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홈런
김철진(시인, 예술촌 촌장)
북한이 국제 여론을 무시한 채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고,
남북장관급 회담에서는 쌀·비료 지원을 요구하며 생떼를 쓰다가
지원 유보 결정을 내리자 이산가족 상봉 중지를 선언하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 중단과 인력 철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뿐만 아니라 정부가 21일 밝힌 바에 의하면
개성 관광 사업자를 원계약자인 현대아산이 아닌 롯데관광으로 바꿔 달라는
억지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지난 1일부터
개성공단 방문자들의 개성 시내 관광과 출입을 금지했다 하고...
이렇게 자충수를 두고 억지를 부리며 제멋대로 구는 북한을 보면서도
더하여 미국에서 특사가 와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지원이
북한의 군비 증강과 미사일 개발에 쓰인다고 해도
청와대는 대북 지원 문제는 1차적으로 평화의 비용으로 생각하고,
2차적으로는 통일의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계속 북한을 역성들고 있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한 전문가의 견해를 보면
쌀과 비료 등을 통해 6년간 대북 지원 3조 원을 준 결과
"북한의 군비 투자 여력만 준 셈"이라고 하나,
통일부 반출 승인 기준 통계로 본 재정경제부의 대북 지원 현황 자료는
1995년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지난 10여 년간 지원한 것이
15억 5,918만 불(1조 7009억 원)이라 하니,
이 자료를 애써 믿는다 하더라도,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말까지의 국민 개인 부채 총액은 609조 8천억 원으로
지금 이 나라 국민 1인당 빚이 대략 1,300만 원에 달하는데,
나라 경제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무슨 생각으로 대북 지원 포기 용단을 내리지 않는지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냈고,
북한의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을 지지해 온 시민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인 송월주 스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의 속임수에 당했다.”며
“김일성이 김구 선생을 이용했던 것처럼
북한은 김대중 정주영을 다 이용해 먹었다.”고
정부의 '햇볕정책' 등 대북 정책을 '실패'라고 했다는 이 마당에 말이다.
세상이 이러하니 도대체 요즘 어디를 둘러 봐도 재미있고 즐거운 구석이 없다.
한마디로 하루하루가 오리무중이요 칠야삼경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슴을 시원스럽게 해 주는 것은 스포츠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 그래도 요즘 답답한 가슴을 탁 틔워 주는 것은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 소식이다.
이승엽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여
2003년 홈런 56개를 치며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후,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가 지바 롯데에 입단한 첫해
타율 0.240에 16홈런이라는 지극히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그런 이승엽이 2005년에는 117 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60, 득점 82, 타점 82, 안타 106, 홈런 30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일본시리즈 우수선수상과 제일화재 프로야구 특별상을 받았고,
올해 2006년에는 전반기 전체 89경기 중
부상으로 1경기 쉬고 88경기에 선발로 출전하여
홈런 한 개를 그냥 잃어버리고도 홈런 1위(29개) 득점 1위(70득점)
최다 안타 2위(109개) 타율 3위(.323) 타점 4위(64점) 등
주요 타격 부문 상위에 랭크되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이제 홈런 3개만 더 치면 한ㆍ일 통산 400홈런의 대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이 얼마나 가슴 후련한 소식인가.
그러나 이렇게까지 성적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은
일본 진출 첫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다음 그해 겨울
하루 1000번의 스윙을 하며 손바닥이 여러 차례 벗겨질 정도로
혹독하게 훈련한 결과라고 한다. 의지의 한국인이다.
그러나 야구만 잘 한다고 훌륭한 선수는 아니다.
무엇을 하든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 이승엽을 보면
남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미와 겸손하고 사려 깊은 언행 등
됨됨이가 제대로 되어 있는 데다가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런 이승엽이기에 이승엽은
일본 야구의 심장인 도쿄 돔을 홈구장으로 가진
일본 야구의 상징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일본 최고의 타자 자리인 요미우리 4번 타자로 우뚝선 한국인이 되었고,
그런 이승엽이 치는 홈런이기에
그 홈런은 더욱 가슴을 탁 틔워 주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치는 언제 이승엽의 홈런처럼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탁 틔워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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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촌장님의 글 따뜻하고 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비피해는 없는지요? 허리 치료는 잘하고 계십니까?촌장님과 이승엽의 권투를 빕니다!
예 나도 오늘부터 권투 좀 할까예? 허허...
촌장님 권투도 좋지만 허리가 안좋다면서요 우짜다가 가장소중한 허리가 빨리 병원치료 받도록 하이소 뭐니뭐니 해도 남자가 허리가 튼튼해야 일을 잘한다지요 무신일인가는 지도 잘모르겠읍니다 만ㅎㅎ
한줄 한줄이 옳소!옳소!입니다,,,,,,가슴에 와 닿습니다,,,,, 고맙게 잘 보고갑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