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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사랑이야기 리빙클래식 Endless Love
관객이 만드는 공연, 클래식이 친근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공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아름다운 무대가 함께하는 공연까지. 지난 1년간 우리에게는 유난히 특별한 이름이엇던 리빙클래식이 그해 겨울 호암아트홀에서의 'Endless Love'를 끝으로 마지막 사랑이야기를 전했다. 'Falling in Love' Love Actually' 'Love Affair'에 이어 'Endless Love'까지 계절마다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들려주던 리빙클래식. 그러고 보니 리빙클래식은 정말 '사랑의 산파'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음악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클래식이라 불리는 음악과 또 다른 이름의 음악이, 음악을 오래 알아왔던 사람과 처음 알게 된 사람이 리빙 클래식 안에서 낯선 만남을 거듭하며 어느새 사랑에 빠졌다. 이제 그와의 만남도 마지막이려니 생각하며, 함께 했던 순간들이 더욱 소중하고 그저 아쉽기만 하다. 덕분에 'Endless Love'가 있던 12월의 그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
박종훈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다소 무뚝뚝한 모습의 그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제일 많은 시간을 무대 위에서 보내야 하는 까닭이겠거니 하는 마음에 괜한 동정을 보내곤 했다. 게다가 피아노란, 다른 악기와 달리 매번 새로운 만남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녀석이 아닌가. 그래서 유독 공연이 잇는 날이면 언제나 차가운 녀석으로부터 온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른 시작부터 끊임없이 녀석 앞에 앉아 있던 그를 보았으니, 더욱 그럴 만도 했다. 그라나 마지막 공연, 여전히 텅 빈 무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 피아노를 매만지는 고즈넉한 그의 동작을 보며 비로소 알 수 있었다. 피아노를 알게 된 후로 지금까지 줄곧 녀석이 삶의 전부였노라고 고백하는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지, 더불어 음악우(音樂友)와 함께하는 그 순간조차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이다. "독주에서 찾을 수 없는 실내악의 묘미는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특히 유난히 독주 레퍼토리가 많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앙상블의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오래된 잡지에서 발견한 그의 글이 전하는 따뜻한 그 무언가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지난 1년이 가장 소중했을 리빙클래식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박종훈일 것이다.
계희정 '멋지다.' 그저 툭 내던지듯 내뱉은 단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함께해온 순간들을 돌이켜보니 이 단어가 자꾸만 머리에 맴돈다. 음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게다가 그것이 '클래식'이라는 낯선 이름이라면 또 얼마나 매력적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그 열정 하나만으로 시작한 리빙클래식이니,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참 멋진 사람이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모든 호흡을 다해 클라리넷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곧은 선율을 그리던 그녀의 모습은 분명 관객에게 멋진 연주자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빙클래시고가 함께했던 관객들이라면 이제 적어도 크라리넷 종류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 그녀야말로 정말 멋진 스승이 아닐까.
"클래식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과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김태우) "친해진다는 건 그것과 익숙해지는 것을 의미해요. 제가 처음 클래식 음악을 했을 때는, 그외의 다른 음악에 대해선 잘 몰랐어요. 그러던 어느 날 처음으로 재즈 음악을 만나게 되었고, 그 후 많은 재즈 음악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매력에 빠지게 되었죠.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들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한 한 곡이 생길 거에요. 이후에는 봇물 터지듯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답니다!"(박종훈)
글/ CREDIA 호암아트홀 공연기획팀 |백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