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
‘몸(身)이 천 냥이면, 눈(眼)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눈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관들이 자연스럽게 퇴화(退化)되기 마련이며, 눈은 노화(老化)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신체기관 중 하나이다.
특히 노안(老眼)을 겪고 돋보기를 이용하게 되면 스스로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기 때문에 삶에
대한 자신감도 위축될 수 있다.
노안(老眼)은 신체 노화로 인하여 눈의 수정체(水晶體)의 굴절력이 떨어진 상태가 되면서
초점(焦點)이 맞지 않아 가까운 물체의 상(像)이 망막(網膜)에 정확히 맺히지 않기 때문에 흐릿
하게 보인다. 노안이 시작되면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글씨가 뿌옇게 보이면서 초점이 잘 맞지
않으며 먼 것과 가까운 것을 교대로 볼 때 초점이 빨리 맞춰지지 않는다.
밤에는 증상이 심해져 운전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頭痛)
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리 눈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오토 포커스(auto focus)’ 기능보다도 훨씬 우수한 ‘자동 초점
조절장치’인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를 활용해 사물을 볼 때 모양체근이라는 근육이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해 초점을 맞춘다.
즉, 먼 곳을 볼 때는 수정체의 두께가 얇아지고,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꺼워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탄력있고 말랑말랑하던 수정체가 딱딱하고 비대해지면서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점점 약해져 근거리(近距離) 작업에 장애를
받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근시(近視), 원시(遠視), 난시(亂視) 등 굴절 이상의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
들에게 나타나지만 개인마다 발생 또는 진행에 차이가 있다.
대개 노안은 40대 중반에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하는 환경과 요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최근에는 휴대용
디지털기기(機器)의 과도한 사용으로 30대 젊은층 노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보거나 이메일 등을 체크하는 습관으로
인하여눈의 피로감(疲勞感)과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할 때 1분에 15-20회 정도 눈을 깜빡인다. 그러나 스마트폰 화면에 떠
있는 글씨 등을 들여다볼 때는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1분당 약 5회 정도로 줄어든다.
또 흔들리는 화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정체와 근육은 과도한 긴장을 하게 되면서 활성산소
(活性酸素)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active oxygen, free radicals)는 눈의 정상 세포를 파괴
하고노안을 촉진시킨다.
만약 30-40대에 노안이 생길 경우 한국인 평균수명이 80세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은 40년
이상을노안으로 생활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최근에는 노안으로 인해 사회 활동에 불편을 느끼는 40-50대가 노안을 조기에 교정
하려는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안 수술에 앞서 노안교정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문의 상담을거쳐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안교정술은 가까운 곳을 완벽하게 불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돋보기를 착용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근거리의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노안교정술은 주관적 기준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수술이므로 본인이 우선 현재의
불편한수준을 판단해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노안 수술법은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있으므로 자신의 연령이나 눈 상태 등을 고려
하여야 한다.
노안교정술을 통한 시력(視力)개선 효과는 인공수정체 교체술은 40-50년이 지나도 시력이
그대로 유지된다. 레이저수술은 수술 받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즉, 노안은 50대 후반까지 진행되므로 그 전에 수술을 받으면 다시 노안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50대 후반 이후에 수술을 한 번 더 받으면 교정시력(矯正視力ㆍcorrected eyesight)
이 계속 유지된다. 레이저 노안수술은 수술 장비가 발달하면서 각막을 최소한만 깎아낼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5번까지 할 수 있다.
노안교정술은 두통이나 어지러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적합한 수술이다.
즉, 노안으로 인한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눈의
압박감두통, 복시(複視) 등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노안교정술을 통해 시력을 개선할
수 있다.한편 노안 증세를 보이는 모든 환자에게 노안교정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노안은 이미 일정 부분 노화가 이루어진 눈에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망막(網膜) 이상이나
시신경(視神經) 등 일부 안질환 보유자의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수술 전 사전검사를 통해 수술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노안이 심하지 않는 사람이나 녹내장(綠內障), 황반변성(黃斑變性) 등 다른 안과 질환을 함께
가진경우, 굳이 수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돋보기 안경이나 콘텍트렌즈를 사용하면
된다.
돋보기는 단초점렌즈, 이중초점렌즈, 누진다초점렌즈 중 하나를 택하여 안경을 만들어 쓰도록
한다. 콘택트렌즈는 한쪽 눈만 가까운 거리를 잘 보이게 맞춘 콘택트렌즈를 쓰는 방법
(모노비전)과 이중초점렌즈나 다초점렌즈 중 하나를 콘택트렌즈로 착용하는 방법이 있다.
노안 수술법(手術法)에는 라식수술과 같이 엑시머레이저로 각막(角膜)을 절삭하는 방법, 탄력을
잃은 수정체를 제거하고 시력 교정용 인공수정체(人工水晶體)를 삽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
수술은 30분 정도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빠른 시력개선은 물론 수술 후 다음날
바로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노안 수술은 수술 장비보다 의사의 수술 경험이 결과를 좌우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노안 수술 기법은 라식ㆍ라섹 등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인공수정체 교체술도 백내장(白內障)과 동일하게 수술하면서 인공수정체만 시력
교정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바꿔 끼우기 때문에 안전하다.
그러나 돋보기를 쓰거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등 비(非)수술적인 방법과 비교하면 적응 기간 중
어지러움 증상, 안구건조증(眼球乾燥症), 빛 번짐 등 후유증(後遺症)이 있다.
노안은 생명에 위협을 주진 않지만 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눈을 잘 관리하면 그 시기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노안이 생기는 것을 예방(豫防)하기 위해서는 작을 글씨를 읽을 때 주의해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 흔들리는 곳에서는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 화면 등을 보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책을 읽을 때 조명(照明)은 약 400-700룩스(백열등 한 개에 스탠드 형광등을 함께 사용
하는정도)를 유지하며, TV를 볼 때도 불을 켜고 보는 것이 좋다.
평소 눈을 쉬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근거리 작업을 할 때는
1시간마다 5-10분 정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눈에 피곤함이 느껴질 경우에는 눈을 감고 안구(眼球)를 천천히 돌리면 도움이 된다.
멀리 떨어진 경치를 바라보는 것도 눈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이다. 밤에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적절한 영양섭취도 노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베타카로틴, 루테인,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과일은 눈의 건강에 좋다.
즉, 눈에 좋은 영양소와 항산화제 성분이 풍부하여 눈의 노화를 방지하고, 각막과 망막 세포를
튼튼하게 유지시켜 준다. 눈 건강을 지켜주는 칼러푸드(color food)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옐로우 푸드(감귤, 옥수수 등)’,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퍼블 푸드(블루베리, 적포도, 복분자
등)’눈의 충혈 완화 및 항산화 작용을 하는 ‘그린 푸드(당근, 호박, 토마토 등)’ 등이 있다.
글/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이사장/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