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창문을 열고
하늘을 우러러봅니다.
달도 없고 별도 없는 까만
허공 속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겨우내 강추위와 싸워 이긴
새싹들과 여린 꽃잎이
꽃샘추위라는 강적을 만나
힘겹게 버티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밤새 내린 하얀 서리들도
제 몫을 하려는 듯
버티고 있습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것은
빨리 해가 뜨고 그 따스함으로
고약한 서리들과 추위를 녹이고
쫓아내는 것을 소망할 뿐입니다.
이렇듯 하찮은 게
우리네 인생인데~
이렇듯 나약한 게
우리네 인간인데~
이번 인천 나들이 중
친구 아들 결혼식에서
만난 다른 친구가 날 보고
촌놈 촌놈 해가면서 은근
도시 놈 티를 냅디다.
능력 있다 해서 하루 밥 열 끼
먹는 것도 아니고
도시에 산다고 나와 다른
말을 쓰며 살아가는 것도 아닌데~
해남 땅끝에 사는 나도 할 말을
다 하고 살아가는 것 여러분
다 아시잖아요.
지내보니 시골사람도
도시 사람도 어둠 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습디다.
그저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 벌
얻으면 다행이라 여기고
빈손으로 태어나 70까지 굶지
않고 살아왔으면 성공한
인생이라 여기며 살아온
내가 참으면 토말촌장이 아니죠.
그래 자네 많이 성공했단 소식
풍문으로 들었네.
사는 집은 몇 평쯤 되는가.
우리 집?
40평 조금 넘지~
짜식~
야 인마 우리 집은 대문에서
집까지 150미터야~
어디 40평 조금 넘는 것 가지고
우리 집은 창고도 40평이 넘는다
라고 대꾸하고 나니 속이
후련해졌습니다.
삶방 가족님들~
내가 객기가 없지 가오가
없다 여기십니까?
나는 누가 아저씨하고 부르면
뒤돌아 보지만 어르신 하면
가다 넘어져도 뒤 안 돌아보는
정도의 가오는 가지고 살아
갑니다.
사실~
속마음 꺼내 놓고 보면
너나 나나 별반 다를 것 없는데
남자라는 이유로~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촌놈이라고 은근 무시하는
친구나 지기 싫다고 발악거리며
대든 나나 도친 개친 이고
늙으면 안 그렇겠지라고
생각해 온 내가 바보였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죽어야 철 든다
하나 봅니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토말이야기~
토말촌장
추천 0
조회 219
25.02.11 20:39
댓글 17
다음검색
첫댓글
반갑습니다.
사진을 잘 찍으시는 달란트를 기지고 있어 부럽습니다.
나도 40여년을 사진 찍으면 지내는데 늘 초보 수준이라서요.
철들면 사는게 재미 없어요 철들지 마세요
불끈하기도 하고 자랑도 하고 바른 말도 툭툭 내뱉어
상대와 기 싸움도 해가며 은근 정신 승리하며 사는 맛이
얼마나 사는 것 같습니까
점잖고 초연해지면 주변이 텅 비어 집니다
점잖은 체면에 찾아 나설 수도 없고
그냥 더 익지 말고 딱 지금 만큼만 하고 살자구요
내가 젊을적 칠십나이를 보면서 참 어른이다 생각했는데 막상 그 나이에 서서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디다.
특히나 남자들끼리는 지기 싫어하고 도토리도 키를 재야 직성이 풀리니 참 거시기합니다.
철들려면 나이 들어 무거워요.
무거운 철은 들지 맙시다.ㅎ
내일 아침에 밖에 나가서 한번 재봐야겠어요.
대문에서 집까지 몇 미터나 되는지.
너무 가까우면 저 밭입구에다 대문을 달까요.
동서남북 국유림까지 다 합해서 제 정원도 꽤 넓네요.
촌사람들은 자연부자지요.
대문에서 집까지 몇 미터나 되는지로 따지자면
베리꽃 언니 부군인 '꿀이장'님께서 1등은 따 놓은 당상일껄요.
그렇지요?
땅의 값을 따진다면 할 말이 없지만 평수로 따진다면 베리꽃님이나 나도 폼 잡을만 합니다.
그러니 함께 가오 팍팍 앞세우며 화이팅하며 지냅시다.
@바퀴장 맞습니다.
청풍명월의 땅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희소가치가 높아 부르는게 값이라 들었습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돈 많다는 사람이나 돈 없다는 사람이나
나이 먹어보니(56년생 잔나비띠) 모두 거기서 거기, 오십보 백보.
갈 때는 모두 빈 손!
56년 잔나비들이 원래 역맛살도 남다르고 자존심도 많아 늘 모임에서도 눈총을 받습니다.
해서 늘 조심스레 살아가야지 다짐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박시인님 늘 건필하시고 건강하십시오.
사진경력이 저보다 배는 되시는군요~~~
어쩐지 사진들이 깊이가 있으시다 느꼈습니다
ㅎ~~ 지금은 제소유가 아니지만 시골 우리옛집은 집에서 대문까지 대략 15 미터 정도 될겁니다 ^^
유치원과 학원을 30여년 운영하다 보니 견학이나 행사때 사진을 찍어야기에 어깨너머로 조금씩 배웠습니다.
15미터나 150미터나 오십보 백보인데 그냥 지기 싫어 고집 부려 봤습니다.
오늘도 평안한 날 되십시오.
이리저리 다니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면
마음이 조급해 지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수용합니다.
내공이 크십니다.
나는 아직도 지기 싫어하고 나서기 좋아하고 그렇습니다.
네 사람 별것 없어요. 자기 만족 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