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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까지 성적만 수시 반영 2학기 면학 분위기 조성 안 돼 모집 시기 조정 등 대책 필요해 22일 강릉지역 A고등학교 3학년 교실. 대입 수능을 80여일 앞둔 이날 막바지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학생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고3 교실을 찾았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한 학급에서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은 1∼2명에 불과했다. 수업시간이지만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다른 짓을 하는 등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이처럼 2학기가 되면 3학년 교실의 수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매년 파행을 겪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가 반영되는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수능 최저 기준 요건을 요구하는 대학마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3인 이모양은 “우선 수능이 필요해 수능을 치러야 하는 학생과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학생으로 나뉘고 9월 초부터 수시 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돼 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교실에서 공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릉여고 미디어기자단 김소영양이 지난 20일까지 강릉고와 강릉여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차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로 인해 학습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데 57.1%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도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호소하며 고3 교실의 2학기 수업 파행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최종선 강릉고 교장은 “고3 교실의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인식하고 있지만 현행 입시제도에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대학이 수시모집 시기를 조금 더 미뤄 2학기 성적과 학생부 기록을 반영한다면 파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미국과 같이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추후 3학년 2학기 성적을 포함한 최종 학생부를 제출해 2학기 성적이 지나치게 떨어진 경우에는 합격을 취소하는 등의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강릉=조상원기자 |
[조국 후보 딸 특혜 논란…도마에 오른 대입 수시]`금수저 전형' 더 커진 불신의 벽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논란
강원일보
2019-8-23 (금) 4면 - 장현정 기자
비교과 활동경험 평가에 반영
서울 주요 大 전형 43.7% 차지
경제력·학교 수준 따라 박탈감
속보=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입 수시전형 입학에 대한 특혜 논란(본보 22일자 4면 보도)이 일자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수시 전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학생의 노력 외에도 부모의 경제력이나 학교 수준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금수저 전형'으로 불리는 학생부종합(학종)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신성적 외에 다양한 비교과 활동 경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종 전형은 올 입시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인원 26만8,776명 중 8만5,168명(31.7%)을 학종으로 모집하고 서울 주요 15개 대학에서는 43.7%를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매년 입시철만 되면 도내 학생들도 서울 등을 오가며 고가의 컨설팅 비용을 지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자녀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다.
대학들은 학종에서 학년별 성적 반영비율 등과 같은 기본적인 평가 기준조차 일절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여러 선발 전형 중 학종을 가장 선호해 그동안 꾸준히 확대해 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는 올해부터 고교 학생부 기재 방식을 바꾸는 학생부 간소화 정책을 도입했다. 또 학종에 대한 사회적 불신 등을 우려해 2022학년도부터 각 대학별로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30% 이상 높이도록 권고했다.
대입을 앞둔 한 고3 학생은 “연구 참여나 논문 작성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며 “저런 학생들이 명문대에 입학한다고 생각하니 지금껏 내가 준비해 왔던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학부모 경제력이나 지위가 좋지도 않고 수도권에 비해 다양한 활동·경험을 하지 못하는 지역의 학생들을 지도할 때마다 안타깝다”며 “대학들이 학종의 평가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부 특권층만 누릴 수 있는 이력을 입시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대입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