 🙏🙏
상상초월 풍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