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밑에서 선선한 기운이 솟기 시작한다는 입추를 지난지도
열흘이 넘었는데도 폭염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안전천가 뭔가 하는 곳에서는 연세든 노인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삼가하라고 쓸데없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국민들 비싼 세금 가지고
그런 한가한 문자나 보내라고 세금낸 게 아니다.
아파트 입구 공터에 텃밭을 가꾸어 심어 놓은 들깨며 고구마, 고추,호박등이
가뭄과 뙤약볕에 잎이 말라 타 들어간다.
바랑이 같은 잡초는 멀쩡한데 들깨는 죄다 벌겋게 타고 말았다.
어제는 고흥반도 일대에서 적조가 발생했다고 적조경보를 발령했다.
해수온도가 30도를 넘었다고 한다. 해수온도가 28도만 되어도 물고기들도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남해안과 서해안 심지어 동해안까지도 높은 수온 때문에
양식장에 키우는 출하를 앞 둔 양식어류들이 폐사하여 어민들이 허탈해 하는 모습이 TV뉴스에 나온다.
올해는 바닷물을 휘저어주는 태풍도 오지 않아 당분간은 연안에 고수온이 유지될 모양이다.
적조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고수온으로 바닷물에 사는 플랑크톤이 갑자기 개체수가 불어나
물고기들이 호흡하는 아가미에 들어 붙어 호흡작용을 막아 궁극적으로는 죽게하는 현상이다.
적조가 나면 황토를 뿌리기도 하는데 경상도에선 황토를 살포하고 전라도쪽에서는 황토살포가
2차 피해를 유발한다고 뿌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쪽의 말이 맞는지도 아직 판가름이 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마산 바닷가에 살 때도 한여름 이 맘때가 되면
바닷물이 뒤비졌다고 야단들이었다.
물고기들이 수면 위도 허연 배를 드러내고 둥둥 떠 다녔다.
아직 생명이 붙어 있는 것은 물에 들어가 잡으려고 하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 도망가는 놈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강한 놈들이 뱀장어였다.
이놈들은 수면 위로 숨을 쉬기 위하여 대가리만 쬐끔 드러내고 헤엄을 치고 있었다.
손으로 잡으려고 하면 미끄러워서 잘 빠져 나갔다. 어떤 사람은 면장갑을 끼고 잡는 사람도 있었다.
맨손으로 잡으려고 할 때는 일단 두손으로 물과 함께 뱀장어를 뭍으로 내던져서
땅위에서 꿈틀거리는 놈들을 바케츠에 주워 담았다. 뭍에서도 껍질이 미끄러워 잘 빠져 나가니
구경하는 아이들도 괴성을 지르며 난리였다.
한바탕 생쑈-가 끝난 다음에는 잡은 고기들로 온 동네가 잔치분위기였다.
썰물때가 지나면 밀물이 들어와 수심이 깊어지므로 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으로 치면 동네 페스티발이나 다름 없었다.
당시에는 바닷물이 뒤비지는 현상이 더위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짐작은 했으나
적조라는 것을 몰랐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적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현상으로 생기는 적조를 쉽게 퇴치할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모양이다.
약품을 투여한다해도 엄청한 량이 필요하니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선박에 설치하는 발라스트수처리장치를 양식장에 설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기분해나 걸러내는 방법으로 플랭크톤을 제거하면 호흡곤란 증세는 해결되지 않겠는가.
아니면 ice-code 선박처럼 일정한 탱크에 수온을 낮추는 냉동시설을 설치하고
정수장치를 설치하여 적조가 발생할 시기에만 재순환시키면 어류의 폐사를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해수부에서 예산을 투입하여 하루 빨리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