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년월일[이장욱]
이전과 이후가 달랐다. 내가 태어난 건 자동차가 발명되기 이
전이었는데,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쾅!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더군.
수평선은 생후 12년 뒤 내 눈앞에 나타났다. 태어난 지 만 하루
였다가, 36년 전의 그날이 12년 전의 그날이다가,
수평선이다가,
저 바다 너머에서 해일이 마을을 덮쳤다. 바로 그 순간 생일이
찾아오고, 연인들은 슬픔에 빠지고, 죽어가는 노인이 고개를 떨
어뜨리고,
케이크를 자르듯이 수평선을 잘랐다. 자동차의 절반이 절벽 밖
으로 빠져나온 채 바퀴가 헛돌았다.
* 나의 지론은 살아있는 날이 생일이라는 것이다.
언제 어떤 운명으로 쓰나미나 지진이 다가와 생일을 없애버릴지 모르기때문이다.
일본에서 발생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로의 폭발은 자연재해이면서 인재까지 겹친
사상최대의 불행한 일이다.
눈떠보니 살아있으면 생일이 찾아온 거고
둘러보니 가족이 사라져버렸다면 (가족의) 생일이 없어진 셈이다.
천국이었다가 지옥이었다가 인간의 삶은 신 이외에는 아무도 좌지우지할 수 없다.
참 안되었지만 일본은 2차대전 패망후의 어려웠던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다행히 이웃나라들이 십시일반 도와주니 그나마 금방 재건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계가 다 하나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지진피해가 나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후쿠시마에서 만드는 소자가 한달치의 재고밖에 없어서 제품생산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나마 한국자동차는 일본에서 공급받는 부품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자동차의 절반이 절벽밖으로 빠져나온 채 바퀴가 헛돌고 있는,
일본의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부디 모든 사람들이 잘 견뎌내고 극복해 내길 빈다.
첫댓글 의미깊은 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일본에 있는 시사랑회원이 무사하다는 안부를 전해왔지만 지진여파로 멀미가 나고 힘들다는군요.이제부터는 모든 일이 사랑으로만 충만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의 수명은 알 수 없지만 살아있는 동안 그동안은 감사하며 보내야 될 것 같아요.... 지금의 제 삶은 매일 매일 덤이라 생각하며 삽니다.. 이보다 훨씬 전에 사라졌을 수도 있었는데 신은 살려주시더이다... 삶과 죽음은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살아있는 것 감사, 시사랑에서 시를 만나는 것 감사, 서로 안부 묻는 것 감사, 댓글 다는 것 감사, 답글 다는 것 감사, 같은 시대를 사는 것 감사, 덤으로 사는 것 감사, 모든 것 감사......아뭏든 감사합니다.^^*
앗,, 제가 10년 전 부터,, 살아있는 날은 생일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만날 때 마다 생일 잔치를 열고 있는데요^^저랑 생각이 같은 분을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제가 생일 떡 아주아주 맛있는 것으로 사드릴게요^^ 만나뵐때요^^
어린 나이에는 생일의 의미가 있었지만 이제는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므로 날마다 생일이 되었습니다. 살아있기에 이렇게 기린33님과도 소통하니 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ㅎㅎ 떡도 받게 된다니 더 기쁜 일이겠죠.^^*
알면서도 항상 감사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죠 ^^
오늘도 아침해가 뜬 것을 감사드리며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