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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8경 (2017. 4. 21)
제1경 외도(外島), 내도(內島)의 비경
제2경 해금강(海金剛)
제3경 학동(鶴洞) 흑진주 몽돌해변
제4경 여차, 홍포(虹浦)해안의 절경
제5경 계룡산(鷄龍山)
제6경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神仙臺)
제7경 지심도((只心島) 동백꽃
제8경 공곶이
* 거제 개요; 경상남도 거제시에 속하는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진해만 입구에 가로놓여 있다. 62개의 부속 섬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유인도는 10개 정도이다. 면적은 380.1㎢이고, 해안선 길이는 275.1㎞에 달한다. 남쪽 일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거제시에서 2007. 8. 31 선정했다.
1. 외도, 내도의 비경
바깥 섬 해파리요 안 섬은 진미(珍味) 쥐치
내외가 알콩달콩 선경을 빚어내니
해신이 심술을 부려 돛단배로 띄워요
* 일운면 동쪽 해상에 위치한 내도(안섬)와, 외도(밖섬)는 호수에 떠있는 돛단배처럼 아름다운 쌍 섬이다. 안쪽에 있는 섬이 내도이고, 밖에 있는 섬이 외도이다. 외도에는 서구식 인공식물원이 있고, 쥐치를 닮은 내도에는 진귀한 ‘팔손이나무’가 자란다. 이곳이 거제8경 중 왜 제1경이 되었는지 사실 의아하다. 지방자치단체 또는, 이해관계자의 상업적 계산 때문 아닐까?
* 쥐치: 쥐치과 바닷물고기. 몸은 마름모꼴에 가깝고 옆으로 납작[側扁]하다. 주둥이는 뾰족하게 튀어나오고, 꼬리지느러미는 짧다. 한때 전국의 80%가 사천시 근해에서 잡혔으나, 무자비한 남획으로 현재는 거의 고갈된 상태에 있다.
*해신: 포페이돈(영어 Poseidon, 그리스어: Ποσειδών)은 희랍 신화에 나오는 바다·지진·돌풍의 신이다. 로마 신화의 넵투누스(라틴어: Neptūnus)에 해당한다.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 태어났으며, 제우스 및 하데스 등과는 형제지간이다. 올림포스의 12신의 첫 번째 세대에 속한다. 돌고래, 물고기, 말, 소가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주로 삼지창(트리아이나)을 들고 물고기나, 돌고래 떼와 함께 긴 머리카락과 수염을 날리며, 파도를 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성미가 급하고,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툭하면, 다른 신들이나 인간들과 다투었다.(위키 백과)
* 졸작 미음완보 제119번 ‘외도’(外島) 시조 참조.
2. 해금강
한려에 노는 금강 갖가지 모습인데
약초 향 바람결에 거나히 취한 파도
부서진 하얀 포말이 진신사리 앗아가
*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해금강지구의 중심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 1971년 3월 명승 제2호로 지정되었고, 지정구역이 223,992㎡에 이른다. 거제도 최남부의 갈곶(乫串)과, 작은 돌섬인 갈도(葛島 칡섬) 일대는 기암괴석이 중첩하고, 하늘로 치솟아 경승을 이룬다. 그 모양이 만물상을 빚어 금강산의 해금강을 방불하므로, ‘거제해금강’이라 불러왔다. 갈도는 약초가 많다 하여 ‘약초섬’이라고 불렸는데, 아열대식물 3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수십 미터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열 ‘十’ 자로 드러나는 십자동굴은 가히 조물주의 걸작이다. 일 년에 단 두 차례만 사자바위 사이로 솟는 일출의 모습이 환상적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용수정). 원래 거제8경 중 단연 제1경이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제2경으로 밀렸다. 한자 뫼 山 자 형상이다.
* 졸작 미음완보 제117번 ‘거제 해금강’ 시조 전재(轉載).
3.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학 머리 해변에는 몽돌이 자글자글
흑진주 살 밟으니 청산도 품속으로
팔색조(八色鳥) 신비한 울음 귀청 후빈 가인아
* 폭 50m, 길이 1.2km의 한국 최대 규모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흑진주 같은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전국 해변 중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남해안의 맑고 깨끗한 물이 파도 쳐 몽돌을 굴리면, '자글자글' 귀여운 소리를 낸다. 2001년 환경부는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뽑았다.. 해안을 따라 발 지압을 하며 걸으면, 노자산, 가라산의 능선이 부드럽게 가슴으로 다가온다. 코앞에 펼쳐지는 야생 동백림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 233호로 지정된 ‘팔색조’의 울음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옆 마을 ‘수산’에는 아직껏 ‘별신굿’이 이어져 내려오고, 앞 두 산의 희귀식물은 한국식물학 연구의 보고이다. 망산 자락 밑에 올망졸망 모여 앉은 섬들의 모습은, 이웃과 어울려 사는 거제인의 다정함을 그려낸 한 폭의 동양화이다.(거제도 8경은 무엇인가요? 2015. 5. 2 발췌 수정)
* 팔색조;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 204호인, 참새목 팔색조과에 속하는 소형의 희귀한 나그네새로, 몸길이 16~18cm이다. 여덟 가지의 아름다운 색깔을 띠고 있어 팔색조라고 한다. 울음은 '호오잇, 호오잇' 또는, ‘큐큐큐’ 하고 퉁소와 같은 소리를 내며, 울창한 활엽수림에 서식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국가적색목록 취약(VU)종이다.
4. 여차 홍포해변의 절경
길 걷다 룰루랄라 여차하면 홍포 가요
시침 뗀 몽돌 파도 법음(法音) 먹는 돌미역
일몰은 속세 일 덮어 반달 그린 해안선
*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해안도로를 걷다 바라보면, 구도를 달리하는 여러 폭의 산수화로 변한다. 해질 녘에 닿으면 세상일 다 내려놓게 하는 일몰, 어느 하나 장관이 아닌 것이 없다. 등산객의 숨을 고르게 해준 ‘망산’(望山)에 오르면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바다 안개에 싸인 다도해의 풍경이 파고든다.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로 지는 환상적인 해넘이는 내려오는 발길을 붙잡으며, 장엄한 일출도 이에 못지않다. 가파른 산자락 아래 위치한 여차만의 몽돌해변은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갈 때마다 자연의 소리를 던져주고는 시치미를 뗀다. 그 소리를 먹고 자란 자연산 돌미역은 길게 펼쳐진 이 지역의 특산물이다. 대병대도와 매물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떠있어, 매년 연말에 사진사들이 진을 친다. 여차의 본명은 계창포(鷄唱浦)였는데, 다시 계창개로, 언제부터 여차로 바뀌었는지 모른다.(김철우 저 『거제도』 제 91면)
* 관세음 묘음! 해조음 법음! 법음(法音)은 범음(梵音)이라고도 한다. 해조음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파도소리를 뜻한다.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 참조.
5. 계룡산
몸뚱이 용인데도 정상은 닭 벼슬로
바위 된 푸른 비늘 뺨 스친 억새풀꽃
상잔(相殘)은 쓰라린 회억(回憶) 절규 맺힌 수용소
* 거제의 진산(鎭山, 566m)으로, 가라산(585m) 다음으로 높다. 본섬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여러 고을을 팔 벌려 거느리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다는 의상대가 있고, 능선을 따라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바위 등 기암괴석과, 가을이면 은빛 찬란한 억새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능선을 따라 내려다보면, 옛 거제현지와 거제부가 있었던 거제면, 둔덕면 일대는 물론, 현재 시청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고현만, 故 김영삼(金泳三 1927~2015) 전 대통령이 태어난 장목면, 대우조선해양이 자리한 옥포만이 가물가물 시야에 들어온다. 이산 자락에 위치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안고, 가슴을 풀어헤쳐 동족상잔의 쓰라린 상처를 내보이며, 나태한 우리를 꾸짖는다.
* 졸작 미음완보 제 118 번 ‘거제 포로수용소’ 참조‘
6.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띠밭늘 길게 뻗어 연인들 즐긴 산보
바닷가 청옥(靑玉) 멍석 가무 벌린 신선이여
어촌엔 붓방아 없소 발로 그린 수채화
* 함목을 지나 해금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면, 그림 같은 ‘도장포 어촌마을’이 나오고, 고개만 들면 '바람의 언덕'이 수채화처럼 눈 안에 가득 찬다. 다시 되잡아 언덕을 올라 도로의 남쪽 전망대에 서면, 신선이 되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름 하여 '신선대'다. '바람의 언덕'은 띠가 덮인 언덕이라 옛 이름도 '띠밭늘'이었다. 길게 뻗어 청정해역으로 감싸여 있기에 언제나 바닷바람이 찾는 이를 맞이하는 곳이다. 푸른 바다와 갈매기가 어우르고, 저 멀리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과, 수산마을이 펼쳐져 절경을 이룬다. 바다와 언덕이 조화로워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신선대'는 바다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잡고 앉아, 주변의 아기자기한 경관들을 거느리고 신선놀음을 하는 형상이다. 다포도, 천장산과 함께 오색바위, 다도해 풍경 등을 조망할 수 있으며, 그 자락에 작은 몽돌해수욕장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바람의 언덕’은 국립공원 안의 부지이지만, 사유지로 거제시와 분쟁이 생겼다. “연간 100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거제 이 언덕 3만3000㎡는, 땅 주인 정 모씨와 시의 마찰로 폐쇄 위기에 놓였다”(2017. 6. 9 중앙일보 보도. 이은지 입력 인용).
7. 동백섬 지심도
선인(仙人) 집 뜨락에는 달거리 새악씨가
동박새 쿡쿡 쪼니 졸지에 서방 생각
쪽댕기 땋은 머릿결 춘정(春情)마저 졸졸해
* 장승포항(長承浦港)에서 20분 정도 도선(渡船)을 타고 가야 하는 섬이다. 상록수와 가지각색의 나무들이 원시림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고도 불린다. 맑은 날은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쪽빛바다 위에 푸른 섬 하나, 어찌 보면 신선의 집 뜨락에 있는 정원 같기도 하고, 바다 위에 올려놓은 수반 같기도 하다. 하늘을 덮은 숲길은 이리저리 나 있고, 터널을 지나는 연인들의 귀에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가 정겹다. 그들의 끓는 사랑은 한겨울에도 붉게 동백꽃으로 피어난다. 아직도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물인 군사시설이 남아 있어, 민족의 아픈 상처를 건드린다.
* 동백기름; 동백나무의 씨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맑은 노란색이다. 오랫동안 두어도 변질되거나 굳지 않고 잘 마르지도 않으며, 나뭇결을 아름답게 유지한다. 여자들 머리에 바르면 참 좋다.(한국 전통가구)
8. 공곶이
가파른 다랑이밭 수선향 진동하니
꼬부랑 동백 숲길 규수(閨秀) 걸음 사뿐대고
한적한 돌담길 해안 고사리손 몽돌아
* 와현(臥峴) 해수욕장을 스쳐 안으로 깊숙이 들면 ‘예구(曳龜)마을’에 닿고, 그곳에서 작은 산 하나를 오르면, 눈앞에 ‘내도’(內島)가 다가선다. 밑자락이 바로 ‘공곶이’〔鞏串〕다. 경사가 심한 이곳에 돌담을 쌓고, 화초를 심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다. 이곳은 부부가 힘을 합쳐 계단식 다랭이 농원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가파른 땅에 돌을 모아 쌓고, 그곳에 화초를 기른 인간승리의 현장이다. 울창한 나무숲 아래, 돌담 사이로 빠져나가 해안에 이르면, 동글동글한 자갈이 깔린 해변이 나온다. 몽돌빛 광택이 빛나는 것은, 원시림을 스쳐간 맑고 푸른 해수(海水)가 시나브로 문지른 덕이리라. 환상의 파라다이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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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더니스》 제19호 2017년 가을호. 풍치시조 3제.
첫댓글 해신의 심술...해금강 파도는 진신사리... 몽돌은 흑진주... 몽돌파도=法音...
계룡산이 공주만 아니라 거제에도 있고요..
'한적한 돌담길 해안', 공곶이는 근처 천주교 공소에 머물렀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한상철 님의 거제8경 시조를 읽으니 2번의 거제 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설 잘 쇠셨습니까? 詩語를 관찰하는 안목이 높습니다. 이렇게 한번 정리를 해두면, 후학이 인문학 연구, 사진, 사생, 관광문화해설 등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