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어린이 67]
홈런
이정연 동시 / 윤순정 그림
판형 국판(152*210) / 쪽수 112쪽 / 값 9,500원
출간일 2015년 9월 25일 / ISBN 978-89-97335-57-2 (74810) / 대상 초등학교 전학년
:: 책소개 ::
우리 아이들에게 집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요?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가족은 또 어떤 존재일까요? 동시집 『홈런』은 이러한 근본적인 물음부터 시작합니다. 이 시집의 목차는 1루에서 2루, 3루 그리고 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일과를 마치고 모두가 돌아와야 할 곳이 '홈' 즉, 집이지요. 멋지게 홈런 한 방 날리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긴 또 하나의 집, 동시'집'으로 놀러 오세요.
:: 출판사 서평 ::
아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공감 있게 그려 낸 동시집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정연 동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홈런』이 청개구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정연 시인은 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의 곁에서 살아 있는 언어와 감성을 직접 보고 듣는 그의 시에는 ‘진짜 아이’가 있다.
“왜?”
“왜 그럴까?”
“왜 그렇게 생각해?”
선생님이 던진
물음표 낚싯바늘에 걸려
입도 벙긋 못 하는데
점점
숨도 못 쉬겠는데
딩동댕동~ 딩동댕동~
쉬는 시간
종소리가
낚싯줄을 끊고 도망갔다.
휴~
겨우 살았네!
—「왜¿」
대부분이 공감할 만한 작품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고자 던지는 질문이지만 답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난처하기만 하다. 선생님이 던진 물음표는 아이들에게 낚싯바늘로 날아와 아이들의 입에 걸린다. 입에 바늘이 걸리니 더더욱 답을 못할 수밖에. 답은 커녕 숨도 못 쉴 지경이다. 그때 반갑게도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낚싯줄은 툭 끊어진다. 그제서야 아이들은 “휴~ 겨우 살았네!” 하며 마음을 놓는다. 낚싯바늘이 빠진 아이들의 입은 쉬는 시간 내내 또 조잘조잘거릴 것이다. 다음 시간에 또 “왜?”라는 바늘에 걸리기 전까지 말이다. 물음표 모양을 거꾸로 하면 낚싯바늘과 비슷한 형상이 되는 것에 착안한 독특한 시다. 아이들의 조마조마한 표정과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이렇듯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작품으로는 「모닥불」「빼앗긴 들에 온 봄」「왈츠풍」「흑심」「고백」「이사」「고장 난 형광등」「신장계」「주사」「명상의 시간」「숨통」「엄마 없는 시간」 등이 있다.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건 어른들이 보기엔 작고 사소한 일이다. 하지만 짝사랑하는 친구 때문에, 이사 간 친구 때문에, 또래보다 작은 키 때문에, 지루하고 어렵기만 한 공부 때문에 세상의 짐을 혼자 다 짊어진 것처럼 괴로워하는 게 바로 진짜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공감을 얻는다는 건, 그들의 작은 고민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서 피는
비 꽃
눈이 즐거워.
똑—또도독
죽—주르륵
빗소리
귀가 즐거워.
비에 묻어나는
나무 냄새
흙냄새
코가 즐거워.
비가 와야 겨우 쉬는
엄마하고 나누는
끝없는 얘기
입이 즐거워.
나가 놀지 못해도
온몸이 즐거운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전문
이정연 시인은 아이들의 고민을 끄집어내면서 동시에 그들의 유쾌함에 집중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짜증내며 바삐 걷는 게 어른이라면, 가지고 있는 우산도 팽겨치고 신나게 물놀이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 아닌가. 「비 오는 날」에는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는 아이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묻어난다. 아이 역시 밖에 “나가 놀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잠깐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가 와야 겨우 쉬는 엄마”와 함께 하니 비 내리는 장면도, 빗소리도, 비에 묻어나는 나무와 흙냄새도 다 흥겹기만 하다. 아마도 화자의 엄마는 평소에 일 때문에 무척 바쁜 듯하다. 그런 엄마가 간만에 쉬어 온종일 “끝없는 얘기”를 나누며 함께 있으니 남 부러울 게 없는 하루인 것이다. “온몸이 즐거운 비 오는 날!”에서 어린이 화자의 소소한 행복이 전해진다.
“아무리 멀리/오래 있어도/집은/돌아오는 곳”이다. 크고 작은 사건들 때문에 “가고/오지 않는/사람들을//집은/오늘도 기다린다”고 표현한 「집」이란 시처럼, 우리를 늘 기다리는 곳,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집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세월호 사건이 남긴 우리의 상처를 다시금 들추게 된다. 시인은 “집으로/어서 들어오라고//홈런!//시원하게/한 방 날리고 싶다”(「홈런」)며 끊임없이 기성세대로서 자신의 가슴속에 난 생채기를 마주한다. 앞서 말했듯 이정연 시인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들의 고민에 경청한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시인에게, 편안한 안식이 되어 주는 가정과 집, 더 나아가 국가에 대한 염원이 바로 현재의 답이 아닐까.
:: 차례 ::
제1부 1루
황사 / 스스로 지구 / 비 오는 날 / 초대받지 못한 손님
연꽃 / 여름 해 / 고추나무 / 달 / 주문을 걸어 / 할머니 농사
잠 못 드는 이유 / 아까워서
제2부 2루
군밤 / 풀을 먹이다 / 다리미 / DNA / 걱정 / 호주머니
모닥불 / 홍시 / 털실 / 멀미 / 말리기 / 선인장 / 심장
제3부 3루
빼앗긴 들에 온 봄 / 왈츠풍 / 흑심 / 고백 / 이사
고장 난 형광등 / 봄 소풍 / 왜¿ / 이어달리기
신장계 / 주사 / 땅콩 한 줌 / 명상의 시간
제4부 홈
숨표 / 홈런 / 숨통 / 태풍 / 윷놀이 / 엄마 없는 시간
숨은그림찾기 / 도돌이표 / 꿈은☆이루어진다
등 밟기 / 양말 전시회 / 그림자 동물원 / 집
[해설] 가슴으로 읽어 낸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_박방희
:: 본문 이미지 ::
:: 작가의 말 ::
‘집’은 가족과 함께하는 장소이면서 가족들의 중심점이에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모여 많은 시간을 보내던 예전과는 달리 집에 들어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짧은 어린 친구들과 어른들이 많다고 해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학원 또는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듯 일상을 살아가는 어린이와 어른들. 이 모두가 가족들이 반기는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품속에서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정연, 「시인의 말」에서
:: 추천의 말 ::
이정연 시인의 동시집 『홈런』은 어린이 눈높이에서 가슴으로 읽어 낸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다. 어린이가 읽으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금방 알고 친근감을 느낄 것이다. 학부모와 교사 들이 읽으면 자기 자녀・학생의 생각이나 정서를 보다 잘, 보다 깊게 이해하여 서로 간의 공감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갈 수 있다.
─박방희(시인, 아동문학가)
:: 작가 소개 ::
지은이_이정연
이정연 선생님은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구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2009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동시부문), 제14회 공무원 문예대전 은상(동시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장난꾸러기 한자동시 꿈몽』이 있습니다. 한국동시문학회 ․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이며 대구노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로 있습니다.
그린이_윤순정
공예를 전공하고 세상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픈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현재 그리니치 미술원에서 원장으로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쿠엔의 꿈』 『꽃가방 베이비 시리즈』 『효녀 심청』 『식구가 늘었어요』 등이 있습니다.
첫댓글 기다리던 책이 나왔네요. 축하해요!
축하드립니다.
박방희 선생님, 김이삭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