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1:1]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및 죽은 자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도된 바울은....."
사람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이암은 것도 아니요 - 사도 바울은 자신의 사도권이 인간적인 기원이나 수단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밝힌다. 이처럼 자신의 사도권을 편지의 서두에서 강조하는 것은 당시 바울이 예수의 열두 제자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다는 이유를 들어 바울의 사도성을 부인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대주의를 고수하는 거짓 교사들로 당시 갈라디아 교인들을 심하게 미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울은 실제로 예수의 열 한 사도들처럼 예수의 지상 사역을 목격하거나 맛디아처럼 공식적으로 선출되지 않았으나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목격하였고 이방인의 사도로서 소명을 받았으므로 조금도 사도의 자격에 부족한 것이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 - 본 구절에 해당하는 헬라어 본문은 '알라'('그러나')로 시작되고 있어 바울의 사도권이 하나님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바울은 자신이 가진 사도권의 기원을 언급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를 함께 언급하였다.
이는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동일한 권위를 가지신 분이심을 전제하였음을 보여준다. 죽은 자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살리신 -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의 기원(起源)이 부활하신 주님에 있음을 밝힘으로써 더욱 그의 논지를 분명히 한다. 주의 부활은 당시 초대 교회성도들의 신앙의 근거요 '다메섹의 경험'(행 9:1-18)을 통해서 회심한 바울 자신의 신앙의 근거였다. 사도된 바울 - '아포스톨로스''사도'는 관사 없이 사용되었다.
이는 사도 바울 자신만이 유일한 사도인 것은 아님을 암시한다. 사실 예수의 열 두제자들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도'라는 칭호는 사용되었다. 원래 '아포스톨로스'는 헬라어를 사용하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개인이나 단체의 권익을 옹호하는 대표자를 의미했으나 예수께서 오신 이후에는 예수의 복음을 전하는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Boice). 한편 초대 교회는 사도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 (1) 그리스도의 공생애 사역과 부활하신 주를 목격하고, (2) 그리스도에 의해 복음 사역자로 택함받은 자가 그것이다.
[갈 1:2]
함께 있는 모든 형제로 더불어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에게...."
함께 있는 모든 형제 - 바울은 보통 그의 서신서의 서두에서 인사말을 할 때에 동역자들의 이름을 밝히지만, 단지 '형제들'이라고 표현한 경우도 종종 있다. 여기서 '형제들'이 누구를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분분하다. (1) 혹자는 믿음으로 예수를 주로 고백하는 모든 성도들의 무리라고 한다. (2) 혹자는 바울과 함께 선교 여행 중에 있는 선교단 전체를 의미한다고 한다. (3) 혹자는 바울을 지지하는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4) 혹자는 이 편지가 수리아 안디옥에서 남쪽 갈라디아에 보내는 것이라고 보고 '형제들'이 안디옥 교회 지도자들을 가리킨다고 본다 (5) 혹자는 이 편지가 고린도에서 북쪽 갈라디아에 보낸 편지라면 고린도에 선교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믿기시작한 사람들을 통틀어 가리킨다고 본다 위의 견해들 중(4),(5)번이 가장 타당한 듯하다.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에게 - 다른 서신들에서 나타나는 수신자에 대한 칭찬과 존경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마
그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교회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교회냐 하는 문제는 논란이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1차 전도 여행 때 A.D. 47-48 복음을 전했던 곳으로서 바울로부터 복음의 진리를 들었던 교회들임에 틀림없다. 바울은 복음의 진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곁길로 가고 있는 자들을 책망하기 위해 본서를 쓰고있다.
[갈 1:3]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 바울은 하나님에 대하여 '아버지'로 부르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는 '주'라는 칭호를 붙여 쓰고 있다. 이 두 칭호는 사도 바울의 신앙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초대 교회의 신앙 고백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서 '주'에 해당하는 헬라어 '퀴리오스'는 히브리어의 '아도나이'와 같은 뜻으로 70인역에서는 '야웨'를 읽을 때 사용되었다.
따라서 신약에서의 예수의 호칭 가운데 하나인 '주'의 헬라어 '퀴리오스'는 구약의 '야웨'와 예수 그리스도가 본질상 동일함을 보여준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예수를 '주'로 섬김으로써 유일한 믿음의 대상으로 여겼으며 또한 그들의 기도를 들어 응답하시는 분으로(행 7:59, 60:고후 12:8) 믿었다.
은혜와 평강 - '은혜'에 해당하는 헬라어 '카리스'는 죄로 인해 더러워진 인간에게 자유와 용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게속적인 선물을 뜻하며 '평강'의 헬라어 '에이레네'는 히브리어의 '샬롬'으로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과 죄인사이에 이루어진 평화를 뜻한다.
[갈 1:4]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곧 우리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악한 세대에서 우리를 건지시려고 우리 죄를 위하여 자기 몸을 드리셨으니...."
이 악한 세대에서 - '세대'의 시간적 개념은 현재적인 시점과 다가오는 시점을 포함한다. 그러나 본절에서의 '악한세대'는 '다가오는 세대' 즉 영원한 축복의 세대와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서 '이 세대'를 의미한다. 한편 유대인들은 '메시야의 오심'을 기준으로 이전 시대를 가리켜 '이 세대'라 칭하였고 메시야가 도래한 이후의 시대를 '올 세대'(하올람 합바)라고 하였다. 결국 '세대'에 대한 신약의 개념은 구약에서 유래된 것이다.
바울은 본절에서 이러한 맥락을 염두에 두고 '이 세대'를 언급하면서 '악한'(포네루)이라는 형용사를 덧붙여 '이 세대'가 갖는 특성을 강조하였다.자기 몸을 드리셨으니 - '자기 몸을 드리셨으니'에 해당하는 헬라어 '투돈토스 헤아우톤'은 앞 구절의 '예수 그리스도'를 수식하는 형용사절이다. 이렇듯 그리스도에 대해 설명하는 예를 다른 서신들의 서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갈라디아 교인들이 그리스도에 대해 가지고있는 오류가 독특하였고,
따라서 바울이 이를 시정해 주기 위해 본 구절을 덧붙여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바울은 복음의 진리를 희석시키고자 하는 유대주의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죽음을 제시하여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외에 다른 것을 통해 구원받고자 하는 행위는 그리스도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며,율법을 섬긴다는 이유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무시하는 행위는 하나님을 볘반하는 일임을 경고한 것이다.
[갈 1:5]
영광이 저에게 세세토록 있을찌어다 아멘...."
영광이 저에게 세세토록 있을지어다 - 바울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영광을 돌리고 있다. 이는 흔히 인사말 뒤에 나오는 부드러운 송영의 의미라기보다는 롬 1:25절에 나타나는 송영과같이 하나님과 아들 예수에 대한 헌신과 충성다짐하는 의도를 지닌다. 아멘 - 헬라어 '아멘'은 히브리어에서 유래되었다. 바울에게 있어서 아멘은 하나님께 대한 찬양이나 서신서의 결미어로 사용되었다.
본절에서 '아멘'은 하나님께대한 찬양과 영광이 영원히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악한 세대'의 일시적이며 덧없는 속성과 선명한 대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