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성명서 2019.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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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없는 새만금 수상태양광 계획 반대한다
- 마지막 남은 갯벌을 생태용지로 우선 선정한 후 재생에너지 계획 수립해야
- 저어새, 황새 등 다수의 멸종위기종 서식지 대안부터 마련하라
- 수라갯벌에 국제공항과 수상태양광 발전 단지 건설한다는 성급한 계획 당장 철회하라
최근 정부는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간자본 약 4조6000억 원을 투입해 2.1GW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이는 현재 새만금이 직면하고 있는 절박한 환경 문제들은 외면한 채 대규모 선심성 사업을 통해 선거전에 새만금을 이용하려는 처사가 아닌지 의심이 되어 매우 유감스럽다.
정부는 새만금에 육상 태양광발전단지도 조성하겠다면서 그 위치를 국제공항부지 부근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이 건설되면 인근 지역에는 소음이 심하니 다른 시설은 설치하기 어렵고 태양광발전단지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하지만 바로 그곳이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는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 인근이라는 것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세계 최장 길이의 방조제에 의해 물길이 막혀버렸지만, 아직도 새만금 갯벌의 일부(일명 수라갯벌)는 살아남아 저어새, 황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다수의 멸종위기 생명들의 서식지가 되어주고 있다. 한편, 새만금 내해를 담수화하기 위해 20년 동안 4조원을 쏟아부어 수질개선 사업을 실시했지만, 성층화 현상으로 인해 물은 계속 썩어가고 있다. 새만금호의 수질은 현재 6급수로 최악의 상태이다.
이러한 새만금의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멸종위기종들이 현재 서식하고 있는 마지막 남은 갯벌을 생태용지로 지정하고, 해수를 유통시키는 등의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생태복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갯벌과 바다가 파괴되기 전, 새만금에서 한해 지역민들이 수산업 및 관련 산업을 통해 한해 만들어냈던 경제적 가치가 5000억 규모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통해 갯벌을 막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정부는 수상태양광 사업의 ‘세계 최대’ 규모만을 자랑할 뿐, 새만금이 직면하고 있는 시급한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갯벌 파괴 사업 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왜 또 다시 세계 최대여야 하는지, 이제는 탈피해야 할 개발지상주의에서 이번 정부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 수라갯벌과 해창갯벌 등 남아있는 원형 갯벌을 생태용지로 설정한 후 재생에너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다.
또한 정부는 국제공항부지 부근에 태양광발전단지의 짓겠다고 하는데, 국제공항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제공항 건설이 취소되면 태양광발전단지도 최소하겠다는 것인지, 국제공항도, 태양광발전단지도,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하고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현재도 전국적으로 지역 공항들은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어 추가적인 국제 공항 건설은 경제성이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1992년 12월 개항한 군산공항은 개항 이후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 항공사의 적자를 전북도와 군산시가 지원하며 항공편을 유지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는데, 공항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국제공항 건설 이후 적자가 발생할 시기는 다음 정권이니 일단 그 판단은 미루고 당장의 건설 사업을 선심성으로 나눠주며 표심을 얻겠다는 셈법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하지만, 전북 도민 중에 이제는 대규모 건설 사업에 현혹되어 표를 던질 유권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생태용지를 따로 마련할 것이기 때문에 새만금에 어떤 곳이든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계획서 상의 생태용지는 수면 위에 그려놓은 상상의 공간일 뿐이다. 수면 한 가운데 현재 아무것도 없는 수면 위에 인공으로 새들의 서식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매립할 흙을 구하지 못해 자꾸 지연되고 있는 공사 일정을 보아도 어느 세월에 조성이 될지도 알 수가 없다.
생명다양성이 살아있는 원형갯벌인 수라갯벌을 생태적으로 보전하면 될 일인데도, 굳이 원형갯벌은 돈을 들여 파괴하면서 인공으로 새로운 서식지를 만들겠다니, 이는 매우 비생태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이다.
지금이라도 상상속의 생태용지 조성 계획을 취소하고, 현재 남아 있는 원형 갯벌, 수라갯벌을 생태용지로 바꿔야 한다.
멸종위기종들이 현재 서식지로 삼고 있는 수라갯벌을 생태용지로 지정한 뒤에 재생에너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저어새와 황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이 새만금의 마지막 남은 갯벌에 서식하고 있으니 별도의 대체 서식지를 조성할 필요 없이 바로 그곳을 보전해달라고 수차례에 걸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언제 조성될지도 모르는 수면 위의 상상속 생태용지만 언급하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새만금 지역이 당면한 시급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생태계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대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매년 성층현상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새만금호의 바닥층이 계속 썩고 있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해수유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 다시 한번 요구하는 바이다.
재생에너지 시설 설치 계획 부지 주변이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정부가 지정한 법정보호종의 서식지임을 파악하고, 법정보호종 보호를 위해 수라갯벌과 같은 원형 갯벌이 남아있는 곳을 시급히 생태용지로 설정해 보전해야 한다.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호 대책 없는 성급한 재생에너지 설치 계획은 철회해야 한다.
2019년 7월 24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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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010 7459 1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