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같은 마누라 3 / 서봉교
우리 집사람은
늘 시인들 모임하는 날만 화를 낸다
어제도 문협일로
밤 12시 40분쯤에 들어갔더니
밥도 남겨 놓지 않았다
매일 남편에게 하는 이야기
시인들 옆구리 터지는 소리한다고
늘 입에 달고 사는 말
원룸을 얻어 나가든지 당신이 나간다고
어제는 큰맘 먹고
이혼 서류를 가져 왔다나
아침에 들이밀기에
군말 없이 인감도장을 찍어주고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집을 펼쳐 본다
낼 아침 가정법원에
접수하거나 말거나.
- 서봉교 시집 <계모같은 마누라>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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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시인님, 언제 다시 읽어도 詩香이 물씬 풍기는
'계모같은 마누라'-
창밖은 하루 전 폭설경보가 내렸던 雪景이 겨울햇살에
눈이 부시고, 서 시인의 즐거운 시를 읽으며
지금 한겨울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시편의 제목때문에 후환(?)- 筆禍는
겪지 않으셨는지, 여전히 걱정이 앞섭니다^^
서 시인님, '만주사변'이라는 ID를 작명하신 깊은 뜻을
이제야 알만합니다...
좋은 시를 기다립니다 _()_
/ 동산
[출처] 계모같은 마누라 1, 2, 3 / 서봉교|작성자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