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대남공작 최고책임자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 부장을 배석시켰다. 통전부는 1977년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으로 대남방송, 삐라살포, 해외교포 포섭 및 남한 내 종북단체 관리 등 공개적인 선전·선동공작을 펼치는 대남공작 기관이다.
통전부는 1979~80년대까지 소위 민주화운동을 폭력혁명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남한 내에 지도세력을 구축하고 대중을 상대로 고려연방제(공산화 통일)를 찬양하도록 선동하는 대남 심리전을 중점적으로 전개했다. 이와 함께 정권 전복 차원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사건 등을 기획했다.
9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통전부 대남공작 전략은 ‘햇볕정책 역이용 전략’이다. 김대중 정권이 처음 햇볕정책을 발표한 98년만 해도 통전부는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했지만, ‘햇볕정책을 역이용하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이를 새로운 정책으로 연결했다.
김정일의 햇볕정책 역이용 전략 지시를 실현하기 위해 통전부는 1998년경 조직 확대 제의서를 김정일에게 올려 사인을 받았다. 이후 인원은 1500명 규모에서 3000명으로 확대됐다.
햇볕정책을 역이용하기 위해 대화와 교류의 범위를 확대시킨 만큼 그에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남북간 ‘민간’교류의 경우 남한에서는 진짜 민간인들이 방북하지만, 북한의 경우 철저하게 통전부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
통전부는 또 직할부서로 △직접침투과 △남북회담과 △해외담당과 △대남심리전 및 정보자료를 분석하는 ‘조국통일문제연구소’ 등이 있으며, 다른 공작부서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공개적인 대남공작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들 조직 가운데 ‘조국통일문제연구소’는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남한 정세분석 보고서를 작성한다.
한국 경제의 시장조사, 주가분석, 인플레 현황 등을 체크해 향후 예측까지 전망하는 경제보고서의 경우 매주 한 번씩 김정일에게 보고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발간 ‘북한조사연구’, 2006년 12월 자료 인용)
통전부 산하 ‘101연락소’는 일명 ‘대남 문화침투 연락소’로 불린다. 남한 작가 혹은 민중작가 명의로 된 소설이나 시집 등을 창작해 대학가와 서점에 침투시키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주제는 반독재나 민주화부터 고려연방제 찬양, 반미운동 등 매우 다양하다.
‘26연락소’는 남한 내에서 방송되는 것처럼 위장된 한민전(現 반제민전) 산하 ‘구국의 소리’ 방송을 담당한다. 남한식 억양과 발음으로 훈련된 아나운서들을 내세워 민주화운동을 호소하거나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남한 정부의 정책을 왜곡하는 등의 전파침투를 맡고 있다.
26연락소는 자체적으로 칠보산전자악단을 운영하며 운동권 가요를 창작하거나 남한의 유명 가요 가사를 바꿔 전파를 통해 침투시키기도 했다. 운동권 가요 가운데 작자 미상으로 돼 있는 상당수 노래가 통전부의 문화 침투 흔적이다.
‘813연락소’는 출판연락소로 남한에 실존하는 시민단체들의 조직명칭을 도용해 각종 전단지와 도서, 인쇄물을 제작하고 310연락소를 통해 남한에 배포한다. 이외에도 월북자들로 구성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를 통해 남한 연고자들을 이용한 편지 발송, 인물 포섭, 정보수집 등이 진행됐다.
이처럼 통전부의 당시 대남사업을 고발하면 소위 남한 민주화운동의 정체가 드러난다.
남한 내 ‘주사파’의 확산, 과거를 숨기고 있는 밀입북 경력자들, 최근까지 거론되는 일부 486세대의 과거 조선노동당 입당설, 반미, 국보법 철폐 주장, 친북 및 좌익세력 확대 등은 결코 통전부의 민주화 이용전략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통전부의 지시를 받는 외곽단체로는 지난 2004년 4·15 총선 당시 ‘반(反) 한나라당 투쟁 지침’을 내려 국내친북세력을 지도하기도 했던 한국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을 비롯, 범민련과 범청학련(이적단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통협),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등이 존재한다.
통전부는 이들 조직을 통해 남북협상에서 유리한 협상국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남한 내 여론 확산을 시도한다. 최근에는 한국 내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들을 흡수, 조종할 목적으로 담당과를 계속 신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일심회' 사건에서도 보듯 한미 FTA 반대,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 국가정보원 18대 대선 개입 의혹 문제 제기 등 현실문제와 결부시켜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교류1과 중점사업).
‘단군민족통일협의회’라는 위장명칭을 사용하는 ‘교류2과’의 경우 북한의 종교단체들이 주로 구성돼 있다.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념 아래에는 오직 민족만이 있으며, 종교를 떠나 민족애로 뭉쳐 통일조국을 건설하자는 것이 위장명칭의 의미다.
|
김양건 北대남공작 총책 |
이들 교류2과 소속 각 종교조직은 남북 경제교류와 인물 포섭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대외적으로는 불교, 기독교 등의 이름을 허용하지만 대내적으로는 1국, 2국으로 명명된다.
각 종교조직 요원들은 소속종교의 ‘직업적 세뇌’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담당종교의 ‘해독성 논문’을 작성, 발표하고, 남한 정부나 민간단체들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연구와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종교 단체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조선카톨릭교회협회 등이 명목상 존재하는데 이들 조직은 모두 통전부의 영향 하에 놓여 있다.
대부분의 통전부 소속 대남공작 요원들은 공개적인 행사나 회담 때 주로 가명(假名)과 가직위(假職位)를 쓴다.
남북대화나 교류 등으로 낯익은 전금진(본명 전금철), 안병수(본명 안경호), 이종혁, 1994년 3월 남북실무접촉에서 ‘서울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해진 박영수(사망) 등 대남전위기구 간부들의 실제 소속직책과 직급은 대개 통전부 부부장 급이다.
정리/조갑제닷컴 김필재 spooner1@hanmail.net" target=emptyframe>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 컨텐츠의 외부 게재시 제목과 내용을 수정하지 마십시오
|
노무현 前 대통령이 北에 건넨 문서의 제목을 언급한 문재인 의원. 조속한 시일 내에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