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위봉은,
태백산 주변에 있는,
조그만(??) 암봉입니다.
주변에 특이한 경치도 없고,
그렇다고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달바위봉을 가기 위하여,
새벽부터 집을 나섰습니다.
평소 같으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1시간 전후로 쉬는데...
오늘은,
서울을 출발하고,
한 시간도 안 됐는데,
기흥휴게소에서 쉬어 간다고 합니다.
이때,
뭔가 불길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난,
아무것도 모른 채,
라면에 공깃밥까지 먹고서 좋다고 했는데...
차는,
30분도 가지 못하고,
다시 안성맞춤 휴게소에 도착을...
차에 사소한 문제가 있어서,
잠시 정비를 하고 가야 한다면,
기다려 달라고 해서 기다려 보는데...
30분이 지나도,
출발할 기미는 보이질 않고...
결국,
차를 수리하지 못한 채,
금왕꽃동네 IC에서 멈췄고...
덕분에,
고속도로에서 다시 30분을 기다린 후,
임시로 조치를 취해서 금왕휴게소에 도착을...
여기에서,
다시 30분을 기다린 다음,
다른 관광차를 갈아타고서,
목적지인 봉화로 출발했는데...
기흥에서 20분,
안성맞춤 휴게소에서 30분,
꽃동네 IC에서 30분,
금왕휴게소에서 30분,
마지막으로 단양팔경 휴게소에서 10분을 허비했고...
집에서 5시 50분 출발,
사당역 6시 40분 출발,
그리고 오후 1시 30분이 돼서 들머리에 도착을...
여기서 출발해야,
내가 원하는 11Km짜리 코스를 갈 수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다고 여기는 눈요기만 하라고... ㅠ.ㅠ
결국,
정상을 가장 빨리 다녀오는 곳에서,
오늘 산행을 출발하는데...
사당을 출발하고,
7시간이 흐른 뒤에야,
산행을 시작하려니 속이 뒤집어지고...
암튼,
누군가에게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차마 말도 못 한 채 산으로 갑니다.
산행 시간은 3시간이고,
거리는 7Km를 걸어야 하는데...
속에서는 울화가 치밀고,
날씨는 구질구질하고,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나마,
이런 길이라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고...
길가에는,
산괴불주머니가 지천으로 피었는데...
비에 젖은 꽃이,
달바위봉을 오르면,
화를 풀고 침착하게 올라야 한다고 조언을...
일단,
괴불주머니의 조언을 참고해서,
침착하려 애쓰면서 걸었습니다.
칠성암으로 가는 아스팔트 위에는,
이제 막 알에서 깬 호랑나비가 퍼덕이는데...
불쌍한 호랑나비를,
두 손으로 조심이 잡아서,
나뭇가지에 올려두고 출발하는데...
이 나비도,
달바위봉을 오르려면,
화를 풀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조언을...
뭔가 있으니,
온갖 사물이,
나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데...
일단,
추적추적 비 내리는 산길을,
우산에 의지해서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냥 평범한 산인데,
모든 사물이 나보고 조심하라고...
등산로에는,
조그만 고사리가 있는데...
부디,
살아서 집으로 가려면,
화를 풀고 가라고 합니다.
너무 간곡하게 말해서,
차츰 화를 풀면서 올라가는데...
소나무로 유명한 동네라 그런지,
적송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고 있고...
그런데,
정상까지 1Km도 남지 않았는데,
산세는 그냥 완만한 모양이고...
속으로,
괜히 긴장했다고 생각했는데...
구름에 싸인,
달바위봉은 서서히,
속살을 드러내는데...
아직,
암벽은 없지만,
가파른 경사와 자갈이 발목을 잡기 시작하고...
그런데,
지금부터가,
산행의 시작이란 것은 꿈에도 몰랐고...
촉촉이 젖은,
생강나무 새순과 꽃이,
안부를 전하는데...
모두가 하는 말은,
부디 살아서 돌아가려면,
참착하게 산행을 하라고...
암튼,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정상으로 가는데...
이 사진에서,
등산로를 구별할 수 있나요??
헝클어진 나무 사이로,
두꺼운 동아줄이 보이는데...
저걸 붙잡고서,
이런 바위를 기어서 올라야 합니다.
바위 곳곳에는,
지난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버렸고...
덕분에(??),
등산로도 같이 사라졌고...
이 정도 구간이,
전부일 줄 알았으나...
축축해서,
미끄러운 나뭇잎과 더불어,
바위에서 자라는 이끼도 촉촉해졌고...
덕분에,
다리보다는,
팔에 온 힘을 주면서,
기어서 올라가는데...
아무리 올라도,
정상은 보이질 않고...
이런 도구들이,
산행에 도움이 될까요?
사다리는 짧고,
흔들리지 말라고 줄로 엉성하게 묶어 뒀는데,
여길 오르려니 죽을 맛이었고...
정말이지,
수많은 친구들이,
진심으로 조언했던 것이,
나에게는 너무 큰 도움이었고...
소나무의 고장이라 그런지,
곳곳에 적송이 가득한데...
유독,
눈에 띄는 적송은,
나뭇잎이 보이질 않고...
혹시,
소나무에 병이라도 걸려서,
말라죽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정상이 지척인데,
진달래가 정말 반갑게 반겨 주는데...
진달래가 하는 말이,
정상이 멀지 않았지만,
조금 더 조심하라고 하고...
앞에 가는 산꾼도,
미끄러운 바위로 인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훨씬 피부에 와닿았고...
정상은 지척인데,
이런 곳을 등산로라 할 수 있을지??
바위를,
퐁당퐁당 건너뛰면 될 듯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일뿐더러,
나 같은 사람은 꿈도 못 꿀 상황이고...
드디어,
달바위봉이 지척인데,
누군가 여기에다 묘를 써 놓은 듯...
전설에 의하면,
달바위에서 약초를 캐던 사람이 죽어서,
영혼이 구천을 떠돌면서 사람에게 해코지를 했는데...
죽은 사람의 뼈를 찾아서,
여기에 묘를 쓰고 장사를 지냈더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ㅋㅋ
귀신은 귀신이고,
달바위봉을 가야 하는데,
마지막까지 구름과 비바람이...
저런 절벽이,
달바위봉의 정상인데...
저길 가야 만,
험난한 코스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안개를 헤치며 올랐는데...
달바위봉 정상석은,
고생했다며 반겨 주는데...
주변에는,
온통 구름뿐이라서,
사물을 분간할 수가 없네요.
암튼,
어렵사리 정상에 왔으나,
왜 올랐는지 이유는 모르겠고...
구름에 가린,
작은 달바위봉이,
자기를 보라며 손짓을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살피려 해도,
보이는 것이 있어야 살필 텐데...
암튼,
정말 힘들게 올랐는데,
눈에 뵈는 것이 없네요!!!!
채 5분도 흐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구름이 걷히고...
맞은편,
작은 달바위봉도,
선명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애당초 이런 모습이라면,
감흥이 훨씬 적었을 텐데,
갑자기 나타난 달바위봉의 암벽이 감동을 전했고...
멀리 보이는 태백산 줄기는,
구름과 함께,
몽환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봉사가 눈을 뜬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상황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ㅎㅎ
암튼,
암흑 같은 세상에서,
신천지로 나온 느낌이었고...
멋진 모습을 보면서,
작은 달바위봉으로 가는데...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주변을 조망하기 쉬워 짐으로 인해,
암봉의 멋진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려가는 길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는 것...
같은 장소에서,
발아래를 봐야,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먼산을 보면서,
경치만 바라보니,
내려가는 길이 보일리가 없었고...
그나저나,
이런 길을 어떻게... ㅠ.ㅠ
다리가 너무 후덜거려서,
더 이상 바라볼 수가 없어,
먼산만 바라보는데...
가기는 해야 하고,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서,
한걸음도 뗄 수가 없는데...
절벽에 있는,
화사한 진달래가,
용기를 내서 한 걸음씩 발을 움직이라고...
암벽을 하나 내려오면,
다시 이런 암벽이 기다리고...
망할 놈의 등산로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는데...
이래서,
모든 야신화들이,
날 보고 조심하라 했는데... ㅠ.ㅠ
솔직한 표현으로,
울며불며 내려왔는데...
아직도,
이런 구간이 남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바지에 오줌만 지리고 있었고...
네발로 기고,
온몸으로 뒹굴면서,
맞은편 바위를 내려왔습니다.
이제는,
죽어도 안 올 거라 맹세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으려 했으나...
내 발걸음은,
작은 달바위봉으로 향하고 있고...
작은 달바위봉은,
그래도 죽을 만큼 어렵지는 않고...
어쩌면,
조금 전 달바위봉에서,
너무 놀라서 그랬을 수도...
암튼,
암봉에 올라서서,
뛰는 심장을 진정하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고...
내려가는 길인데,
이런 바위만 봐도,
온몸에서 경기가 일고... ㅠ.ㅠ
바위의 경사보다는,
비가 와서 미끄러울 뿐만 아니라,
밧줄도 오래돼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더 겁을 먹었고...
암튼,
사지가 덜덜 떨리도록,
정말 힘든 구간을 지나왔고...
달바위 봉은,
다시 밀려드는 안개로 인해,
암흑 속으로 사라지려 하는데...
여기는,
다시는 오지 않을 장소임으로,
기억에서도 깨끗하게 지우기로...
암튼,
온몸에 힘이 빠져서,
맥을 못 추고 내려갑니다.
비교적,
온화한 등산로에는,
아직도 진달래가 환하게 피었고...
그런데,
진달래가 하는 말이,
아직은 긴장을 풀지 말라고...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두 다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진달래의 조언처럼,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고...
길의 형체도 없는,
정말 가파른 낭떠러지에,
밧줄만 덩그러니 남았고...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언제까지 이럴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길처럼 보이지만...
계단은 고사하고,
허름한 줄 뿐인 곳을,
더듬거리며 내려가는 것이 고역이었고...
암튼,
쉽지 않은 길은,
끝없이 계속되는데...
내려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에서는 땀이 비오 듯 흐르고...
여긴 초행인 데다가,
길은 너무 험해서,
너무 집중하다 보니 힘이 두배로 들었고...
암튼,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구름이 감싼 태백산이 멋진 모습으로...
이걸,
등산로라 하는 것이 맞을까요??
그냥 암벽에,
휘청거리는 사다리를,
조정도 하지 않고서 기대어 놨고...
그나마,
묶어 놓은 밧줄은,
당장이라도 끊어질 듯... ㅠ.ㅠ
삼십 분 가까이,
산을 내려오고 있지만,
험난한 구간은 여전하고...
그나마,
내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던 진달래는,
이제 푸릇한 잎이 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길은 멀기만 하니,
너무나 힘든 산행이었고...
진달래를 대신하여,
철쭉이 빗속에 다소곳이 피려 하는데...
물기를 가득 머금은 철쭉에게,
산행에 대해 물었더니...
자기도,
지금 막 피려 해서,
산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하네요!!!
철쭉을 뒤로하고,
진달래에게 길을 물어가면서,
힘겹게 내려가는데...
몇몇 녀석들이,
이제 멀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암튼,
진달래 새순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산행을... ㅎㅎ
모든 산행이 끝나고,
임도 구간을 지나고 있는데...
산에는,
두릅이 막 피려 하고...
많이 피었지만,
조금만 모았고... ㅎㅎ
산이 높아 그런지,
암자로 이어지는 길에는,
이제야 벚나무가 꽃을 피웠고...
너무 화사한 모습이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조금은 우중충한 모습이었고...
암튼,
정말 힘든 산행을 마치고,
이제는 편한 길을 걸어가는데...
길이 좋으니,
주변 야생화들도 눈에 들어오고...
바위틈에서 자라는,
돌단풍 꽃들이 하나같이 고생했다고...
힘든 구간을,
정말 잘 다녀왔다며,
나에게 안부를 전하고...
도로를 짜라 흐르는,
조그만 개울은,
비기 와서 그런지 물이 제법 많이 흐르고...
더구나,
바위 사이로,
조그만 폭포처럼 물이 쏟아져 내리는데...
하루 동안,
비와 안개가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새삼스럽기만... ㅎㅎ
도로가,
조그만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드룹나무도 있고,
엄나무도 순을 내밀고 있는데...
오가피나무도,
새순을 살포시 내밀고 있고...
여러 가지 새순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는데,
아직도 벚나무에 꽃이 달렸고...
도심에 피는 벚나무가 아니라,
산에 사는 산벚나무일 수도 있지만,
풍경은 색다른 모습이라서...
암튼,
짜증으로 시작된 산행은,
생고생을 거치면서,
즐거움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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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상황은 많지만,
이런 산행은 처음이었고...
그래도,
이 또한 경험이라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하는데...
다은에는,
절대로 이런 상황이 없었으면... ㅎㅎ
암튼,
우중 산행을,
정말 힘들게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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