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최초 SMR 건설 승인… 2030년 실증로 가동 목표 SK·한수원 동맹 강화… AI 시대 ‘에너지 솔루션’ 주도권 확보
SK이노베이션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래 핵심 에너지원으로 낙점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건설 승인을 획득하며 차세대 원전 상업화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미국 내에서 SMR과 같은 첨단 원전의 건설 승인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도권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와이오밍주에 건설할 상업용 첨단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건설 허가를 받아냈다. NRC가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을 승인한 것은 10년 만의 일이다. 이번 승인은 테라파워의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의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규제기관이 공식 인정한 것으로, 테라파워는 이달 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 2030년 가동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을 기존 원전 대비 1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부하 추종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차별화된 강점이다.
SK그룹은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며, 한수원과 함께 차세대 SMR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이번 건설 승인을 기점으로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소재 경쟁력과 한수원의 원전 운영 노하우가 결합된 글로벌 SMR 생태계 구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분야에 SMR을 활용한 맞춤형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궤를 같이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2026’에서도 AI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SMR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 소스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미국 최초의 4세대 SMR 건설 승인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한수원 및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상업용 SMR 플랜트 건설과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