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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솔로몬제도, 미-중 경쟁 최전선으로 부상하나
CSF 2022-04-28
□ 4월 19일 중국 외교부가 솔로몬제도와 중국 간 안보협약이 정식 체결되었다고 발표하자 미국과 호주가 심각한 안보 우려를 표명함. 솔로몬제도 총리는 중국의 군사기지 건설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양국의 안보협약이 태평양 지역 안보에 끼칠 파급력에 대해 전문가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음.
◦ 4월 19일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제레미아 마넬레(Jeremiah Manele) 솔로몬제도 외교장관이 양국 간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발표함.
- 지난 3월 말 중국 함정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협약 초안이 일부 유출되면서 미국과 호주가 특히 격렬히 반발함. 만약 안보협약에 따라 중국의 군사기지가 솔로몬제도에 세워진다면 태평양 지역에 세워지는 최초의 중국 군사 기지가 됨.
- 인구 70만의 소국인 솔로몬제도는 호주 북동쪽에서 고작 2,0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나라로, 호주는 물론 미국도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음.
- 유출된 안보협약 초안에 깜짝 놀란 미국과 호주는 솔로몬제도에 대표단을 급파해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안보협약을 맺는 사태를 막으려고 했으나 솔로몬제도와 중국은 속전속결로 안보협약 체결을 처리해버림.
-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솔로몬제도 대표단과 만나 중국과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고 1993년 폐쇄되었던 미국 대사관을 재개관하는 일을 논의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이 재빠르게 손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함.
-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안보협약 체결을 막을 목적으로 꾸려진 커트 캠벨(Kurt Campbell)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 ‧ 태평양 조정관과 다니엘 크리텐브링크(Daniel Kritenbrink)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중심으로 한 미국 대표단은 결국 예정대로 4월 22일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Honiara)에 도착했지만 이미 양국이 안보협정 체결을 발표한 뒤였음.
- 양국이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는 발표가 나오기 전 주에 호주는 솔로몬제도에 중국과의 안보 협정에 서명하지 말 것을 공식 요청하기 위해 제드 세셀자(Zed Seselja)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을 파견했으나 결국 설득에는 실패함.
- 솔로몬제도와 중국은 안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미국과 동맹국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음.
◦ 3월에 일부 유출된 솔로몬제도-중국 안보협약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솔로몬제도의 요청에 따라 경찰 ‧ 무장경찰 ‧ 군인 등 치안 인력과 병력을 지원할 수 있음. 지원 요청의 목적은 ‘사회 질서’ 유지임.
- 4월 22일 마나세 소가바레(Manasseh Sogavare) 솔로몬제도 총리와의 회담 후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소가바레 총리는 미국 대표단에 중국의 해군기지 건립이나 중국군의 장기 주둔을 허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며 중국 외무부도 안보협약은 단지 솔로몬제도의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일 뿐 그 어떤 제3자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함.
- 그러나 전문가들 중에는 솔로몬제도가 미-중 경쟁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는 시각을 가진 이들도 있음.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University of Canterbury)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앤 마리 브래디(Anne-Marie Brady)는 “솔로몬제도-중국 안보협약의 목적은 태평양 지역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타깃은 미국”이라고 설명함. 또한 “양국 간 안보협약이 태평양 지역 군도 국가들의 자주권과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물론 호주와 뉴질랜드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임.
- NBC News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의 치열한 격전지였던 태평양의 작은 군도국 지도자들은 솔로몬제도-중국 안보협약을 계기로 태평양 군도국이 강대국 간 패권다툼의 희생양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 데이비드 파누엘로(David W. Panuelo)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은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에게 “솔로몬제도-중국 안보협약의 지대한 영향과 심각한 안보적 결과”를 고려해달라고 간청함.
- 중국은 “미국이 영국, 호주 등 3개국과 2021년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지적하며 ‘냉전식 사고방식’을 부추기는 것은 오히려 미국”이라고 비난함.
- 솔로몬제도는 2019년 대만과 단교한 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며 친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친중 행보에 대한 솔로몬제도 국민과 야권의 불만이 폭발해 작년 말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음.
- 솔로몬제도 야당 지도자인 매튜 웨일(Matthew Wale)은 “2023년에 임기가 끝나는 소가바레 총리가 중국 군사력을 이용해 자신의 정부를 지원하려 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명함.
- 미국의 클레오 파스칼(Cleo Paskal) 인도 ‧ 태평양 지역 선임연구원도 양국 간 안보협약을 두고 “리스크가 매우 크다”라고 언급함. 그는 “솔로몬제도와 중국의 긴밀한 관계는 소가바레 총리라는 한 개인을 중심으로 하며 솔로몬제도 전반적으로는 소가바레 총리의 친중 행보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고 설명함. 파스칼 선임연구원은 “소위 ‘안보 사태’가 발생해 총선 취소나 중국의 군사를 들이는 구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높다”라고 언급함.
◦ 안보협약을 둘러싼 반응 중 총선거를 앞둔 호주의 반응이 가장 격한 편임. NBC News에 따르면 호주의 한 정치 해설자는 “필요한 경우 솔로몬제도를 침공해 안보협약 체결을 막아야 한다”라고까지 주장함.
- 전문가들은 “양국 간 안보협약으로 호주 안보가 불안해질 수 있으며 이미 정부의 친중행보에 대한 불만이 높은 솔로몬제도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라고도 언급함.
- 솔로몬제도의 야당지도자 매뉴 웨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와의 인터뷰에서 “솔로몬제도 국민 대다수는 중국 군사기지를 원하지도, 이번 안보협약 체결을 원하지도 않는다”라고 주장함.
- 호주 씽크탱크인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의 태평양지역 호주 외교 정책 전문가인 미하이 소라(Mihai Sora)는 중국과 안보협약을 맺은 또 다른 국가인 지부티(Djibouti)를 언급하며 “중국이 물류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중국의 해군기지”라고 설명함.
◦ 호주국립대(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휴 화이트(Hugh White) 명예교수는 “호주와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파워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의 파워를 다루는 법을 모른다”고 지적함.
- 휴 화이트 명예교수는 “호주와 미국 모두 여전히 중국을 어떻게든 몰아내 작은 상자 안에 가둘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임.
- 그는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는 호주와 중국 사이에 주요한 갈등이 있는 경우에만 위협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솔로몬제도와 중국 간 안보협약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호주 안보에 그렇게까지 위협이 되는 사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함.
- 안보협약 자체가 친중과 반중세력의 갈등을 과장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음.
- 솔로몬제도 출신의 하와이대(University of Hawaii) 정치학자인 타르시시우스 카부타우라카(Tarcisius Kabutaulaka)는 “솔로몬제도에서 2021년 11월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 인해 솔로몬제도 입장에서는 중국과 안보협약을 맺을 필요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함.
- 작년 11월 솔로몬제도에서 수도 호니아라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을 타깃으로 한 폭력적인 반정부시위가 발생하자 소가바레 총리는 2017년 호주와 맺은 안보조약에 따라 호주에 도움을 요청함.
- 카부타우라카 정치학자는 “솔로몬제도 입장에서 보자면 중국과의 또 다른 안보조약 체결은 국가 관계와 안보 관계 다각화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함.
- CNN은 안보협약으로 인해 드러난 호주와 호주 동맹국들의 태평양 지역 안보에 관한 접근법적 오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함.
- 화이트 교수는 “호주가 호주를 중심으로 한 태평양 지역을 ‘태평양 가족’이라 부르면서도 안보에 관한 이슈가 생기지 않는 한 태평양 지역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왔다”고 지적함. 또한 화이트 교수는 “호주와 호주의 동맹국들은 여전히 과거의 이미지에 매달려 중국의 파워를 경시하면서 언제까지나 자기네들이 패권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지적함.
- 화이트 교수는 “이젠 호주와 동맹국들이 꿈에서 깨어나 중국의 영향력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남서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되어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설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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