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가 원'숭이 띠'라 그런지 원숭이에 관한 얘기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 중에서 개와 원숭이의 관계를 가리키는 견원지간(犬猿之間)이라는 말이 많이 떠도는데 그 말의 어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견원지간'이라는 말은 '개와 원숭이 사이라는 뜻으로, 사이가 몹시 좋지 않은 관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전의 가장 큰 단점이 이렇게 뜻만 덩그라니 올려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성어에 관해서는 그 말의 어원이나 유래를 밝혀 줘야 사람들이 말의 뜻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인데 그런 용례는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로는 이 '견원지간'이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과 이랑진군 사이의 싸움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근거가 희박합니다. 손오공이 지상에서 난동을 부리자 옥황상제가 하늘에서 이랑진군을 파견하여 손오공과 싸우게 한 데서 왔다고 하는데 '이랑진군'이란 말로 보아 개가 아니라 늑대 같습니다.
여러 곳을 찾아보았으나 이 견원지간의 유래가 나와 있지를 않아서 왜 이런 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원숭이는 원래 야생이고, 개는 가축이기 때문에 원숭이와 개가 부딪칠 일은 별로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게 직접 원숭이와 개의 문제를 다룬 것 같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장담할 일은 아닙니다.
그냥 사전에 나온 뜻대로 서로 사이가 몹시 좋은 않은 관계를 가리키는 말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