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신 150/200501]재난지원금 기부에 대하여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아내가 문자를 보내왔다. “오랜만에 만나는데, 오늘 저녁은 재난기금 카드로 먹게. ㅋㅎ. 이거 기부해야 하는 것 아냐?” 기부라? 어떻게 해야 하나? 마침, 이장님이 농산물 냉해冷害 조사차 들렀다. “이런 문자가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요?” 웃으며 물었다. “개뿔!” 짧고 단호한 답변. “동생은 중산층으로 생각하는가?” “글쎄요. 예전엔 중산층으로 생각했지요” “이 나라 중산층이라면 재산이 100억은 돼야 한다고 생각해” “100억요? 그렇게나 많이?” “그렇잖아. 강남지역에 최소 아파트 한 채는 있어야 중산층 아닐까?”
얘기가 엉뚱하게 중산층 논란으로 번졌다. “강남사람들이 기부할 것같아? 백퍼(100%) 안할 걸” “양심이 있으면 하겠죠” “글쎄. 나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태구민’이라는 통합동 후보를 뽑아준 강남사람들이야” “그건 그래요. 맨날 걸핏하면 현정부를 친북이네 좌빨이네 욕하면서, 정작 ‘원조 좌빨’을 뽑는 건 말이 안되죠” “공천을 준 통합당도 완죤히 미친 것 아니야. 나는 그걸 보고 걔들의 참패를 예상했지” “아무리 폐쇄국가라 해도 한 나라의 총영사를 지낸 사람이면 거물급인데, 무슨 대역죄를 졌으니 망명했겠지. 그리고 4년만에 재산이 20억이 넘는다며. 가족들도 모두 데려온 모양이더만. 어쩌면 진짜 간첩일지도 몰라” “성범죄자인 것같던데요. 이름은 왜 바꾸었을까요? 당선 후 본명으로 또 바꿨다고 하던데” “한마디로 코메디지, 코메디지.”
“그나저나 강남사람들한테 돈 100만원이 돈일까요? 그리고 기부할까요?” “나는 안할 거라고 봐. 괜히 우리같은 사람만 기부를 놓고 고민을 하지. 나는 안할 거야. 그 돈 있으면 농약을 사겠다” 아내의 문자 하나로 얘기가 이장님과 괜한 정치로 번졌지만, 나로서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태구민(태영호)’이라는 정체불명의 북한 망명인사를 공천한 거대야당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강남사람들이다. 프로필을 처음으로 찾아보니, 나이라도 제법 된 줄 알았는데, 1962년생, 아직 환갑도 안된 ‘어린 넘’이 아닌가. 그들의 ‘마인드’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우리 국민들이 맞을까? 그들은 지금도 ‘태극기부대’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고, 이명박근혜에 대한 ‘향수’에 목말라 있는 걸까? 멋진 총선결과에 박수를 보내지만, 거의 ‘유일한 흠’을 갖고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알지 못할 일이므로, 여기서 이만 얘기를 접자.
문제는 이 지원금을 기부할까 말까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통일만 된다면 재산도 얼마 안되지만 4분의 1은 내놓겠다”고 큰소리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실제로 영원한 야인野人 백기완 선생이 추진한 ‘북한에 쌀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여 쌀 한 가마 값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런 용의는 지금도 충만하고, 이번 재난지원 기부금도 아내가 적극적이라면 얼마든지 동참할 생각이다. 1가구 3명(호주 유학중인 아들 포함) 몫으로 농협카드 60만원을 주민센터에서 엊그제 받아왔다는 아내의 말에 영혼없이 “우리나라 좋은 나라네” 했지만, 북한의 ‘성범죄자?’를 받아들이고, 더구나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나라가 ‘좋은 나라’인지는 의문이다.
강남사람들이 미워서라도 기부를 하지 말까? 글쎄. 일단 이달 중순께 받아놓고 고민해볼까? 아니면 석 달 동안 신청안하면 저절로 기부처리가 된다니까, 우물쭈물, 여러 사람 눈치를 보다가 본의 아니게 기부하는 형식으로 할까? ‘연금 부자’로 곱게 늙어가시는 70대초 처형도 전화로 말씀하셨다. “최서방, 이것 어떻게 해야 해? 고민되네잉” “내키는대로 허씨요” 이 카드로 얼큰이칼국수 두 그릇(16000원)을 먹고 돌아오는 저녁의 맥락없는 단상斷想이다.
첫댓글 잘했어요
이것저것 따지지말고
먹는것이 남는거라고
먹고 쓰라는 준것이니
열심히 써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