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22년 12월 19일) 새벽은 축구계에 잊혀지지 않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리오넬 메시가 드디어 유일신에 등극했다. 그동안 축구의 신으로 불린 메시이지만 오늘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메시는 유일신이었다. 조국 아르헨티나에게 36년만에 우승의 영광을 안겼다. 메시가 태어나기 바로 일년전 1986년 아르헨티나는 멕시코 월드컵에서 축구의 전설인 마라도나가 우승컵을 가슴에 품은지 정확히 36년만에 그 월드컵을 다시 치켜든 것이다.
메시가 태어난 뒤 아르헨티나는 한번도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메시는 태어나기 일년전의 그 환호와 열망을 가슴에 안고 36년을 살아온 것이다. 메시에게 월드컵 우승은 꿈이었다. 꿈을 향해 지금껏 살아온 셈이다. 그는 오늘 바로 그 염원과 꿈을 이뤘다. 그리고 축구의 신에서 축구의 유일신으로 등극했다. 메시는 축구선수로서 모른 것을 이뤘다. 그동안 세계적 각종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축구의 결정판인 월드컵에서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의 나이 35살 , 축구선수로는 노년기에 접어 들었다. 아직 축구에서 은퇴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월드컵은 앞으로 더이상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바로 그 마지막 기회를 메시는 두손에 움켜진 것이다. 그리고 이뤄냈다. 어찌 신중의 신인 유일신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메시가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라는 것은 그의 과거 유년시절부터 시작된다. 메시는 평생 꽃길을 걸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릴때부터 축구의 엄청난 재능을 보였지만 태어날 때부터 축구선수로는 매우 왜소했다. 그는 성장장애증세를 보였다. 뛰어난 그의 개인기에 유럽의 축구명가 클럽들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메시가족들은 적어도 축구선수로 활동할 시기에 메시에게 약물치료를 제공한다는 조건이 먼저였다. 그 조건을 충족시킨 것이 바로 스페인 바로셀로나 FC였다. 그는 바르셀로나 소속 14세 이하팀에서 본격적인 축구를 시작한다. 꾸준하게 호르몬 치료를 받았지만 메시는 170cm에 67kg이라는 서양의 축구선수로서는 매우 작은 체구에 멈추고 만다. 메시는 그의 핸디캡을 뛰어난 개인기로 극복한다. 그가 지금 행하는 엄청난 개인기는 그의 피눈물나는 노력의 결과이다. 피지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상대선수들과 겨뤄 이기기 위해서 메시가 흘린 피눈물을 가름하기 조차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인간 메시가 위대하다는 것은 별다른 스캔들 즉 추문이 없다는 것이다. 메시가 여자관계로 때로는 일탈행위로,그라운드에서 이런저런 행위로 구설에 오르는 그의 영원한 라이벌 호날두와 너무도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라고 왜 일탈의 유혹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그는 이겨냈다. 버티었다. 조국에 월드컵의 우승컵을 바치는 그날까지 그는 오로지 축구밖에 생각하지 않기로 말이다. 그래서 그가 평소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단계에서 뛰어넘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유일신에 오른 것이다. 신과 인간의 경계는 바로 자기 절제 나아가 자기 억제이다. 예수와 부처 그리고 무함메드 그리고 공자가 그런 단계의 결정체 아닌가.
메시의 또다른 대단함은 바로 그가 축구선수로는 노년이라는 35살에 월드컵 우승을 이뤘다는 것이다. 축구의 전설이자 메시의 정신적 스승인 마라도나는 26살때 우승을 이룬 것과 비교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 같은 클럽 소속이자 이번 대회의 대단한 라이벌인 프랑스의 음바페는 이제 24살이다. 24살과 35살은 체력에서 하늘과 땅 차이이다. 하지만 메시는 이번 대회 매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가 철인도 아니고 왜 힘듬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그가 지치면 다른 후배 선수들에게 악영향이 갈까봐 사력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린 것이다. 그의 인성과 실력에 감복하는 그의 후배들도 끝까지 메시를 위해, 그들의 조국 아르헨티나를 위해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곧바로 일어나 질주했다. 주장이자 영원한 선배인 메시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성과가 아니겠는가.
오늘 메시는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우승컵을 36년만에 안겼다. 그것도 상대팀의 나라 프랑스 대통령인 마크롱이 경기장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메시의 의지와 꿈이 프랑스의 마크롱의 희망을 무너뜨린 것이다. 월드컵 두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60년만에 이뤄질 수 있는 대기록을 염원하며 프랑스에서 날아와 현지 경기장에서 지켜본 마크롱 대통령에게 실의와 슬픔을 안긴 것이다. 내세울 것이 오직 축구와 탱고밖에 없다는 비웃음을 받는 조국... 만성적 경제침체와 오랜 정치 혼란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조국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희망과 격려의 선물을 흠뻑 선사했다.메시의 대활약과 그의 정신력 그리고 그의 리더십은 두고 두고 전설로... 역사로 지구촌 축구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2022년 12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