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에
마음은 한껏 아랫쪽으로 달려가나
실제로 몸이 움직이는 곳은 북녘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물론
상큼하다 못해 화려하기까지 할
꽃바람에 무아지경에 후둘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나
그곳은 벌써
넘쳐나는 군상들로 난리통이라니
아예 엄두내기가 싫었다.
그참에 조촐하니 떠나는 춘천가는 길목도 역시
그야말로
봅바람 난 줌마와 저씨들의 흥청거림이
영동고속도를를 들끓게 하나
애써 모른 척 외면하고
북원주에서 중앙 고속도로로 옮겨 타니
오호라...웬 떡이냐 싶게 텅텅 비어버린 고속도로 다.
그야말로
또하나의 아우토반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참 인 게다.
예전에 춘천엘 가려면 산넘고 물 건너 노랫가락 절로 나오듯
이리 저리 길따라 지명따라 수도 없는 곳을 거쳐야 만날 수 있는,
그래서 춘천 가기를 꺼려하던 시절도 있었건만
안성에서 들여다 본 춘천가는 길의 실상은 그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가까운 거리 일 거 라고 생각은 했지만
아우토반이라니 횡재한 기분인 거다.
그러나 막상 아우토반에 올라서 달리려고 있는 폼을 재고 있는데
아뿔사
일명 캅...그들이 함께 나란히 도로 위를 달리자고 한다.
아니 이건 또 뭐야...울며 겨자 먹기로 횡성에서 홍천 사이까지 슬슴슬금
그들의 눈치를 보다가 어느 순간
에라 모르겠다 추월을 하고
그 다음 부터는 그야말로 아우토반의 전사가 되어 날아간다.
하지만 달릴 때 달리더라도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은 놓칠 수는 없는 법.
그 와중에도 한 컷 날림을 고수하니
길 떠나면 수확해야 하는 찍사의 숙제 다.
어쨋거나
일죽 나들목에서 8시 36분에 올라타
문막 휴게소에서 수다 떨고
중앙 고속도로를 커쳐
춘천 나들녹에 내려 양구가는 길목
목적지 찻집 "다심원" 에 도착하니
10시도 아니 되었겠다... 놀멘 놀멘의 달인
도로 위의 전사답게 시간을 벌은 셈이다.
결국엔 안성 무설재에서
춘천 나들목 지나 양구가는 길목의 "다심원"까지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앞으로는 춘천에서 벌어지는 연극제와
인형극, 퍼포먼스에도 적극 참여할 일만 남은 셈이다.
어쨋거나 목적지 "다심원"에 도작하니 단아하기 그지 없는
쥔장 이경숙님....
호젓한 산속의 찻집 " 다심원"과 차 문화 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다.
그녀와 다담을 나누다 보니
그녀의 조신하고 우아함이 매력 일 순위요
단아한 가운데 내어놓는 차 한잔의 환상은
환희심으로 남게 될터이니 그윽도 하다.
게다가
안성 동막골의 김양수 화백과는 절친한 사이라니
차인이라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누구라도 만나질 일이지만
하루 전날 다녀간 화백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지라
한통의 전화로 서로 간에 박장대소만을 날렸음이니
참, 세상은 넓고도 좁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눈길 끄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닌 다심원.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꾸는 꽃밭은 앞으로 명물이 될 조짐이 보이는데
일일이 꽃 밭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손길...그 손길 역시
다심원의 머슴을 자청하는 부군의 솜씨이니
오늘로서는 마당쇠라 일컫기를 알려주고 떠나온 길이다
그러나
그 마당쇠도 공직에서 물러난 진정한 예술인으로 등극할 참이니
다음 편에서 그의 넘치는 재주와 끼를 감상할 일 이다.
매주 화요일이면 춘천은 눈물 바다를 이룬다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안 그래도 머지않아 아들 녀석을 군대로 보낼 처지인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녹색 제복의 102보충대에 입대하는 장정들과
부모님들의 눈물 바다가 그냥 허투로 보이지는 않는다만
마침 그 일행들이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간 뒷 자리에서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할 일이라면서 그 유명한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 삼매경에 빠져드니
간만에 진짜배기 입맛이 간사하다.
좌우지만 못 말리는 음식에의 탐심...자칭타칭
미식가의 변명 아닌 변명일 수밖에.
암튼
다담을 즐기거나
식도락에 빠지거나
밀린 수다를 떨거나
그 일상의 하루가 지나가도록도 시간은 만만하고
멀리 나선 걸음인지라
춘천의 멸물 한 곳을 더 찾아 나섰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터이므로
사전 허락 에약 없이 무조건 들어선 곳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r hind-"
책 카페이자 빵집이다.
하지만 일단은 맛뵈기...이 역시
다음 페이지를 활애하여 장식하게 될 것이다.
오후 내내 함께 동행해준 무설재 쥔장의 친구
일명 귀여운 여인 박혜영...타피스트이다.
잘 나가던 서울대 출신의 화가에서 프랑스로 훌쩍 날아가
타피스트리 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하고
이제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그녀 박헤영...
그녀와 나눈 이야기 삼매경에서 드러내 보여지지 못했던 속내와
인생의 참 모습과 중년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제 그녀 또한
춘천의 명물임은 말랄 것도 없음이요
혹여 춘천으로 날아갈 일 이라면
반드시 그녀와의 동행도 놓치지 말 일이니
웬만한 명소와 명인을 주르륵 꿰고 있는 그녀이니 말이다.
하루,
이런 저런 이유로 나선 길, 춘천에서의 하루가
불어오는 봄바람만큼이나
따스하고도 정겨웠음이니
그 하루가 넘치는 복날이다.
.....나머지
다심원, 가산 갤러리, 피스 오브 마인드 북카페 이야기는
각자의 컨셉대로 새롭게 쓰여질 것이니 기대하시라....
첫댓글 다심원의 솟대가 정겹네요. 줜장의 자태도 단아하십니다. 마당쇠께서 직접 기와로 벽을 만드셨나 보네요. 편안하게 춘천가는 길....구경했습니다. 학창시절 청량리에서 비둘기호 타고 강촌,대성리로 MT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맞아요...저희 세대에겐 대성리가 기억에서 사라질 수 없죠. 하긴 지금도 그렇다지만 예전같은 낭만은 어렵죠?
아무튼 춘천은 끌리는 도시여요~!
번잡스럽지도 않으면서 고여있지도 않는 그러면서도 예술적인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죠.
정말로 수고 하셨습니다 책도 잘 받아 보았구요 사진 솜씨도 대단 하지만 졍겨운 글솜씨에 감탄 했습니다 또한번 뵙기를 청합니다 다심원 마당쇠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