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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 강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따져 볼 것 같으면 미신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윗돌도 좋고 나무도 좋으니까 그저 어쨌든지 간에 바윗돌이나 나무이거나 아무데거나 정성을 다하면 그것이 다 기적이 나타날 수가 있는 겁니다. 기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미신이 아니잖아. 먹은 마음이 그대로 이룩된다면 그것은 미신이라고 할 것이 뭐 있습니까? 그런데 중생이 요행수를 바라가지고 때는 꽉 묻혀가지고, 때는 씻을 생각 아니 하고, 좋은 것 받으려고만 하니까 그것이 邪가 붙게 마련인 것이지.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니까.
須知自身罪障이 猶如山海하야 須知理懺事懺으로 可以消除하라
이것이 업장소멸 하라는 그 말 아닙니까? 업장소멸만 되면, 罪滅福生이다 이 말입니다. 죄가 없어지면, 죄업장이 없어지면 복이 생기는 것이다 이 말입니다. 福至心靈입니다. 복이 올 것 같으면 마음은 저절로 신령스러워지는 것이다 이 말. 이 이치를 잘 알고, 요행수를 바라지 말고 지극정성을 다 하라 이 말. 지극정성을 다 하면 밝은 달이 턱~ 나타날 것이다. 그런 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自力을 가지고, 他力을 하라 이 말입니다. 여기 말이 한 마디로 말해서 그것입니다. 眞性緣起를 알라는 소리. 感應이 不虛하야 影響相從이라는 소리가 自力을 가지고, 他力을 신앙하라 이 말입니다. 자력 없이 타력만 했다가는 속박을 당하게 돼버린다 이것이지.
●居衆寮호대 須相讓不爭하며
居衆寮호대, 衆寮에 居호대,
◯衆은 대중이라는 말이고,
◯寮는 대중이 사는 곳. 그러니까 대중이 사는 집. “대중이 사는 큰 방에 공동생활을 할 때에” 그 말이거든.
지금은 우리 한국의 큰 방들은 큰 방에서 그냥, 방바닥에서 그냥 쭉~ 자고 그러지만, 중국이나 일본 같은 데는 여섯 자 반 높이의 침상에 딱 딱 칸이 있거든. 한 칸에 한 사람씩, 한 방에 여섯 명씩 살게 되어있어. 저 위에도 육각정. 여섯 각이잖아? 한 각에 한 사람씩. 그 여섯이라고 하는 것이 六和合이라. 여섯 가지 화합이라.
身ㆍ口ㆍ意ㆍ戒ㆍ見ㆍ利.
◯身和同住하고, 몸이 화합해서 같이 살고,
◯口和無諍하고, 입이 화합해서 서로 다투지 아니하고,
◯意和無違하고, 뜻을 같이 맞추어서 화합해서 서로 어긋남이 없고,
◯戒和同遵하고, 부처님의 계법을 다 같이 준수하고,
◯見和同解하고, 소견. 그 소견을 서로 맞추어, 길고 짧은 것을 맞추어가지고 같이 이해를 한다 이 말입니다. 자기 고집만 내세우지 않고요.
◯利和同均하고, 이익을 서로 균등하게 해서 고루고루 나눈다 이 말입니다. 누구는 먹고 누구는 안 먹고가 아니고, 콩 한쪽이라도 반 조각씩 나눠먹는 것이 利和同均입니다.
이렇게 六和合을 표시합니다.
대중房에 살려고 할 것 같으면, 그렇게 탁~ 제 자리가 있기 때문에 그 방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성곽입니다. 내 방은 나 혼자 딱~ 하니 들어앉기 때문에... 원래가 자기 방에는 다른 사람이 안 들여다보는 겁니다. 남의 방을 함부로 들여다보지 않는 겁니다. 딱딱 두드려서 들어가도 좋냐고 해서 들어오시오! 하면 들어가지만, 안에서 소리 없으면 안 들어가는 것이거든. 실례가 되니까... 그러니까 자기 자리를 딱~ 하니 서로 지켜야 되는데... 한국은 지금 큰 방에 그냥 비집고 앉으면 되지, 무르팍 대고 앉으면 되지 해가지고 너무 비좁게 앉지. 자기 자리가 따로 없는 것이나 한 가지 잖아.
장판 숫자대로 받지도 않찮아. 그렇지? 차라리 장판 선 숫자대로 받으면 다를 텐데 그렇지도 않고 말입니다. 한 곳에 병아리 집어넣듯이 집어넣어가지고 와글ㆍ와글ㆍ와글... 그것이 좀 안 맞는 일이지. 그래서 자기 스스로가 제 자리 딱 지키기 때문에 居衆寮호대 須相讓不爭이라. 여러 사람이 사니까 서로 맞지 않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거든. 거기에서 서로 사양한다! 이 말입니다. 서로 사양해서 다투지 말아라. 이 세상은 전부가 생존경쟁의 사회이기 때문에, 생존경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서로 사양을 해라. 사양할 줄 모르면 싸워야 되거든. 사양 아니 하면 싸워야 될 것 아닙니까? 서로 사양하면 싸울 일이 없게 되는 것이지.
옛날에 우리 어릴 때, 국민학교 교과서에는 두 형제가 아주 서로 양보심이 아주 많고 이런데, 농사를 지어가지고 가을에 벼가마니를 쌓거든. 밤에 벼가마니를 살살 지고 가가지고 형님 집 뜰에 쌓아놓은 거기에 쌓아놓는 겁니다. 그런데 형님은 또 자기 아우 못 사는가 싶어가지고 짊어지고 가서 또 갖다 놓는 겁니다. 거 이상스럽거든. 좀 줄었어야 될 것인데 안 줄었다 이 말입니다. 둘이가 서로... 그 이튿날 또 밤중에 또 져다놓고, 둘이 똑 같이 해. 동생도 져다 놓고, 형님도 져다 놓고... 두 가마니나 내가 어제 밤에도 져다 놓고 오늘 밤에도 져다 놨으니 표가 나야 될 텐데 그냥 있거든. ‘거 이상하다’ 이튿날 또 짊어지고 갑니다. 둘이 그냥 끝이 없지.
형은 여기다 져다 놓고, 동생은 저기다 져다 놓고... 둘이 계속 져다 놓다가 하루는 둘이 중간에서 마주쳤어. “누구냐?” “누구냐?” 벼가마니를 짊어진 형제가 서로 그랬거든.
“아이, 형님 어디 갑니까?”“너는 어디 가느냐?”둘이 마주쳤어. 옛날 상투를한 영감들이 둘이 벼가마니를 둘러매고 길가에서 마주쳐가지고 “허 그것 참, 이상스럽다고 했더니 그렇구나!” 하는 그런 얘기가 국민학교 교과서에 있었어. 그것이 말하자면 양보의 미덕이거든. 相讓不爭이라. 제일 처음에 사람을 만나면 溫. 溫이라는 것은 따뜻해야 된다! 이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훈기가 풍겨야 된다! 이 말입니다. 쌀쌀하지 말고...
서울에 어떤 아가씨가 있는데 나이가 30이 넘도록 시집을 못 가. 당최 가려고 해도 시집이 안 가져. 그녀가 안경을 썼는데 하얀 테에다 안경을 큼직하게 썼어. 얼음장이 붙어있어 보이는데, 생긴 것이, 어떤 머슴아가 살짝 건드렸다가는 귀싸대기 착~ 올려붙일 것 같은 그런 기상입니다. 계집아이가 머슴아들이 좀 건드리면 씩~ 웃고 간다든가, 윙크를 하면 적당하게 받아 넘길 줄 알고 이래야 될 텐데 건드렸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그런 기상으로 쌩쌩하니까 시집을 못 가지.
“야, 니 안경 벗어버려라. 안경 벗어버리고, 좀 작고 여자 같은 부드러운 그런 안경을 써라”
따뜻하다는 뜻은 부드럽다 이 말이거든요. 누구든지 말을 붙이고 싶고, 좀 가까이 하고 싶고, 얘기하고 싶은 그것이 ◯溫이라 이 말입니다. 溫이라는 것이 溫德이거든요. 따뜻한 덕. 그것이 제일중요하다 이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공손할 ◯恭입니다. 사람이 공손하다 이 말입니다. 공손하다 하는 것이 전화를 하나 받더라도 “야, 지족암인데 왜요? 없어요” 탁 끊고 이러면 지족암 전부 찬물 끼얹는 겁니다. 그러지 말고 좋게 “예~, 아 그렇습니까? 예~ 잘 알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이왕이면 이런 식으로 좋게 받으면 기분좋다! 이 말입니다. 공손한 것을 자꾸 익혀버릇해야 된다! 이 말입니다. 미운 사람이라도... 옛말에 미운 사람 떡 한 개 더 주라는 말이 있잖아. 미운 사람이라도, 허허 하고 이렇게 등을 두드려 줄줄 아는 그런 아량이 있어야 되는 것이거든. 그러면 그것이 다 덕이 되는 겁니다.
그 다음에 ◯겸손할 줄 알아야 됩니다. 서로 겸손해서 “아이고, 제가 뭐 압니까? 그러시지요” 이렇게 사람이 겸양의 미덕. 겸손한 미덕을 보일 줄 알아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 다음에 모든 것을, 궂은 것은 나한테 돌리고 좋은 것은 저 사람에게 주는 ◯양보심이 있어야 된다 이 말입니다. 이것이 다 相讓不爭이라는 말속에 있는 뜻입니다. 양보할 줄 알아야 된다.
그 다음에 어질 ◯良입니다. 사람이 참 아무리 봐도,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중은 중다워야 되거든요. “중은 자다 만져 봐도 중이다.” 옛말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아무개 그 사람이야 참, 자다 만져 봐도 중이지.” 그런,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이리 뒤치나 저리 뒤치나 중이다 이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어질 良자, 그것이 다 붙어 있기 때문에 溫ㆍ恭ㆍ謙ㆍ讓ㆍ良. 이 다섯 가지. 이것이면 다 되는 겁니다.
須相讓不爭이라. 서로 사양해서 다투지 말라.
어떤 아주 의가 좋은 두 형제가 길을 가는데, 가다가 길바닥에서 금 덩어리 두 개를 발견 했습니다. 야~ 이거 금 덩어리 아니냐고, 그렇다고, “하나 씩 나눠 가집시다” 하고, 하나 씩 나눠 가졌거든요. 둘이 나눠 가지고, “아 거참, 이것이 어쩐 일이지?” 우리 형제가 재수가 좋아서 이 좋은 재물이 생겼으니 좋다! 이 말입니다. 희한하게 하느님이 복을 내려 준 것이라고 둘이 좋다고 갑니다. 한 10리쯤 가가지고 나루터에서 강을 건너가거든요.
동생이 “에잇 이놈의 것” 금 덩어리를 꺼내가지고 강물에다 탁~ 던져버리거든. 형이 “왜 그러느냐? 미쳤느냐? 왜 금 덩어리를 강물에다 던지느냐?” “아이고 형님, 참 죄송합니다” 이러거든. “뭐가 죄송하다는 말인가?” “제가 겉껍데기로는 참 우리가 복이 많다고, 하느님이 우리에게 금 덩어리를 하나 씩 줬다고 좋다고 갖고 왔는데, 그 전에는 그런 생각 저런 생각이 하나도 없었는데 10리 동안 오면서 내가 얼마나 마음속에 별별 아주 지옥갈 생각을 다 했습니다”“무슨 소린가?”“이거 형님한테 참, 죽을 죄를 졌습니다” 나중에는 형님을 죽일 생각까지 났다는 겁니다. 형님이 없었으면 이것 두 개 다 내차지인데, 형 때문에 한 개를 잃어버렸다고 그 생각을 하다가 보니까 섬뜩하기도 하고, 자신이 아주 고약한 놈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이것이 있기 전에는 그런 생각 저런 생각 하나 없고, 우리 형님이 이 세상에서 제일이라고만 생각 하고 그랬는데, 이것 때문에, 이놈의 금 덩어리가 뭐냐? 이 겁니다.
“이것 때문에 형제의 의리도 없고, 인정도 사정도 다 없이 그런 고약한 생각까지 났으니 이런 놈을 가만 두면 됩니까? 물에 빠져 뒤지라” 하고 물에다 던졌다 이 겁니다. 그러니까 형님이 동생 손을 덥석 잡으면서 “네 생각과 나도 똑 같았다” 이 겁니다. “에이 요놈의 금, 니도 빠져 죽어라” 형님도 금 덩어리를 물에 탁~ 던져버렸다는 겁니다. 사실은 둘의 생각이 똑 같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황금이라고 하는 그 놈이 오면 그만,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검게 만들고 악하게 만들었다 이 겁니다. 그래서 그 두 형제가 금 덩어리를 강물에다 던졌다. 그것이 말하자면 양보의 미덕이라는 얘기입니다.
須相讓不爭하며, 서로 사양해서 다투지 말며
●須互相扶護하며, 서로서로 붙들어 두호하며, 생존경쟁의 세상이니까 “너는 죽고 나는 살자”하는 식으로 나오면 결국에는 남는 것이 없거든... 자기 혼자 독불장군이라 말입니다. 자기 혼자 올라가봐야 별 수가 있나? 互相扶護라. 서로서로 붙들어 두호해야만, 생존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생존경쟁의 세계에서 서로서로 다 같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것이 된다! 이 말이지.
●愼諍論勝負하며, 諍論에, 말로 다투어가지고, 다툼질이 있어가지고 勝負... 이기고 지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고... 또 성질이 고약한 사람이 뭐 말을 옳으니 그르니 하고 따지는데, 어쨌든지 자기 것만 내세우고 남의 말을 안 들어주는 사람이 많고, 하여간 그런 사람들은 따지기 위해서 따지는 겁니다. 따지기 위해서 말을 지껄이는 겁니다. 남이 무슨 소리를 하면 잘 들어보고 옳은가 그른가를 생각해볼 생각은 안 하고, 남이 말할 적에 그것을 반대할 그 궁리만 하고 앉았거든... 그래가지고 그 소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어쨌든지 그냥 막 총알 같이 달려들거든. 그러면 안 된다 이 겁니다. 남의 반대 의견이 있으면 어떠한 의견이든 배우기 위해서 그것 다 들어줘야 된다! 이 겁니다.
“모모”라는 책 읽어보셨습니까? 미카엘 엔데의 “모모”라는 책 있어. 그 모모는 말을 하지 않고, 누구의 얘기를 들을 줄만 알아. 누구의 얘기든지 들어주기만 하고, 가만히 들어주고 고개만 끄떡끄떡 하면 다 해결이 나. 들어주기만 하지 나의 무슨 소리를 하지 아니 해. 둘이 싸움을 하다가 모모한테로 가자! 이 겁니다. 둘이 싸움을 하다가 모모 앞에 가가지고서는 어쩌구저쩌구 둘이 싸우거든. 싸우면 모모는 열심히 들어주기만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지껄일 땐 이 사람만 쳐다보고 고개만 끄떡끄떡. 저 사람이 지껄일 땐 이 사람만 쳐다보고 고개만 끄떡끄떡. 한참 그러고 있으면 둘이 서로가 마음이 부드러워가지고 “에이 그만 싸우자, 서로 싸울 것 뭐 있나?” 서로 악수하고 돌아가는 겁니다. 참 희한하지. 그런 아이가 있어. 그 아이가 조그마한 아이인데. “네 몇 살이냐?” 이러면 “300살이요” 이럴 때도 있고, “네 몇 살이냐?” 이러면 “500살이요” 이럴 때도 있고. 아이가 자기 나이가 몇 살인 줄도 몰라. 그런 아이가 있어.
우리의 마음자리는 歷千劫而不古하고 亘萬歲而長今이라. 천겁을 지내도 이 마음자리라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亘萬歲而長今이라. 만 년을 지나가더라도, 만세를 지나가더라도 이대로다. 장차 이대로다. 조금도 다름이 없어. 어릴 때 생각이나 지금 생각이나 생각은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소견이 조금 더 트이고 견문이 조금 늘었으니까 있는 것뿐이지 마음자리는 어릴 때 마음이나 지금 마음이나, 마음은 변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그래 능엄경에는 卽身變而名不生滅이라. 몸뚱이는 변한다 이것이지요. 어릴 때는 저 성당이 하늘 꼭대기까지 닿는 것 같이 되게 높아 보였는데 요새는 보면 조그맣게 보이거든요. 고향땅에 가 보면 조그마하거든. 아 따야 제가 어릴 때 그 산도 그냥 금강산 백두산처럼 높은 줄 알았는데 지금 가보니 산도, 산도 아니거든. 조그마하거든. 그렇게 다른데,
그러니까 몸뚱이는 다르지만 마음은 다름이 없다! 이 겁니다.
그러니까 “변하는 자”는 죽음이 있지만,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있지만, “변하지 않는 이 마음자리”는 늙는 것도 아니요 병드는 것도 아니요 죽는 것도 아니 다 이 말입니다.
不生滅입니다. 마음자리라는 것은 생멸이 없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자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영원한 것이고, 영원한 것은 바로 그것이 진리다! 이 말입니다. 그것을 깨닫고 그것을 개발하면 부처이고, 그것을 迷하면 중생이다 이 말이거든요.
愼諍論에 勝負, 이기고 지고하기를 삼가라.
●愼聚頭閑話하며, 머리를 모아서 한가하게 얘기 지껄이는 것을 삼가라.
쓸데없이 서로 모여가지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지대방에 잘 안 갑니다. 지대방에 가봐야 시시껍질한 소리만 지껄여대고, 옛날부터 젊은 중들 지대방에 앉으면 온갖 잡담 다 지껄이거든. 천진하게 보면 천진한 것인데, 천진하고 재미있고 좋기는 좋은 것이지만, 공부에는 도움이 하나도 안 되거든.
서울에 어떤 보살이 대중공양을 시키러 금강산에 갔습니다. 선방, 참선하는 스님들 공양 시킨다고... 맛있는 것을 잔뜩 싸 짊어지고 돈 많이 가지고, 마하연 선방에 갔어. 저녁 늦게 가가지고 새벽에 변소 갔다 오다 들으니까... 지대방에서 허허 하하 웃고 떠들고 난리 났거든. 방선하고 나서... 아까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하더니만 방선하고 나니까 지대방에 모여앉아가지고 뭐라고 그 새벽에 떠들고 난리 났단 말입니다.
‘에이 빌어먹을, 순 쌍놈들이네. 에이 점잖지 못하다. 저런 사람들이 무슨 공양 받을 자격이 어디 있겠나?’날도 새기 전에 다시 싸 짊어지고 가버렸거든.
한 고개를 넘어가니 장안사 염불당인데, 장안사 거기는 대처승들입니다. 점잖은 대처승영감들의 집에는 아들 손자들이 수두룩하지... 늙어가지고 할 일 없으니 절에 와가지고 염불이나 하고 그렇게 있는데, 꼭두 감투 쓰고 장삼 입고 거들먹거리며 점잖게 다닙니다. 그러니까 진짜 스님들 같고 좋아 보이거든... 거기다가 공양 다 시켰어. 시키고 서울 가니까 영감님이 “공양 잘 시키고 왔나?” “예” 어디 가서 시켰느냐?고 하니까,
“마하연에 가니까 젊은 중들이 음담패설이나 하고 못 쓰겠습디다. 그래가지고 저쪽 장안사가가지고 거기 점잖은 노장들이 있기에 거기서 시켰습니다”
“이 사람아 자네 공양 잘 못 시켰네. 그 사람들은 입으로만 하는 사람들이지만, 저 사람들은 아들 딸 다 있고 실지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입으로만 음담패설 하지, 진짜배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심심하니까 그저 입으로 지껄여 치워버리는 사람들이고, 저 사람들은 대처승들이니까 집에 가면 영감이고 아버지고 할아버지로 아들 손자가 있다! 이 말입니다. “자네 공양 잘 못 시켰네” 어쨌든지 간에 지대방에서 떠드는 바람에 얻어먹을 것 못 얻어먹었잖아. 聚頭閑話라. 머리를 모아가지고 앉아가지고 시시껍질한 소리 지껄이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 전에 여기 윤포산 스님이라고 하는 스님이 서울 휘문중학을 다닐 때, “우리가 나라를 뺏기고 그 빼앗은 도적들의 본거지가 조선총독부니까, 다이나마이트 10개만 가지면 저 조선총독부를 폭파시킬 수 있다. 몇 날 몇 시에 우리 비밀로 잠입해가지고 파괴시키자. 너는 어디에 설치하고, 너는 어디에 설치하고...” 그 취지를 서로 모았는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 하나가 가서 고발 했거든. 그래가지고 몽땅 잡혀서 다 죽었어. 윤포산 스님이, 유명한 윤치호의 조카입니다. 스님도 그 때 죽으려는 판인데 삼촌이 백마를 타고 와가지고 살려냈어. 집에 와서는 실컷 두드려 맞고는, 집에 와서는 두드려 맞는 것이야 괜찮지. 골병들도록 두드려 맞겠나! ‘에라 이 세상 다 버리자’ 하고는 금강산으로 갔다가, 오대산에 와가지고 적멸보궁에 백일기도 하고 중이 되었어.
朗朗大月이 中央進(랑낭대월중앙진)하니, 밝고 밝은 큰 달이 중앙에 진압하니
群星이 失生萬里散(군성이실생만리산)이라. 많은 별들이 빛을 잃고 만리로 흩어지더라.
三角雲峰은 不動立(삼각운봉부동립)이요. 삼각산 큰 봉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섰는데,
碧波漢水는 長長流(벽파한수장장유)라. 푸른 물결 한강물은 길이길이 흘러간다.
이것이 그의 출가 시입니다. 아주 웅장한 기개를 가지고 있지요.
그런데 이 양반은 겨울이든 여름이든 양말을 신는 법이 없어. 아무리 추울 때라도 양말 신는 법이 없어요. 조그마한 단화, 구두하나 맨발에다 신고, 오대산 적멸궁에 백일기도를 하는데, 그 때는 눈이 한 길씩 쌓였어. 그 중대소까지 5리 가까이 되거든. 거기를 한 번도 쉬지 않고, 그 눈을 치는 겁니다. 기운이 천하장사입니다. 그래 올라가가지고는 마지막 7일간을 석가모니불 기도를 하는데 마지막 7일간은‘오줌눈다’고, 물도 한 모금 안 먹고, 오줌 한 방울도 안 누고 서가지고는 밥한 숟갈 안 먹고 7일 동안을 서서 석가모니불을 부르는데... 그 소리가 점점 커지더라는 겁니다. 그래가지고 그이가 중노릇을 했는데, 일찍 죽어버렸어. 일찍 죽어버려서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
聚頭閑話라. 머리를 모아가지고 한가로운 얘기를 해서 이익 될 것 하나도 없고, 공부에 모두 어지러움만 오게 되니까 하지 말라.
●愼誤着他鞋하라. 남의 신을 誤着하지 말라. 남의 신 신고 다니지 말라. 이것도 상당히 중요한 겁니다.
그 전에 조계사가가지고 신 안 잃어버릴 정도 되면 한국 불교가 빠르게 핀다는 소리가 있는데 어쨌든지 간에 조계사가가지고 신 안 잃어버리는 사람이 없어. 구조 자체도 그렇지만, 현관에 우부룩이 벗어놓으니까 좋은 구두는 들고 가버리거든. 그것 아주 곤란한 일이거든. 이 대중생활이라고 하는 것은 질서를 의미하는 것이거든. 신 한 켤레를 바로 벗느냐? 또 걸음걸이를 바로 걷느냐? 이것이 인격도야의 표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하녀들이 손님 오면, “아~, 어서 오십시오” 하고 인사를 하고 손님이 올라서면 신을 반드시 탁 돌려놔. 나갈 적에 신기 좋으라고 딱 돌려놓는데, 돌려놓을 적에 신 바닥을 척 본답니다. 신 바닥이 반반하게 닳았는가? 한 쪽이 삐딱하게 닳았는가? 신을 깨끗하게 신고 다니는가? 안경 쓴 사람은 안경이 깨끗한가? 때가 잔뜩 묻은 것을 끼고 다니는가? 신 바닥을 보고, 옷이야 좋은 옷을 입었든지 안 좋은 옷을 입었든지 且置하고, 신 바닥 반듯하게 닳은 사람한테는 좋은 차를 대접하고, 차는 자기한테 달려 있으니까요. 신 바닥이 삐딱하게 닳았으면 ‘에이 이 사람은 좋은 차 마실 자격 없다!’안 좋은 씁쓰구레한 것을 내 놓는 답니다. 마시려면 마시고, 안 마시려면 말라고... 밥도 그런 식으로 그렇게 차려다 주고. 신 신는 것 하나도 중요한 것이고. 그런데 하물며 남의 신 신으면 되는가? 그것은 말도 아니지. 그러니까 자기 발하고 똑 같다고 아무 신이나 신으면 안 되거든. 誤着他鞋. 남의 신을 誤着하지 말라.
●愼坐臥越次니라. 앉고 누움에 차례를 넘지 말지니라.
제자리 제가 지켜야 된다! 이 말입니다. 남의 자리에 가서 덥석덥석 앉는다! 든가, 이것 말입니다. 남의 자리에 가서 앉으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할 것 같으면 남의 자리에 앉는 것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 자리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감물때가 있어요. 감물때가 한 사람 앞에 하나 씩 딱 딱 있어. 남의 책상 앞에 앉으면 괜히 할 일없이 저절로 남의 것 만지게 되거든. 볼펜을 가지고 낙서도 괜히 하게 되고. 또 서랍도 열어보게 되는 수도 있다! 이 말입니다. 아예 거기에 아니 앉으면 남의 서랍을 열어볼 필요도 없는데, 남의 책상에 앉으면 할 일이 있으나 없으나 서랍 열어보게 된다! 이 말입니다. 남의 책상서랍 열어보면 안 보던 것 보면 ‘이상스럽다. 구경할까?’보고 말입니다. 그것이 다 안 좋은 것이다! 이 말입니다. 구태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앉고 눕는데 차례를 넘지 말라. 坐臥를 갖다가, 앉고 눕는데 제자리를 잘 지킬 줄 알아야 된다. 남의 자리를 함부로 넘나들어선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큰 방에서의 행동하는 질서를 말하는 것이고,
●對客言談에 不得揚於家醜하고,
손님을 대하여 言談할 때에, 얘기를 할 때에 揚於家醜를 하지 말고, 揚於家醜 = 家醜를 드러낸다! 이 말입니다. 집안의 더럽고 안 좋은 일을 드러내서 얘기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 뭐 사람 사는 마당에... 부처님 탁자 밑에는 먼지 밖에 없다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도 있고, 부처님 탁자 밑에 기어들어가 보세요. 부처님이 그렇게 신성하고 거룩한 것 같지만 탁자 밑에는 먼지만 수북하지, 어느 사람이 탁자 밑에 들어가서 청소하나?
그렇다 하듯이 아무리 똑똑하고 잘 나고 깨끗한 사람이라도 똥구멍에는 똥 묻었지 별 수 있겠나?
그러니까 밑구멍 들치면 다 깨끗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어디에나 안 좋은 점이 있는데, 안 좋은 점만 파내는 전문가가 있어. 남 안 좋은 것만 파내. 좋은 점은 안 드러내고, 좋은 얘기는 싹 숨겨버리고 안 좋은 것만 쏙 쏙 드러내는 그 사람, 아주 박덕하고 못 쓰는 사람이라! 이 겁니다. 그 반대로 안 좋은 것은 덮어버리고 좋은 것만 드러내라! 이 겁니다. 不得揚於家醜하고, 家醜. 집안의 안 좋은 일을 드러내지 말라.
●但讚院門佛事니라. 다만 院門의 佛事를 찬탄할 것이니라. 院門. 사원의 문 안에, 산문 안에 佛事. 좋은 일, 부처님 일. 불사는 여러 가지 불사지. 요새는 이 불사라는 소리가 꼭 개와 불사ㆍ축대불사ㆍ가사불사. 공사하는 것을 모조리 불사라고 해. 불사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佛이라고 하는 것은 깨닫는다는 뜻이지. 그렇지? 깨달음. 깨닫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내가 깨닫는 일이 ◯불사입니다. 그러니까 공부하는 일이고, 남을 깨우치는 일이 ◯불사입니다. 내가 깨닫고, 남을 깨우치는 일이 이런 말하자면 覺行이 圓滿하는, 깨달음과 그 행이 원만한 일을 하는 것. 그것을 도와주는 일.
그것이 佛事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기왓장을 하나 헌와 한다 하더라도 세상에 불법 모르는 사람한테, “기왓장 시주하면 다 복 되는 것이니까 하십시오” 해서 그로 말미암아서 불법에 들어오게 되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으니까 그것도 그런 식으로 보면 불사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工事에 속하지 꼭 불사라고 볼 수가 없어. 축대 쌓는 것이 공사지 무슨 불사입니까? 工事와 佛事를 그것은 구분 못하고 걸핏하면 자꾸 불사라고 하는 소리가 너무 많은데, 불사 너무 난발입니다. 그래서 절 집안의 좋은 일만 얘기하라!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설사 아무개가 서울연세대학 대학 나왔다 하더라도 “아, 서울대학 출신이야” 이런 것쯤은 괜찮은 겁니다. 그것 다 좋은 겁니다. 대학 강사지만 “아, 대학 교수님이야” 강사님이나 교수님이나 역시 거기가 거기니까 꼭 무슨 “시간 강사님이야” 이럴 필요가 뭐 있습니까? 아무래도 그것은 사람을 쥐어뜯는 것이거든. “교수님이야” 하면 되는 것이지 “시간 강사님이야” 꼭 그럴 필요가 뭐 있습니까? 그러니까 사람을 얘기하더라도 그렇다 그 말입니다. 대학 졸업을 아니 하고, 대학 중퇴했어도 “아, 그 사람 대학출신이야” 하면 좋지 꼭 “아, 그 사람 대학 중퇴했지” 그래야만 속 시원하나? 안 그래?
그러니까 사람을 얘기 하더라도 좀 도와서 얘기하지, 그것을 꼭 박박 긁어가지고 얘기 하는 것은, 그것은 박덕한 소치이고 말 자체가 그것은 복스럽지 못한 말이기 때문에 그럼 안 된다! 이 겁니다. 밥 먹는데도 복이 달렸고, 말 한마디에도 복이 달렸고, 손 하나 들고 발 하나 놓는데 다 거기에 복이 달렸고, 걸음걸이 하나에도 복이 달렸고, 한 생각 먹는데 다 큰 복이 달렸습니다. 복이 안 달리고 복이 똑 떨어지면 죄지. 복 아니면 죄지. 복 아니면 죄입니다. 밝은 것 아니면 어두운 것이기 때문에, 功德黑暗이 常常隨逐이니라. 공덕과 흑암은 항상 서로 쫓아다니느니라.
어떤 여자가 턱~ 하니 어떤 부잣집에 들어왔거든. 들어왔는데 그 여자가 와 따 어떻게 잘 났는지 환히 인물도 잘 나고 이렇거든요. 아주 잘 났거든요. “너희 집이 어디냐?”이러니까 “집도 없고 절도 없고 나는 주인이 없어요” 이러거든요. “아이고 그래? 어째서 우리 집에 들어왔지?” “이 집에 좀 살 수 있으면 살려고 왔습니다”“아이고 살려고? 그럼 살라. 네가 뭐를 할 수 있는데?”“내가 뭐든지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가 가는 곳에는 재수 없는 사람은 재수 있어지고, 내가 가는 곳에는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이 생기게 되고, 내가 있는 곳에는 기분 나쁜 사람은 다 기분 좋아지고, 내가 가는 곳에는 안 되는 일이 다 잘 되고, 병이 있는 집에는 병이 낫고” 세상천지 그런 보배덩어리가 없는 겁니다. 자기가 그런 사람이라는 겁니다.
이름이 뭐냐니까 “내가 功德女라” 이러거든요. 功德女. 이름이 功德이라는 겁니다. 내가 가는 곳에는 모든 그런 덕이 나타난다! 이 겁니다. 功과 德이 나타난다! 이 겁니다. “아이고 그러냐?”고 “그러면 우리 집에 좀 계시라” 고 그러니까 “그럴까요?” 그럴까요? 이러는데 앗 따 바로 뒤따라서 웬 여자가 들어오는데 왓 따 쳐다보자마자 욕질(?)이 나게 생긴 여자입니다. 막 콧물눈곱이 그냥 질질질질, 머리는 그냥 비비비비 형편없이 미친 여자가 들어오는데, 이거는 냄새가 푹푹 나고 아주 더럽기가 말도 못할 그런 여자가 들어오거든. “네가 누구냐?”“나는 黑暗女입니다” 이러거든요. 黑暗이라는 겁니다.
“너는 뭔데?” 이러니까 “내가 가는 곳에는 기분 좋은 사람은 기분 나빠지고, 내가 가는 곳에는 병 없는 사람은 병 생기고, 내가 가는 곳에는 재물이 있는 사람은 재물이 없어지고, 내가 가는 곳에는 어쨌든지 간에 재수 있던 사람이 재수 없어지고...” 그것이 정 반대입니다. 그렇다는 겁니다. “이년 안 나갈래? 때려 죽여 버리겠다. 나가라” 이러니까 “나는 저 功德女하고 떨어지지 못하는 사람인데...” 이러거든요. 어째서 그러냐니까 당신네 눈에는 안 보이지만 등이 같이 붙었다는 겁니다. 등이 같이 붙은 형제니까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功德女한테 진짜 그러냐?니까 그렇다는 겁니다.
功德黑暗이 常常隨逐이라. 공덕녀와 흑암녀는 항상 같이 붙어 다닌다 이 말입니다. 밝은 것 아니면 어두운 것 아닙니까? 이것이 밝으면 저것은 어둡고, 이것은 맛있으니까 먹지요? 먹으면 내 놓야지요. 이것이 밥이면 밑에는 똥이다! 이겁니다. 들이쉬는 숨은 밥이고 내쉬는 숨은 똥 아닙니까? 하나가 없어도 안 되는 겁니다. 들이쉬고 못 내쉬어도 안 되고, 내쉬고 못 들이쉬어도 안 되고요. 그것은 공덕과 흑암은 항상 같이 다닙니다. 들이쉬는 숨은 밥 기운 아닙니까? 내쉬는 숨은 똥 기운이거든요. 산소ㆍ탄소. 산소ㆍ탄소. 이렇잖아. 이런 것이니까 여기에 턱~ 하니 우리는 마음을 원만하게 써 버릇해야 된다!는 그런 말입니다.
●不得詣庫房하야 見聞雜事하고 自生疑惑이어다.
庫房에 나아가서 잡된 일을 보고 듣고 스스로 의혹을 내지 말지어다. 그랬거든.
庫房에 나아가서, 고방이라는 것이 곳집이라는 말인데, 고방이라는 것이 꼭 창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창고는 너저리 벅적한 것 온갖 것 다 있잖아. 사무실 같은, 살림집 같은 데라는 말이지. 고방이라면 꼭 쌀 고방만 고방이 아니라, 사무실이나 주방이나 부식창고 같은 데나, 또 남의 책상이나 냉장고 같은 것이나...
그 전에 한 번은 뒷방에서 보살들 몇 명과 대추 껍질을 좀 까서 짝짝짝짝 썰어서 꿀에다 재어가지고 수덕사 노스님 갖다 드리려고 그래서 도마를 갖다놓고... 지금 행자 방 뒤. 거기가 약간 침침하잖아. 대구신도들이 와서 들여다봤어. 얼른 들여다보고 가버렸거든.
가서 뭐라고 소문났느냐 하면
“지족암에 소고기 썰고 있더라” 소고기 썰고 있더라고 소문이 났어.
벌겋고 썰고 있고 뭐 골라내고 이러거든. “아, 지족암에 큰스님 율사스님이고 도인스님이라고 하더니만, 소고기 썰고 있더라” 앗 따 그렇게 소문이 나가지고... 참 웃기는 일이지.
그것이 詣庫房하야, 庫房에 나아가서 見聞雜事라. 잡된 일을, 쓸데없는 일을 보고 듣고 自生疑惑이라. 스스로 의혹심을 내는 겁니다. 그런 일도 있을 수가 있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안 보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지요.
이조 말년에 중이 아주 괄시 받을 때, 경상 감사가 양산 통도사를 갔는데, 저녁에 감사한테 홍시를 대접하려고, 말랑말랑한 홍시에 하얗게 먼지가 묻어 있거든. 요새같이 보드라운 가재수건 같은 것이 있나? 옛날에는 수건이라고 해야 뻣뻣한 무명 베 수건인데 그걸로 닦다가 잘못 닦다가 터지거든. 터진 것을 갖다 줄 수도 없고 어떻해? 들고서는 혓바닥으로 살~ 핥으는 겁니다. 혓바닥으로 핥으면 터지지 않거든. 경상 감사가 변소 간에 가다가 그것을 어떻게 문틈으로 봤어. ‘야 저 놈들이 저것을 나를 갖다 주려고 저렇게 핥고 있구나. 에이 저 놈들 모두 곤장을 줘야 되겠다’싶어 가지고 안 먹고 그 이튿날 차담 가지온 별좌. 院主 밑에 別座들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별좌가 여럿입니다. 공숙별좌ㆍ사중별좌ㆍ귀빈별좌ㆍ각각 별좌들이 있어. 귀빈별좌라면 貴賓들 차담 차리는데 있고. 공숙별좌라고 하면 귀빈들 오면, 귀빈들 음식 차리는 별좌가 따로 있고. 그들은 기술자들이거든. 얼마나 기술자냐 할 것 같으면 옛날에 나무 불 때가지고 밥하잖아? 혼자 솥에다가 쌀 앉혀가지고 밥을 하는데, 손으로 불을 때는 것이 아니라 발로 불을 때. 발로 나무를 밀어 넣으면서 한 손으로는 튀각 굽거든. 이 쪽 손으로는 끌어내면서 이 쪽 손으로는 뭐 집어넣으면서 가로 치면서 착착 상 차려내. 다른 사람보다 열 배 빨라. 또 어지간히 불탔으면 꺼내가지고 거기다가 삼발이 놓고 장 지져. 맛도 좋고 기술도 좋고. 오죽해야 공양주를 40년 산 이도 있고 그렇거든. 공양주만 30년 40년... 월급으로 한 달에 쌀 한말 받아.
그것 받아가지고 논 사고 상좌 공부 시키고. 옛날 공양주 스님들은 그러거든. 그런 공양주들이 얼마나 잘 하느냐 할 것 같으면, 30명 대중들을 밥 하고 국 끓이고 반찬해서 상 탁 들여놓고, 밥 하고 국 그릇 다 들여놓고, 벌써 누룽지 솩~ 긁어가지고서는 밥하고 한 그릇 먹고, 큰 방에서 나오기 전에 숭늉들여놓고, 큰 방에서 상 나오기 전에 벌써 솥 다 닦고, 그 정도로 솜씨가 빨라. 해인사도 그 전에 40년 공양주 하던 이가 있었지. 지금 그런 이들이 다 죽었어.
그러니까 不得詣庫房하야 見聞雜事하고 自生疑惑이어다.
愼坐臥越次. 坐次는 戒次거든요. 계 받은 차서대로 앉는 것이거든. 그런데 사미들은 나이대로 앉고, 비구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늦게 온 사람은, 계가 늦은 사람은 뒤에 앉거든. 중간에 죄를 지어가지고 대중에게, 말하자면 승가바시사 참법을 받은 사람은 그 동안에 저 끝의 자리에 가서 앉아. 坐臥越次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잘 알아서, 내가 어느 자리에 있다! 하는 것을 스스로 알고, 옆의 사람에게 계차가 얼마 됐다는 것을 묻고, 지금도 남방에 가면 그래. 남방에 가면 “계차가 얼마나 됩니까?” 이렇게 물어가지고 얼마 됐다! 그러면 자기는 몇 년이라고 이렇게 얘기를 해가지고 앉을 윗자리 아랫자리를 정해.
나 한번 어디 신도 집에 공양청정을 갔는데 제가 태국말은 못하니까 영어를 조금하는 노장이 저더러 계차가 얼마나 되느냐?고 해서... 그 때가 35~6년 됐지만, 한 30년 됐다고 그랬거든...
대략 30년 쯤 됐다고 했더니 영감은 지금 한 서 너 달 밖에 안 됐거든. 깜짝 놀라가지고 “깍” 하더니 앞에 퍽 엎어져 절을 하면서 “당신이 제일 윗자리입니다” 이렇게 계가 높다고 하면 껌뻑 죽습니다.
坐臥越次. 앉고 눕는데 질서를 잘 지킬 줄 알아야 된다.
見聞雜事하고 自生疑惑이라. 스스로 의혹심을 내지 말라. 남을 의심 한다는 것. 남을 의심한다는 것이. 이것이 참 안 좋은 것이거든. 그런데 말로는 아니해도 속으로 ‘아마 그렇지? 보자’이런 것이 있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다 번뇌 망상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하지 말라. 다 화합하라. 이것이 큰 방에 사는 질서이고, 규칙을 말하는 겁니다. 完
제 19 강
●非要事어든 不得 //
遊州獵縣하야 與俗交通하야
令他憎嫉하고 失自道情이어다
非要事어든, 요긴한 일이 아니거든 고을에 놀며, 고을에 돌아다녀서 속인으로 더불어, 사귀어 통하여 他로 하여금 미움을 사고, 스스로 道情을 잃지 말지어다.
요긴한 일이 아니거든 고을에 놀고, 고을에 돌아다니지 말라. 특히 결제 중에는 遊州獵縣을 못하게 되어있거든. 가만히 있으면 어쨌든지 간에 들썩거리고 싶어 가지고 바늘방석이 궁둥이를 자꾸 찌르거든... 遊州獵縣이라. 고을에 놀고 고을에 사냥 한다는 소리가 아예 아무 의식 없이 돌아다니는 겁니다. 사냥꾼이 어디 여기서 동으로 간다. 서로 간다는 소리가 있나? 먹이 따라 가지고서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것이지. 아예 할 일 없이 돌아다닌다는 뜻이지.
與俗交通하야, 그렇게 하고 다니다 보니까 속인들로 더불어 交通할 수밖에 없다 이 말입니다. 교통이, 요새 교통이 아니라 사귀고 통하고 뭐라고 거래를 하는 것이지. 그래서 속인들을 교화하는 것이 아니고, 속인들한테 동화가 된다 그 말입니다. 敎化가 아닌, 同化가 된다 그 말입니다. 대중교화가 아니라, 대중한테 동화가 돼버리거든요. 이것이 문제입니다. 동화가 되지 아니하고 교화만 한다면 좋은 일 아닙니까? 교화가 될 수가 없지. 자기가 수행이 없으니까. 자기 공부가 아니 되었는데 어떻게 교화를 할 수가 있나? 결국 동화가 돼버리는 수밖에...
與俗交通. 그러니까 ‘에이 시원치 않다’고, 선생도 한 시간 강의 시적부적 한다고 해도 미리 무엇을 할 것을 준비를 전혀 준비를 안 해 놓으면 옛날에 하던 것 그냥 할 수 밖에 없거든...
학생들이 그러거든. “선생님은 만날 손 때 묻은 노트, 저것만 가지고 다닌다” 고...
“저 노트 숨겨버릴까? 저 노트 숨겨버리면 강의도 못해 먹을 것 아닌가?”불평하는 학생들이 있더라고. 그것이 조금 옛날식인데, 한 10년 20년 전에는 많이 그랬다고.
요새는 선생들이 그래가지고는 안 되거든. 아주 짜임새 있게 몇 분간 무슨 얘기, 몇 분간 무슨 얘기할 것을 딱 90분 간 채울 것을 준비 완벽하게 해가지고 가도, 그것이 잘 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도 있고 ... 그렇지?
그래도 어쨌든 간에 준비는 완벽하게 해야 됩니다. 그런데 저는 준비 하잘 것도 없지만, 이 사람들 해놓은 소리 뭐라고 했는가 싶어가지고 대충은 걷어봐야 됩니다. 다 는 안 보더라도 한 줄에서 서 너 자 씩은 봐야 되거든. 서너자씩만 보면 대강 무슨 소린지 아니까. 그래 실력이 없으면, 강의가 시원치않고 하면 다른 사람이‘시시하다’고 이런 소리 듣게 돼 있거든. 그렇지 않아요?
令他憎嫉이라. 미워하고, 미울 嫉자인데 이것을 질투할 질자라고도 하지요. 嫉 = 계집 女변에 병 疾해 있으니까 질투가 여자의 병이라는 말입니다. 마음 忄변에 일찍 曾하면 미울 ◯憎자이고, 사람 人변에 일찍 曾하면 ◯僧이고, 사람 人변에 골짜기 谷자 하면 ◯俗이고요. 사람이 골짜기 속이 꼭 끼어가지고, 앞산 뒷산 그 사이에 딱 있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견문이 부족하다 그 말입니다. 거기서 그냥, 그 테두리 속에서 살다가 말아버린다 이 말입니다. 그것이 속인, 그것이 속물입니다. 僧자는 사람이 일찍이 진리의 세계를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괜히 남을 넘겨잡고, 일찍 曾자는 넘겨잡고 그래가지고는 미워하고 싫어하고 그런 일이 생긴다 이 말입니다.
令他憎嫉(영타증질)하고, 타로 하여금 미움을 사게 하고,
失自道情(실자도정)이어다. 道情을 잃지 말지어다. 不得 멘 꼭대기에
옛날 화장장엄세계 속에서, 꽃밭 속에서, 꽃잎 술 속에서 꽃 일천 이파리가 일천 연꽃이 핀, 일천 연꽃 꽃떨기 속에서 몸부림치는 원숭이 한 마리가 탁~ 튀어 나왔다! 이 겁니다. 그것이 열매가 되어서 튀어 나왔다! 말입니다. 연꽃이라는 것은 열매가 연꽃하고 같이 생기거든. 그래서 연꽃이 지면 열매도 같이 따 먹게 된다! 이 말입니다. 연꽃은 그런 것거든. 그래서 연밥처럼 하나가 탁 떨어졌는데 그것이 사람 모양으로 생긴 원숭이입니다. 원숭이는 본래 까부는 것이 원숭이거든. 잠시도 가만히 안 있어. 덜러쿵, 덜러쿵, 덜러쿵, 덜러쿵, 덜러쿵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그렇게 날뛰거든.. 궁둥이를 까뒤집고, 재주를 넘고, 줄을 타고 또 거꾸로 내려오고 올라가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 것이 원숭이입니다. 보름 보름달밤에 알밤 줍는 다람쥐보다 더 설치는 것이 원숭이거든. 그런데 이 원숭이 이름이 돌 원숭이입니다. 돌 원숭이라는 것이 혼자 났다고 해서 돌 원숭이고, 대가리가 돌덩이처럼 여물다고 그래서 돌 원숭이이고 그래. 이놈이 가만히만 있으면 좀 점잖고 괜찮을 텐데 가만히 있나? 아~ 설치고 돌아친다! 이 말입니다. 가만히 안 있고 설치고 돌아치고 자꾸 문밖으로 쫓아다니다 보니까 온갖 견물생심이 많다! 이 말입니다. 보고는 그냥 괜히 마음이 생기거든...
예쁜 여자 보니까 다른 마음 나고, 술 보니까 마시고, 천도복숭아 보니까 막 따 먹고, 그냥 막 설치고 다녀서 네 것, 내 것 가릴 것 뭐 있나? 까짓 것, 네 것이든가 내 것이든가 막 따 먹고 설치고 돌아다니다가 붙잡혀가지고선 이 놈의 자식 감옥에 가둬야 된다고 붙잡아가는 놈을 이리치고, 저리치고 대가리로 亂打. 한 번 씩 받아버리니 돌 원숭이니까. 한 번씩만 받으면 그냥 잡아 가던 놈이 부서져버려. 그렇게 혼을 내고서는 또 도망 가버리고, 도망 가버리고 어디까지 갔느냐 하면 도리천까지 올라갔어. 도리천 복숭아밭에 가니까 가운데 특출한 복숭아나무가 척 섰는데, 머리통만한 복숭아가 있어. 천도복숭아입니다.
이 복숭아를 한 개만 따 먹어도, 천 년씩 산다는 겁니다. 열 개만 따 먹으면 만 년을 사는 겁니다. 100개만 따 먹으면 10만년 사는 것이지. 천도복숭아의 빛이 번쩍 번쩍 번쩍 나거든...
제석천왕이, 옥황상제가 그것을 제일 아끼는 과일입니다. 그래서 시자들로 하여금 장군들을 시켜서 잘 지키라고 이러는 것이거든. 곁에다가 황금나무로 전부 난간을 치고 범접 못하도록 했는데, 아 이놈의 돌 원숭이가 거기에 와가지고서는 아~ 요거 하나 따 먹자 하고 따서 홀딱 먹어 버리고, 두 개 따 먹으려다 걸렸다! 이 말입니다.
걸려가지고 이놈의 자식이, 이런 도둑놈이 어디서 와서 복숭아를 따 먹느냐고 하니까, 복숭아나무를 발로 탁~ 차니까 그 큰 복숭아나무가 뚝 부러져버렸어. 뚝 부러져가지고 복숭아를 있는 대로 막 주워 먹고서는 도망을 갑니다.
제석천왕이 저 놈 잡아라, 저 놈 도둑놈 저 놈 잡아라 해가지고 天軍들을 다 풀었어요. 8만4천 천군을 풀어가지고 돌 원숭이 이놈을 잡으려고 하니까 막 싸움을 해가지고 전부다 쫓아버리고는 용왕궁속으로 푹 들어가 버렸어. 바다 속으로 들어갔으니, 흔적이 없으니 찾을 수가 있나? 바다 속으로 푹~~ 들어가서 사가라 용왕 궁에 들어갔어. 용왕 궁에 가서는 “어험, 내 대가리가 무슨 대가리인줄 아나? 이것이 돌대가리다. 한 대 들이 받으면 집이든 뭐든 다 박살난다” “아이구 알아 모시겠습니다” 높은 자리에 떡 모셨어. 술 가져 오너라, 뭐 가져 오너라, 예쁜 여자들 다 곁으로 다 오너라! 해가지고 진탕 먹고, 모두들 갔으면 하는 눈치를 보이니, 내가 그냥 갈 줄 아느냐?고 좋은 선물을 하나 달라!고 이러거든.
그 용왕궁 안에 보물이 있기는 있는데, 그 보물을 누가 드는 사람이 없어.
그 보물이 뭐냐 할 것 같으면 길이가 10만 8천리요 무게가 8만 4천근이나 되는 황금 기둥이 하나 있거든. 그렇지만 무게가 8만 4천근이요 길이가 10만 8천리 그렇게 크니 누가 건드릴 수가 있나? 만질 수가 없거든.
“제일가는 보물이 있기는 있는데, 그것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왜 못 줘?”
“드려도 가져갈 수가 없을 겁니다”“주기만 줘봐. 가져가고 안 가져가는 건 내가 알아서 할 것이지” 그러니까 안내를 했어. 안내를 해서 가보니 앗 따 금빛이 번쩍번쩍 나는 황금 기둥이 있거든. 앗 따 그 것 좋거든.
돌 원숭이가 그것을 머리로 한 번 탁~ 받으면서 “작아져라~” 하고 소리를 지르니까 그것이 바늘처럼 작아져버려. 딱 주워서 귀 안에다 넣고 빠이빠이! 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나오니까 천군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때려잡으려고 할 것 아니가? 나라연천하고 낙타천하고 굉장한 하늘의 장군들이 전부 기다리고 있다가 잡으려고 달려들으니까 그 황금 기둥을 싹 꺼내가지고 “본래대로 커져라” 하니까 길이가 10만 8천리요 무게가 8만 4천근이나 되는 이놈을 가지고 한 번 쥐어흔드니까 8만 4천 천군들이 그냥 혼비백산 해가지고 다 도망가 버려.
아 이래가지고 도저히 저 놈을 잡을 재간이 없다 말입니다. 그래서 제석천왕이, 저 놈을 그냥 놔뒀다가는 큰일 날 놈이거든. 그래서‘저 놈을 잡으려면 우리 신력가지고는 안 되겠고, 아무래도 석가여래한테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석가여래부처님 한테 “저 놈 좀 잡아 주이소”가서 부탁을 했어. 천상 사람도 답답한 일, 안 되는 일이 있으면 석가여래부처님한테 부탁하는 것이 제일 수입니다. 부처님한테 부탁해야지 도리가 없어. 우리 인간들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네 마음대로 안 되면 부처님한테 부탁하는 수밖에 더 있나? 그것이 기도지.
“그저 어찌됐든지 좀 봐 주이소” 부처님이 떡~ “그래? 제석천왕이 좋은 일도 많이 하는데 그런 부랑한 놈이 나와 가지고 그렇게 쥐어흔든다니 그것 참 그냥 둬서는 안 되겠네. 손오공은(돌 원숭이) 이리 오너라. 네 재주가 뭐 뭐 있는지 말을 해봐라” “내 재주요? 다른 것은 그만 다 놔두고 제가 궁둥이 한 번만 까딱하면, 근두박질 구름이 나타나는데 [筋斗雲(근두운)] 근두운을 잡아타면 한 번 궁둥이 까딱 할 때 10만 8천리씩 날읍니다. 이런 재주 가진 사람 어디 있어?” “그래? 나도 그런 재주가 조금 있긴 있는데, 나도 근두박질할 줄 조금 아는데, 그럼 심심한데 네하고 내하고 누가 더 빨리 가는가 경주나 한 번 해볼까? ”
“그래 한 번 해봅시다” “시~~ 작”
눈 깜짝할 새에 둘이 다 없어졌어. 석가여래도 없어지고, 돌 원숭이도 없어지고... 석가여래한테 안 떨어지려고 궁둥이를 까닥ㆍ까닥ㆍ까닥ㆍ까닥ㆍ한 번 까닥할 적에 10만 8천리씩 가거든. 한 번 까닥할 적에 10만 8천리씩 날아가니까 얼마를, 얼마를 갔는지 하늘 끝 까지 갔어. 더 갈 데가 없는 것 같거든. 저~~ 기보니까 기둥이 다섯 개가 턱~ 서있어. 하늘 끝이라 하는 표시 같아.
‘아 저거 하늘 끝이라고 표시 해놨는가 보다’복판에 가서 자기 이름을 턱 써놓고 돌아서려니까 오줌이 마려워. 거기 복판 기둥에다가 오줌을 찍~ 깔기고서는 딱 돌아서니까 “가기는 어디가노~~?”어디서 그 소리가 나거든. ‘이것이 무슨 소린가?’하고 딱 쳐다보니까 부처님의 손바닥입니다. 다섯 기둥은 부처님의 손가락 다섯 개입니다.
그래 딱 잡혔습니다. “야 이놈의 원숭이새끼야” 그것이 원숭이 猻자거든요. 잣 나비 猻자거든. 猻 돌 원숭이입니다. “너는 이놈아, 가만히 놔두면 많은 사람을 해칠 놈이니까 너는 꼼짝 못하게 잡혀 갇혀야 되겠다” 쉽게 말해서 수도하는 사람이 잡혀 갇히는 것과 한 가지입니다. 가둬놓는 겁니다. 가둬놓고 가만히 있어야 딴 짓을 안 하지, 자꾸 나가면 그냥 딴 짓하거든... 나가면 딴 짓하니까 나가지 못하게 탁 잡아 가둬두는 겁니다.
오음산이라고 하는 산 속에 굴이 있는데, 그 굴속에다 딱 가둬놨어요. 돌문으로 딱 잠갔는데 그 돌문이 옴 마니 반메훔이라고 하는 돌문입니다. “많이도 말고 500년만 여기서 가만히 도를 닦고, 질 들여 가지고 나오너라. 500년이면 길 들일 거다” 500년 동안을 꼼짝 못하고 거기에 갇혀있어요. 거기서 감옥살이를 했어.
그 때에 삼장법사가 떡~ 하니 길을 가다가, 삼장법사가 서천 서역으로 경을 가지러 가는데, 보디가드가 하나 있어야 되겠거든. 그래서 관세음보살을 찾아가서 “관세음보살님요. 부탁 좀 합시다”
“무슨 부탁?”“제가 먼 길을 가는데 보디가드가 있어야 되겠습니다. 하나 추천 해주십시오” “그래? 서천 서역국에 가다보면 명사산이 있느니라” 모래산이 있는데 모래가 울어. 제가 재작년에 가 보니까 모래산이 윙윙윙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울어. 청해성 돈황 명사산에 가면 산들이 전부 완전히 모래덩어리 뿐입니다. 전부 모래 무더기인데, 이것이 만순이라고 하는 계절풍이 불기 시작하면 울기시작 하는 겁니다. 윙윙~~ 울면서 먼지가 그냥 하늘을 덮고 날아가지고, 자고나면 저쪽 들판에 모래산이 하나 생기고 이쪽에는 산이 없어져버려. 그 날 밤에 또 모래가 울기 시작하면 이쪽에 모래 산이 생기고 저쪽에는 없어져버려. 그런 산이 한 개 두 개가 아닙니다.
“명사산을 넘어가다 볼 것 같으면 유사하라고 하는 냇물이 있느니라. 유사하라고 하는 강물이 있고, 모래가 흘러가는 강물입니다. 그 강물을 지나 갈 것 같으면 오음산이 있는데, 오음산 꼭대기에 가면 옴 마니 반메훔이라는 돌문이 있다. 돌문을 열 것 같으면 거기에 돌 원숭이 한 마리가 갇혀 있는데, 그 놈을 꺼내어 머리를 깎아서 제자를 만들어 데리고 다녀라. 기운이 천하장사다” 그 말대로 가서 오음산 문을 턱~ 여니까 천지가 폭파하는 소리가 나더니, 화산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돌 원숭이가 거기서 튀어나왔거든요.
“어응~” 하고 튀어나와 가지고는 절을 꾸벅하면서 “사부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러거든. 그래서 “네가 오늘부터 계를 받으라. 受五戒十戒等하야 善知持犯開遮니라” 하고서는 이름을 悟空이라고 지어줬어요. 五蘊이 皆空하니 度一切苦厄이라. 五蘊산이 空한 것을 깨달았다고 그래서 悟空입니다. 손이라고 하는 것은 잣 나비 猻자니까 본래가 원숭이고. 그래서 猻悟空입니다.
그래가지고 이놈을 데리고 가는데 원숭이는 어떻게든 본 성질이 까부는 놈이니까 찌뜩ㆍ짜뜩ㆍ찌뜩ㆍ짜뜩하고 곤륜산을 떡~ 넘어가는데 갑자기 도둑놈 여섯 놈이 숲 속에서 달려들면서 보따리 다 내놓고, 입은 옷도 다 내놓고 가라고 하거든... “못 주면 어쩔거냐?” 이러니까 “어쩌다니? 못 주면 너희 대가리 깨야지”“깨려면 깨라” 이놈들이 막 도끼. 칼을 가지고 대가리를 때리는데 대가리가 돌대가리거든... 돌대가리를 암만 때려봐야 소용이 있나? 칼이 다 부러져버리고 도끼가 다 문드러져버리고, 다 소용없어. “아이구 팔 아파라, 팔 아파서 더 못 때리겠네” 이러거든. “못 때리겠지? 너희가 나를 실컷 때렸으니 그러면 나한테 맞아라”
손오공이 귓등에서 방망이를 싹~ 꺼내가지고 “적당하게 커져라” 하니까 적당하게 커지니까 황금 방망이로 그 놈들 대가리를 한 차례씩 탁 탁 하고 때리니 골바가지가 팍 팍 깨져가지고 여섯 명이 다 죽어버렸어. 앗 따 삼장법사는 얼마나 놀랐던지 똥이 마려워서 똥 눟고 오니까 사람을 여섯이나 때려 죽여 놨거든. 그것이 뭐냐 할 것 같으면 六賊. 無眼ㆍ耳ㆍ鼻ㆍ舌ㆍ身ㆍ意아닙니까? 眼ㆍ耳ㆍ鼻ㆍ舌ㆍ身ㆍ意을 모두 타파시키는 겁니다.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그렇잖아요. 眼耳鼻舌身意. 6적을 파괴한 겁니다.
삼장법사가 있다가 廻六賊하면 而六神通이요. 육적을 돌이키면 육신통을 삼고, 廻六識하야 而六波羅蜜이라. 육식을 돌이키면 육바라밀을 삼는다.
離妄求眞하니 離波求水요. 망을 떠나서 진을 따로 구하려고 하는 것은 離波求水니라. 물결을 떠나서 물을 구하려는 것과 같다. 파도를 떠나서 물을 따로 구하려는 것과 같다 이 말입니다. 파도를 떠나서 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망을 떠나서 진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妄. 그것을 뒤집으면 바로 진리입니다.
번뇌를 떠나 성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번뇌가 즉시 菩提. 번뇌망상을 그대로 돌이키면, 8만4천 번뇌망상을 그대로 돌이키면 8만4천 신통묘용이 돼버린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마음하나 쓰기에 따라서 기쁨도 오고ㆍ즐거움도 오고ㆍ슬픔도 오고ㆍ괴로움도 오는 것이다 이 말이거든. 이것이 관자재=아바로키떼스바하!입니다.
觀自在菩薩--> 바로 이것인데 우리는 지금 수도의 도량을 함부로 떠나서는 안 된다는 얘기 입니다. 왜? 수행이 안 됐으니까. 수행이 된 사람이야 관자재가 되었으니까 나가서 일거 수, 일 투족이 그대로 다 중생교화 하는 일이지만, 수행이 안 된 사람은 함부로 큰 볼일 없이 나다니면 바로 그냥 중생한테 동화 되는 일 밖에 없다! 이 말... 계속 그 자리에 가면 거기에 물들어버리고 말지, 그걸 어떻게 항거할 도리가 없는 겁니다.
시대가 시대의 변천을 따르기 마련이고, 지방은 지방의 변천을 따르기 마련이고 그렇지, 거기에서 거슬리고 이길 재주가 없는 것이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나가지 말라는 겁니다. 괜히 쓸데없이 껄렁거리고 나갔다가 자기 道情만 잃어버리고 만다 이 겁니다. 道情. 도 닦는 마음, 信心만 다 떨어지고 오히려 그냥 속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 말입니다.
●儻有要事出行이어든
告住持人과 及管衆者하야 令知去處하며
儻有要事出行이어든, 만약 요긴한 일이 있어 나가게 되거든 告住持人과 及管衆者하야 令知去處하며, 주지스님이든지 管衆者는 입승청중이지요. 대중을 관리하는 자라는 말입니다. 令知去處... 꼭 가는 곳을 알리라는 말입니다. “내가 무슨 일로 갔다 오겠습니다. 몇 시까지 오겠습니다” 해서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고, 얼른 갔다 오는 식으로 하고...
●若入俗家어든 切須堅持正念하야
愼勿見色聞聲하고 流蕩邪心이어든
만약 속가에 들어가거든 간절히 모름지기 正念. 바른 생각을 굳게 가져서 愼勿見色聞聲하고, 색을 보거나 소리 듣는 것을 삼가고, 流蕩邪心이어든, 삿된 마음이 흘러 방탕하지 말 것이다. 말 勿자요. 그렇게 하지 말 것인데
●又况披襟戲笑하야 亂說雜事하며
又况披襟戲笑하야, 또 하물며 옷깃을 헤치고 희롱하는 웃음을 짓거나 亂說雜事하야, 雜事. 잡된 일을 요란하게 지껄이고, 쓸데없는 소리를 허랑 방탕하게 지껄이고,
●非時酒食으로 妄作無碍之行하야 深乖佛戒리오
非時酒食으로, 非時에, 이것은 먼저 우리가 배울 비시는 午時가 지나면 다 비시라고 그랬지? 非是食. 여기서 非時는 그거아니고...이거는 해뜨기 전과 해지고 난 뒤입니다. “일출 전ㆍ일몰 후”이것을 非時라고 그랬어. 일출 전ㆍ일몰 후에는 절대 마을에 가는 법이 아니다! 이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래. 우리가 어디를 가더라도 해가 조금 저물어 가지고 때가 지났으면, 어디 가서 요기라도 좀 하고 들어가는 것이 옳아. 마을에 객으로 가더라도 남의 집에 늦게 가가지고 밥 다 먹고 난 뒤에 밥 차려달라!고 하면 그것 흉한 밉상입니다.
태국에서는 영상미출이라. 밝은 빛이 손바닥 등이 보일락 말락 할 때, 그 시간에 발우대를 들고 아침 걸식하러 나가거든. 나가면 타일랜드ㆍ미얀마같은 데는 신도들이 자기 집 문 앞에 전부 음식을 차려가지고, 밥통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지. 그 앞에 가면 턱~ 하니 발우대에다 부어주고. 일출 전ㆍ일몰 후. 그것이 非時非食입니다.
옛날 율장에 일꾼 비구들이, 새벽잠 적은 놈들. 초저녁잠 많은 놈들, 초저녁잠이 많으면 새벽잠이 적거든. 또 새벽잠이 많은 사람은 초저녁잠이 적거든. 옛날에 학교 다닐 때, 과외공부 하는데 초저녁잠 많은 아이들은 저녁에 졸려가지고 과외공부를 못 하는 겁니다. 그래 복도에 나와서 섰으니까 “너는 왜 나와 섰느냐?”하니까 졸려서 나와서 섰다는 소리도 못하고, 멍청하게 섰으니 모 스님이 꼴대기 한 대 탁~ 때리더래. 어떤 아이들은 해만지면 자는 아이들이 있어. 밥시간 조금만 늦으면 밥상머리에서 밥숟갈 입에다 물고 상머리에서 쓰러져 그냥 자는 아이들이 있어.
부산에 영환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엄마가 해가 아직 있는데 막 부지런히 서둘러 집에 간다고 난리입니다. 왜 그렇게 부지런히 서둘러 가느냐고 하니까 아이 밥 먹여야 된다는 겁니다.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뭘 그리 밥 먹이냐니까, 해만 떨어졌다 하면 밥 못 먹는대. 그냥 자야 된대. 그러니까 해 떨어지기 전에 아이를 밥 먹여야지 안 그러면 아이 저녁 굶긴다는 겁니다. 그런 아이들이 있어. 초저녁잠이 그렇게 많은, 심한 아이들도 있고. 초저녁잠 많은 사람이 있고, 새벽잠 많은 사람이 있고 그래. 저는 새벽잠이 많고 초저녁잠은 없지.
절 집안에는 보통 9시에나 10시에 자지만, 나는 보통 11시에 잡니다. 뭐 하거나 안 하거나 11시에 잡니다. 잠 안 오는데 일부러 드러누워서 자려고 애쓸 것 뭐있습니까? 그래 원고 같은 것 쓰기 시작하면 어떤 때는 밤 새워. 두 시 세시까지 쭉~ 그냥 쓰거든. 그런 날은 원고가 좀 잘 써지는 날은 밤 새어서 밥 먹으라고 할 때까지... 커피나 한 잔 먹고 그러면 잘 써지지. 그런데 아침 먹고 나면 녹초가 돼버리지. 그대로 뻗어버립니다. 그 반대인 사람도 있어. 저녁때부터 맥이 없기 시작해서 밤11시나 12시 지나야 정신이 조금 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사람은 새벽에는 잠 안 자지. 그런데 그것이 장점ㆍ단점이 있어.
●초저녁잠 많은 사람은 위장이 좋고, 속에 뭘 놔 놓지 않고 있는 대로 다 털어내 버려서 내성적이 아니고, 외향적입니다. 그러니까 언제든지 속이 명랑합니다. 속에 있는 것 다 털어내 버렸으니까요. ●새벽잠 많은 사람은 말을 잘 아니해요. 내성적입니다. 속으로 꿍해가지고 말도 잘 아니하고 가만히... 얌전하다는 소리는 듣는데 그 대신 위장이 안 좋아. 속에 뭐가지고 밥 먹으니까 소화가 잘 될 턱이 있나요? 소화가 잘 안 되고 끙 끙 하고 근심걱정이 꽉 차 얼굴에 지미가 많이 생기고, 얼굴이 희지 못하고 얼굴이 약간 검으스름하고 그래. 외향적인 사람은 얼굴이 희거든. 저는 젊은 때 얼굴이 되게 희었습니다. 흰 것이 속에 뭘 놔두지 않기 때문에 그래. 다 털어 내버리니까 그래.
이런데 새벽잠 없는 중들이 새벽에, 날도 새기 전부터 왕궁으로 뛰어갑니다. 뛰어 가가지고 “지금까지 자는교? 밥 안 주는교? 걸식하러 왔습니다~” 있는 대로 고함을 질러댑니다. 만리 부인 = 왕비가 아직까지 옷도 안 입었는데, 그런데 비구 스님들이 왔다고 하니까, 신심은 되게 많거든. 워낙 신심은 많으니까 막 급해가지고 “아이고 스님들이 어떻게 이렇게 일찍 오셨느냐고 어서 들어오십시오. 어서 올라오십시오” 어쩌고 분간 하는데, 옛날에는 구슬 옷을 입었답니다. 구슬 옷을 입고 잤는데, 그러니까 구슬 옷이 잠옷이지. 잠옷이 구슬이니까 무겁잖아. 추스르다가 훌렁 벗겨져 버렸어. 훌렁 벗겨져버리니까 비구들이 돌아와가지고 허허야 웃고 내가 오늘 참 보기 어려운 것을 봤다고 절에 와가지고 어떻게 떠들어 놨던지 부처님의 귀에까지 가가지고, 다시는 해뜨기 전에 왕궁에 들어가는 비구들은 전부다 ??? 니라. 부처님이 그렇게 정했어. 율장에 그런 얘기 있습니다.
그래서 非時에 가고 오는 것도 안 되는 것이지만, 더군다나 술이든지 밥이든지 아무거나 막 먹고, 妄作無碍之行하야, 걸림이 없는 행을 지어가지고 深乖佛戒리오? 깊이 부처님의 계법을 어길까 보냐?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타일랜드 미얀마 스리랑카 저쪽 남방 쪽에서는 중 행동 가운데 제일 첫 째로 크게 치는 것이 저녁 먹느냐? 안 먹느냐? 그거입니다. 午後不食을 하느냐 안 하느냐... 저녁 먹었다 하면 천하없어도 그것은 중이 아니고, 저녁 안 먹는 것이 중이다! 하는 정도로... 非時食. 그것을 그렇게 정하거든.
그런데 만일에 어떤 중이 승복을 입고 오후에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었다거나, 어디 가서 밥을 먹고 이러면... 어떤 식으로 보느냐? 할 것 같으면, 우리가 어떤 중이 승복입고 객줏집에 가가지고 노들강변 니나노 하고, 한 잔 마시고 막 두드리고 떠든다고 생각해 봐. 그것 그냥 두겠나? 승복입고 무슨 짓이 저런 짓이 있느냐고 끌어내야 될 것 아닙니까?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서는 그런 식으로 봅니다. 오후에 음식 먹는 중을 보면 사람들이 대번에 112로 걸어요. 112로 걸면 헌병차가 총알 같이 달려오거든요. 헌병차가 달려와서 헌병들이 합장하고 절을 해.
현행범이라도 가사를 입었으니까 손은 못 대고, “스님 어느 절에 계십니까? 은사가 누구십니까?” 아무 절이라고 하면, “그 절 스님이 이만저만 이런 행을 했으니 빨리 오라”고 전화로 부르거든. 그러면 속인 옷을 가지고 와서 갈아입혀.
승복을 벗고 속인 옷으로 갈아입자마자 헌병이 궁둥이를 콱~ 차며, “이 자식아 너 같은 놈 때문에 불법이 망하고, 너 같은 놈 하나 때문에 불교가 다 욕을 얻어먹는다. 너 같은 놈 때문에 어쨌든지 간에 태국 사람들이 받을 복을 네가 차고 못 받게 하니까 너는 잡아 갇혀야 된다” 그러면서 백차에 싣고 가버립니다. 가면 보통 훈방하는 수도 많지만, 2~3일 감옥에 갇혀서 혼이 나고 그래. 그쪽 풍속이 지금도 그래. 이런 식이니까 非時酒食으로 妄作無碍之行이 될 턱이 없지.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하여간 나이가 4~50 5~60된 스님들이, 점잖은 스님들이, 나이 좀 먹으면 점잖다고 않습니까? 음식점에 가서 식빵을 사거나 과일을 산다든지 하면 돈을 줄 수가 없어. 거기의 경우, “일부러라도 절에 가서 공양 올릴 텐테, 오늘 스님이 오셨으니 공양 올립니다”그러고... 큰 어떤 상점에서는 아까 저 아주머니가 돈 다 내고 갔다는 겁니다. 나는 그런 일을 몇 번 당했어. 택시를 잡으려고 섰으면, 웬 여자들이 달려와 먼저 잡아 버리거든. ‘고약하다. 내가 잡을 차례인데 먼저 잡는다’ 이래 싶은데, 돈을 딱 주고 스님 가시는데 까지 모셔다 드리고, 남는 돈은 스님 드리라는 겁니다. 태국의 신도들이 전부 그러니까 계행 안 지킬래야 안 지킬 재주도 없어. 그들이 워낙 미리 알고 그렇게 설치니까.
非時酒食으로 妄作無碍之行하야, 非時에 酒食으로 妄作無碍之行하야, 걸림이 없는 행을 지어서
深乖佛戒리오? 깊이 부처님의 계를 어길까 보냐?
●又處賢善人의 嫌疑之間이면 豈爲有智慧人也리오.
또한 賢善人. 어질고 착한 사람들, 어질고 착한 좋은 사람들... 그 사이에 嫌疑하는 사이에 처한다고 하면, ‘저 자식이~ ’하고 손가락질 하는 그런 처지에 있다고 할 것 같으면 豈爲有智慧人也리오? 어찌 지혜인 이라고 할까 보냐?
飮酒食肉이 無妨般若라. 술을 먹고 고기를 먹는 것이 반야에 걸림이 없고,
行盜行淫이 不碍菩提라. 도적을 행하고 음행을 하는 것이 보리에 걸리지 않는다.
그것이 말하자면 無碍之行이거든. 걸림이 없는 행이거든. 그런 걸림이 없는 행을 지어가지고, 부처님 계를 어기고 모든 사람이 ‘저 녀석~ ’하고 손가락질 한다면 되겠느냐? 이 말입니다.
그래 중노릇 시원찮게 하면 모두 손가락질하잖아. 남이 손가락질 하는 중노릇, 그것을 어디 지혜 있는 사람이라고 하겠느냐? 雖無人信이나 莫受人謗하라. 비록 사람이 존중은 받지 못 하더라도, 존경은 받지 못 하더라도 남의 비방은 받지 말아야 될 것 아니냐?
●住社堂호대 愼沙彌同行하며
住社堂호대, ◯社堂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는 ◯神堂이라고 하는 뜻입니다. 보일 示자가, 무엇인가를 계시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귀신 神자가 示변에 납申(신)을 음으로 읽는 것이고, 뜻은 없는 겁니다. 보일 示자가 계시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어떠한 영묘한 힘을 보여준다는 뜻이 神. 아폴로 13호가 100만개의 기계를 조립해가지고 그렇게 우주 공간으로 날게 되어있어. 완전무결하게 그렇게 조립이 되었는데도 그것이 그만 터져가지고 사람이 다 죽었잖아.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13이라는 숫자를 제일 싫어하거든. 더군다나 금요일. 13일 금요일이 예수가 죽은 날이래. 그래가지고 될 수 있으면 13이라는 숫자를 안 써. 호텔에도 13호가 없어. 유럽 미국 같은데 호텔에 12호는 있어도 13호는 없어. 13층은 14층이라고 하지 13층이라고 아니해. 우리나라는 4층이 없지? 4호실이 없고. 병원에도 가면 4호실이 없거든. 죽을 死자. 병원에도 가면 4호실이 없고, 층도 4층이라고 안 쓰지. 4층을 5층이라고 하지. 그런 것이 있어. 그래서 인간은 어디까지나 완전하지를 못하기 때문에 무엇엔가 그렇게 의지하려고 하는 그것이 있거든. 신비한 힘을 의지하려고 하는 것이 있거든. 그래서 거기에 종교의 힘이 싹이 트는 겁니다.
그래서 그 社堂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이 있거든. 그 땅을 지키는 神이 있다 그래가지고 社堂입니다. 그래서 흙 土자를 썼잖아. 그래서 참선하러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 모이는 곳을 禪社라고 그러거든요. 修禪社그러잖아.
愼沙彌同行하라. 사미승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삼가라.
●愼人事往還하라 사람의 일로 往還하기를 삼가라. 사람의 일로 어떤 인사치례, 체면치례하기 위해가지고 왔다 갔다 하지 말라 이 말이지요. 事判으로 분별하지 말라 이 말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理判으로써 마음을 집중하는 이 공부를 해야지... 어떠한 事判. 무슨 사업승처럼 사무보기 위해서 왔다 갔다, 人事往還그랬거든? 분별만 많이 생기지 소용없다 이 겁니다.
●愼見他好惡하며, 다른 사람 좋고 궂은 것을 자꾸 보기를 삼가라. 다른 사람의 좋고 궂은 것을 보기를 삼가라. 그거다 망상 분별이니까 하는 소리입니다. 또
●愼貪求文字하라. 문자를 탐구하기를 삼가라.
●愼睡眠過度하라. 睡眠. 잠 잠에 過度하기를 삼가라.
●愼散亂攀緣이어다. 散亂하게 攀緣하기를 삼갈지니라.
사람의 일이라고 하는 것이, 인간사라고 하는 것이 끝도 없을 뿐만이 아니라, 좋고 궂은일은 항상 상반된 것이기 때문에, 愼見他好惡라. 다른 사람의 좋고 궂은 것을 보기를 항상 삼가고,
惡→ 好惡오 善惡악. 樂→ 安樂락 音樂악.
◯愼貪求文字하라. 이 진리라고 하는 것은 언어문자를 다 떠난 것이기 때문에, 문자를 가지고 해결하려고, 어떤 말로 가지고 해결하려면 해결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자를 탐구하지 말라.
◯愼睡眠過度하라. 잠을 잠에 과도하기를 삼가라.
◯愼散亂攀緣이어다. 散亂하게 攀緣하기를 삼갈지어다.
愼沙彌同行,愼人事往還ㆍ愼見他好惡ㆍ愼貪求文字ㆍ愼睡眠過度ㆍ愼散亂攀緣 이 다섯 가지가, 여기는 그냥 이렇게 다섯 가지로 놨지만, 우리 修道하는데 있어서, 五蓋障이라는 것이 있어. 다섯 가지가 덮쳐가지고 장애를 준다 이 말... 뭐가 5개장애냐? 할 것 같으면
◯제일 첫째 욕구불만. 욕구불만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 있거든.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단 말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기분이 풀리지를 않고, 기분이 만날 떨떠리~ 찝찌리~ 한 것이 있다 이 말입니다. 괜히 짜증스럽고, 안 좋은 것이 많다 이 말입니다. 짜증스러운 이것은 욕구불만 때문에 짜증스럽거든. 그 욕구불만이라고 하는 것이, 욕구불만의 근본이 무엇이냐?
財ㆍ色. 두 가지. 재물과 색 두 가지. 그런데 사실은 재물보다도 색이 더 앞서는 겁니다. 남녀 간이 아주 정이 들어서 서로 좋으면 굶어도 좋은 겁니다. 밥을 안 먹어도 좋은 겁니다. 그냥 모든 것이 좋은 겁니다. 쳐다만 봐도 좋고, 말소리만 들어도 좋고, 서로 만나면 그냥 다 좋은 겁니다. 좋은데 이 남녀의 관계의 순화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없기 때문에 공연히 그냥 짜증스러운 것이 자꾸 생기는 것입니다. 欲愛가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瞋恚가 생긴다 이 말입니다. 짜증이 생겨요. 짜증이 생기니까 혼자 신경질 나 봐야 영검 날 것이 있나? ‘어디로 도망 가 버릴까?’‘훅~ 어디로 날아 버릴까?’ 뭘 어째 버릴까? 하는 생각이, 그런 망상이 자꾸 일어나거든. 망상해봐야 지가 영검 나나?
‘내가 이거 괜히 시간 허비하는 것 아닌가? 내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아닌가?’‘괜히 중노릇 온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정말 견성성불 하는 것이 있기는 있는 것인가?’‘내가 괜히 시간 허비하고,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다’싶기도 하고.
이런 비구들, 몇 해 중노릇 하다가 나가 보세요. 친구들은 사장이라고 꺼떡꺼떡 해대면... 떠그랄 것. 그래가지고 공연히 그만 자기 위치에 대해서, 불법에 대해서 그만 의심이 생긴다 이 말. 疑法. 이 불법자체를 의심하게 된다 이 말입니다.‘견성성불이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 건가 뭔가?’‘괜히 시간 허비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단 말입니다. 그래봤자 이제는 지가 어쩔 것입니까?
‘에이 아니 하련다. 다 치워버리자. 낮잠이나 자자’그래가지고 자빠져 낮잠이나 씩씩 자 봐야, 자고 일어나봐야 영검 날 것이 있나? 그렇게 되면 어찌 되느냐? 마음이 푹~ 게을러져 버린다 이 말입니다. 까딱 잘못하면 사람 폐인되기 쉽다 이 말입니다. 활대장성 같은 힘에 나가서 일은 아니하고, 집에서 큰 대자로 그냥 뻗어져서 자고, 이 놈아야 밥이나 먹고 자라고 하면 부스스 일어나가지고, 자기 엄마 잔소리 한다고 핑 나가가지고는 한 나절 돌아다니다가 슬~ 밤에만 기어들어오고... 그런 일 마을에 지금 천지빼까리입니다. 이것이 전부 그 얘기를 한 것입니다.
◯愼沙彌同行하라할 적에는
이 욕구불만으로 말미암아서 생긴 것이지.
그래가지고
◯愼人事往還하라할 적에는, 好惡시비ㆍ善惡시비 해가지고 번뇌 망상 뿌리는 것이지.
◯愼貪求文字하라. 책에서 무슨 좋은 수가 나올까 싶어서 책 아무리 뒤져보라. 安心立命. 마음이 편안해지나? 마음만 자꾸 더 어지럽지. 오히려 더 의심만 생기고 散亂攀緣. 반연만 자꾸 산란해지지. 그래
◯愼睡眠過度. 睡眠過度는 잠이나 실컷 자는 것이거든. 사람이 게을러져 버리는 것이거든. 이것을 오개장이라고 그래. 다섯 가지 개장법...
이래서, 여기에서 뭐가 있느냐? 우리 29조를 智ㆍ情ㆍ意. 그러잖아?
智ㆍ情ㆍ意 세 가지로써 마음 작용을... 철학개론에서 그렇게 얘기 않습니까?
◯지적으로 살자 하니까 모가 생기고, ◯정적으로 살자 하니 흘러가고, ◯의지에 맡겨보니 답답하도다. 말하자면 따분하다! 이 말입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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