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0. 일요일
보궁릿지, 노구승천암 세미암벽릿지
(小題 : 못걸어도 누가 뭐라카겠나?)
[산행코스]
길상암~ 적멸보궁~ 보궁릿지~ 노구승천암~ 입술바위~ 오봉산~
남산제일봉~ 전망대~ 소리길~ 길상암 (약 7.5km)
어제 경기도까지 갔다와서 피곤하지만 소중한 하루 그냥 보낼수야 있나?
모처럼~ 짜릿짜릿한 릿찌 한번 맛보러 가보까나?
삶에 대해 두려움이 드는지
요즘 유한적으로 주어진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생각이 많다.
짧은 순간이라도 최선을 다해 즐기고 보내고픈 마음이랄까?
원래 이런 비탐길은 서너명이 모여 즐기는 릿지산행인데
어쩌다보니 이번엔 11명이나 모였다. 대박~!
릿지의 대중화 선언이라 할까? ㅋㅋ
초번부터 길상암 계단 급경사 치고 올라 적멸보궁 바로앞까지 간다
길이 어디있을까 싶은데. 옴마야
그 정면으로 바로 치고 오른다. 와우~ 이런데도 길이 있었나?
대단하다
초반부터 준비없는 짜릿함이 바로 전달되니 그저 쇼킹할 수밖에...
이 짜릿한 기분 느끼려는 목적 아니던가?
아찔한 두려움과 엄청난 쾌감을 만끽하며 오르는데..
아니, 이 무슨 소리지
찢어질듯한 곡소리가 바로 뒤에서 미칠듯 들려온다.
뭐지, 이 죽을듯 질러대는 비명소리는..?
난리났다.
슬며시 오르며 조용히 지켜내던 정적의 분위기가 단번에 깨어지며
다들 휘둥그레 주목한다.
높다란 바윗턱을 못올라 손도 못대고 고함을 지르며 울부짖는다.
주인공은... ㅠㅠ
암튼 달래고 얼르고... 길 확보까지 해줘 올려놓긴 하는데
저렇게 겁이 많은데 어떻게 계속 오를까 걱정되더라.
그래도~
기왕 이까지 왔고, 더군다나 우리 팀이니까... 단체로 끝까지 책임져줘야겠지?
우짜다보이... 내 바로 뒤에까지 올라와
올라가기위해 위에서 내손을 내어주어야하는 상황인데..
옴마야 ~ 내 손가락 부러지겠다.
그 조그마한 몸집에서 어떻게 그런 괴력이 나오는지~
살려고 하는 마음은 이렇듯 강하다.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너무 진지해서 표낼 수는 없었다는.. ㅋㅋ
그후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무사히 무서운 릿지산행을 순탄하게 계속 이어갔을까?
무슨 소리. . . 인간은 적응의 동물.
결국.. 경험이 없었을뿐, 함 해보니 대번 적응해버리더라.
처음 한번이 힘들지 해보니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달은 갑다.
집 나가버린 "겁대가리"는 돌아올 줄 모른다던 말을 새삼스레 느껴보며~ ㅋㅋ
그 다음부턴 일사천리로
보궁릿지, 노구승천암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번에! (깜놀~)
이 봐봐...
뭐든 겪어보면 그 누구라도 다할 수 있다는거 아녀~
그러기에 경험이 중요한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오르내리다보니 서서히 긴장이 풀리니 더 힘이 든다.
오봉 앞 마루금에 도착.
점심을 먹는다 한다. 몇몇이 막걸리를 얼려왔다.
득달같이 달려들어 한두잔 시원하게 마셔줘야할 "나" 이지만...
잇몸치료를 위해 삼각김밥 하나 꺼내먹으며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ㅠㅠ
아프니 사람이 확 변하네~ 우습다.
술을 딱 마다하며 절제하는 자신... 스스로 놀라며 은근 자랑스럽더라.
우쨌거나 곪으면 안되니~ 참아야한다.
트랙을 보니 산행은 역시 거리가 중요한게 아니더라~
세가 빠지게 걸어도 아까 노구승천암까지 1.2키로밖에 안나오니
이 억울함 어떻게 표현할까? 느낌은 10키로를 넘게 걸었구먼.
다시 산행을 재개~!
오봉 정상 들렀다가 왔던 길로 Back하지 않고, 남산제일봉쪽으로 오른다.
밑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한참을 계단치고 올라가야한다.
예전에 이리 높았던가?
초반에 은근히 알게모르게~ 용 쓴다고 힘을 많이 뺐던지 지친다. 힘도 들고...
남산제일봉 도착.
단체 정상석 사진 찍고, 예전 옛길로 따라내려간다.
이 길도 이쁜데 워낙 이쁜 것들을 많이 봐서 배부르니
그냥 마구 통과~
남산제이봉도 가려했는데, 전망대에 다른 사람들이 많아서 갈림길 못빠진체 지나가며~
남산제이봉, 공룡바위는 생략...
지치고, 피곤해서 좀 힘들었다. 그래서 중간을 잘라 먹은게 더 다행이었을수도..ㅋㅋ
청량사 바로 윗지점에서 다들 빨리 끝내자고 말이 많다.
트랙을 보니 다 끝난줄 알았는데 다시 되돌아가야하니~ 피곤하겠지.
초반엔 설렌다고 못느꼈는데 시간이 지나가며 다들 몸이 지쳐있다.
청량사로 내려가서 택시타고 가자는 의견과
그냥 퍼뜩 걸어가면 된다는 의견이 분주한 가운데~ 우리나라 정치판이 되었다
결국엔 잘 수습해 조금만 걸으면 된다로 꼬셔 갔는데
길이 엇갈려 산등성이 하나를 더 타게되는 결과를 초래~
아는 사람은 몇 안된다. ㅋㅋ
그렇게 몇개를 생략하고 걸었음에도 ~ 오늘 꽤 걸었네.
소리길을 끝으로 오늘 산행의 마지막 여정을 끝낸다.
혹시, 훗날~ 바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구간에 온다면...
크게 돌지말고 보궁릿지, 노구승천암 찍고 바로 해인사호텔로 빠져
버스타고 내려올 것을 주문하고프다. ㅎㅎ
늘 행복을 꿈꾸며~♡
인간의 앞날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늘 조심하자~
첫댓글 대구에서 가까운 남산제일봉 저도 여러번 가보았네요
그러나 부리나케님 구간으로는 가보지 못했네요
멋진 기암괴석 날씨까지 가을 단풍때 가보고 싶네요
일행들이 그래도 많아서 넘 보기 좋습니다
늘 안산 즐산 하시고 담 산행 기다려 집니다^)^
늘 따뜻한 답글에 고개숙여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가야산 주변에 보시면 다 돌산, 방구돌이 널려있습니다.
그리움릿지도 좋고, 동성봉 릿지도 좋고~
보궁릿지도 참 좋았습니다.
한번 가보시면 짜릿짜릿함을 제대로 느끼실수 있을겁니다.
늘 행복한 산행 응원드립니다 홧팅입니다. ^^
암릉릿지를 즐기면서 멋진 하루였네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조화스런 광경입니다.
남산제일봉에서 함께한 모습들도 좋네요.
수고많으셨습니다.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