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에서 한나라성립시기까지 가장뛰어난 지략가나 모사, 유능한 장수라고 생각되는 인물을 각각 5~10명정도 추천부탁드립니다. 개인적인 견해도 부탁드립니다.
*지략가나 모사부분과 장수부분을 구분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지략가부터 합니다. 시대순입니다.
제일먼저 관중(管仲)입니다.
관포지교로 매우 유명하지요. 그는 기름진 중원인 하남땅에서 빗겨나간 산동성을 영유하고 있는 제나라의 환공을 춘추시대 제일의 패자로 만든 사람입니다. 환공은 공자시절에 이름이 소백(小白)이었는데요, 소백을 모시던건 그의 친구 포숙아였고, 그는 소백의 형 공자 규(糾)를 모시고 있었지요. 폭군인 제왕 양공이 자기 누나와 간통하는 근친상간을 벌이다가 들켰을때, 그걸 알아버린 노나라왕을 아들 팽생을 시켜 암살했는데, 모략으로 팽생을 오히려 죽게 만든것이 관중입니다. 소백과 규의 형인 제왕 양공이 포악한 정치로 쫓겨난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일때 뛰어난 심계로 경쟁자인 소백을 암살하나 독화살이 소백의 허리띠에 맞는바람에 실패하고 그는 훗날 환공이 된 소백에게 사로잡히고 말지요. 그러나 포숙아의 진언으로 그를 오히려 재상으로 쓰게 되고, 뛰어난 지략과 외교술로 천하의 모든 제후국을 복속시킵니다.
그다음은 손무(孫務)입니다.
손자병법이 현대 미군들까지 익힐정도로 워낙 뛰어나고 유명하다보니 손자병법을 쓴사람은 손무가 아니라 손빈이다 어쩌고 헛소리 하는사람들이 꽤 있었는데요, 1974년인가? 중국 산동성에서 손빈의 유물이 발견되었지요... 그가 쓴 병법서가 하나 출토되었는데, 손무의 병법서와는 확연히 다른것으로 밝혀져 손자병법의 저자는 역시 손무라는것이 입증되었지요... 손무의 업적(?)에 대해선 굳이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백전 백승의 장군이었고, 오왕 합려의 출사요청을 받고 그의 오른팔로 일하며 합려를 패자의 반석에 올려놓지요... 위엣분은 합려를 꼬셔서 복수를 하네 오왕에게 죽네 어쩌네 하시는데 왠 오자서(伍子胥)의 얘기를 손무에게 끌어붙이십니까 ㅡㅡ;; 손무는 간신 백비(伯吉+非)를 제거하는데 실패하고는 벼슬살이에 염증을 느껴서 스스로 강호생활로 돌아간 사람입니다.
다음은 오자서(伍子胥)입니다.
손무의 둘도없는 친구라고도 하구요, 본래 오나라와 불구대천의 원수인 초나라 사람입니다. 그의 집안은 춘추5패의 한사람인 초 장왕의 신임을 받던 태부 오거(伍擧)의 후손인데요, 간신 비무기의 모함으로 집안이 멸족하게 되자, 부모형제의 원수를 갚기위해 오나라로 도망와서 천하제일의 용사이던 경기를 죽이는 요리(要離)와, 합려가 왕이 되기 전에 공자 광이라 불리우던때에 오왕 요를 암살하고 쿠데타를 일으키게 도와준 검객 전제(專諸), 또 손무를 오왕이 된 합려에게 추천하여 같이 군사를 길러, 오군을 천하제일의 강병으로 만듭니다. 결국 합려를 끈질기게 설득해 복수를 하기위해 오군을 이끌고 초나라를 거의 멸망직전까지 몰아넣고 자신의 일족을 몰살한 평왕의 시체에 채찍질까지 하지요. 그의 용병술은 손무에 버금갔다고 하구요, 훗날 월왕 구천에게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계책을 아뢴 범려와 문종이 꼽은것중에 하나가 '적국의 충신을 모살한다'였는데요, 마침 오왕이 된 부차는 간신 백비의 모함에 오자서를 죽여버리고 맙니다. 부차는 오자서의 힘을 빌어 왕이 된 사람이고 오나라의 충신이었는데요, 토사구팽 당한거지요. 훗날 월왕 구천은 오나라를 멸망시킨뒤 백비를 철퇴로 쳐죽이며 '내가 백비를 죽인것은 충신 오자서의 원수를 갚기 위함이다' 라고 했는데요, 적국의 왕마저 경외감을 품게 할만큼 대단한 인물입니다. 왕좌지재라고도 불리웠지요.
다음은 범려(范菉+蟲;菉에서 초두제거)입니다.
지모에 있어서는 오자서와 대등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지요. 손무와 오자서가 정성들여 훈련해 천하제일의 강병이 된 오나라 군대를, 자살부대라는 독특한 계략으로 여지없이 쳐부셔서 오왕 합려를 죽이기도 합니다. 훗날 이거땜에 와신상담 고사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월왕 구천이 합려의 아들 부차에게 끌려갈때도 백년대계의 지략으로 멀쩡히 살려서 월나라로 돌아올수 있게하고, 십여년 후에는 오히려 오왕 부차를 죽여 월왕의 한을 풀도록 만듭니다. 또 구천이 장경오훼(목이길고 입술이 까맣다는 뜻으로, 어려운 시절에는 둘도없는 동지이지만 큰일을 이루고나서는 동지를 멀리하는 사람을 뜻함)의 상이라 하여 스스로 은둔하구요, 중국 4대미녀로 알려진 천하절색 서시(西施)와 연애를 했다는 설까지 있습니다. 은둔하고 나서는 제나라로 가서 장사로 천하제일의 부자가 되는데요, 이름을 도주공 이라고 바꿔서 훗날 부자를 꿈꾸는 상인들의 수호신(?)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손빈(孫肉+賓)입니다.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이구요, 손무의 손자입니다. 같이 동문수학하던 둘도없는 친구인 방연(龐涓)이 위나라의 장군이 된후, 그에게 출사를 부탁했다가, 그의 재능이 대단함을 느낀 방연이 자기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갈까 두려워 모략으로 두다리를 자르는 빈형(肉+賓刑)을 당해 불구가 된 사람입니다. 원래 그의 이름은 위에 쓴 빈자가 아니었으나, 빈형을 당한후 스스로를 자조하는뜻에서 고기육변의 빈자를 썼다고 하지요. 불구의 몸에도 불구하고-_- 그의 재능을 알아본 제나라 장군 전기(田忌)의 추천으로 제왕의 모사가 되어 방연이 대장군으로 있는 위나라를 두번 치는데요, 이때 쓰는 그의 신묘한 병법은 삼국지의 모사들도 여러번 사용합니다. 위포구한지계같은건 원소의 책사 곽도가 조조에게 쓰고, 감정증인지계는 제갈량이 사마의에게 쓰지요. 또 상중하마지계는 오늘날에도 많이 인용되는 병법입니다. 결국 감정증인지계에 걸려 패군을 이끌고 도망가던 방연을 소나무밑에서 쏴죽여 복수하는데 성공하지요. 매우 유명한 병법가입니다.
다음은 장량(張良)입니다.
전국시대를 지나 진과 한시대의 사람이지요.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통일을 이룩하게 만든 사람으로, 매우 뛰어난 모사입니다. 소하와 더불어 유방을 보좌했구요, 정치쪽은 주로 소하가 맡고, 군략쪽은 주로 장량이 맡고, 전투에는 한신과 번쾌가 맡는식으로 한나라를 세웁니다. 유방을 섬기기 전에는 진나라의 진시황을 암살하기 위해 자객을 고용한것은 유명하구요. 훗날 유방이 회음후로까지 봉하면서 그 공을 찬양하던 한신을 반란죄를 뒤집어씌워 살해하는 북새통까지 있었으나, 그는 물러날때를 알고 미리 물러나서 죽음을 면했지요. 원래 어느 나라든지 공신은 공을 이루고나서는 토사구팽 당하는 법인데, 장량은 그걸 간파한거지요. 뭐 워낙 유명한 사람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듯...
이제 장수로...
제일먼저 항우(項羽)라고 생각합니다.
항우를 가리켜 중국역사상 최고의 장사, 역발산기개세, 패왕 등으로 부르지요. 그 용맹과 힘, 무예에 있어서는 당대에 따를자가 없었고, 그이후에도 신화처럼 전해오는 장군입니다. 그가 옛 초나라 군대를 일으키자 시황제가 죽은후의 천하제패국 진나라는 정신을 못차리지요.. ㅡㅡ; 다만 꾀가 없어 유방에게 오강의 싸움터에서 패해 결국 다져진 고깃덩어리로 전락하고 맙니다만... 용맹이 항우만한 장군은 한나라 성립까지뿐 아니라 중국역사에서 아마 찾기 어려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은 한신입니다.
한신은 중국정부에서 지정한 역사상 최고의 장수중 한명으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용맹은 항우에 뒤질지 몰라도 전법의 운용에 있어서는 귀신과 같았기에 항우를 이기고 그를 제거해 한나라를 천하통일국가로 만들수 있었습니다. 그의 병법중에 가장 유명한것이 배수의진 인데요, 사지(死地)에 넣어 병사들을 분기시켜 전력을 극대화하는 명전술이지요. 그는 젊었을적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나가는 유명한 일화도 있구요, 공을 이룬후 그 공의 혜택을 입은 군주로부터 팽(烹)당하는, 참 운없는 인물로도 잘 알려져있지요.
음... 한나라 이전엔 춘추전국시대와 은,주인데... 사실 한나라 이전에는 장수라는게 용맹보다는 지략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또 장수라 해도 지략가와 구분이 가지 않았고... 경기나 초구흔 같은 장수들은 용맹이 무쌍하긴 했지만, 전쟁의 결과는 신통찮았고, 손무나 오자서등도 직책은 장군이었지요... 그래서 한나라때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