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긴 겨울잠을 자다
매화 꽃망울 터지는 소리에 깨어보니
삼매는 오간 적도 없고
산발 머리에 손톱 발톱만 자랐다
봄은 봄이로세 부시시 일어나
토방에 군불을 지피고
꽃피는 법당 하나를 차렸다
촛불 두 개 켜고 헌화 헌다 헌향
목불 하나 없는 법당에서
커다란 거울을 향해 백팔배를 하였다
한 번 절하고 너는 누구냐
또 한 번 절하고 너는 누구냐
묻고 묻다가 거울 속의
남루한 부처와 두 눈이 딱 마주쳤다
그도 분명 울고 있었다
산문집 [지리산 편지], 대교북스캔,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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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부처 / 이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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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0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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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 매화꽃망을 터지는 소리 좀 실컷 들어보고 싶습니다 한 한달쯤...
지리산 행복학교에 기거하시는 낙장불입 시인의 시군요...지천에 매화가 유혹하는 봄엔 다시 그곳에 가서 매화차 한잔 훔쳐마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