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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한 교실 안에는 노름을 하거나 싸움을 하는 남학생들과 mc 스퀘어를 낀 채 자고 있는 앞자리의 우등생들 모습뿐이다. 거기다 고모와 그립다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약속을 잡고 있는 우섭의 모습.
진원: 억압된 욕구는 젊어서 풀어야해……. 봐라 우등생이라고 하는 저 새끼들……. 죽어라 공부해서 명문대 들어가고 좋은 직장 잡아서 나이 쳐들면 갑자기 내가 왜 살지? 하는 질문하잖아? 그때 욕구를 풀려니 딸 같은 얘들이랑 원조교제나 하고 룸살롱 가서 빤스 벗고 춤이나 추고 그런 거 아냐?
성환: 내 말은 그게 아니지. 우섭인 돈 땜에 하는 거잖아. 그것도 언니들이랑.
진원, 고개를 끄덕인다.
진원: 하긴……. 그것도 문제네.
성환과 진원, 우섭을 보며 동시에 한숨을 쉰다.
뭐? 하는 우섭의 표정.
씬 9. 홍대 앞 클럽. 외부/낮
클럽 앞에 차를 멈추는 지형. 한쪽에 세워진 스쿠터를 바라본다.
지하 클럽에서 셔터를 열고 나오는 도리도리 스쿠터에 오른다.
차에서 내려 하품을 하다 도리도리를 보고 달리는 지형.
막 시동을 건 도리도리 옆에 서서 말을 건다.
지형: 권철현씨 맞죠?
도리도리 지형을 풀린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한다.
도리도리: 네!
대답과 동시에 부웅~ 하고 도망가는 도리도리.
지형 멀어지는 도리도리를 웃으며 바라본다.
홍대 공영 주차장 길을 죽어라 달리는 지형, 마치 달리기를 즐기는 듯 기관차처럼 달리며 도리도리를 쫓는다.
도리도리, 지형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속도계를 본다.
시속 40킬로를 가리키는 속도계.
거침없이 달려 도리도리의 바로 뒤에 바짝 붙는 지형 브레이크를 잡는다.
공중에서 회전을 하며 바닥에 곤두박질하는 도리도리.
가방에 들어 있던 약들이 바닥에 퍼진다.
시간경과
길가에 엎어져 깜박이를 점멸하는 스쿠터.
도리도리, 수갑을 찬 채 지형과 클럽 앞으로 걸어온다.
차가 있던 자리에는 견인 딱지가 붙어있다.
지형, 얼굴을 찌푸린다.
씬 10. 지하철 7호선. 내부/낮
지하철을 탄 지형과 도리도리.
승객들 모두 황당한 표정으로 지형과 수갑을 찬 도리도리를 쳐다보고 있다.
어색한 표정의 도리도리, 헬멧에 견인 딱지가 붙어 있다.
도리도리: (간곡히) 지금 주머니에 이백 정도 있거든요……. 그냥 저 퇴근하면 안 될까요?
지형 졸린 듯 눈을 감고 대꾸한다.
지형: 매수도 죄가 됩니다…….
도리도리, 얼굴을 찡그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도리도리: (짜증내며) 그럼 내가 낼 테니까 택시라도 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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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25 |추천 0 |2015.10.11. 21:37 http://cafe.daum.net/mahanter/kGU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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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11. 학교 옥상. 외부/석양
진원, 헤드폰을 끼고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달리며 캠코더를 찍고 있다.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 뱉으며 롤러 블레이드의 속도를 느끼는 진원.
진원의 캠코더 시점으로 속도감 있게 흔들리는 옥상의 전경.
우섭과 성환은 라디오 앞에 쭈그려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라디오에는 야구중계가 흘러나오고 있다.
라디오: 말씀드린 순간 4번 타자 김동주 선수 타석에 올랐습니다. 예, 두산 응원단들 일제히 기립했군요.
중계방송에 집중을 하다 우섭을 바라보는 성환.
성환: 너 오늘도 일가냐?
우섭: 일? 응~ 고모가 데리러 온 댔어. 여기서 쳐다보다 오면 내려가지 뭐. 오늘은 숏 타임이거든.
라디오: 김동주 쳤습니다. 쭉쭉 뻗는 타구.
깜짝 놀라 귀를 기울이는 우섭, 성환.
진원, 이들을 계속 찍고 있다.
라디오: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라디오를 가운데 두고 잔뜩 웅크린 우섭과 성환.
교실
불 켜진 교실에선 아이들이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를 울리는 우섭과 성환의 목소리.
우섭, 성환: (v. o.) 홈런~
공부를 하던 학생 하나가 창밖을 올려다본다.
insert-노을 진 하늘과 태양이 청담대교와 함께 보여 진다. 승객을 가득 태우고 대교 밑으로 지나가는 지하철.
씬 12. 유진의 방. 내부/밤
머리를 감은 듯 물기를 머금은 채 모니터를 보고 있는 유진.
모니터 안에는 진원의 홈페이지가 떠 있다.
폐차된 성환의 차부터 아이들 세 명의 다정한 모습들이 찍힌 사진을 하나씩 클릭해 보며 웃음 짓는 유진.
그 중 젓가락에 담배를 끼고 담배를 피우는 성환, 우섭, 진원의 사진을 유심히 보는 유진.
책상 위의 알람시계가 울린다.
알람을 끄는 유진 모니터를 끄고 두꺼운 토익 책을 꺼내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씬 13. 성환의 본가. 내부/밤
식탁 위에 초가 켜있는 케이크와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아무 말 없이 기도를 하는 성환의 식구들. 아빠, 엄마, 그리고 여동생.
케이크 위는 끄지 않은 초 때문에 촛농이 가득하다.
수저를 들어 케이크를 떠먹는 성환, 잘 포장된 선물을 테이블에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기도가 끝난 듯 엄마, 아버지 고개를 든다.
엄마: 아멘~.
나가는 성환을 째려보는 동생. 입 모양으로 욕을 한다. ‘아~ 저 씨발새끼’
씬 14. 성환의 본가. 외부/밤
우섭과 진원이 차에서 티브이를 보며 과자를 먹고 있다.
창밖으로 멀리서 컹컹 하는 개 짓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소리를 의식했다가 다시 티브이를 보는 두 사람.
우섭 시계를 보고 웃음 짓는다.
차 밖
차 밖에서 개 짓는 소리를 듣고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는 성환, 차에 탄다.
차 안
우섭: 1분 넘었어……. 내놔 십만 원.
성환, 시동을 걸며 우섭을 째려보다가 지갑을 준다.
차 출발하고 돈을 꺼내는 우섭.
큰 저택들이 줄지어 있는 넓은 골목을 빠져나오는 성환의 차.
씬 15. 성환의 본가. 내부/밤
성환이 던지고 간 선물 포장이 풀어져 있고 성환의 아빠가 성환의 선물을 바라보고 있다.
비단으로 꾸민 고급 빨간색 머리띠.
씬 16. 주택가 길. 외부/밤
성환의 차안
운전을 하던 성환 문득 얘기한다.
성환: 참, 니네 개 짓는 소리 들었냐?
짱구를 혀에 끼고 놀던 두 사람.
우섭: (혀 짧은소리로) 응. 개소리 들었지.
진원: 담임 조회하는 소리 같던데
성환: 요 근처에 사채 하는 김 선생이라고 캐쉬만 천억 정도 굴리는 맨이 살거든. 그 집 개새끼가 시베리안 허스킨데……. 그 개새끼가 워낙 사나워서 이 동네 개새끼들은 다 잡아 먹었다는 얘기가 이 동네에 파다하지…….
우섭: 시베리안 뭐?
진원, 짱구를 ‘와사삭’ 씹는다.
진원: 있잖아……. 썰매 끄는 개새끼.
우섭: 썰매 끄는 개새끼가 어떻게 서울에 살아?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성환, 우섭의 말에 열이 받는다.
역시 외면하듯 뒷자리에 기대며 눈을 감는 진원.
성환: 이 새끼 또 시작이네? 야 이 새끼야 그럼 진돗개는 진도에서 만 사냐?
하늘에서 달리는 성환의 차로 수직 낙하하는 커다란 보따리.
우섭: 그럼 진돗개가 진도에서 살지 아님 서울개개?
순간 쿵!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성환 차를 급정거한다.
정신을 차린 세 사람 앞을 본다.
본 네트 위에 떨어져 있는 커다란 보따리. 주위는 고요하다.
성환: 뭐야 씨발.
진원은 캠코더를 꺼내 찍기 시작하고, 우섭 차에서 내려 하늘과 보따리를 번갈아 본다.
차안에서 우섭을 바라보는 성환과 진원.
우섭, 하늘과 보따리를 손가락 질 하며 웃는다.
성환: 야! 많이 찌그러졌냐?
차에서 내리려는 성환, 갑자기…….
다시 한 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차 지붕이 내려앉는다.
차안에서 몸을 웅크렸다가 눌린 천장을 올려다보는 두 사람.
성환: 어떤 씹새끼가…….
사색이 되어 지붕을 바라보는 우섭.
성환, 내리려다 멈칫 우섭을 보면 차 앞 유리로 피가 천천히 흘러내린다.
insert-고요한 동네 전경.
차밖에 나온 성환, 진원, 우섭의 멍한 얼굴이 차례로 보여 진다.
차 지붕 위에는 피투성이 남자가 엎드려 있고 차 앞 유리는 남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 남자 쪽으로 가는 세 사람, 하늘과 주변 담벼락을 올려다본다.
깜깜한 밤하늘. 고요한 주택가.
진원, 캠코더를 들이대며.
진원: (조심스럽게) 외계인 인가봐?
아무 반응이 없는 남자.
성환: 일단 911에 전화해야지. 엉?
우섭: 119야 병신아…….
성환, 우섭을 째려본다.
성환: 아무튼 수리비는 받아야지……. 내가 이차에 얼마를 들였는데…….
성환, 남자 앞으로 가 눈을 질끈 감고 끌어내리기 시작한다.
남자가 손에 낀 검은 장갑을 보고 의아해 하는 성환.
성환: (웃으며) 어이구 추우셨나봐……. 10월에 웬 장갑이야? 헤이 맨 추운데 빨리 병원가야지……. 야, 좀 거들어봐.
우섭, 마지못해 남자를 잡고, 진원은 캠코더를 들고 본 네트 위의 보따리 쪽으로 걸어간다.
남자를 조심스럽게 드는 두 사람, 끌어내리다가 땅바닥에 떨어뜨린다.
성환: 야 이 새끼야 힘을 줘야지.
우섭: 사돈 남 말 하네?
서로를 째려보던 우섭과 성환 몸을 숙여 남자를 든다.
남자를 차에 태우는 동안 보따리를 찍고 있는 진원.
진원을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기울어지는 보따리.
우섭, 남자를 옮기다 진원을 본다.
우섭: 야! 좀 도와라.
우섭의 말에 아랑곳없이 보따리 속을 보는 진원.
의아한 표정의 우섭, 성환.
시간경과
보따리를 내려다보는 세 사람.
진원, 성환, 우섭: 이런……. 씨발.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씬 17. 경찰서. 내부/밤
텅 빈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지형.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 멀리 있는 책상에서부터 지형의 책상까지 전화벨이 순서대로 울린다.
수갑을 찬 채 대기실 마룻바닥에 앉아 있는 도리도리 사내.
계속되는 전화벨에도 여전히 잠을 자는 지형.
등장하는 도리도리 사내 수갑을 찬 두 손으로 공손히 전화를 받는다.
도리도리: (조심스럽게) 예. 경찰선 데요?
씬 18. 도심 도로. 외부/밤
경비업체 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가고 질주하는 성환의 차.
남자의 피가 서서히 시트를 적시기 시작하고 그 옆에는 달러와 원화 지폐가 가득 들어 있는 보따리가 입을 벌리고 있다.
심각한 표정의 우섭.
우섭: 성환아 어디로 가는 거냐?
성환: 어딜 가긴 일단 병원에 가야지.
우섭, 뒷좌석의 남자와 보따리를 번갈아 본다.
남자 옆에 앉아 사색이 된 진원, 남자의 머리가 진원의 무릎 위에 있다.
우섭, 뭔가 깊이 생각을 한다.
우섭: 야, 이상하지 않냐?
성환: 뭐가?
우섭: 저 남자 말야……. 옷차림도 이상하고 장갑에……. 하늘에서 떨어지고…….
성환, 뭔가 생각하는 듯.
성환: 진원아 그 남자 주머니 좀 뒤져봐.
우섭이 돌아보면 진원은 얼굴이 하얗게 된 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우섭: 주머니는 왜?
성환: 신분증 같은 거 있나 보라고…….
우섭, 감탄을 하며.
우섭: 아……. 역시 깽 출신은 달라도 뭐가 달라.
성환, 우섭을 흘겨본다.
우섭, 성환을 무시하고 몸을 돌려 남자의 몸을 뒤지기 시작한다.
진원, 신경질 적으로 손톱을 물어뜯는다.
창백한 표정으로 성환을 보는 우섭.
우섭: 십 원 한 장 없는데……. 그리고 이 사람……. 죽었어.
놀라는 성환과 진원.
진원 갑자기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긴다.
놀라는 성환 핸들을 돌리며 브레이크를 밟는다.
한적한 도로에서 빙글빙글 돌며 멈추는 성환의 차8.
차가 멈추자 사색이 된 얼굴로 슬며시 문을 열고 내리는 진원. 도로에 토를 한다.
묵묵히 시트를 피로 적시고 있는 남자.
진원을 황당한 표정으로 보는 성환과 우섭.
성환, 뒷좌석에 있는 보따리를 뒤지기 시작한다.
보따리 안에는 원화, 달러화의 지폐 묶음이 가득하다.
우섭, 성환을 거들고 진원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성환, 달러 묶음 하나를 들고 우섭을 본다.
성환: 지금 환율이 어떻게 되냐?
우섭: 확률도 모르는데 환율을 알겠냐?
성환, 심각해진다.
성환: (혼잣말로) 대충 천 사백 원으로 잡고 백 달러 짜리 한 묶음이니까…….
성환, 멍한 표정이 되며.
성환: 이 묶음 하나가 천 사백만원 이야…….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보는 진원.
씬 19. 남산 산책로. 외부/밤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
철조망 앞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성환과 우섭. 성환 눈을 감은 채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고 내뿜는다.
철조망 위에 위험하게 매달린 심각한 표정의 진원.
진원: 그러니까 몇 십억이 든 보따리가 하늘에서 남자랑 떨어졌고, 남자는 신분증도 없는 수상한 사람이고, 지금은 죽었고, 니 차는 아작 났고, 그리고…….
우섭: 주인 잃은 보따리가 우리 맘을 심란하게 한다는 거지…….
성환: 생각을 해봐……. 저 시체가 돈을 훔쳤건 벌었건 간에 난데없이 내 차 위에 떨어진 거야……. 왜 내 차 위에 떨어 졌을까?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냥 죽어서 내 차 위에 떨어진 거지. 그리고…….
우섭: 그리고 저 보따리는 저 남자가 수리비 겸 정신적 피해 보상으로 우리에게 남긴 거지.
성환, 손뼉을 치며.
성환: 그거이지.
우섭: 우린 단지 이 많은 보상금을 어떻게 쓰느냐 그리고 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만 생각하면…….
진원, 멍하니 두 사람을 내려 보다가 싸늘하게 말한다.
진원: 니들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 맘이 드니?
우섭과 성환, 서로를 외면한 채 야경을 바라본다.
성환은 담배를 피우고 우섭은 눈을 꾹 감은 채 철조망에 기대고 있다.
침묵…….
찌그러진 성환의 차가 보이고 갑자기 뒷좌석에서 남자의 손이 올라와 유리창에 닿는다. 다시 천천히 쓸려 내려가는 장갑 낀 손. 핏자국이 길게 늘어진다.
우섭 고개를 든다.
우섭: (단호하게) 그냥 우리가 먹자.
우섭을 바라보는 성환과 진원.
우섭: (큰소리로) 우린 아직 어리잖아……. 뭐가 걱정인데? 뭐가 문젠데? 엉? 그럼 이 돈 경찰서에 고스란히 주고 수리비만 받아야해? 도대체 뭘 어쩌자고? 씨발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냐? 어차피 한방에 뜨는 거 아니냐고. 우린 열아홉이야 열아홉.
우섭의 얘기에 놀란 진원과 성환.
둘의 반응에 신이 난 우섭 철조망을 발로 차며 말한다.
우섭: 한방에 뜨자고.
철조망이 흔들리며 진원, 절벽 쪽으로 고꾸라지다 간신히 버틴다.
진원: 야 나 잡아 잡으라고 잡아!
우섭과 성환, 진원의 위태한 모습을 보고 놀라다가 웃기 시작한다.
성환, 우섭과 어깨동무를 하고 몸을 돌려 차로 간다.
성환: (웃으며) 우섭아, 근데 나는 스물 하나다.
우섭: (웃으며) 어, 그래? 많이 먹었네?
매달린 채 어이없어 하는 진원의 표정.
시간경과
성환의 차가 남산 산책로를 내려오고 있다.
진원, 조수석 우섭의 무릎에 앉아 있다.
무겁다고 짜증을 내는 우섭과 실랑이를 하는 진원.
씬 20. 김 선생의 집. 외부/밤
대리석 계단이 있는 고급 주택 안.
비서로 보이는 남자와 지형이 정원 계단을 내려오며 얘길 하고 있다.
지형: 그러니까 도둑맞은 건 없으시다 고요?
비서: (거만하게) 예.
지형, 정원을 한번 둘러본다.
정원에는 송아지만한 사냥개 세 마리가 이빨을 내보이며 으르렁거리고 있다.
깜짝 놀라는 지형.
지형: 아~ 새끼 성질 개 같네……. (웃으며) 이왕 들어 왔으면 숟가락이라도 훔쳐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비서: (기분이 나쁜 듯) 아니 그냥 간 게 문제라도 됩니까?
지형, 무안한 듯 비서를 보며 명함을 꺼낸다.
지형: 참 요즘 수금은 잘 되십니까?
비서, 기분 나쁜 표정으로 지형의 위아래를 보다 지형이 내민 명함 두 장을 받는다.
지형: 하나는 김 선생님 드리시고,……. 뭐 혹시나 의심되는 사람 있으면 연락 주십쇼.
못마땅한 표정으로 명함을 가져가는 비서, 지형의 손에 두툼한 봉투를 쥐어 준다.
비서: 요즘 경찰은 다 양아치만 뽑나…….
비서,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린다.
닫힌 문을 향해 귀여운 웃음을 짓는 지형.
지형: (혼잣말로) 양아치?
지형, 봉투 속을 보고 액수에 놀라듯 입을 벌리다가 이내 편지함에 넣는다.
차로 가는 지형, 담배에 불을 댕기다 바닥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담벼락 밑에 부셔져 있는 성환 차의 레인커버. 그리고 군데군데 핏방울이 떨어져 있다. 핏방울을 손에 찍어 보며 담을 올려다보는 지형.
지형: (혼잣말로) 아이고, 월담 하셨구나…….
순간 삐요~ 삐요~ 하며 경찰 사이렌 소리를 내는 지형의 핸드폰.
반장: (v. o.) xx병원에 뺑소니 사건 있으니까. 빨리 가봐.
얼굴을 찡그리는 지형.
지형: 예, 알겠습니다.
(혼잣말로) 참나~ 담배 한 대도 못 펴요.
담배를 버리고 투덜대며 차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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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6 |추천 0 |2015.10.11. 21:38 http://cafe.daum.net/mahanter/kGUP/78
일단 뛰어 3
씬 21. 김 선생의 집. 내부/밤
만 원권 지폐가 무수히 세어지는 돈 세는 기계가 보인다.
테이블 가득 돈을 깔아 놓고 돈을 세고 있는 김 선생.
비서: 죄송합니다.
비서 당혹스러운 표정.
등을 돌린 채 무심하게 물어보는 김 선생.
김 선생: 얼마지?
비서: 대강 21억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김 선생: 스물하나……. 스물 한 개라……. 그냥 한 달 농사 망쳤다고 생각합시다.
비서, 고개를 숙이며.
비서: 정말 죄송합니다.
김 선생: 괜한 소문나면 불편만 하지……. 불편해…….
가지런히 쌓인 돈이 보이고 고개를 든 비서 돈을 한번 바라본다.
insert-노란 불이 들어와 있는 경찰 마크.
씬 22. 파출소 앞. 외부/밤
파출소 앞 성환의 차.
진원이 우섭과 성환의 눈치를 보며 연습장에 글을 쓰고 있다.
진원: 왼손으로 쓰니까 잘 안 써지네.…….
성환: 아무튼 이 시체는 하늘에서 떨어졌다. 우린 아무 죄가 없다……. 어쩌면 외계인 일수도 있다. FBI에게 인도 바란다……. 뭐 이렇게 쓰면 되잖아?
우섭: 혹시 간첩이면 어떡하지? 간첩 신고하면 돈 주잖아?
성환: 간첩 같은 소리하고 있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진원, 글을 다 쓴 듯 종이를 뜯어내고 우섭을 준다. 외면하는 우섭.
다시 성환에게 건네는 진원. 성환 역시 같은 반응.
진원, 두 사람을 째려보다가 각오하는 표정으로 몸을 돌린다.
시체는 없고 보따리만 있는 뒷자리.
진원, 굳은 얼굴로 앞을 본다.
성환, 우섭: 왜 그래?
고개를 가로젓는 진원, 사색이 된 얼굴로 앞을 보고 있고 우섭과 성환, 뒤를 돌아 본 뒤 진원과 같은 표정이 된다.
차에서 내리는 진원, 시체를 찾는 듯 천천히 차를 한 바퀴 돈다.
뒷자리 유리창에 나 있는 남자의 손자국을 본 진원, 입이 쩍 벌어지며 몸을 돌려 파출소로 향하기 시작한다. 놀라는 성환과 우섭 차에서 내려 진원을 잡으려 한다.
파출소로 전력 질주하는 진원.
씬 23. 파출소. 내부/밤
파출소 유리문 밖으로 전력 질주 해오는 진원, 문 바로 앞에서 성환과 우섭에게 잡혀 끌려간다.
파출소 안은 시끄러운 티브이 소리와 자고 있는 나이든 경찰뿐.
씬 24. 유진의 집. 내부/밤
불 꺼진 부엌. 유진이 오븐렌지 위에 있는 환풍기와 조명을 켠다.
휘잉~ 하며 낮게 깔리는 환풍기 소리.
유진, 젓가락에 담배를 끼우고 가스레인지로 불을 당긴다.
담배가 익숙지 않은 듯 쿨럭 거리며 담배를 피우는 유진. 담배 연기가 환풍기 바람을 타고 올라간다.
환풍기 조명 아래서 범죄 심리학책을 보다 손가락 사이 냄새를 맡아보는 유진. 얼굴의 흐뭇한 미소.
씬 25. 병원 복도. 내부/밤
지형과 의사가 복도를 걸으며 얘기하고 있다.
30대 초반으로 작은 체구에 탐정 같이 생긴 의사.
의사: (형사 투로) 가벼운 뇌진탕 증세가 있어요. 그리 심각하진 않고……. 왼쪽 팔이 부러졌고……. 개에게 심하게 물렸더군요, 이빨이 아주 큰……. 광견병에 걸릴 수도 있고 안 걸릴 수도 있어요……. 발견 장소는 남산 산책로고요 교통사고의 흔적은 없습니다. 꽤 높은 곳에서 떨어졌어요. 그만한 게 다행 이죠 그리고 신분증이나 기타 소지품이 없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남산에 버려진 걸로 생각이 됩니다. 아! 그리고 손에 장갑을 끼고 있던 걸로 봐서 추위를 일찍 타거나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는 같아요…….
찬찬히 얘기를 듣던 지형, 걸음을 멈추고 의사를 바라본다.
앞선 의사, 멈추고 지형을 돌아본다.
지형: 아저씨 의사 맞아?
황당한 표정의 지형.
씬 26. 병실 앞. 내부/밤
핸드폰을 들고 반장과 전화를 하는 지형.
아까 의사가 했던 말을 수첩을 보며 그대로 하고 있다.
지형: (의사의 말투로) ……. 발견 장소는 남산 산책로고요 교통사고의 흔적은 없습니다. 꽤 높은 곳에서 떨어졌어요. 그만한 게 다행 이죠 그리고 신분증이나 기타 소지품이 없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남산에 버려진 걸로 생각이 됩니다. 아! 그리고 손에 장갑을 끼고 있던 걸로 봐서 추위를 일찍 타거나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는 같아요…….
반장: (v. o.) 그래서?
지형, 반장의 질문에 눈이 동그래진다.
지형: 그래서라뇨? 환자 깰 때까지 기다려야…….
반장: (v. o.) (언성을 높이며) 뭐라고?…….
지형, 반장이 고함을 치자 수화기를 때며 얼굴을 찡그린다. 반장의 고함이 끝나길 기다리는 지형.
지형: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지형. 병원 복도란 걸 아랑곳 않고 담배를 핀다.
지형 앞으로 늘씬한 여자 하나가 강아지를 (김선생집 개의 미니어처) 끌고 지나간다. 여자와 강아지에게 눈웃음을 짓는 지형.
지형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강아지.
여자, 지형을 무시하듯 빠르게 지나간다.
여자가 당기는 줄에 끌리며 지형에게 계속 으르렁대는 강아지.
지형: (혼잣말로) 아~ 오늘 걸리는 건 왜 이러냐? 좀 도둑에 뺑소니에 개새끼에…….
순간 물려던 담배를 멈칫 하는 지형.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여자의 강아지를 본다. 일어나 달리며 전화를 꺼내는 지형.
씬 27. 24시 셀프 세차장. 외부/밤
성환과 우섭, 진지한 표정으로 세차를 하고 있다.
우섭: 그래도 죽지 않아 다행이네.
성환: 오히려 문젤 수도 있지.
진원, 한 손엔 걸레 다른 한 손엔 담배를 들고 멍한 표정으로 뒷자리에 앉아 있다.
우섭: 야 나 내일 지각하면 잘리니까 대충하고 내일 생각하자. 응?
성환,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골똘한 표정의 진원.
씬 28. 김 선생의 집. 외부/밤
김 선생 집 담벼락 밑. 지형이 두리번거리며 무언가 찾고 있다.
찾는 걸 발견한 듯 미소 짓는 지형.
씬 29. 김 선생의 집. 내부/밤
창을 통해 지형을 내려다보는 김 선생의 뒷모습.
어딘가 전화를 한다.
씬 30. 창고. 내부/밤
토마토 주스가 만들어지는 믹서가 보인다.
벌건 토마토 주스를 마시는 반지 낀 사내, 비닐로 된 도살용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입을 대충 수건으로 닦으며 기둥에 달린 전화를 드는 사내.
전화를 받는 손가락에는 콩알만 한 돌이 박힌 금반지를 끼고 있다.
김 선생의 집
지형의 명함을 들고 전화를 하는 김 선생.
김 선생: 자네 혼자서 처리해 주게……. 괜히 시끄러워지지 않게…….
창고
보호 경을 벗으며 비닐에 말려있는 핏덩어리를 보는 사내.
반지사내: (낮은 톤으로) 지금은 좀 볼일이 있어서……. 빠르면 내일 오후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네……. 네……. 계산은 어떡해 하실 거죠? 12개월이요? 6개월 이상은 곤란한데…….
뭔가를 받아쓰는 사내.
반지사내: 네……. 네……. 진행 비는 따로 영수증 처리하겠습니다. 네…….
사내 전화를 끊고 전기톱을 들어 시동을 건다.
담배 한 모금을 길게 내뿜고는 비닐에 말린 덩어리를 향해 걸어간다.
-종로서 이 지형. 6개월- 이 적힌 메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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