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더운데 유동적이라던 태풍이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온다니 걱정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참깨를 베었고 물고추를 땄습니다.
그래서 늦게 카페에 들어오니 어안선생님은 여전히 휴가 중이라 ‘아침편지’를 씁니다.
뙤약볕에 짜증도 나지만 그나마 청량하게 들리는 매미 소리가 참 좋습니다.
팔월의 한낮을 혈관에 찔러넣고 녹색의 날숨을 연신 토해내는 나뭇잎들도 지쳤는지?
축 늘어진 채 서로의 가슴을 비비며 숨 막히는 인내로 견디고 있는 듯합니다.
지상은 뜨겁던 말든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빛이 아름답습니다.
뭉게구름은 뭐니 뭐니해도 오늘처럼 태양 빛에 구워져 하얗게 익어 먹어보고 싶은
가벼운 구름이 제일 멋드러지게 보입니다.
더위와 싸우느라 요 며칠 새해 첫날 계획했던 일일 일선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네요.
1일 1선은 거창한 게 아니라 보도블럭 위에 굴러온 돌멩이 하나를 어린아이들을 위해
치우는 것도 일일 일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맹자의 성선설처럼 가장 깊은 곳 마음은 누구나 하얀 도화지와도 같다고 하지요.
어떠한 생각과 언어를 입력하는지에 따라 마음의 습관을 결정하고, 실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의 습관이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하니까요.
마음속에 좋은 생각, 나쁜 생각 가운데, 어떤 것으로 채울 것인가?
하는 것은 오롯이 우리 자신의 숙제일 겁니다.
인간은 위대해서 온 우주를 품을 수 있다고 이론으로 떠들며 살지만!
글말이나 입말이 아무리 선하고 그럴싸하면 뭘 하나요?
행하지 않으면 열매 없는 유실수가 되고 마는 것을요.
코로나에도 살아남았고 장마와 홍수에도 이렇게 무탈하게 글을 쓰고 있네요.
그래서 새삼스레 감사한 마음이 드는 일요일 오후입니다.
매 순간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의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하며
열심히 책도 읽고 1선의 나눔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