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영국에서 있었던 이야기 같은데..
어떤 사람이 '복권자동구매 앱'으로 복권을 샀다.
핸드폰으로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복권을 사 주는 앱..
그런데 자기가 선택한 번호가 1등이 되었다.
그것도 보통 1등이 아니라 자그마치 3000억, 그 복권 사상 최고 금액에 당첨..
그녀는 당첨금으로 뭘 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저택을 살까?
어디로 호화여행을 갈까?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다시 번호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본 순간 너무 놀라 기절할 뻔 하였다.
그동안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하필 그것만 구입이 안 돼 있었던 것.. 앱이 문제였을까?
앱은 문제가 없었다. 다만 통장 잔액이 부족해서 자동구매가 안 되었던 것이다.
복권 가격이 6000원인데 잔액이 4000원 밖에 없어서 ㅠㅠ
그녀의 실망과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아마 몇 달 동안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 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게 과연 나쁜 일일까? 재수 없는 일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굳이 새옹지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로또의 저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예전에 내가 사는 지역에서 1등 당첨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그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무척 궁금했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는 당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저런 귀찮은 일에 시달려야 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로또' 별명을 얻어 놀림감 비슷하게 되어서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거기서도 못 견디고
또 다른 곳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
그 뒤로 나는 복권을 안 산다. 1등 될까봐..
나는 내 평생 여기에서 맺어온 소중한 인연들과
나의 평범한 일상을 깨고 싶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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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시인은 로또가 당첨될 거 같은 좋은 꿈을 꾸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고민하는 심정을 이렇게 노래하였다.
"어려운 두 누나 집도 지어주고, 자동차를 바꾸고 아내도..
아니, 아내는 이쁜 두 딸을 낳아주었으니
남 보는 눈도 있고 하니 좀 더 생각해볼 것이다
직장도 바꾸고, 물론 시도 쓰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쓰지도 못하면서 시인이라는 이름이 버겁기만 하고
머리털 빠지는 그 짓을 뚝심 좋은 이정록 같은 이에게나 맡길 것이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그건 그렇고 내가 부자가 되면
화초에 물은 누가 줄 것이며 잡초는 어떻게 하고..
안 되겠다, 로또를 포기하기로 했다.
나는 갑부가 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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