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도 그렇고 아들녀석 놀토도 끼고 해서 이번엔 대구로 가지 않고 아내와 아들이 광주로 왔던 주간이었다. 교회 일이 맘에 걸렸지만 조금씩 정리해가야 할 문제인 것도 같아 무리를 했다.
금요일 밤 아내와 아들을 태워가지고 숙소로 왔다. 아들녀석은 내심 강아지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흥분상태인 것 같았다. 짐을 푸니 아내가 오히려 더 웃긴다. 강아지 길들일 때 쓴다고 소시지를 한아름 가져온 것이다. 다음날부터 둘은 강아지 둘을 데리고 이리저리 다니며 소시지를 먹였고 두놈은 때아닌 횡재를 만나 신이 났다.
나주에 있는 <주몽촬영장>을 갔다왔지만 아들은 강아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온통 그 생각 뿐이다. 끝은 다시 한번 "우리도 강아지 키우자"였던 것이다.
정작 하고픈 이야기는 주일 예배를 드리러 갔던 대목이다. 은성교회에 가려던 계획이 시간상 가까운 곳으로 수정됐다. 교회 앞 현수막에 '특새'니 '목장'이니 하길래 합동총회 소속 교회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아뿔사, 기독교장로회 소속 교회였다.
알 수 없는 긴장으로 예배를 기다리면서 '기장이 이렇게 변했나?'싶었다. 예배전 경배와 찬양(?) 시간이 있고 참회의 기도라고 하는데 이곳저곳에서 방언기도(?)가 귀를 울렸다. 가정교회에 경배찬양팀에 드럼, 방언에 통성기도, 특새까지.... 개혁교회만 무늬만 남은 것이 아닌 것 같다. 기장도 소위 '장사'를 위해서는 못할 것도 변하지 못할 것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에는 신학이 없다. 기준도 없고 원리도 없다. 대구도 광주도 여기에서 다를 바 없다. 생각지 못했던 충격이었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특별한 것도 아니다. 한번 더 확인한 것이고 다시금 확인해 본 것 뿐...
결론은 우리도 그들도 모두 신학이 없다는 것. 소위 장사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것.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