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우승하는 날, 딱 축하파티 하잖아요. 그때가 도쿄였는데.. 축하파티하면 선수들 완전 미치죠. 아침 6시까지 술 마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때 우리나라 특파원들이 같은 호텔에 묵고 있었어요.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기자였기 때문에 형 동생 하면서 지내고 그랬었는데.. 아침 6시에 숙소에 들어가는데, 해가 딱 뜰라구 환해지더라구요. 그러니까... (어눌한 당시 억양을 흉내 내며) 내가 미국을 가야지.
총: 크하하하하
이: 그러니까 시즌이라는 거는.. 저는 항상 그래요. 시즌이라는 거는 패넌트 레이스 시즌이고, 코리안 시리즈나 월드 시리즈나 뭐, 플레이오프나 이런 거는 서비스거든요. 보너스 게임이거든요.
총: 할 일 다 했다..
이: 나는 시즌에 대한 연봉을 받는 사람이지, 그건 보너스게임이죠. 그 게임 올라가면, 보너스 받아요. 관중수입에 대한 몇 퍼센트씩. 정확히 따지면요. 내가 여기서 눈치보고 있을 것도 없고, 시즌 끝났으니까 나중에 뒷통수 칠 것도 없으니까. 그래서 아침 6시에 기자한테 전화를 했어요. (웃음) 한 번 방으로 좀 모여보쇼..
총: 흐흐흐
이: 딱 가 갖구.. 뭐 전부 다 술 취했죠. 그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려고 하는데.. (기자들이)뭐, 뭐를 (얘기하려고).. 미국 가겠다고.
총: 우승하는 날..
이: 우승하는 날, 그날 아침까지 술 먹구.. 그러니까, 왜 그러냐구.
총: 크하하, 우승 했는데..
이: 찬 물 끼얹지는 거 아니냐구. 나 여기 올 때서부터 그렇게 하고 온 거 아니냐구. 형네들이 그렇게 기사 써 놓고 나서 왜 그러냐구. 나는 나한테 약속을 지키려고 그러는 건데.. 근데 그 때 딱 한 명이.. 모르겠어요, 의아하게 봤는지는 모르겠는데.. 딱 한 명이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아, 진짜 부럽다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자기도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이거 하기 싫대요, 기자 생활을. 그거 나중에 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대요. 진짜 부럽다고. 근데 거기서 더 용기를 얻은 거죠. 하하하.. 그러고서는 다음 날 신문에 딱 나왔어요. 일본 신문에도..
총: 미국 간다고..
이: 예.
총: 팀 내에서는 혹시 또 배신감을 안 느꼈나요?
이: 누가요?
총: 호시노 감독이었나, 그때?
이: 아, 꿈 있으면 꿈 찾아가라고 그러죠.
총: 아하.
이: 구단에서는 한 세 번 정도?
총: 만류?
이: 꿈과 현실이 있는데 선수는 꿈을 택하는 거 같은데, 현실도 잘 생각을 해 보라고 그랬죠. 알겠습니다 그랬죠, 세 번을.
총: 그러니까 구단에서 한 세 번 정도..
이: 예.
총: 여기 있어라가 아니라, 현실을 잘 생각해봐라..
이: 뭐 그게 어떻게 보면 베팅을 하는 거겠죠.
총: 아주 세련된 접근이네요. 우리나라였으면 '안돼!'라던가 뭐 그런 거 아니었을까요?
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사실은.
총: 겪어보니까 우리나라와 일본의, 구단에서 선수 다루는 방식에서 많이 차이가 있던가요?
이: 글쎄요.. 우리나라는..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 좋은 말로 하면 인간적인 거고, 안 좋은 말로 하면 투쟁이고. 연봉 계약할 때 항상 싸우니까. 그런데 일본은 알게 모르게 싸인 쓱쓱 하고 끝나요. (웃음)
총: (웃음) 근데 미국 쪽에서 반응이 있어야 갈 수 있는 건데.
이: 그러니까 에이전트를 구해야죠. 아이엔지.
총: 예, 아이엔지. 유명한 데잖아요.
이: 예, 옛날에 박세리 선수도 거기 있었고, 타이거 우즈도 있었고.. 어떻게 거기랑 조인이 돼 가지고 했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게 됐어요.
총: 25만불 불렀던 시절하고는 대우가 또 완전히 달랐나 보죠?
이: 예, 한 열 배 됐어요.
총: 일본에서 활약이 있으니까?
이: 그거야 뭐 그 쪽 사람들의 판단이겠죠. 그리고 에이전트가 활약한 것도 있고. 선전해야 되니까요.
총: 그래서 99년에 가셨나요?
이: 99년에 갔지요.
총: 보스턴으로.
이: 2000년, 2001년은 보스턴에 있었지요.
총: 그때 별로 안 좋았죠?
이: 계속 마이너에 있었어요. 첫 해에 마이너리그에 있었는데 9월 한달 메이저리그에 있었거든요? 근데 성적이 되게 좋았어요. 마이너에서도 그렇고, 메이저에서도 그렇고 성적이 좋았어요.
총: 첫 해에 성적이 좋았었나요?
이: 예, 좋았어요. 근데 왜 그렇게(성적이 안 좋게) 보이냐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보면 자극이 되야 하잖아요.
총: 이긴다던가..
이: 메이저리그에 있지도 않고, 마이너리그에서는 방어율 2점대로 던지고.. 그런데 메이저리그 한 달 있으면서, 어차피 중간계투였으니까 승패보다는 경기수나 방어율을 따지거든요?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12경기인가 나와 가지고 방어율 3점대예요.
총: 방어율 3점대.
이: 근데, 이겼다 이런 게 없으니까 그리고 항상 마이너리그에만 있다보니까, 마이너에서 고생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저는 배운 게 굉장히 많아요. 야구를 배운 게 아니고, 제 나름대로 내 자신을.. 뭐라고 그래야 되나, 힘든 일이 있으면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겠다.. 이런 거를 내가 겪었으니까..
총: 미국에서..
이: 네. 근데 사람이 역시 또, 다른 힘든 일이 닥치면 아, 힘들다 또 이렇게 생각하더라구요. 내가 한 단계 인간으로서 성숙되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하여간, 누구는 돈 주고 와서 배우기도 하는데.. 미국에 연수도 가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나는 돈 받고 경험을 한 거잖아요. 고마워했죠.
총: 그런데 미국에서 그렇게 마이너에 있으면서도 계속 미국에 있겠다 그런 걸로 기억이 나는데..
이: 내가 2년 째 끝나고 그 다음에는 계약이 안 됐어요. 그런데 기자가.. 그것도 왜 그러냐면.. 거기 있는 특파원이나 만나게 되거나 연락을 하게 되면은, 한국으로의 복귀가 어떻게 뭐 이렇게 되잖아요. 나 마이너에, 계속 여기 있을 거다 그러면 이제 더 자극적으로 쓰게 되잖아요. 신문을 팔아 먹어야 되니까. 그런 게 그렇게 된 거고. 그리고 제가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생각은, 언제까지 여기서 할 지는 모르지만, 나중에는 일년이 됐든 이년이 됐든 한국에서 하고 끝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라고 얘기를 했던 거죠.
총: 지금은 마이너에서 뛰더라도 돌아갈 때가 아니다 이런 의미?
이: 아직 내가 뭔가 성에 안 차는.. 꼭 메이저리그에서 안 뛰어서, 못 뛰어서가 아니고, 아직까지 내 성에 안 차는 그런 느낌이었나 봐요.
총: 그러다가 이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신 거는 어떤..
이: 이게, 똑같구나.
총: 흐허허
이: 여기도 똑같구나, 사람 사는 데 똑같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이제 일상적인 어떤 바퀴가 이렇게 돌아가자... 아, 여기는 여기 나름대로의 것이 있지만은, 우리나라와 시스템이 다를 수밖에 없죠. 땅도 넓고 팀도 많고 그러니까. 그 어떤 돌아가는 기본 시스템이 똑같구나. 여기는 여긴 거고,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인 거고, 일본은 일본인 거고. 더 배울 게 없다 이래서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힘이 남아있을 때 그때 가야겠다..
총: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거는 아니구요?
이: 그렇죠.
총: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생활 하실 때도 즐거웠어요?
이: 저는 되게.. 뭐야.. 물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그걸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돈 주고 와도 제대로 못 배우거든요. 그런데 저는 완전 전쟁터 안에 있었잖아요. 사실 코치연수 와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거는 우리거든요, 코치는 밖에서 이렇게 보고 배우지만.. 물론 나름대로의 시스템이 있겠죠. 저는 완전히 터 안에서 한 거잖아요. 걔네들하고 살 부딪혀가면서. 그래서 행복했어요.
총: 막판에는 마이너 팀에서도 나와서 혼자 훈련하고 그랬다는데 그건 무슨 얘기죠?
이: 그게요. 보스턴하고 2년 계약하고 끝났잖아요. 2년 끝나고서는 계약이 안 되는 거에요. 보스턴이 나하고 계약 안 하겠다고 그러는 거에요. 아, 알겠다고. 매니저들한테 다른 팀 좀 알아보라구... 이제 알아볼 거 아니에요. 그런데 알아 보는 기간이 되게 길었어요. 그러면, 나는 야구선수인데.. 직업이 투수인데 훈련을 해둬야 하잖아요. 그런데 팀이 없으니까, 훈련을..(웃음) 그게 혼자 훈련한 거죠.
총: 혼자.
이: 예.
총: 그럴 때는 좌절감 같은 거 느끼거나 그러지 않았나요?
이: 아뇨. 나름대로 계획도 생기고 좀 심심했다고 해야 되나? (웃음) 혼자 훈련해야 된다는 그런 상황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공을 집에 갈 때마다 한 개씩 이렇게 들고 갔어요. 공을 갖고 노는 게 있거든요. 그런 거 하면서 갖고 갔어요. 공을 가지고 가서 집에 놓잖아요. 그게 한 50개가 되더라고요.
총: 그걸로 나중에 훈련했군요?
이: 그게 모이다 보니까.. 이 공으로 나중에 연습할 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그 공 가지고 나중에 혼자 던진 거.
총: 미국하고 한국하고 일본을 다 경험해 본 우리나라 첫 선수인데 다 경험해 보니까 뭐가 차이가 나던가요?
이: 비교하면 안돼요. 비교 자체를 하면 안돼요. 우리나라가 너무 쳐저서 비교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비교 자체를 하면 안 되요. 거기는 거기 방식이 있는 거고 여기는 여기 방식이 있는데. 비교 자체를 하면 안되요. 나는 참 불만인 게, 월드시리즈가 왜 월드 시리즈인지 모르겠어요.
총: 그렇죠. 미국시리즈죠.
이: 그냥 아메리칸 시리즈, USA시리즈, 이래야 되는데 걔네들 야구를 제일 잘한다? 안 그래요. 걔네들 한국에 와서 다 날고 뛰는 건 아니거든요. 못 하는 애들도 있죠. 멕시코리그에서 와서 날고 뛰는 얘들이 있고 메이저리그 경험 선수들이 와서 죽도 밥도 안되고 돌아가는 수도 많아요. 그러니까 비교 자체를 하면 안 되요.
걔네 한 팀이 딱 와서 해도 우리한테 질지도 몰라요. 내가 거기 가서 하면 내가 불리하죠. 내가 환경에 적응해서 해왔던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야구를 딱 놓고 봤을 때 박찬호, 저 개인적으로 박찬호 잘 모르거든요, 야구 선수로서 굉장히 훌륭한 선수에요. 김병헌, 서재응, 김선우, 송승준 다 있잖아요. 훌륭한 얘들이에요. 굉장히 훌륭한 얘들이에요. 거기서 한다는 자체가.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기가서 꼭 10승을 해야 되고 20승을 해야 되고. 옛날에 15승 했는데 지금 박찬호가 8승하면 저 새끼 맛이 갔어 이러잖아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거에요.
총: 본인은 외국에서의 프로생활을 스스로 성공이라고 보는 가요?
이: 저는 성공의 의미를 모르겠어요. 어떤 게 성공인지.
성공의 의미를 모른다..
대한민국 야구 선수 중 일본과 미국의 프로를 다 겪은 건 그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성공의 의미를 모른다고 한다. 성공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건,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그 일을 하고 싶다.. 이외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그냥 그 순간 그 일을 하고 싶고 그래서 한 것이다. 그게 다다.
이상훈을 읽는 두 번째 키워드다.
총: 그러면 만족스러웠다고 표현하면?
이: 만족? 저는 항상 만족 못해요. 아쉬움이 남고. 다만 순간의 희열은 있어요. 순간적인 희열.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 무대에 있을 때 희열이 있죠. 긴장이 되는 점도 있고. 그런데 그 마운드나 그 무대에 내려오면 아쉽죠.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아무리 퍼펙트하게 경기를 하더라도 뭔가 하나 두 개는 실수가 있다는 거죠. 그런데 중요한 거는 얼마만큼 최선을 다했느냐가 중요한 거지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치는 않다고 생각해요.
총: 야구처럼 이 그룹도 어느 순간 딱 멈추는 순간이 있겠죠? 그 후 계획 같은 거 있으세요?
이: 저는 그런 생각을 안 해요.
총: 야구가 그랬듯이 그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이: 그런 생각 안 해요.
총: 야구를 어느 순간 딱 멈추었듯이 평생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이 그룹도. 만약 이렇게 저렇게 되면 더 이상 하지 말아야지.. 하는 기준을 마련해 놓지 않았나요?
이: 그런 기준이 없어요. 얘기를 하자면 멈추는 그런 순간이 있겠죠.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아요. 더더군다나 시작을 하는 단계에서.
총: 그러면 거꾸로 계획이나 목표는요? 밴드로서.
이: 아까 여기 오기 전에 인터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우리끼리 팀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얘기를 했었는데... 참 우리는 목표가 없는 거 같다. (일동 폭소)
총: 음반을 몇 장 팔아야겠다.. 라든가.
이: 정말 음악에 대한 목표가 없어요. 정말 우리가 열심히 해서.. 물론 홍보도 열심히 하는 거겠죠. 우리 능력이 되는 만큼, 우리가 일심동체하는 만큼, 그 선에서 어짜피 뭐 의견이 분분한 적도 있지만 저는 사람이니까 자기 생각이 있으니까 아까도 우리끼리 얘기했지만 계속 얘기 해 나가 보자. 기본은, 열심히 하는 거예요.
총: 장민규씨만 빼고 나이들도 있으시고 아티스트말고 생활인들로서의 압박 같은 게 있잖아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생활인으로서의 압박 같은 게 있잖아요. 그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김(매니저): 그런 부분은요. 열심히 하다 보면, 그건 상훈씨가 얘기해야 하는데 야구 할 때도...
구(기타): 일단 락 음악 하는 사람들은 다 포기한 거예요. (웃음)
김: 그러니까 음악도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일 안 있겠냐...
구: 좋은 일 없을 것 같고. (일동 폭소)
총: 왜 하필 락이죠? 특히 돈 안 되는 게 락 아닌가요?
구 : 그러니까요. 락에 한 번 빠진 사람들은 락의 맛을 알면 계속하게 되요. 다른 음악도 세련되고 수준 높은데 락이 가장 솔직한 음악이고 그냥 네 명 있으면 악기 하나만 주면 바로 연주가 되고 음반도 나오고 그런 매력이 있어요.
총: 락만 할 생각이세요? 앞으로.
이: 락이라고 표현하는 자체도 제 개인적으로는 모순이라고 생각하구요. 락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구: 좀 더 합리적으로 설명을 하면 기타를 위주로 하는 음악인 거 같아요. 락이. 그런데 소리를 증폭시켜서 강한 소리가 나오는 연주 이런 걸 락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총: 락이라는 장르를 해야겠다는 의식이 있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음악이 알고 봤더니 결국 락이라는..
김: 생활이 락이에요. (웃음)
이: 솔직한 것이죠. 락에 대해서 표현하기 싫어요. 그냥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판단했을 때는 그냥 드럼치고 베이스 치고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굉장히 솔직하잖아요. 그냥 생 톤으로 나올 수 있는. 만약에 여기서도 (멤버를 가르키며) 세 명이서 기타를 치고 짝대기 두 개로 드럼을 맞춰주면 연주가 되잖아요. 솔직하잖아요.
총: 콘서트 계획은 많이 있어요?
김: 당분간은 앨범이 나왔으니까 방송을 해볼려고 했는데 그것도 무산되었고 라이브프로그램이라든지..
이: 라이브를 하게 되면 일반사람들은 우와 얼마나 잘 하길래 라이브만 하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질문도 받아봤어요. 뭐라 대답했냐 하면 라이브는 우리가 굉장히 불리하다. 왜냐하면 나는 경험이 별로 없고, 일단 보컬의 목소리를 듣잖아요. 그런데 저는 음정 박자도 틀릴 수 있고 무대경험이 없기 때문에 긴장이 돼서 떨릴 수도 있고 그런 데서 , 음반보다 못한 라이브가 돼요.
사실은 지금. 그런데 그게 우리 팀의 입장이라면 그 자체를 솔직하게 보여주고. 그런데 상대방 열 명이서 들었다. 그러면 아홉 명은 뭐야 저거 노래가 안되네 이러지만 한 명 정도가 야아.. 되게 솔직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한테 불리한 상황이죠.
구: 연주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작곡을 주로 해서 기타를 잡아본 지 사실 얼마 안되고 방송 출연요청도 잘 안 들어오고 (웃음) 라이브를 주로 하니까.
총: 그룹이름은 왜 <what>이예요?
김: (웃음) 얼굴 보면 모르겠어요. 딱 나오잖아요. 딱, 화앗. (웃음)
이: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에너지가 많이 섞이는 거 같아요. 그 "what"이라는 단어에.
총: 누가 정한 건가요?
이: 한 2년 정도 지났어요. <What>이라는 이름 한 지가. 공연할 때마다 팀 이름은 없는데..
총: 팬 서비스 할 때부터?
이: 예. 드렁큰 뭐 파이어로 할까? 뭐 이러다가 뭐할까? 뭐할까? 뭐? 홧? 홧? (일동폭소) 이거죠 뭐.
총: 후회는 없어요? 야구를 그만 둔 거에 대해.
이: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야구에 대해 후회 딱 한번 해봤다고.
총: 경제적인 거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거 없어요?
이: 없어요.
단번에 잘라 말한다.
총: 거 어떻게 하실라고? 앞으로(웃음) 텔레비전도 라이브 아니면 안 하고?
이: 완전히 융통성이 없는 건 아니에요. 만약에 예를 들어 어느 프로그램이나 어느 행사에서 뭘 하는데 굉장히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나 의미 있는 행사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시스템 자체가 라이브로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데는 뭐 서로...
총: 그런 게 잘 있나요?
이: 잘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의미를 잘 만들어주세요.(웃음) 그것도 어떻게 보면 방송매체이나 언론매체 책임이라 생각해요. 그 쪽에 계시지만 그런 건 만들어 주셔도 될 거 같아요.
총: 음반은 지금 시중에 나와 있나요?
김: 5월 한 두 째 주 정도에..
총: 혹시 음반에 대한 문의나 요구가 있나요?
김: 지금은 잘 모르겠구요. 사실 어저께 3일 전에 음반이 나와 가지고 아직은... 저희들이 뮤직비디오도 없어요.
총: (웃음) 없겠죠.
김: 뮤직비디오도 백 만 원짜리 찍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총: 뮤직비디오를 찍진 않았지만 찍을 계획은 있는 거군요? 찍으면 저희가 틀께요. (일동 폭소) KM에는 안 틀 거 같은데. 백 만 원짜리를. 공연이 따로 잡혀있지는 않죠?
김 : 어저께 공연을 했구요. 당분간은 방송도 좀 열심히 해야 되고 방송이 없는데 공개 방송같은 거 라이브 공개방송을 해요. 5월 3일.
총: 5월 3일날 어디?
김: 롤링 홀에서요.
총: 그건 단독공연인가요? 라디오 공개방송인가요?
김: 아뇨. 라디오 공개방송이죠.
총: 어떤 프롭니까?
김: 최강의 볼륨을 높여라 공개방송.
총: <what> 홈페이지 열었어요?
김: 팬 카페가 홈페이지예요. (웃음)
총: 그건 팬들이 열어놓은 거 아닙니까.
김: 홈페이지를 하지 말자. 농담이 아니라 홈페이지 하지 말자 그래서 안 했어요. 사실은 제가 사장이라 하지만 멤버랑 거의 똑같아요. 개개인적으로도 다 어떻게 보면 저는 멤버나 마찬가지고 어떤 도움이 들어가는 부분은 민감한 부분이 있어요.(웃음) 코디를 짜야 하는데 만원씩 내. 처음 얘기하는데(일동폭소) 만원씩 내고 밥 먹을 때 4천원씩 내.
총: 팬들과 만나는 접점이라도 있어야지..
김: 조만간에 한 번 팬들하고도 만나보자고.
이: 고맙지. 우리 팬들 정말. 진짜 고마운 사람들이야.
총: 야구 쪽에서 오라는 소리는 이제는 더 이상 없나요?
이: 이제는 없는데요. (웃음)
총: 이제는 쟤가 진짜 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이: 지금 야구로 돌아간다는 자체가..
총: 선수가 아니라 코치나 아니면 감독으로.
이: 누가 저를 코치로 써주겠어요?
총: 만약에 그런 제안이 있다면 일 이년 후라도.
이: 저는 선수를 가르칠 능력이 없어요, 저는 그럴 능력이 없어요.
총: 그건 어떤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거죠?
이: 그러니까... 뭐라 그래야 되지... 많은 사람을 다스리고 지켜주고... 저는... 프로야구선수를 기술향상 시켜주기 위해서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선수가 자기 것을 백 프로 백 이십 프로 발휘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거기까지 해보지 않았잖아요.
총: 자신은 백 프로 발휘 못 했다고 생각하세요?
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구요. 아무튼 전 능력이 없는 거 같아요. 그럴 만한 능력이.
총: 선수시절에 선수들이 많이 따라주지 않았나요? 그런 것도 중요한 거 아닌가요?
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진짜 고맙죠. 저는. 그렇게 알아주시면 고맙죠. 글쎄요... 지도자가 되어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거 같아요. 저는. 그리고 프로야구를 딱 하면서 2년차 때부터 저한테 세뇌를 시킨 게 있어요. 아, 세뇌를 시켰다기 보다 제가 저한테 딱 느낌을 받은 게 있는데, 아 나는 플레이어로서 선수생활 마감이지 코치나 감독은 하지 말아야겠다.
총: 2년 차부터?
이: 예. 2년 차부터. 그런데 어느 누구한테도 얘기를 했었거든요. 보통 몇 년 지나서 코치되고 감독되고 이런 거 소주 먹다가 서로 얘기를 하잖아요. 저는 안 한다 했어요.
총: 그건 왜 그랬어요?
이: 몰라요. (웃음)
이: 그랬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생각 바뀐다 그러더라고.
총: 선배들이?
이: 그런데 안 바뀌더라고요.
김: 저도 이제 그런 얘기를 했어요. 뭐냐 하면, 성질을 엄청 내고 그러면서(웃음) 그런 얘기를 한 번 더 꺼내면 가만 안 두겠다. 본인이 할 마음이 전혀 없는 거 같아요.
총: 뭐에 대해서?
김: 저도 솔직히 예전에는 이상훈 그러면 98년도 그 때는 모르는 사람 없었잖아요. 지금은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팬 이상으로. 그런 게 있어요. 저 친구에 대해 더 알면 멋있는 사람이거든요.
총: 어떤 점에서요?
김: 말하자면 자기가 코치나 할 수 있어요. 왜 못해요? 자기가 지도자 하면 할 수 있는데 본인이 그런 거를 싫어하더라고요. 자기가 야구도 그래서 그만 두지 않았을까요.
총: 그랬겠죠. 보통 사람들은 답답해하죠. 그게 뭘까요? 본인을 표현하자면 뭐라 표현할 수 있어요? 쑥스럽겠지만.
이: 제가 저를 어떻게 판단해요?
총: 그래도 해보지. (읏음)
김: 도인 같애. 도인. (웃음)
이: 저는요. 다는 아니지만 좋게 얘기를 하자면 정직하게 산다고 생각해요. 손해를 많이 봐요.
총: 그런 손해를 볼 때 아깝다는 생각 안 해요?
이: 아깝다 라고는 생각 안 해요.
총: 손해를 본다는 거는 알죠?
이: 예. 알아요.
총: 그러면 손해를 본 것에 대한 감상은 어때요?
이: 아이 그렇지 뭐.(웃음) 그렇지 뭐. 그런데 나쁜 게 뭐냐 하면 한 대 치면 두 대 때려요.
총: 누구한테? 자기한테 한 대 때리면?
이: 주먹으로 치는 게 아니고.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려요. 그런데 한 대 딱 맞잖아요. 너는 때릴 가치도 없다. 안 보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너는 나한테 때리고 나서 어디를 가서 또 때릴 놈이다. 누구한테 한 대 때리고 그냥 지나가니까 누가 자꾸 봐주는 거 같은데 너 나한테 한 번 맞아봐라.(웃음)
그러면 사실 어디 가서 또 그런 실수하겠죠. 그런데 열 번이라면 한 번이라도 줄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렇게 해버려요. 그 대신 저는 좀 그런 게 쌓이다 보니까 쫒겨난 게 아닐까? (웃음) 그게 현실하고 맞다고 생각해요. 현실을 속일 수 없어요.
총: 그게 언제부터 그랬나요? 그러니까 어릴 때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잖아요. 그러다가 자기를 알아가는 건데, 다른 사람은 이렇게 대처를 하는데 나는 이렇게 대처를 하네..
이: 좀 다른 얘긴데 그게 뭐냐 하면 제가 이제...
총: 고등학교 시절입니까 ?
이: 지금 생각나는 건 대학교시절. 그 때 불을 끄고 잠을 자는데 수군수군 거리잖아요. 저 쪽에서 누가 야 이번 주에 돈 5만원 썼는데 2만원이 모자라 가지고 자기 여자친구랑 뭘 못하고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얘기를 하면.. 아 그랬냐 너는, 나는 몇 만원 썼는데 뭐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그 액수가 하하 5만원 이러면, 전 일주일에 5천원 받았었거든요. 난 거기서 말을 못하는 거에요. 그 5만원이면 몇 주 용돈인데.
5천 빼 쓸려고 서울은행가서 그 당시에 번호표도 없이 돈 빼와서 통장 뒷주머니에 딱 넣고는 5천원 들고 투다리에 가서 소주 한 병에다가 꼬치오뎅 먹고 그게 낙이었는데. 야 5만원 쓰는구나 나는 5천원 쓰는데 이런 게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다 그런 과정이 있었겠지만 그 때가 사춘기였던 같아요. 아 씨발 돈 벌어야겠다.(웃음) 그러고 이제 항상 부산 갈 수 있는 차비 딱 마련해 가지고 짐싸 가지고 나가는 거에요. 그 때는 하루 일하잖아요. 3만 5천원 줬어요.
총: 일당. 노가다. 그러니까 대학교 시절에 야구 할 때 남들 5만원 쓰는데 나는 5천원 밖에 못 써 가지고 에이 씨발 돈 벌어야겠다 그래 가지고 돈 벌러 간 거군요.
이: 가면 무조건 다 노가다판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그 철부지가 그 돈을 모으는 거에요. 모아 가지고 몇 십 만원 있는 거에요. 엄마한테 돈도 안 타 쓰고. 나는 그게 효도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했어요. 원래는 자기 할 일을 꾸준히 하는 게 효도인데. 그래서 엄마는 항상 야단을 안 쳤어요. (웃음) 그게 돈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총: 그게 대학교 1학년 때인가요?
이: 그게 대학교 2학년때, 3학년때 2년 동안. 돈에 대한 관념이 그랬었어요. 돈을 무조건 벌어야겠다 그런 건 없었어요. 프로 가는 데 돈을 받잖아요. 그런데 이 돈이 어느 주머니에서 나오는 건지 이 돈을 어떻게 벌어야 되는 건지. 그런 순수한 게 자꾸 깨지는데 이건 아니다 싶은데 그냥 싹 넘어가서.. 그런 것도 있고 그렇게 해서 자꾸 연장을 하는 게 있고 그게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거에요.
내게 압박이라기 보다 뭔가 생각이 막 드는 게 아이씨 돈 이거 더러운 거네 막 이런 생각 있잖아요.. 내가 한 만큼 받아내야겠다.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한 만큼. 돈에 대한 욕심이라기 보다도 이건 프로고 정당한 거니까. 저자들은 이빨 힘으로 잔대가리로 어영부영 해 가지고 넘길려고 그러고. 저는 구두계약을 해 가지고 구두계약을 하면 사실 뒤로 계약을 하잖아요. 그런 거를 프로 들어와서 해본 적이 없어요. 말로만 했어요.
총: 서면으로 안 하고 구두계약만 하신 거군요.
이: 구두로만. 말로만. 그런데 다 받아냈어요. 그 어린 나이에 그 그룹을 상대로. 저는 안 하고 넘어갔어요. 어린 나이에 끌려간 것도 있고. 원래 딱 제껴 놓으면 아무 것도 못 받아요. 못 받는 사람 많이 봤어요. 그것조차 더러워 보이는데 그렇잖아요. 그런 것들. 저는 다 받아냈어요.
총: 구단에서 그 때 말은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 활약이 좀 떨어지니까 조금 받아라.. 이런 건 없었나요?
이: 은근슬쩍 넘어갈라고 하더라고. 안 주십니까? 짧은 얘기이지만 전후좌우가 느낌이 있고 다 있겠죠. 이러면 사실 어린 선수들은 아이 씨 안주나 안주나.. 이러다가 넘어가요. 그리고 계약할 때 솔직히 배운 게 뭐가 있어요. 말 주변이 있어요, 뭐 계산적인 게 있어요. 그러면 슬슬 넘어가요. 그러면서 표면에는 한 솥밥 어쩌고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웃음)
나는 굉장히 단순하게 했는데 안 줘? 왜 안 줘? 아니 그거는... 이러면 이런 씨발! 그러면 줘요.(일동 폭소) 그러니깐 주잖아요. 욕을 하는 데 왜 줘요? 그렇죠? 싸우는데 왜 줘요? 내 말이 맞으니까 주는 거 아니에요. 미쳤어요? 그룹이 어떤 사람들인데. 자기네들이 나한테 거짓말 했다는 거에요. 그렇잖아요. 나라고 뭐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잘할라고 노력하는 과정을.. 정직하게 살라고 하는 노력을 삐딱하게 보게 되니까 오히려 제가 삐딱하게 보이는 수가 있죠. 남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나는 그렇게 하니까.
총: 야구판에서도 사회 부적응자로 취급 받은 적 있어요?
이: 그러니까 굉장히 힘들어했죠. 구단에서 다루기를 힘들어했죠. 그 당시에 선동렬 선배님이 해태에서 10년 정도 뛰고서는 서른 살 넘어서 일본으로 진출한 거잖아요. 할 거 다해주고 몇 번 우승시켜주고 다 하고서는 간 거잖아요. 저는 5년 밖에 안 뛰었어요. 한국에서. 그래서 나는 딱 나가면서 얘기를 했죠. 웃긴 제도다. 이건 웃긴 제도다. 나가야겠다. 그런데 성사가 되잖아요. 왜 성사를 시켜줬을까. 자기네들도 웃기는 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아니면 구단에서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고 자기들도 돈을 받고 이득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돈에 대한 생각이 내가 솔직하게 해서 내가 열심히 해서 댓가를 받는 게 프로구나. 돈은 나중에 받는 거지만 어짜피 계약이 안 되면 못 뛰는 거잖아요. 돈이 연관된 거잖아요. 그걸 쟁취를 하려면 나 스스로가 먼저 잘해야 되지. 요즘엔 잘 하더라도 그 팀에 융화가 안 된다는 사람은 쫒아 버려요.
총: 요새 프로야구 보세요?
이: 예.
총: 보면 무슨 생각 드세요?
이: 재미있어요. (웃음)
총: 내가 저 쪽에서 뛰고 있어야 된다, 아니면...
이: 어느 선배한테 들은 얘기인데 야구 유니폼은 마약이다. 어떤 선배가 딱 이러더라고. 시즌 중에 그만 둔 선배인데 젊었어요. 근데 (그만두고) 일 년 정도 지나니까 자기가 야구가 하고 싶더래요. 야구장에 찾아가 봤대요. 그라운드에 뛰고 있는 선수들은 고사하고 벤치에 있는 선수조차 부럽더래요. 한팀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승리의 환호를 받고, 응원을 하고.. 이런 선수들 조차 부럽더래요. 자기가 시합을 뛰고 있다면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겠죠. 그러면서 나 보고 열심히 하라고 그러더라구요. 열심히 하겠다고..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야구 유니폼은 마약과 같다.
그런데 그럴까.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후회는 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겠다. 그렇게 쭉 해오다가 코치나 지도자에 대한 그런 생각도 없었고 진짜로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데 은퇴하고 나서 텔레비전을 보잖아요. 그 때 당시에는 내가 채널을 맞춰 보지 않았어요. 야구 보고 싶으면 보고 채널을 보고 보기 싫으면 말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보게 되면서 나는 왜 저기에 욕심이 없지? 그런 느낌이 안 들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자랑 같지만 야구 보면서 딱 느낀 게 아 내가 열심히 하긴 열심히 했나 보다..
총: 후회가 없으니까. 아쉬움도 없고..
이: 지금은 제가 채널을 맞춰보고 하죠. 어디가 이겼어? 어디가 이겼어?(폭소) 어저께 LG 뭐 이겼더라. 졌더라. SK 어디서 해. 롯데 왔는데 한번 양삼문 감독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이러고..
총: 친한 야구선수는 누가 있어요?
이: 다 친하죠. 뭐. 근데 제가 연락하고 그러면 밥도 한 그릇씩 먹고 소주도 한잔씩 마시고 그러잖아요. 프로야구선수한테 그런 시간을 뺏는다는 게... 물론 그만한 시간이 있어요. 그런데 뭐가 있냐 하면 심정이 좌우되잖아요 잘했다 못했다.. 나는 그런 기분을 맞출 수 있는 거 아니고. 현재 슬럼프에 빠졌는데 내가 연락해 가지고 한 번 만나자 이러면 나는 그 기분 알거든요. 혼자 있고 싶은 마음도 생길 수 있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생길 수 있지만은 괜히 그런 선수 데려다가 피곤하게 하고..
총: 거꾸로 이상훈씨한테 연락 오는 사람 없어요?
이: 있어요.
총: 부럽다고 하는 사람이나 뭐..
이: 더러 있어요.
총: 자기도 선수 그만두고 딴 거 하고 싶다거나...
이: 선수 그만두고 딴 거 하고 싶다 이런 게 아니고.. 야 나도 이게 하고 싶은데. 이게 하고 싶은데.. 어떤 선수는 내가 어떤 선수라고 솔직히 말씀을 못 드려요. 형 나 춤추고 싶어요.(일동 폭소) 아이 진짜에요. 자기는 댄서가 되고 싶데요.
총: 지금 현역선수인데..
이: 예. 훌륭한 선수예요. 이름 딱 말하면 알 수 있는 선수예요.
총: 포지션이 뭡니까? (웃음)
이: 댄서가 되고 싶데요. 형 하는 거 보고 부럽데요.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냐고. 공연을 하면 신문에 나오고 그러잖아요.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그 친구는 어디 가서 백댄서 만들어서 공연하는 거잖아요. 자기는 그걸 하고 싶은 데 못한다 이거에요. 뭐 여건도 안될 뿐더러 탁 나가야 되는 거잖아요. 그만큼 이름 있는 선수가 댄서 하면 기자들 모이고 이슈가 되잖아요. 그거에 대한 부담감.. 진짜로 하고 싶은데.
오히려 댄서라 그러면 좀 이미지적으로 그럴 수 있잖아요. 저도 이미지적으로 그런 거 있어요. 제가 클럽에서 락 공연한다.. 그러면 뮤지션들이 저 새끼 뭐야.. 그럴 수 있잖아요. 난 그냥 음악 하는 거다.. 지금도 시기를 하고 욕을 하는 일반사람이나 뮤지션 있겠지만 그것조차 받아들이는 게 내 책임이잖아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그게 다죠 뭐.
총: 가수 말고 해보고 싶은 거 없어요?
이: 저는 해 보고 싶은 거 없어요.
해보고 싶은 게 없어요..
그는 순간에 산다. 미래에 대한 리스트를 뽑고 가능성을 체크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짜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그런 거 없다. 그는 하고 싶은 게 생기는 순간, 그냥 그걸 한다.
총: 밴드까지만 딱 생각하신 건가요?
이: 예.
총: 그럼 두 개가 있었네요. 여태까지. 야구가 하나 있었고 밴드가 하나 있고.
이: 그렇네요.
총: 그러고 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앞으로 계획같은 거 없고.
이: 그냥 우리 멤버들하고 열심히 하는 거. 나이도 있고 먹고 살아야 되기 때문에 뭔가에 의해 좌지우지하겠지만 지금 현상태에서 열심히 하고 내일 무슨 일이 있을까 생각하고 음반도 나오면 스케쥴이 많아질 수도 있고 뭐 그게 어떤 다른 스케쥴이 될 수도 있고 하지만 거기서 서로 얘기를 해서 서로가 서로를 끌아나가는 게...
총: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하실 생각 있으세요?
이: 저는 락음악도 모르는데 여러 장르를.. 우리 장르가 락이라고, 지금 있는 장르.
총: 딸들은 좋아하나요? 아빠가 이거 하는 거?
이: 모르죠. 그거는.
총: 안 물어보셨어요?
이: 알아요. 집에 뭐 기타가 몇 대씩 있고 신문에도 나오고 그러니까.
총: 음악은 들려주지 않았어요?
이: 예. 한 번 들려줘 봤어요.
총: 뭐라 그래요?
이: 어, 나 이거 세븐 일레븐에서 들었어.(일동 폭소) 이거 뭐야? 아빠가 부른 거야? 어. 와 이거 세븐 일레븐에서 들었는데, 수퍼 갔다가..
총: 몇 살이에요? 지금.
이: 5학년, 2학년.
총: 5학년이면 알잖아요? 사실은.
이: 알죠.
총: 야구 선수하다가 밴드했고 또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뭐라 그러고.
이: 바빠요.
총: 자기 나름대로. 아빠에 대해서 크게 아쉬워하는 게 없겠군요.
이: 대개 좋아해요.
총: 밴드 하는 거에 대해서. 야구하는 것보다 좋아합니까?
이: 야구든 밴드든 저 자체를 좋아해요. (웃음)
총: 아빤데 그렇겠죠. 사이가 좋으신가 봐요?
이: 그야 뭐...
총: 야구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가는 일은 없겠네요?
이: 가면 안 되죠. 실례죠. 실례.
대단히 상식적이다. 자신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에 따라 상황을 자신을 중심으로 해석해 합리화하는 걸 안 한다.
총: 이건 좀 다른 얘긴데 개인적으로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하는 투수는 누구에요? 우리나라에서.
이: 선동렬 선배.
총: 어떤 점에서.
이: 성적으로 보면 아시잖아요.
총: 그런데 그건 일반인들이 숫자로 결과로 나온 걸 보고 야 잘하는 거구나 하는 건데, 직접 뛰는 선수들이 보기에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나 이런 건 없나요?
이: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옛날에는 그런 말 들은 게 선동렬 선배에요.
총: 아, 지금은 그런 선수가 없고..
총: 왜냐하면 빠따가 너무 세져서. 어느 선수가 나와도 위축 되는 건 있죠. 그런데 거의 비등비등해요. 그게 타고투저 그 현상인데 그만큼 게임이 재미있어진 거죠. 옛날엔 누가 딱 던지면 그냥 무조건 90% 먹고 들어가잖아요.
총: 선동렬 선수가 나오면 간신히 1점 나는 거잖아요.
이: 통산 방어율이 아마 1점대일 걸요.
총: 지금 뛰면 어떨까요?
이: 아이. 지금은 아니죠. 지금은 몇 년을 쉬셨는데.
총: 제 말은 그 시절 실력으로 지금 던진다면?
이: 아마 그 때만큼은 아니겠죠. 왜냐하면 지금은 150대 던지는 투수도 많고 그 걸 쳐내는 타자도 많고.
총: 타자들이 실력이 많이 나아졌다.. 최동원선수가 던지는 거 보셨어요? 혹시?
이: 예. 옆에서 본 적 있어요.
총: 야구팬들이 최동원이 낫다 선동렬이 낫다 그런 애기를 많이 하잖아요.
이: 스타일이 다르죠.
총: 누구 한 사람이 더 낫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긴 한데 펠레가 더 낫다 마라도나가 더 낫냐 같은 말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비교하자면...
이: 비교해보면... 지금은 그 말씀이 정확한 거 같아요. 누가 낫다 누가 낫다 말할 수 없고. 제 기분에 말씀 드리지만.. 모든 선수들이 선동렬 선배가 7회 정도 나중에 나오면 아.. 오늘 졌네. 선발로 나오면 에이 오늘은 그냥.. 내가 왜 이렇게 얘기를 하냐 하면 그 시절에 같이 해봤잖아요. 그런데 최동원 선배하고는 해본 적이 없잖아요. 본 적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할만한 그런 입지가 안 되는 거잖아요.
총: 던지는 거 봤을 때 어떤 거 같아요. 최동원 선수.
이: 죽이죠. 환상이죠.
총: 선수들이 보기에도?
이: 예. 환상이죠.
총: 주니치시절이면 선동렬 선수는 사실 피크에서 내려가는 시기가 아니었나요?
이: 내려갔다고 생각 안 했어요. 제가 볼 때는 선동렬, 지금은 감독님이죠. 2년 정도 그 상태로 할 수 있었어요.
총: 일본에서 선동렬 선수가 받던 대우가 어땠어요? 팀 내에서 받는 대우라든가.
이: 뭐 최고였죠. 성품도 좋으시고. 사람관계를 굉장히 잘해요.
총: 일본 선수들한테 받는 대우랄까.
이: 선배였죠. 선배. 일본선수들이 선배대우를 했죠.
총: 일본선수들이 이상훈씨를 어떻게 대우했나요? (웃음)
이: 뭐..동료기도 하고
총: 어려워들 하지 않았나요?
이: 저는 항상 있는 그대로 했으니까.
총: 일본 사람들 가지고 있는 평균적인 특성하고 이상훈씨 캐릭터 하고 정 반대되는 지점이 있잖아요. 예의도 바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조심조심하는 거 하고 이상훈씨하고 . 사람들이 좀 당황하지 않던가요?
이: 글쎄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당황하는 것도 못 느끼겠던데요.(웃음)
총: 들어본 거 없어요? 이상훈씨에 대해서 어떻게 말들을 하는지.
이: 선배한테 잘 한다고 그랬어요.
총: 아, 선동렬.
이: 예. 그것도 왜 그러냐 하면 이미지적으로는 그럴 것 같지도 않은데 머리도 그렇고 장난짓거리 할 거 같은데, 선배한테 진짜 잘 한다고 그랬어요.
총: 그건 투수로서의 존경이기도 한가요?
이: 아니 선배. 어느 선배가 있든 그랬을 거에요. 저는.
총: 잘해서 그랬다기 보다 선배기 때문에.
이: 그리고 후배한테 존경 받을 수 있는 선배였으니까요. 물론 백 프로는 아니죠.(웃음)
총: 하하. 백 프로는 아니고.
이: 아니, 거기에 모순을 두진 마시구요. 사람이니까.
총: 일본에서도 우리가 실제로 알고 있듯이 그 정도의 활약이고 그 정도의 평가를 받았나요?
이: 그럼요.
총: 일본 주니치 팬들이 수호신처럼 여기고..
이: 예.
총: 일본팬들의 이상훈씨에 대한 평가는 어땠어요.
이: 일본팬들이 좋아했어요.
총: 좋아했을 거 같은데,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어요?
이: 그 뭐 남성답다고.
총: 여성 팬들이 많으셨군요.
이: 팬들과의 접촉이 굉장히 드물어요. 선수 주차장 따로 있고 야구장 시설자체도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시설이 드문 거 같아요.
총: 안 만나고 들어가서...
이: 안 만나고 들어가는 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운동장 있을 때 나고야 돔같은 경우는 외야 팬스도 높잖아요. 우리나라는 팬스가 낮잖아요. 연습할 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데 그런 것도 별로 없고 끝나고 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선수차나 일반차나 같이 주차장 쓰는 데 거기는 선수 주자창 따로 있어요. 끝나고 나갈 때 쑥 나가는 거에요. 그러면 나갈 때 팬들이 있는 길에는 항상 경찰이 지키고 있고. 사고가 나지 않게.
총: 일본 팬들이 이상훈씨를 좋아하는 거는 어떻게 압니까?
이: 느낌으로요.(웃음) 말을 듣거나 느낌이 있잖아요.
총: 자기가 딱 등장했을 때..
이: 그런 것도 있고 선수끼리 하는 얘기도 있고 그걸 들어서 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
총: 선수들이 해주는 얘기가 남성적이다..
이: 예.
총: 마음에 드셨습니까? 그런 평가들에 대해서. 남성적으로 보는 게.
이: 남자가 남자처럼 보이는게 뭐 좋죠.
총: 연애스타일은 어때요?
이: 어떤 연애요? 전 연애 안 해요.
총: 지금은 안 하시지만.
이: 연예스타일요? 뭐 일편단심이죠.
총: 앞으로도 홍대 근처에서 계속 공연을 하실 건가요?
김: 홍대에서 있으면은 하고, 지방도 뭐 라이브가 있는 곳이면 자주 갈려구요.
총: 지금 사무실이 있으세요?
김: 사무실이 특별히 없어요. 연습실이 사무실이에요.
총: 연습은 어디서 하십니까?
김: 연습실에서요. 저희 연습실이 따로 있어요.
총: 따로 어디?
김: 망원동에 있어요.
총: 거기서 숙식도 하시나요? 다들.
김: 그렇진 않구요.
총: 이 밴드가 이렇게까지는 하겠고 그 후로 이 정도면 성공했으니까 더 이상 하지 말자.. 이런 약속은 아직 안 하셨나요?
구: 허전하면 안 할 수 있는 거고. 밥 먹다가 싸울 수 있는 거고. 아까도 싸우다 왔어요.
총: 싸움은 뭘로 싸워요? 주제가?
구: 주로 뭐 활동계획, 뭐 티비 출연, 뭐 뮤직 비디오 찍자 찍지 말자. 비디오 하는데 백만원을 추가로 필요하다.. 재료비가 뭐 이런 게 있다.. 왜 드냐? (웃음)
신(드럼): 처음에 말한 거 하고는 틀린 짓 말자. (웃음)
총: 백 만원 정도 들이고 왠만하면 하시죠?
김: 돈이 아까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총: 그렇겠죠. 물론 백 만원이 없으면 뭐..
김: 백 만원을 써서 뮤직 비디오를 찍는 걸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요.
총: 저희가 1년 내내 틀께요.(일동 폭소) 음반판매로 이어질지는 전혀 모르겠으나(웃음) 음반이 뭔가 큰 수가 나지 않으면 팔리지 않을 거 같네요.(웃음)
김: 또 음반이 불황이잖아요.
총: 조성모도 얼마 못 팔고 있다고 들었는데.
김: 사실은 저희는 원래 타이틀 곡이 <똑바로 봐>라는 곡이 있어요. 구경만씨가 만든 건데 좀 대중적이고 그나마. 갑자기 인제 <돼지의 꿈>으로 바뀌었죠. 시끄러운 걸로. 그것도 싸우다가.
총: 음반 나오면 딴지일보서 걸고 팔아도 볼께요. 얼마나 팔릴지 모르겠지만(웃음)
김: 이게 희귀음반이 될 수도 있고 (일동 폭소)
총: 지금 사지 않으면 절 대 살 수 없는.(웃음)
김: 대중들이 찍지 마 그러면 안 찍을 수도 있고.
총: 그럼 비매품으로 주세요.(폭소)
김: 오늘 인터뷰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나 드릴께요.
인터뷰는 여기서 끝이 났다.
그는 직선으로 사는 사람이다. 가는 길에 방해물이 있다고 에둘러 가지 않는다. 시간이 걸린다면 에둘러 가서가 아니라 그 앞에 고스란히 서서 멀뚱히 때를 기다려서다.
주변 눈치도 보지 않는다. 눈치를 보지 않아야겠다 의식적으로 결단해서가 아니라 그저 볼 필요가 없어서다. 어차피 결정은 자신이 하니까.
그는 성공도 모르고 실패도 모른다. 그가 아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걸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자고 사는 게 인생이다. 이상훈은 그걸 온 몸으로 증명한다.
씨바 멋지다, 이상훈.
음반은 뭐 많이 안 팔리겠더라만...
밴드 <What!>의 데뷔 EP <What!> 에 수록된 2곡을 독자제위께 소개해 드린다. 아래 곡명을 클릭하시라.
|
응원 횟수 0
첫댓글 2003년 겨울 야구선수로서 마지막 팬들을 초대 했을 때 주셨던 모자,지금까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쓰면서 항상 상훈님을 생각합니다.그때 어느분이 역대 감독중 어느분을 존경하느냐고 질문을 던지니...난처한 표정으로" 저 야구 오래하고 싶거든요."했었지요.그 대답이 아주 오래오래 가슴에 남아있네요.
멋있네요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