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을 타고 월출산은 넘은 찬바람에
소나무와 대나무가 형가의 노래를 불렀다.
-바람 소리 쓸쓸하고 역수는 차구나.
장사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리-
자객 형가는 연나라 태자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시황제를
시해하러 떠나던 날 차가운 역수 천변에서 이별의 술잔을
받으며 읊었다는 노래다.
무엇이 내게 형가의 노래를 불러왔을까?
사유하며 월출산을 돌아보고 귀가하여 막 군불을
지피려는 순간 울린 전화 한 통 대문에 나는 안절부절못했다.
죽음의 길 떠나는 형가는 저리도 의젓했거늘.
“형님 염소가 세 마리를 낳았어요. 한 마리 가져갈거유?”
“오호! 축하하네. 자네 염소는 모조리 다산일세그려,
엊그제는 네 마리를 낳아서 둘은 하늘로 보냈다면서?”
“저는 바빠서 못 길러요. 허긴 바쁘기로 치자면 형님이..,”
묵은 천둥지기를 허물어서 밭을 만들고 그 밭에 가을까지 수확이
가능한 두릅을 심으려고 어제도 굴착기 불러서 두둑 작업을 했다.
다 마치지 못했는데 벌써 일주일째다.
거기에 농로 포장하고 컨테이너 들이고, 비닐하우스 만들고,
두릅 밭에 방목할 닭장도 지어야 한다. 두릅 밭 아래 젖은 논은
토하 사욕 장 웅덩이를 파고 토하 새우 집으로 미나리를 심을 것이다.
파낸 흙으로 쌓은 둑에는 감풍 단감나무를 심고 감나무 아래에는
머위를 심을 요량이라고 큰소리쳤기로 내 얼굴을 아는 이들은 모두 안다.
파뿌리를 머리에 인 돈키호테 가랑이에서 요령소리가 난다는 걸.
또 호박 천평을 심는다고 구덩이 파고 씨앗 구하러 다녔다.
그것도 매일 월출산 산불감시는 나가면서.
전화를 끊고 바로 사십 리 읍내로 달렸다.
면 소재에 우유는 있지만 젖 병이 없었다.
사십 리를 매에~ 매에~ 울면서 오갔다.
내 목소리를 녀석의 보호자로 각인시키려고.
왜냐하면,
아우가 어서 새끼를 가져가라고 성화 여서 물기도 마르지 않은
녀석을 박스에 담고 우유와 젖병을 구하러 읍내로 달렸기 때문이다.
우유를 덥히고 팔뚝에 떨어 뜨려 온도를 체크하고 젖꼭지
입국가 작은듯하여 바늘을 불에 달구어서 뚫고... 그래도
션찬아서 못을 달구에서 뚤었지만...결국 가위로 잘랐다.
여튼 녀석은 조용히 자고 이제 나는 막걸릿잔을 기울인다.
내가 저지른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내가 저 생명을 건사 할 수 있을지 뿌연 막걸리잔에서 답을 찾는다.
녀석은 우유를 먹고 나는 막걸리를 마신다.
색상은 똑같다. 모든 생명이 하나이듯.
****
내일 월출산 순찰 함께 돌아야 겠다.
이제, 형가고 나발이고 간에 모조리
무위사 목탁소리에 던져버려라.
첫댓글 하~ 반가운 하테스 성,,
드디어 삶방에 애기 흑염소 데리고 나타나셔서 마치 무협지 도입부 펼친 듯한 구수한 사연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
살벌하고 비장한 형가일기보다 하테스님이 들려주는 전원일기가 훨씬 포근하고 좋습니다.ㅎ
귀여운 검정 아기 염소가 마치 제가 예전 여행지에서 봤던 아기 낙타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고슴도치도 아기 때는 예쁘다고 하지요.
암튼 우윳빛 막걸리 맛나게 자시면서 남은 겨울 건강하게 잘 보내셨으면 합니다.ㅎ
월출산 경포대 옥수 흐르듯 이어지는 유황숙님 답글에 경레 올림니다. 건강하세요.
늙을 시간이 없이 바쁜 하테스님
농장 완성되면 처들어 갈께요
메에ㅡ 우는 아기 염소가 납비처럼 수염이 길어지고..
월출산이 붉게 물들도록 하테스가 건강하게 일을 추진 한다면 잔치 함 해야지요.
멧돌 호박이 나오고 100구루 넘은 대봉감나무에 붉은감이 얼굴을 내밀겁니다.
滿月이고선 월출산 아래 목탁소리 들리는 듯 한 글입니다.
아기염소가 어쩜 이리도 귀여운지요.
'재 넘어 사래 긴 밭은 언제 하려 하느냐 ' 하더니 벌써 다 해 가시네요.
자연에서의 삶이 만만치 않게 생각되는데,글에선 여유롭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태어나서 어미젖 한번 빨지 못하고 생을 마치는 것이 안쓰러워서 덥썩 보듬어 왔는데...
빽빽한 시누대처럼 짜인 일거리 사이를 비집고 들려니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지만...
한생명이기에 기껏이 감수하렵니다. 관심어린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25시도 모자랐겠습니다
열정 쏟아서 노력하신 것 보다 더 많은 창대한 좋은 결과 있으시긴 바랍니다
하하..안소이퀸 주연... 신의시간 25시...
해외 사업... 베트남 경찰학교와 뜨답이질 할 때 하테스에게는 25시 이었습니다.
돌아보니 하테스는 25시하고 인연이 있나봅니다.
ㅎㅎ 염소 귀여운데 저는 생육에 책임이 없는 고로 귀엽게만
보이겠지요 젖 떨어 질 때까지 힘드실텐데
그리고 뭔 농사 계획을 그렇게 거창하게 하실라고
혼자서 힘드시지 않을까요 여튼 몸 잘 챙기시고
사부작 사부작 하세요 사진 보니 ㅎㅎ 그렇게 하다간 안될 것 같기도 하고
글 보니 반가워서 저는 좋습니다
아기 염소 지금막 우유먹고 잠들었네요. 염소기르는 하테스나 운선선생님이나 같은 시간에 밤을 패고 있나니 모든일이 계획대로 잘 될것입니다.
달보고 쏘아야 숲이라도 맞고 숲보고 쏘아야 나무맞고 나무보고 쏘아야 가지라도...ㅎ
날씨가 차네요. 선생님 계신곳은 더욱 추울텐데 감기조심하세요.
잘 살고 계십니다.
흑염소 넘넘 귀여워요.
건강도 챙기며 산수 좋은 월출산서
행복해 보이십니다.
눈이 1도 좋아질 정도로 산수 짱... 공기 짱...
그래서 대봉 감나무 120구루 관리 전지.. 호박 1,000평 등등 막 저지름...ㅎ
다람쥐 산장에서 푸른 월출산 만월 보시려거던 키를 남남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