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에 푹 빠진 中, 엔터산업 불황 모른다 -매경
3년새 영화관객 3배…한편에 1억명 몰리기도, 게임시장도 작년 26조원으로 세계1위 올라
가파른 경기 둔화 속에서도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철강 조선 등 중국을 대표하던 제조업은 과잉 생산과 글로벌 수요 감소로 위기에 빠져 있지만 젊은 층 소비가 왕성한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불황을 모르고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영화관 투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영화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4억6000만명이던 영화 관객은 지난해 12억6000만명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세 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박스오피스 수입은 171억위안에서 438억위안(약 8조2000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영화관을 찾는 중국인들 발길은 올해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춘제 기간 영화관객은 작년보다 70%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사실은 수입 영화가 아닌 중국 영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흥행 1위를 기록한 몬스터헌트를 비롯해 역대 흥행 10위 영화 가운데 6편이 중국산이다. 이들 6편 중 5편이 지난해 이후 개봉한 영화다. 최근 중국 대륙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성치 감독의 '미인어(美人魚)'는 중국 영화의 모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인어와 인간의 코믹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이 영화는 춘제에 맞춰 개봉한 뒤 한 달 만에 9000만명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흥행 수입은 33억위안(약 6100억원)에 달한다. 이달 중 중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영화 한 편에 1억명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울 게 확실하다는 진단이다.
미인어의 빅히트 덕분에 중국은 지난달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중국 영화 제작사들의 자금력과 감독, 배우들 역량이 일취월장하면서 중국 영화 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제도적 특혜도 중국 영화 시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엄격한 스크린쿼터 규정을 통해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검열 규정도 까다로워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에로물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영화가 한류 붐을 일으킬 정도로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터넷이 아닌 개봉관 상영은 연간 한두 편에 불과하다. CJ는 상영관 확대 전략으로 중국 영화 시장 성장에 편승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63개 영화관을 운영 중인 CJ CGV는 연내 추가로 영화관 90개를 오픈할 계획이다.
게임산업도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게임 시장 규모는 1407억위안(약 26조원)에 달한다. 전년보다 22.9% 커진 수치다. 2010년 333억위안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4배로 급팽창했다. 중국 게임산업의 저력은 엄청난 게임 인구에서 나온다. 인터넷게임 인구는 무려 5억3000만명, 스마트폰 게임앱 이용자는 3억5000만명 수준이다.
특히 1020세대의 모바일 게임 앱 구입이 늘면서 지난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500억위안을 돌파해 전년 대비 87%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700억위안(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게임산업은 수출 효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게임업체들의 수출은 53억달러로, 1년 전보다 7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