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림받은 한국교육] 지식,창의,예절, 아무것도 못가르친 교실
:
:
:
: 일제식 학교풍경...평등주의자들이 학교를 하향평준화
:
: 죽은 공교육과 번창하는 사교육, 수준 차 무시하는 막무가내식 평등교육, 교실붕괴, 아침에 만들어 저녁에 바꾸는 교육제도…. 한국교육은 환부가 너무 곪아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만큼 치유불능 직전의 상황이다. 왜 이리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육에 절망하고 있으며, 기회만 있으면 이 땅을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
:
: 지난 25일 오후 2시 조선일보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한국교육,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는 주제로 전문가들이 난상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는 교육부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담당관, 서울대 서경호 교수, KAIST 박상찬 교수, 포항공대 서의호 교수, 중동고 정창현 교장, 나혜영 인간교육실천연대 이사, 홍선관 하버드교육컨설팅 대표가 참석했다.
:
: 토론은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을 유도하기 위해 지면에는 발언 내용을 익명으로 처리키로 하고 진행했다. (편집자)
:
: ―유학생활하느라 한국과 미국에서 10년씩 번갈아 살다보니 양국 교육에 대해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다 해본 셈이다. 첫째 아이 빼고 세 아이가 미국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내는 미국에서 직장에 다닌다. 이런 가족 해체 생활이 벌써 5년째지만, 한국 학교를 돌아보면서 ‘무슨 희생을 해서라도 절대로 우리 애들을 여기서 가르칠 순 없다’고 결심했다.
:
: 새벽 5~6시부터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온 학생을 보면 절망적이다. 절대로 이런 곳에서, 노벨상은 나올 수 없다. 창의력도 없고, 토론 능력도 없다. 미국 교수 시절, 미국의 제자들과 비교하면 토론 능력이 3분의 1 수준이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선 말을 안하고 되도록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 학교에 가면 활발하게 말 하려고 나선다. 미국 학교는 ‘격려하는 학교’다. 교사가 학생을 윽박지르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이 명패 던지고 싸우는 것도 남을 설득하는 훈련을 받지 못하고, 논리적 사고가 배양되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
:
: -요즘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녀 조기유학이다. 유학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전에는 유학하면 도피유학이니, 외화낭비니 했지만 이제는 ‘도약성 유학’이 화두다. 유학가려는 아이들 중 3분의 1은 반에서 2~3등 하는 우등생이다. 한국에서도 일류대 갈 수 있는 아이들이 보장된 인생을 버리고 외국 대학에 도전한다. 아이비리그 입학은 쉽지 않은데도, 애들은 결연하다. 한국에선 도저히 간판은 딸 수 있어도 실력으론 「일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
: -조기유학 보내려는 부모들은 한국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유학 보내는 게 훨씬 싸고 쉽다는 말을 한다. 강남에선 어지간한 부모들은 아이 한 명당 월 100만원은 과외비로 쓴다. 심한 경우 과목당 100만원씩 대여섯 과목을 가르치고 월 1000만원을 넘기는 사례도 있다. 영어도 영어회화 따로 문법 따로 가르친다. 그러고도 고생은 고생대로 한다. 6년 수험 뒷바라지 하고 나면 학부모들도 늙는다.
:
: -95년 미국에서 초등학교 3학년짜리 딸과 함께 귀국했다. 중1 때까지 한국 학교 보내다가 외국인 학교에 보냈다. 학교에 「교육」이 없다고 절망했기 때문이다. 딸 아이가 들려준 교실풍경은 충격적이었다. 30여년 전 내가 학교 다닐 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아이들에게 한국학교는 하나같이 “가기 싫은 곳”이다. 여전히 권위주의가 지배하고 학교교육에 민주성이 없다.
:
: 교사들의 언어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새끼’는 보통이고, 입에 담지 못할 상소리가 난무한다. 체벌 역시 ‘사랑의 매’ 수준이 아니다. 아이를 꿇어앉혀 놓고 따귀를 때리고, 맞다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또 때린다. 소지품 검사하고, 교문 앞에서 학생들 몸수색한다. 학생들 인권이 철저하게 유린된다. 미국에 온 한국 아이들에게 “미국 학교가 왜 좋냐”고 물으면 대부분 “학교에서 인격적 대우를 받아서 좋다”고 한다. 이런 걸 「여기는 한국이니까」라고만 말할 수 있나.
:
: -지금까지의 교육은 “학교에서 하는 대로 무조건 하라”가 전부였다. 그건 조선시대다. 도덕시간에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가르치려면, 왜 순종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애들을 설득해야 한다. 딸애 학교에서 특정한 모양의 운동화를 신지 말라고 금지했다. 애들이 “왜요?”라고 묻자, 교사가 “무조건 신지 말라”고 했다. 내가 교장 선생님을 만나 이유를 묻자, 교장이 “개인적으로 학생이 그런 모양의 신을 신는 게 싫다”고 했다. 사랑의 매, 좋다. 그러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애들도 무조건 반항하진 않는다. 교실 붕괴는 요새 애들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부모 세대부터 쌓인 모순이 누적된 결과다.
:
: ―긍정적인 교육이 긍정적인 인간을 키운다. 딸을 외국인 학교에 보낸 뒤, 딸이 오히려 오전 1시까지 스스로 열심히 공부한다. 관료나 교사가 진정으로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달라.
:
: -교사의 의식이 시대변화,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다. 요즘 학생들은 ‘멀티미디어 키즈(kids)’인데, 교사는 아직도 일제시대 식으로 가르친다. 교육부가 “변하라”고 강조하면 “왜 강요하느냐”고 반발한다. “교육과 자기주도적 학습은 양립할 수 없다”고 극언하는 교사도 봤다. 교육은 다만 ‘교육자가 만들어진 지식을 제공하면, 학습자가 공손하게 받아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교사가 많다. 일부에선 “요즘 교육부가 왜 잠잠하냐” “더 밀고나가라”고 한다. 그래야 하는데, 반발에 밀려 힘이 없다. 진보와 보수, 반동이 뒤섞여 힘겨루는 양상이다. 더 빨리, 더 열심히, 더 급격히 개혁해야 한다. 교사들이 조금 상처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옛날로 돌아갈 순 없다.
:
: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모순은 입시 때문이다. 입시 때문에 유치원 교육까지 망한다.
:
: -과연 제도가 바뀐다고 의식이 바뀔까. 지난 30년간 숱하게 입시를 바꿨지만 초중등 교육은 나아진 게 없다. 제도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중고생은 가방도 전부 이스트팩 맨다. 전 국민이 휴대폰 하나씩 다 있다. 사회 전체에서 나타나는 이런 요소가 입시제도를 만든 거다. 교육부는 형평성과 교육의 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전환에는 소홀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수업료를 덜 물었다. 아직 길이 멀다.
:
: -과학고 애들이 고2 때 다 자퇴한다. 이유는 딱 한 가지 서울대 가려는 거다. 내 동료교수도 경북과학고 다니는 자식을 “서울대 의대 보내겠다”며 고2 때 자퇴시켰다. 강남의 한 입시학원에 갔더니, “우리가 데리고 있는 과학고 자퇴생 숫자가 대한민국 전체 과학고 재학생보다 많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
: -나 자신이 서울대를 나왔지만, 서울대를 없애든지, 서울대를 없애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뭔가 이루어져야 한다. 획일적으로 하향 평준화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선진국에도 일류대가 있다. 그러나 하나의 대학이 배타적으로 불변의 정점에 선 체제가 아니다.
:
: 복수의 대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는 ‘일류대 그룹(cluster)’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자기 생활을 즐기고, 운동 등 배우고 싶은 것 다 배우면서도 좋은 대학 간다. 스탠퍼드, 버클리 등 명문 그룹이 있고, 하버드에 못가고 프린스턴에 갔다고 자살하진 않는다. 이런 식으론 한국에서 어떤 입시제도도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입시 제도를 ‘키 큰 순서대로 뽑자’고 바꾸면, 2세 때부터 아이를 키크는 침대에 붙잡아 매고 키 크게 하는 과외를 할 것이다.
:
: -노벨상 타는 교수가 나와도 포항공대는 절대 서울대를 평판에서 이길 수 없다. 실제로 교수 1인당 연구실적은 서울대를 앞선 지 오래 됐다. 열심히 하면 1위가 될 수 있어야 열심히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로지 서울대다. 일렬종대로 선 대학 서열이 영원 불변의 권위를 자랑한다. 대학 밖에선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뽑기만 하고, 좋은 인재로 성장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사회가 ‘좋은 인재’보다 ‘간판’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한 현상이다.
:
: -버클리나 MIT 같은 명문대학에서 박사를 따서 국내 2, 3류 대학에 교수로 간 친구들이 처음 2~3년 열심히 하다가도 술꾼으로 변한다. “내가 노벨상을 타도 좋은 아이들이 우리 대학에 안올텐데 뭐하러 하냐”고 자포자기한다. 서울대 교수가 된 친구도 술만 먹는다. “공부 안해도 좋은 학생 계속 들어오는데 왜 안 놀겠냐”고 한다. 위에서도 놀고, 아래서도 논다.
:
: -그래도 서울대와 포항공대 양쪽에 합격한 학생이 포항공대를 택하는 비율이 매년 올라가고 있다. 희망적인 현상이다. 이래야 공학도가 “물이 왜 위에서 아래로 흐르나” 고민할 여유가 생긴다. 교장 추천제로 들어온 학생이 특차 출신보다 수능 점수는 제일 떨어진다. 그런데 입학 후에는 훨씬 잘한다. 입시교육에서 1등 하는 학생보다는, 그보다 좀 못해도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노벨상 받을 가능성이 더 있다.
:
: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대학교육의 역사는 기껏 15~20년이다. 서양에선 150~200년이 걸렸다. 우리 대학이 아직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 진짜 문제는 오히려 중·고교에 대한 투자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60년대 초반 내가 다니던 사립고에 30년 만에 찾아갔더니, 내가 낙서해 놓은 책상이 그대로 있었다. 대학 교육을 활성화하려면 하부구조에서부터 튼튼하게 투자해야 한다. 서울대가 연구중심 대학,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가려면 투자는 학부에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책 입안자들은 항상 상부에만 투자한다.
:
: -대학에는 무슨 투자가 있었나? 서울대 전체보다 버클리대학 연구소 1개동에서 쓰는 전기료가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경쟁이 되겠나. 특히 인문학의 형편은 심각하다. 사회의 재화가 실용적인 곳에만 투입되면서 인문학은 고사했다.
:
: 인문사회과학엔 대학원생이 없다. 문제는 생산성이 없는 분야는 무조건 없애겠다는 발상이다. 생산성은 눈으로, 객관적인 수치로만 검증되는 게 아니다. 인문학은 사회의 인프라다. 인문학이야말로 정말 돈이 되는 분야다. 전자상거래 하는 벤처도, 다른 문화 전문가가 없이는 못한다. 우리 인문학과 기초과학은 너무 기반이 약하다. 중국만 해도 우리의 몇 배 되는 인문학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
: -우리나라에는 네 가지 집단이 있다. 교육부를 대표로 하는 A집단은 현실도 모르면서 무조건 지시한다. “수행평가가 좋으니 빨리 시행하라, 촌지받지 마라, 때리지 마라” 하는 식이다. 학교로 대표되는 B집단은 “우리 현실에선 아무리 좋은 제도도 안된다”며 무사안일로 일관한다. 교육부가 이렇게 하라고 하면 오히려 반발하고 반대로 간다. 교육의 평등성을 강조하는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로 대표되는 C집단은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못참는” 사람들이다. 우수하고, 돈 많이 벌고, 해외에서 성공한 사람은 모두 ‘나쁜 놈’으로 몬다. 하향 평준화가 모토다. 대학 보직 교수 시절, 한 제자가 내게 “당신은 재산이 1억원이나 되니 부르주아”라며 내 책상을 때려부순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가난한 농사꾼으로 평생 밭에서 고생하고도 1억원을 못 모았다”는 이유다. 이런 획일적 평등주의자들이 지금 국회에도 있다. 이러니 한국에서 어떤 교육정책이든 먹혀들기 힘들다.
:
: -선진국에선 기업, 정부, 학교, 교사, 교육학자, 학부모, 학생이 대치하지 않고 교류하고 돕는다. 세계적 정보통신기업인 시스코의 경우 본사 근처 지역에 있는 학교에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자기 연고지에서 인재를 기른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자원봉사한다. 촌지를 내지만, 선생 개인에게 내 자식 하나 잘봐달라고 주는 게 아니라 학교에, 지역사회 전체에 ‘기부’한다.
:
: -우리 아이들이 초·중·고를 나와 대학 교육을 받고나서 과연 자기 자신의 부를 창출하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을까? 우리 학생들에겐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고 스스로 생각할 능력이 없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년 교수 생활의 절반은 미국에서 했다. 한·미 양쪽에서 모두 신입생 뽑아봤다. 우리 과학고 아이들은 뛰어난 인재들이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고, 자기 지식을 세상에 적용하는 법은 전혀 모른다. 휴대폰 건전지의 경우, 리튬전지가 제일 오래간다. 그러나 실제론 리튬만으론 전지를 만들 수 없다. 충전하는 데 3박4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선 이런 것은 안 가르치고, 무조건 ‘리튬의 특성’ 운운하며 교과서만 가르친다. 이러니 돈 버는 집단이 보기엔 우리 교육이 길러낸 아이들은 한심하다. 대학에서 제아무리 잘하던 아이도 현실 앞에 서면 캄캄하다. 기업이 처음부터 다 다시 가르쳐야 한다. 워크북식 교육, 현장과 접목된 교육으로 나가야 한다.
:
: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교육은 섬처럼 고립돼 있다”고 한다. 교육 외의 다양한 사회성원이 교육에서 소외돼 있다. “교육은 신성하다”며 산업과의 연계를 자꾸 끊는다. 학생, 학부형, 기업과 열린 마음을 갖고 접해야 한다. 시장논리를 무조건 배척할 게 아니라 사회의 재화와 다양한 목소리를 교육에 끌어들이고 시장논리를 좋은 영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 -외국도 영재교육 엄청나게 하고 있다. 미국의 모든 학교에는 ‘상급반(AP코스·Advanced Placement)이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수학도 레벨이 있다. 수준별 교육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심화학습으로 엘리트를 키운다. 우리의 영재교육은 ‘속진’이다.
:
: 남보다 빨리 월반하는 게 우리 영재교육의 전부다. 내 자식도 초등학교 4학년인데 학원에서 중학교 과정 배운다. 영재성과 무관하게 선수학습시키며 아이들에게 “무조건 빨리 배워야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는다”고 닦달한다. 그러나 선진국은 철저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영재는 남과 똑같은 과목을 남보다 빨리 속진하는 게 아니라, 보다 깊은 내용을 심화학습한다. 똑똑한 애는 공부를 더 깊이, 많이 한다. 곧 영재교육법 시행령이 발효되는데, 솔직히 과연 영재학교가 우리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분명히 과외를 시켜서라도 영재학교에 우겨 넣으려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
: -고교 시절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수석을 단 한번도 놓치지 않은 친구가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 명문대에 유학갔다. 이 친구가 대학 박사과정 자격시험을 1등으로 통과한 뒤, 술자리에서 “논문은 그냥 중간쯤 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 교육의 피해자”라고 한숨짓더라.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노벨상을 탄다면 반드시 이 친구일 것으로 믿었다. 우리 교육의 대표선수인 이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면 우리 교육에 뭔가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
: -대학교수 중 상당수가 “교육이 잘 되려면 교육부가 아무 일 안 하면 된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미국에서 귀국한 뒤, 정원을 제약하는 게 가장 이상해 보였다. 정원제가 없으면 부실대학, 사학이 난립할 거라고 하는데, 그 정도 혼란을 감수할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 하나. 스탠퍼드의 경우 매년 2500명 정도에게 입학 허가를 준다. 하버드 등 다른 대학에 가고, 매년 1200~1500명이 유동적으로 입한한다. 규제가 없어지면 당분간 혼란이 온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이 혼란을 극복하고 정리한다.
:
: -내가 일하고 있는 중동고는 정부로부터 돈 한푼 안 받는다. 그런데도 간섭하려 한다. 시교육청에서는 자기 돈 아니라고 예산 가져가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래놓고 간섭하려는 것이다. 교사수를 늘리려고 해도 못하게 한다. 그러면 인근 학교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느냐?
:
: -학교가 다양해져야 한다. 학교도, 학생도 선택권이 없는 나라가 어디 있나? 말로만 다양성을 얘기하지만, 실은 획일사회다. 평등을 너무 의식해선 안 된다. 어떻게 모든 사람 키를 잘라 맞추는 게 평등인가? 몸무게와 키가 다 다른 것이 진정한 평등이다. 획일성 보편성 형평성만 얘기하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
: -특성화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자립형 사립고가 입시명문화한다” “부유층 귀족학교가 된다”며 발목을 잡는 집단을 정부가 지나치게 의식한다. 조기유학 성공률은 5%라고 한다. 전 국민이 5%를 믿고 해외에 가도록 내버려둘 셈이냐?
:
: -이제 시골학생은 우수한 대학 거의 못 간다. 돈도 학원도 없는데 어떻게 가느냐. 자립형 사립고 하면 돈 없는 아이들 30% 뽑아 선발할 수 있다.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좀더 현실적으로, 발가벗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
: -장관도 너무 자주 바뀌고, 행정은 인기위주다. 장관이 하도 바뀌니, 막말로 로비도 어렵다. 신임 장관에겐 아예 안 찾아갔다. 또 바뀔텐데 싶어서.
:
: -언론도 달라져야 한다. 교육문제를 다룰 때 문제의 본질에서 접근하지 않고 선정적인 사건성 기사로 확대 보도한다. 이 때문에 교육계가 엄청난 충격을 받고 교사와 학부모간, 학교와 지역사회간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진다. 특정 교사가 파렴치한 사고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철저한 확인과 본인의 주장을 균형있게 보도해야 한다.
:
: 교육문제의 거대담론 경우에도 사회가 다원화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찬반 의견을 균형있게 보도해야 한다.
:
: -그런 예는 또 있다. 얼마전까지도 서울대 입시 끝나면 수석합격자, 인간승리, 쌍둥이 합격자 등 기사가 줄줄이 나왔다. 제자들이 “포항공대가 연구를 아무리 잘해도 ‘인간승리’ 소리는 못듣는다”며 불평했다. 한 기자가 “서울대 기사가 나야 신문이 팔린다”고 했다. 그러나 신문은 계도하는 역할도 생각해야 한다.
:
: -한국이 가진 유일한 재산은 잘 교육받은 인력이다. 세계 유례 없는 교육열 덕분에 이 만큼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라는 21세기는 그런 식으로 돌파하기 어렵다. 균질의 값싼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다 팔아서 번영하는 시대는 갔다. 독창과 창의,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그런데도 우리 교육은 「고만고만한」삼류만 생산해낸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 했지만 사교육비는 더 늘고 공교육은 더 망가졌다. 공교육을 믿는 학부모, 학생은 거의 없다. 공교육이 달라지지 않고는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
: (정리=양근만기자 yangkm@chosun.com) (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
:
:
긴 글 다 읽어보니 공감이 갑니다...
비참한 우리 나라 교육 현실...
도대체 언제쯤 우리의 학교는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학교에서의 일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요? 무조건 하지 마라,그리고 들어라 아니면 폭력과 폭언을 가하는 교육자들... 답답하네요...
공부하는 거야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개돼지처럼 몰아가면서... 버릴 건 버리고... 인간이 할 짓입니까? 옛 스파르타식 교육... 선생님이란 직업에 갑자기 회의가 드네요. 선생님은 학생과 가장 가까워야 하는데... 학교가 인성교육을 시키는 곳이라 하는데 어디 그걸 배웁니까? 그럼 왕따가 왜 생깁니까? 공부란 기준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학교... 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세상에서 그들만의 푸른 꿈을 펼치지 못하는지...
내일 학교의 모습은 어떨지...(예상은 되지만)
힘들어하는 하는 모든 학생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