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는데도 급히 내달린 것처럼 숨이 가쁘거나 놀랐을 때처럼 심장이 후드득 뛰는 부정맥 증상, 정상적인 심장박동보다 더 빠르거나 느린 이 질환은 급사, 돌연사의 원인이 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실세동은 급사 위험성
일반인들에게 부정맥이란 흔히 맥박이 불규칙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부정맥이란 불규칙한 맥뿐 아니라 빠른 빈맥과 느린 서맥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정상적으로 사람의 맥박 수는 심장의 박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안정 시 50회에서 80회 내외이고, 운동 시에는 최고 180여 회까지도 증가된다. 사람의 이러한 정상 맥박의 유지는 정상적인 심장전도계의 기능이 요구된다. 심장전도계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심장의 박동을 주도하는 동방결절(심장과 심실의 접합 부위에 존재)과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전기파가 심실로 전도되어 심장박동을 일으키게 하는 방실결절 및 히스속 섬유로 구성돼 있다. 심장은 이러한 전도계(전도로)가 완벽한 기능을 해야 정상 맥박을 유지할 수 있다.
임상적으로 부정맥은 안정 시 정상보다 빠른 맥박을 나타내는 빈맥과 느린 맥박을 나타내는 서맥으로 나누고,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 심방이나 방실접합 부위에서 발생하는 상심실성빈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심장이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심방세동’과 심실에서 시작된 빈맥인 ‘심실세동’ 부정맥에 해당한다.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중풍 발병률을 크게 높이며, 심실세동은 심 정지를 일으켜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어 철저한 예방관리가 필요하다.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대표적 원인은 노화에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에 의한 혈류 저하도 심장에 무리를 가해 부정맥을 유발시킨다. 50∼60세 이상의 장년층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 역시 심근경색과 심부전 등의 심혈관 질환에 의한 2차적 발생 때문이다. 이 외에도 유전성 질환과 동방결절의 기능부전이 부정맥 유발의 주 요인으로 밝혀졌으며, 심장의 전기전달체계 기능을 저하시키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도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다.
과도한 근력운동보다는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특별한 이유 없이 심장이 강하게 뛰는 느낌이든다면 부정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힘이 빠지면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이 생기는 것도 대표적인 부정맥 증상이다. 종류에 따라 상세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빈맥성 부정맥 환자의 경우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서맥성 부정맥환자는 신체활동에 따른 심장박동 증가가 이뤄지지 않아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한 부정맥을 진단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증상이 느닷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심전도 검사만으론 부정맥 판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정맥이 의심되면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심부전 환자이거나 부정맥 가족력을 갖고 있을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부정맥 치료 방안으로는 증상 조절 약물법이 많이 적용되지만 최근에는 부정맥 유발 부위를 없애는 고주파도자절제술이나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시술적 치료가 더 선호되고 있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 금연이 지켜져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특히 술은 한 잔만 마셔도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부정맥 예방의 기본이다. 과도한 근력운동보다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홍 유 택 기자>
출처/다음백과, 인산의학 2019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