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절검금마(切劍金魔)
- 사랑의 광기는 빙궁을 녹이고-3
대력마도와 삼절마검을 처리했지만 사공운의 얼굴은 결코 평온하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 아직 최강의 적은 처리하지 못했다. 관패는 취아를
지켜라! 그리고 담 소저와 풍 선배는 관패를 좀 도와주십시오.
주공, 걱정 마십시오. 취아는 내가 지키리다.
그럴게요.
그렇게 하기로 하지. 하지만 최강의 적이라니, 이들보다 강한 적이 또
있단 말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풍백은 궁금했지만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사공운은 이미 진충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다.
빠르다.
풍백이 놀랐다는 투로 말했고, 관패가 으쓱했다.
뭐, 저 정도는 되어야 관패의 주군이시지. 으허험.
관패의 표정은 어이없을 정도로 진지해서 풍백과 담소봉은 대꾸조차 하지
못했다.
유수아와 오사령 구지황은 서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몇 번 손속을 나누어 보고 구지황은 유수아가 시간을 끌기 위해 방어만
할 뿐 공격할 의사가 없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유수아의 검법은 정교하고 빈틈이 없었다.
마치 유령하고 싸우는 기분이다.
구지황은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마치 실체가 없는 허상과 싸우는 것 같았다.
검과 검이 충돌한 적도 없었다.
그렇다고 검기가 충돌한 것도 아니었다.
유수아의 검에 검기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웠다.
단순한 검초 같은데 어느 틈에 무형의 검기가 어려 있고,
검기인가 하면 검강일 때도 있었다.
그 무형검기에 몇 번이나 당할 뻔하다 아슬아슬하게 피해 냈다.
그럴 때마다 서늘한 냉기가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곤 했다.
둘의 대결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을 때였다.
유수아가 자신의 검을 천천히 늘어트렸다.
구지황이 놀라서 유수아를 볼 때, 마치 유령처럼 한 인물이 나타났다.
비록 송옥이나 반안 같은 미남은 아니지만, 제법 괜찮은 얼굴에 평범한
인물이었다.
사내가 나타나자 유수아는 그 사내의 뒤로 물러섰다.
구지황은 마른침을 삼켰다.
사공운.
구지황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어떻게 사공운이 이 자리에 나설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럼 구대마존 두 사람은 어찌 된 것인가?
구지황은 아연한 표정으로 사공운을 보았지만,
사공운의 시선은 엉뚱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지금까지 결투에 참여하지 않은 또 한 명의 사령인이었다.
구지황의 얼굴에 불쾌한 표정이 떠올랐다.
지휘자인 자신을 놔두고 자신보다 한참 떨어지는 절검금마에게 신경을
쓴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다.
절검금마 역시 사공운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구부정한 어깨와 허리에 찬 검이 어설퍼 보이기까지 했다.
사공운, 네가 어떻게 이 자리에 나타났는지 모르지만 이젠 더 이상 요행
을 바라지 마라! 얼굴이 창백한 것을 보니 내상이 아직 낫지 않은 모양
이군.
상대의 상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군. 난 너와 싸울 시간이 없다.
뭐, 뭐라고…?
구지황이 발악하려 할 때였다.
사공운의 몸에서 가공할 살기가 뻗어 나와 구지황을 옭아맸다.
구지황은 겸을 든 채 부르르 몸을 떨면서 하려던 말을 집어삼켰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구지황은 사공운이 자신 따위가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사공운이 절검금마에게 다가섰다.
이제 당신이 나설 때가 된 것 같은데?
절검금마는 잠시 사공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일신이라 불릴 만 하네.
구지황은 황당한 표정으로 절검금마를 바라보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대… 대체…
넌 물러서라.
귀지황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도저히 항거할 수 없는 위엄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이십이사령이고 자신은 오사령이었다.
구지황은 당장이라도 절검금마에게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본능이 지금은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했다.
궁금한 것은 구지황 뿐만이 아니었다.
유수아나 진충 역시 어리둥절 했다.
그들 또한 별로 신경 쓰지 않던 절검금마 아니었던가?
사형이 운기행공을 도중에 멈추고 나타난 것이 구대마존 두 명 때문이
아니라 바로 저자 때문인가? 아님 양쪽 다?
유수아는 궁금했지만 참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차피 기다리면 알 수 있었다.
절검금마가 천천히 사공운에게 다가섰다.
이십이사령 절검금마라고 하네.
사공운은 대답하지 않고 절검금마를 보기만 했다.
진짜 정체를 밝히기 전에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절검금마는 가볍게 웃었다.
그렇지. 내 정체 말인가? 정말 대단하네. 마교 내에서도 누구 하나 나의
무공을 알아본 자가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나?
나 역시 알아보기 힘들었소. 계속 긴가민가 했으니까. 하지만 조금 전에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소. 내가 유령신공을 운기 중이었기 때문이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보다 더 강한 자라도 당신을 알아보긴
불가능했을 것이오.
절검금마가 환하게 웃었다.
그런가?
이제 말해 보시오.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오? 누구이기에 이미 사라진
전진도문의 구음층층전한대법(九陰層層電悍大法)을 익히고 있단 말이오.
절검금마가 사공운을 보더니 자신의 검을 툭 하고 쳤다.
우선 청소를 좀 해야겠네. 그 다음에 말하기로 하지.
사공운이 절검금마를 바라보자 절검금마가 웃으면서 돌아섰다.
그의 시선은 구지황을 향해 있었는데, 기묘한 그 웃음에 구지황은 아주
기분이 나빴다.
구지황, 그동안 즐거웠네.
뭐… 뭐가…
절검금마가 검을 뽑았다.
아니, 뽑았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 구지황의 몸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이어서 절검금마의 신형이 구지황의 뒤에 서 있던 천마대원들에게 달려
들었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모두 바닥에 누웠다.
왜검귀 역시 검조차 제대로 뽑지 못하고 고혼이 되었다.
섬전처럼 빠르면서 괴이 절륜한 검법이었다.
천마대원들은 이십이사령이 갑자가 달려들어 살수를 쓰리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어이없이 당했다.
유수아와 진충은 멍한 표정으로 절검금마를 보았다.
사공운 역시 이 뜻밖의 사태에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절검금마가 갑자기 구지황과 천마대원들을 죽였다는 사실보다
그들을 죽인 무공에 놀라고 있었다.
내 아래가 아니다. 대체 누군가?
절검금마가 천천히 사공운에게 다가왔다.
자네가 삼대 영환 호위무사인가?
느릿하면서도 또렷한 목소리였다.
그렇소.
사공운이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절검금마의 입가에 아주 가는 미소가 걸렸다.
잔주름 하나가 잡혔을 뿐이지만 사공운에게는 미소로 보였다.
난 공무령이라고 하네. 공부의 수호무사 중 한 명일세.
사공운은 담담했다.
이미 무엇인가 짐작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 뒤에 서 있는 유수아나 진충은 그렇지 못했다.
대체 공부의 수호무사가 왜 마교의 이십이사령으로 나타났단 말인가?
그게 다입니까?
사공운이 냉정한 눈으로 공무령을 보았다.
공무령이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물론 다는 아닐세. 다른 직업도 있지.
사공운은 그저 공무령을 바라보았다.
이미 짐작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사공운이 궁금한 것은 그의 정체가 아니라 그의 의도였다.
유수아와 진충은 궁금한 표정응로 공무령을 보았다.
나는 일대일세.
그 말을 듣고서야 상대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일대 영환 호위무사.
절검금마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유수아는 사공운을 보았다.
사공운은 침묵하고 있었다.
아군이 되어줄 일대 영환 호위무사가 나타났으니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그의 얼굴은 지나칠 정도로 변화가 없었다.
사형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계셨다. 한데 저자는 왜 자신의 정체를
밝혔을까? 아까 구대마존 때문에 위급할 땐 전혀 모른 척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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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감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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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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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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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 감사 합니다^^.
dl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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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 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