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입추와 말복을 지나 처서를 앞두었는데도 후텁지근한 나날이 이어집니다.
소나기가 가끔 지나가면 선풍기 만으로도 단잠을 청할 수 있었는데
엊그제부터 다시 에어콘 버튼을 눌러대면서 꿀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잠'은 참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단잠 계열어라 할 만한 것으로 일단, 통잠이 있습니다.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자는 잠을 일컫습니다.
달곰한 잠이 단잠이지만 한자 단(單)을 써서 단잠 하면 통잠과 뜻이 판박이입니다.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죽 내처 잔 잠이라고 기억합니다.
꿀 같은 잠이 꿀잠이니 꿀잠은 단잠의 형님뻘입니다. 깊이 든 잠, 즉 숙면은 속잠/쇠잠/귀잠 합니다.
깊이 든 잠이 첫째 뜻이고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이 둘째 뜻인 꽃잠도 있습니다.
숙면도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합니다. 나이가 제법 들어보면 압니다. 개(改)잠/개잠 자는 경우가 다반사이지요.
개(改)잠은 아침에 깨었다가 또다시 자는 잠입니다. 아침보다는 새벽에 많이들 깨지만요.
뒤엣것 개(犬)잠은 개가 깊이 잠들지 않듯이 깊이 자지 못하고 설치는 잠이고요.
깨었다가 다시 든 잠은 그루잠이라고도 합니다. 익숙한 선잠 외에 겉잠 역시 깊이 들지 않는 잠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새우잠이라 하면 어떤 잠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자는 잠일 테지요.
주로 모로 누워 불편하게 자는 잠입니다.
노루잠 하면 눈을 껌벅껌벅하는 노루를 떠올리게 됩니다.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놀라 깨는 잠입니다.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은 나비잠이라고 합니다.
염려되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은 사로잠이고요.
풋잠은 잠든 지 얼마 안 되어 깊이 들지 못한 잠, 헛잠/꾀잠은 거짓으로 자는 체하는 잠,
쪽잠은 짧은 틈을 타서 불편하게 자는 잠, 한잠은 잠시 자는 잠, 덧잠은 잘 만큼 잔 후에 또 더 자는 잠을 말합니다.
한잠 자는 이는 깨우면 쉽게 깨지만, 꾀잠 자는 이는 깨워도 절대로 쉽게 깨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평온할 때 없는 정치권은 3대 특검이 이 무더위 속에서도 열일하고 있어서
야당 의원님들은 압수수색 막으려 자신들 소환에 집중하랴 잠이 제대로 올 리 없겠지요.
누구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전당대회 중에 쪽잠이라도 자야 할 텐데...
보좌진에게 부채질을 요청했다가는 갑질이라 손가락질 받을 테고 손 선풍기도 귀찮을 테니...
하루라도 빨리 이 무더위가 후텁지근한 날씨가 물러나갈 기다릴 겁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