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아카시(아카시아가 아님) 향기가 콧끝을 간지럽히는 이 맘때쯤이면 산비둘기 대신
뻐꾸기가 고향 산야를 적시는 연주자가 되곤 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찔레꽃이 피기 전 허기를 채워주던 찔레순도 그 무렵의 출연자 였구요. 고향의 그 무엇도
추억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있건만 세상의 이익을 쫓는 삶에 묻혀 방치하고 산 지
오래입니다. 다시 지금 내 곁의 일상을 살피며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봅니다.
삶도 세상도 그리고 사람도 내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임을 알기에 새로운 한 주도
'그 마음'을 잘 챙겨가려 합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이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계절의 여왕 5월도 그러한 지
벌써 중반을 넘어 줄달음치고 있습니다. 육십이 다가오니 흘러간다는 것, 변화한다는 것이
무상함을 넘어 때론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아름다운 것임이 느껴져 참 좋습니다.
오늘, 광주민주화항쟁 40주년입니다.
고딩 3학년때 먼 발치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애만 태우던 기억이 어렴풋합니다만
젊은 시절 5월 광주는 온 삶에 스민 역사이자 정신,시대의 아픔이었지요.
어제 휴일 전국의 민주 친구들이 광주에 함께 했습니다.
시발지인 전남대와 망월동 광주민주묘지등을 돌아보며 그날의 넋을 위로하고 기렸구요.
불법적인 권력찬탈과 정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광주시민들은 분연이 일어나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 우리 역사의 커다란 수레바퀴였음을 상기합니다.
윤상원,박관현 열사, 광주정신의 연장선에 있는 이한열 열사의 묘역에서 가족들도 만났구요.
주먹밥을 먹고 추모제의 춤사위를 지켜보며 연대감와 공동체 정신, 위대한 광주정신을
새기고 또 새겼습니다.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의 광주정신이 빛나는
역사를 넘어 현재진행형이며 미래의 삶의 지표임을 함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묘역 언저리에 피어난 하얀 찔레꽃, 때마침 울어대던 뻐꾸기 소리의 어울림에 그날의
외침과 투쟁이 다시 떠오르면서 진한 고마움으로 삶을 살피며 다짐했구요.
지난 화요일엔 오랜만에 앤디의 과학기술콘서트, 시즌2의 마지막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컴퓨터를 인류에게 선물한 불행한 천재 과학자 앨런 튜링과 반도체의 기초와 배경을
설계한 유머감각이 뛰어난 과학자인 리차드 파인만의 이야기를 함께 공부했지요.
우리네 삶이 누군가의 땀방울과 이어져 있다는 것, 나의 노력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맙고 무엇보다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지난 한 주도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연가꿈을 이어갔습니다.
새로운 한 주도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뚜벅뚜벅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