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계 원로인 김성우 전(前) 한국일보 주필이 국민의 힘이 그동안 보였던 배신과 비겁, 패배주의와 기회주의 행태를 조목조목 통렬히 질타하면서 "새로운 토양 위에 전혀 새로운 보수 신당이 신축되어야 한다. 국민의 힘은 자진해산하라"라고 질타했다.
김성우 주필은 최근 주요 신문 방송 뉴스통신사 등 언론사 원로기자 55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한언론인회 인터넷신문 ‘대한언론 Knews’에 게재된 <국민의 힘은 해체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제 망명정당이나 다름없는 국힘은 유성처럼 장렬히 소멸하라"라고 촉구했다.
김 주필은 1934년 경남 통영 출신으로 올해 91세다. 1957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현재 정치외교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 공채 4기로 입사해 한국일보 사회부장, 파리특파원, 편집국장, 주필, 논설고문 등을 역임한 언론계 원로 중의 원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변이 한창 진행되던 올해 2월 <나라를 망치는 것은 언론이다>라는 직설적인 제목의 장문(長文)의 글을 통해 “요즘 신문들은 전단였고 방송들은 나팔이었다”면서 일방적으로 '윤석열 죽이기'에만 광분하던 좌편향 한국 언론의 일그러진 현실을 통렬히 질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김성우 주필은 이번에 대한언론Knews에 실린 글을 통해 “지금 국힘은 찬탄파 대 반 탄 파의 내전”이라면서 “대관절 누가 국힘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는가. 당연히 탄핵에 가세한 반란자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 주필은 “국힘의 붕괴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때문이 아니라 국힘 자체의 내란 때문이다. 이 반란은 계엄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새 당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자신을 키워준 주군을 배신하면서부터다”라고 밝혀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동훈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집권당 대표가 반역하지 않았으면 절대로 대통령 재선거는 없었을 것이며 절대로 국힘이 선거에 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집권당 대표가 스스로 계엄을 내란이라고 야당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으니 내란인지 아닌지 의문스러웠던 계엄은 저절로 내란으로 기정사실이 되고 이에 더욱 신이 난 야당의 내란몰이에 국힘은 밀리고 밀려 사지로 몰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런데도 반란자들은 자신들의 반역을 합리화하기 위해 엉뚱하게 반탄파에게 선거의 책임을 덮어씌우며 당의 자멸을 재촉하고 있다”면서 “국힘은 배신당이다. 국힘이 개혁하겠다면 시급한 것은 인적 쇄신보다도 배신 무드의 청산”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성우 주필은 “국힘이 대선에 왜 졌느냐. 국힘의 반동 세력은 계엄에 대한 사과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우기지만, 천만에, 무조건 사과만 했기 때문에 패배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이 내란 심판을 앞세우며 내란, 내란, 내란을 연호하고 있을 때 국힘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연신 사과, 사과, 사과만 하고 있었다”면서 “절을 하면 할수록 거대 야당이 덮어씌우는 내란죄는 더욱 굳어지고 가중되기만 했다. 앞장서서 거대 야당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야당보다 더 야당 편이었다”라고 진단했다.
김 주필은 “국힘은 계엄이 국민들을 놀라게 한 데 대해 사과할 수는 있다. 계엄이 지혜롭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필요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계엄을 사과하려면 그 이전에 대통령이 계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계엄의 동기가 된 거대 야당의 행패를 집권여당으로서 저지하지 못한 것을 먼저 사과했어야 한다. 거대 야당에게는 계엄을 유발한 책임을 물어 오히려 사과를 요구했어야 하고, 탄핵 남용으로 국정을 마비시켜 정권을 탈취하려는 것은 국헌문란이요 그것이 바로 내란이라고 역공했어야 한다. 그래 놓고 사과를 해야 계엄에 놀란 국민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런데도 국힘은 무조건 사과로 계엄을 부인만 함으로써 계엄의 동기와 목적까지 부인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체제 수호라는 계엄의 동기와 목적은 실종되어 버리고 거대 야당이 계속 불을 질러대는 내란의 시커먼 연기만 자욱했다. 멍청한 국힘은 이길 힘은 없어도 질 힘은 있었다”라고 질타했다.
김 주필은 또 “국힘에 물어보자, 계엄이 불가하다면 계엄의 동기가 된 거대 야당의 국정 유린을 저지할 다른 어떤 견제 수단이 있었는가. 그 수단을 알고 있었다면 계엄 이전에 왜 집권여당이 나서서 막지 못했는가. 그것을 막을 투쟁은 전혀 안 해놓고 왜 계엄만 지탄인가”라고 추궁했다.
그는 “제22대 국회의 폭거를 봉쇄할 방법은 국회를 해산시키는 수뿐이었다. 국민투표로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라며 “국힘은 선거전에서 이것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어야 했다. 계엄을 수세적으로 자책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국회 해산을 외쳐 계엄의 책임은 거대 야당의 국회에 있다는 것을 공세적으로 상기시켜야 했다”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국힘이 헌재의 결정을 무조건 승복하겠다고 미리 선언한 패배주의가 또 하나의 선거 패인”이라며 “국힘은 편향성으로 불신받던 헌재의 결정을 철저히 검증해 국민에게 고발할 단단한 각오는 없이 무조건 항복을 했고 그래서 헌재는 안심하고 대통령을 완패시킬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우 주필은 “국힘의 결정적인 패인은 더 물을 것도 없이 허약한 국힘의 약체성에 있다. 자기 당 대통령도 지킬 힘이 없는 정당이 어찌 나라를 지키며 이런 허황한 정당에 누가 표를 주겠는가”라며 “반대로 민주당의 승인은 먼 데 있지 않다. 다수의 국민들은 거대 야당의 그 악랄한 행태에 혀를 차면서도 저돌적으로 돌진하고 야수성과 다이내믹한 투지에 마력을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은 숱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당내의 잡음들은 ‘비명횡사’로 깨끗이 청소하여 총선에서 대승하고 일사불란했다. 국민은 국가를 수호할 강력한 집권당을 원한다”면서 “미녀는 대개 폭력배를 사랑한다. 자기를 확실하게 보호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주필은 “지금 우리나라는 비상계엄보다 더 으스스한 계엄 하에 있다. 윤 대통령의 계엄은 하룻밤 사이였지만 새 정권의 계엄은 앞으로 적어도 5년이다. 거부권의 견제 없는 악법들이 우리를 탈출한 맹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국회는 법을 진흙덩이처럼 주물러 장해물이 생기면 즉각 무슨 흉기든지 급조할 병기창이 되어 있다. 특검들은 눈을 부릅뜨며 독기를 뿜어대고 까딱하면 또 무슨 특검의 난폭한 칼날이 누구 앞에 들이댈지 국민들은 전전긍긍이다”라면서 “3권이 완전히 장악되어 끽소리 없는 이 살벌한 정적이 진짜 계엄 아닌가. 이 공포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시인 자유민주주의는 떨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수가 뿌리째 궤멸하기 전에 장내뿐 아니라 장외까지 모든 보수의 열렬한 열량과 씩씩한 역량을 총결집시켜서 가짜는 빼고 사이비도 빼고 기회주의자도 빼고 배신자는 자멸시키고 잡기 없는 순정한 보수들로 진짜 우파정당이 탄생해야 한다”면서 “일찍이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강력한 리더십의 역동적인 보수정당으로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어 자유민주주의를 철벽같이 지키겠다는 의지를 철통같이 국민들에게 신뢰시키지 않고는 이 보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힘의 즉각 자진해산이라는 김 주필의 해법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힘의 각종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친 분석과 진단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꼭 국힘뿐만 아니라 스스로 좌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한국에서 최소한의 상식도, 도덕성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 저질 범죄자와 국가반역자 천국의 망국적 정권 출범에 직간접적으로 '부역'한 사람들은 한국 언론계의 원로인 김성우 주필의 이번 지적을 통해 자신들이 과연 무슨 짓을 했는지 한번 되돌아봤으면 한다.
권순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