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미국시장에서의 판매 저조에다 노조파업까지 겹쳐 현대차그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100곳이 넘는 현대차 부품업체 중국공장 가동률도 60%이하로 곤두박질 쳤다. 미국시장에서도 지난 4~6개월 동안 판매 감소가
이어졌다. 이러다 보니 현대차의 최근 3개월간 세계 판매량은 110만 8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에 바해 14% 가까이 줄었다.
현대차경영진은 이런 위기의 본질을 사드와 강성노조 탓으로 돌리고 있다.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파악 미비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의 판매부진이 부품납품업체들의 경영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
피해가 고스란히 부품업체에 전가되는 상황이다.
현재의 현대차 경영위기는 현대차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 치더라도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이유 없이 엄한 매를 맞고 있는 셈이다.
울산ㆍ경주 지역에만 현대기아차 1ㆍ2차 부품업체 300여 개가 있다. 이들 중 영세부품업체는 당장 공장 문을 닫아야할 정도로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모기업인 현대기아차는 판매 지수가 다시 살아나면 경영상태가 호전되겠지만, 한번 넘어진 부품업체들은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협력업체를 외면해선 안 된다.
그동안 기업 내부에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을 풀어서라도 위기에 처한 중소부품업체들을 살려야 한다. 중소협력업체가 없었다면 오늘의
현대차그룹은 존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기업인 현대차는 중소협력업체 한 두 곳쯤 망한다고 자동차 생산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중소협력업체 한 두 곳이 망하는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자동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사회는 생산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중심 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무조건 사 줄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애국심을 자극한다 해서 낮은 제품의 질과 서비스에도 자국산 제품을 무조건 구매해 줄 소비자는 이제 더 이상 없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세계적
명제다.
기사입력: 2017/08/23 [18:56]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202378§ion=sc30§ion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