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 모형도를 구경하고 있다. /뉴스1 전국 미분양 물량이 7만5000가구를 돌파하면서 위험 수위를 넘긴 가운데 서울에서는 '완판'(완전판매) 사례가 등장하면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서울 미분양 물량은 900여가구 쌓였으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제외하면 악성 미분양 사례가 적고, 잠재 수요가 풍부해 지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란 분석이다. 서울 미분양 늘었지만…'완판' 소식 속속6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서울 미분양 주택 물량은 996가구로 전달 대비 2가구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865가구와 비교하면 131가구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서울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추세지만, 실제 분위기를 살펴보면 온도 차이가 있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1055가구)과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1330가구),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1299가구) 등이 무순위를 거쳐 100% 계약을 마쳤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오는 8일 미계약 물량 899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정당 당첨자와 예비당첨자 계약률은 81%로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무순위 청약에서도 무난하게 완판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분양 시장이 지방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서울이란 입지가 가진 경쟁력 때문이다. 서울은 지방과 비교해 공급이 부족한 데 반해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 통계청이 집계한 서울 주택보급률은 2021년 기준 94.2%로, 100%가 넘는 경북·충북·전남 등과 대비된다. 따라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나홀로 아파트 등 상품성이 낮은 주택을 제외하면 서울 분양 단지는 상대적으로 미분양 위험이 낮다는 것.
상품성 낮은 주택 위주로 미분양 쌓여...'지방 수요'까지 합쳐져 굳건실제로 서울 미분양 주택 대부분은 도시형생활주택이거나 분양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대부분 이다. 지난해 8월 분양을 시작한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전체 140가구 중 128가구가 아직 남았다. 서울 외곽 지역임에도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10억원을 넘어 비싸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 미아'도 65가구가 남았는데,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84㎡가 11억원대에 책정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는 비강남권 최초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으로 책정돼 전용 84㎡가 13억~14억원대로, 현재 27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서울 미분양은 도시형생활주택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대부분"이라며 "기본적으로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반면 잠재 수요가 풍부해 거시 경제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은 분양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험했기 때문에 현재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지 않다면 그 가격에 타협해 청약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지방에서 서울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수요도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