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어디로 할 건지 얼릉 결정을 해야 관련자 모두가 편하다.
가는 길에 밭에 먼저 들렀더니 철망 뒤편에 나무들이 모두 제거되었다.
장작불 피워 고기 구워 먹을려고 장만해 둔 장작을 차에 실었다.
회장님 댁에 들러 장작을 내려놓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화두를 꺼냈더니 이따가 밭에 가서 보자고 하신다.
회장님 밭이 측량 결과 우측 고라니 망을 따라서 길게 1미터 이상 남의 땅이라고 한다.
비닐을 걷어내고 말뚝 박고 줄을 매었다. 이대로 고라니망을 옮겨야 한다.
회장님은 경계치 왼쪽 한 고랑을 길게 내어 주셨다.(가운데 흰 통 까지)
소작할 땅이 정해졌으니 퇴비를 먼저 옮기기로 하였다.
써금써금한 외발 수레에 퇴비 3포대를 실으니 힘도 들고 삐거덕 거린다.
두포대씩 싣고 회장님 밭 가장자리로 부지런히 옮기는데 바닥에 쥐구멍이 보인다.
퇴비 서른 대여섯 포대를 모두 회장님 밭으로 옮기고 비닐로 덮었다.
부직포 덮은 가운데 쯤에 비닐하우스를 하라고 하시는데....
어쨌거나 크기는 농기구 보관 정도만 하는 걸로 해야겠다.
회장님 내외분은 측량된 대로 고라니망을 새로 설치중이다.
밭이 이삼십평 줄어든 셈이다.
작년에 철조망을 따라 심은 1년생 더덕이 살아있나 우짠가 싶어 비닐하우스 뒷편으로 가보니
얼씨구나 더덕 싹이 꽤나 많이 보인다.
일년새 크기는 별로 안컸지만 살아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방가워서 살살 조심해서 모두 캤다.
더덕순이 향도 좋고 맛있는데 나중에 보니 약간 질겨서 모두 버렸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복숭아 꽃이 지기 시작하는데 꽃 색깔이 너무나도 이뿌다.
꿀벌이 안보여서 걱정했더니 그래도 앵앵 거리면서 여러마리가 보인다.
퇴비는 다 옮겼으니 다음은 새로 농사할 땅에 두둑을 만들고 거름을 넣어야 한다.
깻묵 액비가 아주 잘 발효되었다.
흰 막은 방선균이고 구수한 내음이 풍긴다.
우공이산....
고추 심을라꼬 관리해 오던 두둑의 흙을 걷어서 새로운 밭으로 퍼날랐다.
한 포대에 20키로씩 두포대를 수레에 싣고 이랴~~ 수십번을 왕복하였다.
원래 있던 두둑에 흙을 추가하여 두둑을 넓혔다.
기존 두둑에는 깻묵액비를 뿌리고 부추를 이식하였다.
1평에 퇴비 2포대를 쏟아붓고서 야생화된 부추와 기존의 부추중 굵은 넘을 골라 4~5개씩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가운데 점적호스는 미생물과 액비를 엄청 많이 쏟아부을 것이다.
부추 다음에는 도라지, 더덕 1년생 심었던 것을 캐와서 다시 심었고,
그 다음은 방풍, 부지깽이, 곰취, 명이나물을 심었다.
얘네들은 그늘을 좋아하기에 두둑 앞에 옥수수 씨앗을 심을 것이다.
모두 심고 나서 잡초 방지와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왕겨를 땅이 안보이도록 뿌렸다.
고라니 망 작업을 하던 사모님이 그래 해도 잡초 방지가 안돼요~~ 하시는데....
관행농 밭 안에서 유기농 할려니 눈총이 심할 것 같다. ㅠㅠ
회장님댁 힘 좋은 막내 아들이 지원을 와서 고라니망 재설치 작업이 거의 끝났다.
고라니망 안쪽에 보이는 빈 터에 퇴비장도 설치하고 액비통도 두고 할 것이다.
4월의 신록이 참 아름답다.
집짓는 사장님이 내어준 밭은 3고랑인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이다.
까이꺼 손이 덜 가는 참깨나 고구마를 심을까 보다.
첫댓글 잘되었네요..그래도 익숙한곳에 오가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고구마는 지난해처럼 봉사활동해주고 얻어드시고..공사사장님 3고랑엔 참깨로!
일주일전에 트레이모종 몇판해서 보험들어놓고 심으시면될듯.
글쎄요. 결정을 하고 보니 가까운 데라 괜찮군요.
면적이 확 줄었고 유실수도 없어지니 일꺼리는 엄청 덜었어요.
쉼터가 없어져서 좀 아쉽지만 그건 괜찮고,
하우스 내외 여러가지 잡다한 짐들을 얼릉 정리하고 나면
일은 한결 수월할 꺼 같아요.
공감해 주심에 감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