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에 한참 맛을 들였던 시기는 딸아이의 어린 시절과 겹칩니다. 그때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틈만 나면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그 때 마다 찾아 먹게 되는 지역별미가 몇 있었는데 막국수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춘천 샘밭막국수, 홍천 장원막국수, 철원 철원막국수, 인제 진동막국수, 봉평 현대막국수, 평창 옛날공이막국수, 양양 실로암막국수, 고성 백촌막국수 등 내륙산간은 물론이고 바닷가까지 소문난 막국숫집 하나쯤은 쉽게 찾아낼 수 있었으니 그 맛을 비교하며 순례(?)하는 재미가 솔솔 했었습니다.
거친 메밀면발에 새콤, 달콤, 맵콤한 양념장을 듬뿍 끼얹고, 통깨와 김가루를 솔솔 뿌린 후에 절반쯤은 비벼 먹고, 절반은 쨍한 동치미국물에 말아 먹는 맛은 별미중의 별미였습니다. 거기에 보테 편육에 명태식해 한 점 얹어 먹으면 ‘들어가요 들어 가~ 한 잔 술이 들어가요. 참이슬, 동동주 자꾸만 들어 가. 언제든지 먹어요. 어디서나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별미막국수.(음률은 새우깡 씨엠송 버전으로)‘
강서구에 살 때는 가까운 방화동 고성막국수에 솔방솔방 드나들었었습니다. 성북구로 이사 가서는 답십리 성천막국수에 즐겨 다녔었구요. 가산동 주민이 된 지금은 꿩 대신 닭이라고 그냥 마트에서 사온 국수장국과 건메밀면으로 소바를 만들어 먹습니다. 건메밀면은 국내산이 구하기 쉬운 반면 메밀함량이 대체로 30% 안팎이라 밀면을 먹는 것인지 메밀면을 먹는 것인지 당췌 헷갈립니다. 일본산은 메밀함량이 100%인 것부터 다양하게 있어 만족도가 높은 반면 원전사태 이후로 좀 꺼리는 분위기인지라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돌립니다.
메밀면이 준비됐으면 무를 강판에 갈고, 파를 총총 썰고, 김가루와 와사비까지 준비해 놓으면 먹을 준비 끝입니다. 인스턴스 라면만큼 조리법이 초간단합니다. 무를 강판에 갈아내는 것과 강판을 설거지 하는 것은 좀 성가실 수 있으니 혼자 해먹기보다는 여럿이 있을 때 특식으로 해먹기를 추천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입맛이 없을 때 해먹으면 각자 2인분쯤은 거뜬히 드실 수 있습니다. 막국수가 뭐 별 것 있습니까. 그냥 막 만들어서, 막 먹으면 그게 막국수인게지. 메밀면은 비빔이나 김치말이로 조리해 드셔도 맛있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五百年(오백년) 都邑地(도읍지)를 匹馬(필마)로 도라드니/山川(산천)은 依舊(의구)되 人傑(인걸)은 간 듸 업다/어즈버 太平烟月(태평연월)이 이런가 노라
첫댓글 샘박과 삼교리 막국수가 분당에 있어서 가끔 즐기고 수지 장원은 맛난데 대기줄 땜시 자주는 못가고...
한참 강원도 댕길땐 춘천 유포리랑 백촌 참 많이 갔는데 지금도 여전한지 ^^
줄서기 싫어 안 다닌지 꽤 되었구만. 명태식해에 편육이 급땡김
양평 코스트코 가까운 곳에 가볼 만한 곳을 검색만 해두고 못가보고 있네요,,,쩝,,,,
코스트코 가면 몇 십만원 쯤은 그냥 사라져서 가급적 안 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