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동해, 서해, 남해는 약 300여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하지만 이 중 유명한 해수욕장은 해운대, 광안리, 경포대, 대천, 을왕리 등으로 두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 때문인지 휴가철 유명해수욕장은 말 그대로 '물 반, 사람 반', 발 디딜 틈이 없다. 야심차게 계획한 휴가가 후회 섞인 한숨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올해 피서지로 비교적 한산한 바다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특히 서해에는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빼어난 비경을 간직한 해안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한산함 속 여유가 있는 바다여행지… 그곳을 찾아 충남 태안으로 떠나보자.
- ▲ 태안의 신두리해수욕장을 찾은 학생들이 점프 사진을 찍고 있다.
태안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적의 여행지'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발생했던 원유유출 사고로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태안의 바다와 해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름다운 자태로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제일 먼저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태배길'로 향했다. 태배길은 과거 군사지역으로 출입이 제한됐지만 최근 이곳에 생태탐방로가 조성, 개방됐다.
태배길의 입구인 의항 해변에 차를 주차하고 바라 본 바다는 얕게 깔린 해무와 푸르른 하늘이 어우러져 '우와~'하는 탄성을 자아냈다.
- ▲ 태배길 입구에 있는 의항해수욕장의 모습.
바다를 바라보며 곱고 단단한 모래사장을 걸으면 숲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방제로가 시작되는데 구릉포, 신너루 해변과 개목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는 길 중간에는 '이태백 포토존'이 있다. 태배에는 중국의 시성 이태백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래전 이태백이 조선의 땅에 왔다가 빼어난 절경에 빠져 지내다가 바위에 붓으로 시를 적었다. '스승은 어느 철에 다녀갔는지 문생들이 경승지를 찾아오니 3월의 진달래꽃 활짝 웃고 봄바람은 운산을 메우더라…' 이후 이곳이 태배라 불리게 됐다.
- ▲ 방제로가 시작하는 곳(왼쪽)에서 올라가면 이태백 포토존(오른쪽)이 나온다.
기름유출 사고를 되새기기 위해 주요 방제작업 지점과 태배전망대에는 당시 상황을 담은 모습이 전시돼 있다. 태배전망대는 태배길의 중간지점에 있는데 그곳에 오르면 시원하게 뻗은 서해와 아기자기한 섬들을 간직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태배전망대에서 나와 숲길을 걸으면 안태배, 신너루 해변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두 해변에서 잠시 신발을 벗고 잔잔하게 일렁이는 푸른 바다를 거닐면 걷느라 지친 발의 피로가 싹하고 풀린다.
- ▲ 태배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하게 뻗은 서해와 아기자기한 섬들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5Km에 이르는 넓은 백사장을 간직한 '신두리해수욕장'이다. 이곳에는 해변을 따라 리조트들이 즐비하게 있어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단체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해안은 완만한 부드러운 모래밭으로 돼 있으며, 뒤편으로 있는 소나무 숲은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그늘을 만들어 준다.
- ▲ 신두리해수욕장(왼쪽 위)에는 단체관광객들이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리조트가 즐비하게 있다.
신두리의 특별한 점은 해수욕장 북쪽 지역 일부 해안사구가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바람의 작용을 받아 낮은 구릉의 모양으로 쌓여 형성된 퇴적 지형이다.
이곳은 독특한 지형과 식생이 잘 보전돼 있고 모래언덕의 바람 자국 등 사막지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또한 해당화 군락, 조류의 산란장소 등으로 생태학적 가치가 높아 초, 중학교에서 현장학습으로 많이 찾는다.
- ▲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돼있는 신두리 해안사구의 모습.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드라마 '용의 눈물', '여인천하' 등 촬영지로 유명한 '갈음이해수욕장'이다.
이곳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해변을 감싸고 있고 기암괴석이 가득해 마치 산속에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해변과 인접한 숲에서 캠핑할 수 있다. 또한 해변은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아담하고 수심이 완만해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 갈음이해수욕장 해변에는 소나무가 많아 그 아래에서 캠핑할 수 있고 바닷가에 앉아 쉼을 누릴 수 있다.
한편, 태안군은 국내 최대 32개 해수욕장을 보유한 곳이다. 이에 첫 개장일인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8월 19일까지 군은 꽃지해수욕장, 만리포해수욕장 등 5개소에 여름출장소와 관광안내소를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이밖에 태안 숨은 바다 명소
- 꾸지나무골해수욕장 : 아담한 백사장과 푸른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있으며, 백사장 양 끝에는 갯바위가 있는데 바다낚시터로 많이 이용된다.
- 사목해수욕장 : 한적한 해수욕장이라 연인이나 가족이 함께하는 피서지로 적합하며, 모래찜질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 바닷물로 건강을 위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 파도리해수욕장 : 바닷가에 모래가 아닌 작은 돌로 덮여있고 경치가 좋고 서해안에서도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 두여해수욕장 : 경사가 완만하여 수영하기에 안전하고 수온이 높아 늦은 여름까지 해수욕이 가능하며, 충남지정 민박마을로서 가격이 저렴하고 청결한 민박집이 즐비하다.
첫댓글 신두리 갈음이 해수욕장 둘다 넘 멋진곳이더라구요...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