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리산 둘레길 이후 장거리 라이딩 없었다.
금쪽같이 귀한 휴가를 하루쯤은 라이딩에 바치고 싶어 고리삭은 싸리골놈에게 지리산 라이딩을 넌짓 비추니 늘 그렇듯 해질녁 매미 울음 소리처럼 시원히 그러마한다.
수이 작정이 되어 다리부러진 솔소반에 시어터진 대궁술 두어잔과 소금뿐인 짠지로
오리정 성황당에 축수를 올린후 장도의 첫 페달링을 시작한다.
합천 일해공원에서 출발해 합천댐까지는 해산달 가까운 산모같이 몸풀이를 하는라 걸음을
아끼며 달린다.
새로뚫린 하금 터날은 고도가 800미터가 넘는 큰 고개인지라 바지에 똥싼놈처럼 엉거주춤
기어 오르는데 무더위에 땀이 철대방죽으로 노드린듯 한다.
객의 형펀은 소금에 절은 배춧잎으로 가히 목불인경 인데도 왕체력의 싸리골놈은 땀기없는
말간 얼굴로 기어비를 더 높여 빨리 가자며 염장을 지른다.
장박리를 지나 차황으로 떨어지는 신나는 다운힐,,
눅게 잡아도 시속 70키로 이상이 나와 스릴이 보통이 아니다.
차황에서 얼음갈비로 더위를 속이고 땀을 들인후 달임재 업힐을 하면 또다시 긴 다운힐이
산청읍으로 이어진다,
허기가 명치 끝까지 차올라 조선시대의 다모를 연상케하는 여자분이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냉면과 만두로 걸판진 중화를 치르는데 까페방장 붕어가 격려폰을 보내준다.
중화후 앞길을 가로막는 밤머리재의 까마득한 위용에 호랑이 만난 강아지 마냥 지레 오줌을 질질 거리며 기혈이 엉킨다.
또다시 하금재의 악몽을 재현하며 안장코에 엉덩이를 단단히 걸고는 죽기살기로 깝죽거리며
오른다.
용틀임하는 지리산 동부능이 뿌옇게 흐려지며 의식이 가물거리 때에 겨우 산마루에 오른다.
돌배나무 쥬스로 해갈하고는 또다시 홍계리로의 긴다운힐,,
대원사로 갈려는데 비가 억수로 퍼붓는다.
할수없이 대원사를 포기하고 시천으로 빗속 질주를 한다.
그런데 대포리 지날 즈음에 갑자기 벌한마리가 목에 부딪히는가 하더니 따끔 침을 한방
놓는다.
부지불각중에 오른손으로 목을 감싸고 왼손은 급브레이클 잡았는데 순간 몸이 공중으로 붕 뜨더니 오매불망 그리던 아스팔트와 헤딩구를 한다.
천자포와 지자포를 맞은듯 어깨가 묵근해지고 바닥에 미끄러진 헬멧의 기분 나쁜 소음까지
확연히 들린다.
객의 뒤를 따르던 승용차의 급제동 소리가 아득하고 그래도 죽기는 싫었던지 밖으로 기어 나와서 넉장거리로 활개를 뻗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앞서 가던 싸리골 놈이 급급히 돌아와 자전거 줏어 내고 응급처치하고,,
소방대 구급대원인 놈의 기민한 처사로 그리 큰욕은 당하지않은게 행이라면 행일까..
합천까지는 아직 반이나 남았는데 갈길이 큰일이였다.
119를 부르자는 놈을 물리치고 싸리골의 피를 빨면서(남의 뒤를 따르는걸 피를 빤다고 함)
죽기를 한사하고 달린다.
팔이 부러져 나가는 통증이 내내 괴롭혔지만 합천까지 무사히 도착, 병원에 들러니 의사가
깜짝 놀란다.
죽장같이 부은 어깨로 산청에서 합천까지 자전거 타고 왔다니 못믿어 하고 웬만한 사람이면
그만한 충격에 쇄골이 나갔을텐데 아마도 두툼한 어깨 근육이 방탄 역활을 한겄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거린다.
그래도 확실히 알수 없다며 내일 다시 한번 오란다.
어깨외에는 거짓말 같이 단한군데도 긁힌자욱 하나없어 이렇게 글도 쓰고 밥도 먹고
화장실도 잘간다.
단지 팔만 들어 올리수 없어 그겄이 좀 불편할뿐,,,
지금 딸아이와 병원에간다.
혹 이상이 있으면 전부들 병문안 와라.. 소주 삽겹살 왕창 사들고,,
모처럼의 장거리 라이딩은 저승명부 문턱까지 가는 위험천만의 길이 되었지만 긴긴 인생에
또다른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되지 않을까?
이젠 당분간 산도 잔차도 헬스도 모두 폐업해야하니 그게 좀 아쉽다.
딸레미가 빨리 병원가자고 난리니 그만 쓸란다.
난테의 지리산 라이딩기 끝!!!
2010년 7월30일. 난테 청정.
첫댓글 눈알이 빠져도 그만하믄 다행이라더만.
어께 부서지지 않았으니 젖통도 쭈그러 지진 않았겠구만.
팔.다리 멀쩡한디 어릉냥이 넘 심한거 같으이. 자정거와 산은 발로 댕기는디.
어께로 기어갈일이 있남. 낮은포복도 아닌디.
벌 땜시~~ 덩치가 아깝구만.
방콕에서 휴가보내게 되었으니 복은 터졌다만서도..
그러게 말입니다. 인대가 찢어졌다니 언능 회복이 되어야 배낭을 질텐데,, 하필이면 배낭 메는 부문에 직격탄을 맞아서 영 꼬라지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가지는 좋읍니다. 갑자기 직위가 머슴에서 왕으로 수직상승 해 이래저래 말한마디에 식구들이 절절 맴니다. 막내딸은 잔차를 중고로 팔아 버리겠다고 난리지만... 다음 산행 꼬랑지 붙기위해 최선을 다하겠읍니다.
무슨 날벼락이랴 매사는 신중에신중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하거늘. 쪼만한 벌한마리에...이미 닥친일이고보니...안타깝구만... 치료잘하고 속히 완쾌 되기를 빌고 또 빌겠습니다....
면목이 서지 않읍니다.
지도 도대체가 이해가 안되서,, 왜 그랬을까요??
비실이낙상후 고롷케도조심조심하라고 시부렷는데도 또낙상이라니 더운데팔자고치기잠시니 우좌당간조심조심
빨리 몸추서리고 산행에복귀하기를
넹 ,, 최선을 다하고 있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