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서울지역 재개발•뉴타운 지분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함께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 증가로 투자 매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올해 초 이후 지분(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권리) 시세가 33㎡(10평)를 기준으로 3.3㎡당 최고 500만~600만원씩 뛰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던 마포구 공덕6구역 일대는 요즘 매수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5월 전까지만 해도 소형 지분을 찾는 투자자들이 줄을 이었지만, 지금은 나온 매물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 가격도 하락세다. 최근 두달 새 33㎡ 기준으로 3.3㎡당 2100만~2300만원 선에서 1700만~1800만원 선으로 내렸다.
가격 단기 급등 부담감 작용
3차 뉴타운인 수색•증산뉴타운의 경우 4월 말 재정비촉진계획 확정 이후 지분값이 들썩였으나 요즘은 잠잠한 편이다. 은평구 수색동 샘공인 김충권 사장은 "뉴타운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달아올랐던 투자 열기도 한풀 꺾였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한달 새 3.3㎡당 200만원씩 지분가격이 급등한 성북구 성북2구역 일대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곳 소형 주택 지분값은 지난 5월 초 3.3㎡ 1900만~21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1700만~1900만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역시 4월초 재정비촉진계획 결정고시 이후 반짝 상승세를 탔으나 현재는 잠잠한 상태다. 매물도 그다지 많지 않다. 장위1구역 내 66~99㎡ 지분 값은 3.3㎡당 1400만~1800만원 선으로 두 달 전보다 200만~300만원 가량 빠졌다.
조합원 부담 증가로 투자 매력 상실
장위동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분 프리미엄도 약세"라며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은 일반 분양가를 높여 사업비를 충당하는 식으로 진행됐으나 지난해 12월 이후 관리처분인가(조합원 자산평가 및 정산과정)를 신청한 곳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이런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분 쪼개기가 성행했던 지역의 집값도 하락세다. 동대문구 용두 1구역의 경우 대지지분 28㎡의 경우 두달 전 2억3000만~2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2억1000만~2억4000만원 선이다. 인근 제기동 D공인 관계자는 "지분 쪼개기 규제로 신축 주택 지분을 사도 입주권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매입 문의가 뚝 끊겼다"며 "집주인들도 지분을 높은 가격에 샀기 때문에 싼 가격에 팔 수도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대표는 "수익성이 쪼그라든 지분을 뒤늦게 매입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수익성을 정교하게 따져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