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쯤 어느 손님이 손주들 잠옷을 포장해갔다.
몇 번 왔던 사람인데 돈이 모자란다 해서 1만8천원을 외상으로 줬다.
그날 그 손님은 숙녀복 집에서도 13만원어치를 외상으로 가져갔다는데
숙녀복 집에서는 약속했던 1주일 후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하면서 닦달을 했는데도 약속을 안 지킨다며 손님 욕을 했다.
그러면서 한 달쯤이 흘렀다.
시간이 갈수록 숙녀복 집은 그 할망구가 전화를 안 받는다며 더욱 욕을 많이 했다.
나는 속으로 '기다려주면 어련히 왔을텐데 워낙 닦달을 해서 서로 감정이 나빠졌고 어긋났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였기에
그 닦달 때문에 내 돈까지 못 받게 된 것 같다는 생각에 내심 그 손님보다 중계방송을 해주는 숙녀복 집 여자에게 매번 짜증이 났다.
잊고 있다가 들으면 생각이 났는데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건 인품의 문제가 아니라 아마도 액수가 달라서였을 것이다.
나도 숙녀복 집과 같은 피해자로써 무슨 행동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제야 두 번 전화를 해봤는데 역시 안 받았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빠르게 스쳤다.
'내 돈은 갚고 싶은데 그 숙녀복 때문에 우리 상가에 오기도 싫어서 그 손님이 속을 태우고 있을 것이다'라는...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환상이냐.
마치 '잠옷 집 돈을 떼어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숙녀복 때문에 떼어먹을 수밖에 없어서 내가 그 손님을 죄책감으로부터 홀가분하게 도와준다?’
여튼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옷집 때문에 화가 났겠지만 비밀로 잠옷값 송금 부탁합니다. 하나은행 499......' 이렇게.
퍼뜩 '비밀로'라는 말이 참 의리 없고 응큼스럽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문자는 가버렸다.
순간 미쳤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와 방법이 다른 극성스러운 것에 대한 얄미운 대상이 바뀐 것 까지는 이해가 갔는데
비밀이라는 말까지 쓰면서 나만 돈을 받으려는 내 심뽀가 참 하찮아서 어이가 없었다.
꼭 돈을 받으려는 생각이 간절한 것도 아니고 무엇도 아니었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기에
정말로 나의 응큼스러움이 황당했고 나의 내면이 의심스러웠다.
여튼 변명을 해보자면 '순간 실수'라고 생각은 드는데
일생을 돌아보면 기억이 뚜렷히는 없지만 그런 응큼스러움이 혹시 있었지 않았나?..싶다.
이젠 그 돈 줄 사람이 나타날까봐 오히려 걱정이다.
나의 응큼스럽고 비열한 행동이 들통날까봐서.
가끔 내가 좋고, 많이 내가 싫고....
비열하고 천박함이라니...
가끔은 내가 좋고, 많이 내가 싫다. 공감이 충분히 가는데요, 암에서 완쾌된 어느 여자분이 그러더군요. 완쾌된 이후 자기가 달라졌는데 이젠 누가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은가 물으면 내가 가장 좋다 그렇게 대답한데요. 그리고 자주 자기 자신에게 아무개야 사랑한다 그런데요.
그걸 읽고 생각해 봤는데 내가 너무 내 결점만 바라보고 살아서 정말 내가 나를 사랑할 여유를 잊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정말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타인도 정말로 사랑할 수 있겠다 싶습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왜 콧날이 그렇게 시큰하던지. 내가 나한테 미안하던지....
난 옛시절에 태어났더라면 반역자도 됐을 것 같은 아득함....근데 그저께 지하철 출입문에 중년 남자 장애인의 목발이 끼워지면서 넘어졌어요. 내 자리와는 제법 떨어져 있었는데 잽싸게 뛰어가 어느 젊은 여자와 둘이서 낑낑거리며 부축하고 그 목발을꺼내서 다시 겨드랑이에 끼어드렸지요.한참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구경만...망설임없이 순간 발이먼저 뛰어갔던 나의 무의식, 비열했던 나의 무의식을 한 컵에 넣고 흔들어서 재 창조 되었으면..싶네요.히..우쨋든 이런 관심이 다 사랑이라 감사를...
첫댓글 그런일들...차으로 많이 겪으면서..사는게 우리네 익숙한 삶.....나명씨처럼..착한 사람들만 있으믄..버알써 좋은 세상 되었으련만....
가끔은 내가 좋고, 많이 내가 싫다. 공감이 충분히 가는데요, 암에서 완쾌된 어느 여자분이 그러더군요. 완쾌된 이후 자기가 달라졌는데 이젠 누가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은가 물으면 내가 가장 좋다 그렇게 대답한데요. 그리고 자주 자기 자신에게 아무개야 사랑한다 그런데요.
그걸 읽고 생각해 봤는데 내가 너무 내 결점만 바라보고 살아서 정말 내가 나를 사랑할 여유를 잊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정말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타인도 정말로 사랑할 수 있겠다 싶습디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왜 콧날이 그렇게 시큰하던지. 내가 나한테 미안하던지....
한마디로 나는 이런 나명은 싫다 많이 놀랍다 본인은 '비밀로'에 큰 의미를 두었지만 나는 "옷집때문에......비밀로" 나? 졸라 싸가지 없고 띨띨해도, 돈 좋아해도, 응큼해도, 그건 아니지 "잠옷값 송금부탁합니다"로.
당당해야하는 일임에도 이렇게 쫄아들면서 요구해야하다니 세상 참 너무한 것 아닌가요?
악역 주연은 할마니인데 악역 조연 숙녀복을 좋아하지 않아서 벌린 일이구먼,,, 나도 내가 쳐놓은 덧에 내가 걸려서 괴로운 밤을 보내곤 해 야비해서 사랑해ㅎ 벌어진 일 어쩌것누,,,
거기에 왜 천박함이 들어가남요 ㅎㅎㅎㅎ 사람들 속이 다 그렇구 그렇지요 뭘 밖으로 표현 안해서 그렇지 누가 욕하는 사람 지정해 놓은것도 아니구 다 할 줄알지만 자신의 입고 있는 체면이라는 비싼 옷때문에 잠시 참고 있는건데요 뭘 ㅎㅎㅎ
사람들 속이 다 그렇구 그렇다, 는 자운영 님 말씀에 한 표!ㅎㅎ 할마시 쫄아들라면 쫄아들라지 뭐. 그러다가 사리를 만들면 더욱 좋구~~ㅎ
빗줄기가 제법 굵고 암팡집니다. 빗줄기 바라보며 나명님과 한 잔 하며 별로 향기롭지 못한 내 속내를 내보이며...아, 나명님 술 못한다셨지...나만 진땅 취하겠네..
난 옛시절에 태어났더라면 반역자도 됐을 것 같은 아득함....근데 그저께 지하철 출입문에 중년 남자 장애인의 목발이 끼워지면서 넘어졌어요. 내 자리와는 제법 떨어져 있었는데 잽싸게 뛰어가 어느 젊은 여자와 둘이서 낑낑거리며 부축하고 그 목발을꺼내서 다시 겨드랑이에 끼어드렸지요.한참 출발이 지연되는 일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구경만...망설임없이 순간 발이먼저 뛰어갔던 나의 무의식, 비열했던 나의 무의식을 한 컵에 넣고 흔들어서 재 창조 되었으면..싶네요.히..우쨋든 이런 관심이 다 사랑이라 감사를...
오랜만에 나명 언니 글 반가워요. 이천만원 재료비를 이년동안 천만원밖에 못갚은 저는 할말 없슴. 사장은 그 남은 재료랑 다른 기계랑 바꾸겠다고 계약했슴. 남은 재료도 없이 어떻게 더 미룰지 난감함. 뭐 그러고 사는 거죠.^^
이런 은밀한 이야기를 드러내는 사람은 분명. 나보담은 덜 응큼스럽고 덜 비열하고 덜 천박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