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월)요일 열리는 2017 신인 2차 지명회의에 참가하는 대졸 예정자는 2년제 포함 얼추 230여명. 과연 이 중에 몇 명이 프로에 발을 디딜까?
스카우트들은 그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구단별로 2명 내외 정도, 아니 단 한 명도 뽑지 않는 수도 있다는 뜻이다.
파릇파릇한 아우들에게 밀리고 과거의 명성을 앞세운 해외파의 틈바구니에서 대졸자의 설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그래도 그 치열함을 뚫고 프로의 문을 두들길 후보군을 포지션 별로 정리해 보았다. (2016시즌 성적은 8월 14일자까지의 기록임을 밝혀 둔다.)
경성대 김명신
< 투수 >
‘투수는 다다익선’ 이라는 명제 아래 올해도 신인지명 행사에서 두 번에 한 번꼴로 투수의 이름이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졸 투수 후보군은 다음과 같다.
대졸 투수 중 가장 주목할 선수는 김명신(경성대4.우완)이다. 삼성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고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단번에 대학 최고의 우완이라는 평을 들었다.
올 초 잠시 구속과 구위가 떨어져 주춤하는 모습이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기 대회에서 이전 모습을 보여주며 상위 라운드의 청신호를 켰다.
평균구속 140대 중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장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구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즉시전력감으로 꼽힌다.
대학 4년간 2차례나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고 큰 게임 경험도 많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하체가 탄탄하고 한 시즌을 버틸 체력도 갖추고 있다.
“하계리그 때 147km/h까지 찍긴 했는데 구속에 욕심을 낸 거라 큰 의미는 없죠. 저의 장점요? 지치지 않는 성실함? 어느 팀을 가더라도 꾸준히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될래요.”
노력하는 모습에서 스카우트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당장 1군 불펜 전력 보강이 시급한 팀이 서둘러 호명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호(원광대4.우완)는 지난해 남해대회에서 147km를 찍으며 서울권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앞선 걸까? 밸런스와 제구도 흔들리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하계리그 149km/h를 찍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작년에도 그랬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몸이 올라오는 것 같아요. 슬라이더, 커브에 이어 요즘 한 두 개씩 포크볼도 던지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제구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전 나름 많이 좋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배재고 시절 140대 중반 볼을 던져 유망주로 불렸으나 잔부상등으로 일찌감치 대학행을 선택했던 4년 전을 떠올리며 그는 체중(110kg)을 좀 줄이고 하체 골반 운동으로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며 프로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수한 체격조건의 우수한 직구의 각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평가되고 있다.
원광대 강동호 - 세계사이버대 문용익
문용익(세계사이버대2.우완)은 140대 초반에 불과했던 구속을 춘계리그에서 153km/h으로 끌어올렸다.
“청원고 시절엔 3루 봤는데 대학 진학 후 투수를 시작했다. 겨울 내내 스피드를 측정하지 않고 있어서 구속을 모르고 있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웃음) 요즘도 140대 중후반은 유지하고 있는데 제구가 좀 왔다 갔다 한다. 그 부분은 좀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평균자책점이나 기록을 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빠른 볼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변화구를 뿌릴 줄 안다는 점. 그리고 2년제 출신이라 나이도 어리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
“롤 모델은 류제국 선배님입니다 그냥 선배님의 모든 것이 맘에 들고 닮고 싶어요.”
연세대 박상원
박상원(연세대4.우완)은 두산 1차 지명 후보로도 소개가 된 바 있다. 올해 선수권대회에서 152km/h 의 강속구를 뿌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도 평균구속 140대 중반을 유지하며 12경기 등판 33.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35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은 단출하다. 시즌 초반엔 어깨 부상, 최근까지 옆구리 근육이 찢어져 마운드에 서지 못하는 등 등판 경기가 없다 거의 3달 만인 지난 8월 13일 성균관대전 0.2이닝(탈삼진2개)을 기록하며 대학 시즌을 마감했다.
어깨가 싱싱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잔부상으로 인한 잦은 결장이 달가운 일은 아니다. 스카우트들도 이 부분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작년 총 3경기(6이닝) 등판이 전부였던 이지원(고려대4.우완)은 하계리그에서 펄펄 날았다.
5경기 등판 22이닝을 던지며 삼진을 무려 35개나 솎아냈을 뿐 만 아니라 자신의 최고구속을 144km/h 에서 148km/h으로 늘렸다.
갑자기 구위와 구속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본인은 동계기간 착실히 준비를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타고난 자질을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잠깐 페이스가 올라온 것인지에 대해 스카우트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일 호원대전에서 그는 4.2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 2피안타 10탈삼진을 기록, 단순한 깜작 호투가 아니라는 걸 재차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이 대학 4년 성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 부상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최민국(재능대2.우완)은 진흥고 재학 당시 프로직행의 꿈이 좌절되자 고양 원더스로 발길을 돌려 1년간 생활한 특이한 전력을 갖고 있다.
“원더스에서 함께 지낸 최향남 선배님, 김수경 선배님의 야구에 대한 열정에 정말 감동 받았어요. 제게 대학 진학을 권유해주셨죠. 살면서 꼭 그 은혜 갚아야죠.”
춘계리그 2부 리그 결승전에서 141km/h의 스피드를 기록했다. 몸 전체 밸런스가 좋고 팔의 회전폭도 큰 편. 주무기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다.
하계리그 때 143km/h을 찍은 것이 최고구속. 평균은 140대 전후다.
“만약에 프로에 간다면(잠시 머뭇거리다가) 기억에 남는 좋은 인상을 팬들에게 안겨 주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두산 1차 지명을 받은 최동현(동국대4)와 나란히 대학 최고의 사이드암으로 불리는 박진태(건국대4)는 14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대통령기 8강전 경성대전에서 149km/h을 찍으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원래 스피드건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148짜리도 몇 개 더 나온 걸로 전해진다.
“요즘 페이스가 좋긴 했는데 기대 이상이에요. 남은 게임 잘 던져서 유종의 미 거두고 싶어요.”
평균 구속이 140대이고 게임 운영 능력, 컨트롤등이 안정된 편이라 프로에서도 통할 만 하다.
작은 신장과 결정구가 없다는 점이 단점. 그래도 옆구리 투수로는 고교와 대학을 통틀어 제일 먼저 호명될 가능성이 높다.
한양대 조영빈 - 계명대 권현식
조영빈(한양대4.사이드암)은 대전고 출신으로 조상우(넥센.우완)과 동기. 당시 그는 누가 뭐래도 대전고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하지만 구속이 느리다는 이유로 대학행을 택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위기관리 능력, 제구 등은 과거와 똑같이 우수하다. 하지만 기대했던 스피드 증가는 이뤄지지 못했다. 평균 구속이 130대 중반. 변화구는 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진다.
마산출신 권현식(계명대4.쓰리쿼터)은 올해 4번이나 완투승을 따냈다. 그 중엔 완봉승도 한 번 있다. 상대는 고려대였다.
“가끔 페이스가 좋은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볼넷도 잘 안주고(웃음). 그런데 그게 가끔이라는 게 문제죠.”
마산고 시절 3루수였으나 대학 진학 후 투수로 전향했다.최고구속은 142km/h. 빠른 편은 아니다.
권현식
“올해는 140도 안 되는 거 같아요. 스피드에 연연하면 성적이 더 나쁠 거 같아 제구 하나만 잡자 다짐했죠. 나름 열심히 많이 던졌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그는 지명이 되지 않을 수 도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신고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경희대 한승훈 - 성균관대 김용인
올해는 좌투수가 몇 명 없다. 상위 라운드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고졸 좌완(손주영.이승호 이상 경남고)을 제외하면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그 중 자주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는 한승훈(경희대4.좌완)이다.
“(송)주은이도 크지만 제가 좀 더 크죠. 부산고 시절 주은이 야구 엄청 잘 했죠. 저요? 전 못했어요.”
2013 신인 지명회의 롯데 1라운드의 지명을 받은 송주은(우완).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 표정이 환해졌다.
최고구속은 145km/h 그러나 그는 ‘직구는 평균 140대 전후, 슬라이더만 주로 던지는 투피치! ’라며 솔직하게 자신의 현재를 밝혔다.
“작년까지만 해도 제 볼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래서 올해 목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다짐했거든요. 실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이전과 큰 차이 없는데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가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번트타구 수비, 견제 동작 등 보완할 점투성이라고 밝혔으나 스카우트들은 팔 회전 스윙이나 임펙트가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김용인
김용인(성균관대4.좌완)은 4년 전 청룡기 대회 MVP 수상자다. 당시 스스로 체격조건이나 구속이 프로에서 통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대학행을 결심했다.
“만약 그때 프로 갔더라면 지금까지 야구 했을까요? 아마 관뒀을 겁니다. 스스로 주제 파악 한 거죠(웃음). 대학 온 거 후회는 없는데 구속이 기대만큼 늘지 않아 속상해요.”
평균구속 130대 중후반 그러나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위기 대처 능력도 좋은 편이다.
지난 13일 연세대전에서 7이닝 동안 26타자를 상대하며 2피안타 4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완봉을 기록했다. 게임이 7회에 종료, 완봉승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으나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어쩜 대학 시절 마지막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아 기쁩니다. 이 상승세 쭉 갔으면 좋겠네요”
위에 언급한 선수 이외에도 허률(홍익대4.우완),곽동호(서남대4.사이드암), 김태용(원광대4.우완), 이성욱(건국대4.좌완), 유재협(경성대4.사이드암) ,안찬호(경희대4.우완) ,최민석(동의대4.우완), 김기쁨(디지털서울문예대4.우완) 등도 지명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