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규 '굿데이' 정치부 기자가 후추닷컴에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반박을 하겠습니다.
최민규 기자님의 글은 잘 읽었습니다. 굿데이 정치부가 무엇하는 곳이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곳에서 작성한 기사들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굿데이 정치기사가 그나마 굿데이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최민규 기자님은 스포츠스타와 미디어의 공생관계를 말씀하셨고, 부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 사실 펠레도 미디어의 가장 큰 수혜자죠. 우리나라에서는 이승엽 선수를 비롯한 많은 야구스타들이 미디어와 바람직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기자님 말씀대로 그 공생관계가 바람직한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박찬호 선수나 김병현 선수가 미워도 그 선수들이 미국에서 대접받아야 스포츠신문은 그 만큼 잘 팔리기 때문에 특파원들은 선수들을 감싸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김병현과 언론의 서로 신뢰하는 관계인가?
김선수도 기자와 언론의 공생관계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생관계도 서로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기자님의 글에는 이러한 기본 바탕이 빠져있습니다.
지난 2001년 김병현 선수가 광주를 방문했고, 기자들을 보자마자 줄행랑을 쳤습니다. 아마 여기서 기자님들은 김선수에 대해 상당한 배신감 내지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일간스포츠> 대기자 천일평씨께서 노하신 나머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 김선수를 정신이상자, 대인기피증이 있는 자로 만들어 버렸죠.
김선수의 글에서도 보듯이 김선수도 이 때부터 언론에게 심한 불신감 내지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팬들 역시 김선수의 이러한 행동을 보고 '김선수 잘 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선수 행동 문제있다'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김선수가 줄행랑을 쳤다고 해서 한 선수의 인격을 심하게 망가뜨리는 것은 스포츠신문들의 오버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기서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공생관계가 더 이루어지기는 힘든 것 같았습니다.
2002년 김병현 선수 관련기사를 스포츠신문을 통해 접하던 저로서는 한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한국 팬들은 김병현 선수 관련해서 그가 트레이드 될 것인지, 감독과 사이가 안 좋은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 것 같던데, 유난히 스포츠신문들은 그 점을 부각시킵니다.
그렇지만 저는 특파원들의 기사를 100% 신뢰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그런 신뢰는 이번 10월달 사건을 통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김기자께서 속해 있는 <굿데이>를 포함한 모든 신문은 김병현 선수가 보스턴 팬들과 지역언론으로 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몇 몇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보스턴 팬포럼에 가서 보니 신문 보도대로 보스턴 팬들의 비난이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니더라, 오히려 감싸주는 글들도 많이 있더라.' 그 순간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소설기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말 바쁜 와중에도 밤을 꼬박 새가면서 팬포럼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한 신문은 어떤 팬의 글을 완전히 반대로 번역해서 보도했습니다. 제가 그 날 팬포럼에서 본 것은 스포츠신문의 보도내용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1차 욕설 파문 관련 기사는 선정적인 보도!
김기자께서는 '김병현은 한국 언론이 자기에게 악의적이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랬습니까?' 이렇게 네티즌들께 물었습니다. 위의 건은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굿데이>를 비롯해 여러 스포츠신문들이 연일 1차 손가락 욕설 파문을 대서 특필하고 있던 그 때, 정말 스포츠신문 보도처럼 보스턴 언론들이 김선수를 죽이고 있나 궁금해서 <보스턴글로브>와 <보스턴헤럴드>지 사이트를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스포츠신문들을 보면 '야! 이제 김병현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이 김병현 선수를 걱정하더군요. 그런데 두 신문의 스포츠 면을 보니까 김병현 선수 관련 기사를 볼려면 자세히 찾아보아야 나오더군요.
김선수 관련된 내용은 다른 단신에 묻혀서 보도되고 있고, 김선수를 주제로 하는 기사에는 부정적인 내용외에도 긍정적인 내용도 같이 보도되었습니다. 물론 저의 행간을 읽는 능력이 기자분들에 비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자적으로 양적으로 볼 때 한국신문들의 부정적인 태도가 보스턴의 언론들보다 더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이 김선수를 감싸주겠다는 기자님들의 보도 태도인지 묻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기자들이 김선수에게 앙심을 품은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선정적인 보도 태도이고, 한 개인의 인격을 무기로 한 보이지 않는 언론 폭력입니다.
2차 손가락 욕설 파문, 누구의 주장이 진실?
김기자는 '김병현은 '내 본의는 그게 아니었다'' 는 김선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2차 손가락 욕설 파문이 김선수가 의도한 것이고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단정을 지으면서, 사실을 보도한 스포츠신문사와 기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지난 7일자 <스포츠서울>은 김선수와 단독 인터뷰를 했고, 김선수는 의도적으로 욕설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선수는 손가락을 펴면서 관중과 농담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을 욕설이라고 보도한 김모 기자의 주장과 그냥 사소한 농담이었다고 주장한 김선수와의 사실 진위여부 관계가 파악이 안되고 있습니다. 김모 기자는 다시 지면을 통해 그 날의 상황이 그렇게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던 상황이라고 재반박하고 있습니다.
기자님 아직 진실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정지어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을 단정지으면서 그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어거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어거지가 지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병현은 잘못했고, 기자는 잘못없다?
계속해서 폭행 사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먼저 밀친 것도 법적으로 폭행이라면 폭행입니다. 사진기를 부순 것도 분명 잘못입니다. 네티즌들이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언론의 태도만 문제 삼는지 억울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김기자께서는 본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고 할지라도 공인의 초상권의 침해는 인정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점도 동의합니다. 일부 네티즌들께서는 그 점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만, 그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날 이 시간까지 양측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보면, 김병현 선수는 '카메라 부순 것은 인정, 팬들께 죄송' 이라 하면서 인터뷰에서는 '앞으로 팬들과 언론의 관계를 다시 모색해 보겠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면의 잘못을 가지고 있는 이건 기자는 '먼저 카메라 들이민 것은 잘못, 독자 여러분께 죄송, 앞으로 취재 때는 조심하겠다' 이런 얘기 하지 않더군요. 독자들과 팬, 네티즌들은 이런 측면에서 분개하고 있습니다.
공인의 초상권 침해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건 기자의 취재 태도는 선배 기자들이 감싸주어서는 안되는 부분입니다. 수습기자가 멋모르고 가서 찍는 실수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자가 취재원에 대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존경받아야 하는 기자상은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왜 김병현 선수에게는 유독 공인의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면서, 이건 기자에게는 기자의 도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 입니까? 왜 김병현 선수는 사과를 해야되고, 이건 기자는 사과해서는 안되는 것입니까?
팬들과 네티즌들은 이건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 민 것 자체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벌어진 이건 기자와 스포츠신문의 그 뻔뻔함에 치를 떨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스포츠신문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
사실 김기자께서 가장 앞 부분에 언급한 내용은 '독자의 알 권리'를 취재하는 것은 우리들의 충분한 권리임을 주장하고 싶은 것일 겁니다. 우리도 김병현 선수의 오프시즌 근황을 알고 싶습니다.
또한 스타 신분인 이상 그 사생활도 어느 정도 제한당할 수 있습니다. 사실 스포츠스타는 연예인만큼 사생활이 잘 노출되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황을 알려준답시고 허위 보도, 과장 보도를 하는 스포츠신문의 태도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김기자님처럼 김병현 선수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우리 모두 김선수의 입장을 이해하고, 어떤 형식어었든 그것은 폭력이었습니다. 김선수가 조금만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였으면 하는 것도 팬들로서 한 가지 아쉬움일 것입니다.
또한 스포츠신문과 이건 기자 개인에 대한 비난도 구분되어야 하고, 작금에 일어나는 네티즌들의 감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많이 느낍니다. 김기자와 저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단 한 가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자님의 글 마지막에 기자로서 양심, 반성을 볼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기자님 지금이 스포츠신문이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봅니다. 억울하게 생각하는 부분 많겠지만, 한 발만 더 물러나서 반대편의 입장에 서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해 봅시다.
첫댓글 제 속이 다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