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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나라는 1941년 부터 1945년까지 2차대전이란 전쟁을 겪었다.
적의 축이던 이탈리아와 독일은 무너져내렸고, 이제 남은 건 일본 밖에 없었다. 일본 본토 진공의 발판으로 미 해병대의 첫번째 타겟으로 잡힌 운명의 섬의 이름은 <이오지마 (유황도)>.
이오지마 깃발 게양식 6인의 영웅들 중 3인.
왼쪽부터 인디언 계 미 해병대원 <아이라>, 미 해병대 의무병 <브래들리>, 미 해병대 전령병 <래니>.
1. 우리의 목표는 수라바치
타라와 미 해병대 캠프를 거친 6인의 기수는 1945년 이오지마로 가는 수송선에 오른다.
이오지마에 도착한 6인의 기수는 상륙돌격장갑차 LVT 를 통하여 상륙 1 파로 이오지마의 땅을 밟게 된다.
3일간의 함포사격과 20여일에 걸친 공중폭격이 이오지마로 가해진 상황이었지만, 일본군 병력은 거의 온전한 상태로 이오지마를 구불구불 이어놓은 땅굴 속에서 미 해병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오지마의 일본군 해안포대와 벙커에서의 공격이 가해지기 시작하였고, 땅굴을 통해 저항하는 일본군을 토벌하기란 만만치 않았다.
분명히 수류탄까지 투척해 넣은 벙커였건만 벙커에선 다시 기관총이 불을 뿜어대는 기괴한 장면까지 나타나며, 해안포대의 포격에 전투함들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
악전고투 끝에 수라바치산에 다다른 미 해병대. 수라바치 산에 1파로 도착한 미 해병대는 첫번째 깃발을 수라바치산에 세우게 된다.
행크가 속해 있었던 첫번째 국기 게양.
하지만 뒤이어 도착한 미 장성은 첫번째 국기를 기념품으로 가져가고, 마침내 우리의 기수 6 인이 수라바치 산으로 올라가 국기를 게양하며, 이를 본 사진기자는 허겁지겁 셔터를 누른다.
우리가 잘 아는 이오지마 국기 게양.
국기게양 사진이 미 언론에 유포되기 시작하자, 미국 정부는 바닥단 국고를 채우기 위하여 이 국기 게양식의 6인을 본토로 대려와 전국 순행을 시키기 되며, 마침내 영화의 본격적인 내용이 그 물꼬를 트게 된다.
2. 나를 내버려두란 말이야 !
인디언 계 병사였고, 국기게양식의 인물 중 하나였던 아이라는 거의 억지로 끌려오게 되는데, 본토로 들어온 이후에도 그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으며, 또한 본토로 돌아온 첫날 부터 술을 마신다. (위 사진)
아이라는 자신이 영웅이란 칭호를 받는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지만, 래니는 이번 기회에 전후 자신의 사업을 생각하며 열심히 응하며, 아이라와 래니는 많은 갈등을 일으킨다.
이 둘 사이에 낀 브래들리는 이들에 대한 관찰자의 시점에서 이들을 지켜보게 된다.
아이라는 전장에서 죽은 나머지 3 인과, 자신들이 어떻게 싸웠는지를 망각한 채 그저 자신들을 영웅으로 만들기 급급한 미 군부와 미국 국민들에 대해 큰 실망과 반감을 가지게 된다.
과연 이오지마의 기수 6 인 중 자신을 떳떳하게 영웅이라 칭할 수 있었던 이는 존재했었던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3인의 기수.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아이라.
아이라는 결국 자신들을 영웅으로 만드려는 국가에 커다란 실망과 자멸감을 느끼고 만다.
견딜 수 없었던 아이라는 결국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고, 브래들리와 래니는 전국 순행을 끝마치며, 순행이 끝나자 전쟁도 끝나게 된다.
3. 미국식 영웅주의를 꼬집어내다
과연 무엇이 아이라를 그토록 괴롭혔던 것일까.
아이라는 시종일관 술을 마시고, 그리고 토하며, 그리고 언제나 얼굴이 굳은 상태로 돌아다닌다. 무엇이 아이라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무엇이 이들을 전장에서 본토로 데려왔던 것인가.
아이라는 이오지마의 6인의 기수 중 하나이지만, 그는 그 중 3인의 기수가 자신의 눈앞에서 산화하는 걸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마이크 중사
마이크 중사가 자신의 눈앞에서 오폭으로 산화하고, 프랭클린 마저 자신의 눈앞에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수라바치에 깃발을 꽂았음에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그의 전우들은 그의 눈앞에서 계속해서 쓰러져만 갔다. 그는 부끄러웠던 것이다.
죽은 전우를 뒤에 두고 본토로 와 영웅이란 칭호를 받는 자기 자신이 부끄러웠었던 것이다. 그는 전장에서 총알을 피하기만 급급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서 진정한 영웅은 6인의 기수 중 죽은 3인의 기수였다.
마이크 중사의 어머니를 만난 그는 마이크 중사의 어머니를 끌어 않고 눈물만 흘린다. 하지만 이를 본 <영웅주의에 사로 잡힌 이들>은 아이라를 아니꼬운 눈길로 바라본다.
전쟁을 겪은자와 전쟁을 겪지 않은자, 영웅이 무엇인지 알고 영웅을 만들려하는 자들은 이렇게 맞부딪쳤고, 결국 영웅이 무엇인지 아는 자는 영웅을 만들려하는 자들에게 패하고 만다.
전장으로 돌아가란 말을 듣는 아이라.
관찰자로 나오는 브래들리 역시 시종일관 환각에 사로잡힌다.
그는 영웅이란 칭호를 받을 때 마다 그가 치료하지 못하고 죽은 동료를 떠올리고, 거기다가 자신이 지켜주지 못해 죽었다고 생각하는 이기를 떠올린다.
그가 영웅이란 칭호를 받을 때, 그는 이오지마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떠오른 기억은 그를 괴롭히는 것이다.
스크린은 죽은 이기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브래들리는 이기의 얼굴을 바다에서 함께 뛰놀던 광경 속에서 떠올린다고 한다.
이스트우드는 그걸 말하려고 해준 것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의 죽음은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인간다운 면을 바라보라고, 그들의 인간적인 면이야 말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간 상이라고.
이기가 죽은 땅굴에 들어선 브래들리. 스크린은 죽은 이기의 얼굴 보여주지 않았다.
4. 전쟁은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뿐.
영화의 스크린이 올라가면서 브래들리의 아들 제임스 브래들리는 말한다.
이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겠노라고, 왜 그들이 영웅이란 칭호를 거북하게 느꼈는지 알겠노라고. 영웅은 바로 우리가 원했기에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아이라는 종전 후 감옥을 전전하다가 할론의 아버지를 찾아가 두번째 깃발 게양 때의 인물은 행크가 아니라 할론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다시 돌아간다. 필요함이 만들어낸 영웅이 아니라, 진실된 영웅을 알려주는 것이 그에겐 숙명과도 같은 것일런지도 몰랐던 것일까.
그는 영웅이 자신이 아니라 마이크 중사였다고 거듭말한다. 그와 같은 것이리라. 깃발을 게양하고 죽었음에도 영웅이 되지 못한 그를 향한 마지막 추모가 바로 이 행동이었으리라.
아이라는 이후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화는 그가 자살을 했음을 진하게 암시해준다.
세상은 그를 거듭거듭 밖으로 끌어내려했고, 그런 세상의 눈길을 그는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 것일 것이다.
래니는 이오지마 깃발 게양 이후 전국 순행 때 알게된 고위인사들의 빽을 이용하여 출세하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영웅으로 전락해 있었고, 그는 결국 평생을 청소부로 보내게 된다.
브래들리는 이오지마 섬에서 받은 충격과 더불어 이기의 기억 속에서 헤매다, 눈을 감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가는 그의 길에서 만큼은 그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기의 얼굴을 떠올렸기에, 그 역시 진실을 밝히고 떠나갔기에 그는 미소를 머금고 그렇게 눈을 감았다.
<사족>
1. 전투장면에서 이오지마 섬 특유의 유황 모래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아쉬웠다. 분명히 검은색으로 된 모래를 처리한 건 좋았는데, 그 모래밭 위를 병사들은 잘만 뛰어다닌다. 하지만 그건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오지마의 모래는 마치 커피 찌꺼기 같은 것이여서, 조금만 움직여도 발이 푹푹 빠져 해병들이 공격을 하는데 엄청난 장애를 가져왔었다.
특히 BAR 과 같은 분대지원화기 사수에겐 엄청난 고역이었는데, 영화상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다니는 배우들을 보며 아쉬움이 남았다.
2. 카피 라이터만을 보고 이 영화를 보려다간 큰 일 난다. 우리 아버지의 깃발의 전투씬은 초반의 상륙작전 씬을 제외하곤 사실상 전무하다가 맞는 얘기다.
마이크 중사가 산화하는 것 외엔 상륙작전 이후 이렇다하게 긴 전투씬이 없다. 만약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보게된 사람은 상당히 실망하게 될 것이다.
<반가운 배우들>
우리 아버지들의 깃발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벅 캄튼으로 열연했던 배우는 물론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잭슨으로 열연했던 베리 페퍼와, 윈드토커에서 나바호 무전병 야지로 열연한 배우 아담 비치도 나온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메이킹 필름은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얘기일텐데,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캄튼 역을 소화해 낸
닐 맥도나우 씨는 BOB 촬영 중에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다. BOB 에선 이렇다하게 크게 부상이 드러나는 부분이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아버지... 를 보다보면 그때 입은 상처가 입술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나온다.
<영화의 분위기>
영화는 초장엔 장엄하게 나가지만, 뒤로 가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동화적인 분위기로 흘러간다.
특히 아이라가 할론의 아버지를 만나러 텍사스까지 걸어가는 장면은 마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영화의 색채는 흑백도, 칼라도 아닌 초록색 계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초록색 계통의 색을 통하여 전장의 칙칙함과 또한 과거에 대한 회상을 나타내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자체는 액자형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커다란 액자형이 아닌 하나씩하나씩 띠로따로 나뉘어진 액자형 영화이다.
틀이 여러개이다 보니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는데, 차라리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취했던 액자형을 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첫댓글 사진은 야후 영화에서 가져오고, 글은 제가 썼습니다.
아주 잘봤습니다 ^^ 한번 영화관에서 봐야 겠습니다~
인디언계 출신인 아이라... 결국엔 비참한 최후를 맞이 하죠..
스쿨럼블 15권과 아버지의 깃발 책중에서 고민중 ㅠ
스쿨럼블;;;
멋진평론 잘 읽었습니다.
봐야겠군요...
아이라는 일사병으로 ㄷㄷㄷ
보고싶다 ㅠㅠ
이영화 오늘 봤는데 그럭저럭... 밴드와 라이언일병에는 미치지 못하고... 나레이션 부분이 넘 많아 그냥 감동만 전해집니다. 전투씬은 그냥 그럭저럭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