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생 순옥이. 학창시절 함께한 추억이 거의 없는 거 보면 별로 친하지는 않았다. 그 친구는 난로옆에 앉아서 부러움을 사는 대신에 난로위에 우리의 도시락을 관리해주곤 했었다. 우리는 추워서 얼굴이 새파랗는데 그 친구는 뜨거워서 항상 볼이 홍시처럼 발그레하곤 했다. 졸업하고 소식을 모르고 지내다가 언제부터인가 나의 절친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같이 여러 번 만나게 되었다. 대부분 우리집과 절친의 집에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갖곤 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방문할 때 마다 빈 손이다. 한두 번은 이해를 한다하더라도 매 번 빈 손이기에 절친에게 물어보았다. "순옥이 원래 저러니?" 그렇다고 하면서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 말을 들어도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다. 철없어서 그럴 일은 없을테고 저런 행동과 태연할 수있는 마음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갔다. 저런 친구를 계속 만나야 하나. 내 너그러움이 부족하나. 생각이 오락가락이다. 청풍명월에 와서 어젯밤 내린 폭설로 또 고립이 되었네요. 직접 출석은 불가능하실테니 온라인으로 출석하시면 돼요. 뾰족한 나뭇가지만 빼고 모두 흰색이다 보니 한 지붕 두 마음이 드디어 탄로가 나네요. 현실파 꿀이장의 한숨소리는 커져만 가고 낭만파 짝꿍은 설국의 주인공인양 감탄사가 연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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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3월 6일 출석부(한 지붕 두 마음)
베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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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0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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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에도
봄이
느리게 느리게
달팽이처럼 기어서 왔어요.
시나브로 시나브로
오늘은 눈치는 날.
아침부터 지금까지 물먹은 무거운 눈을
실컷 쳤네요.
겨울이 어지간히도
떠나기 싫은가봐요.
일년에 한번 만나는 모임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만남을 가진이래
한번도 주머니를
푸는 걸 못봤답니다..ㅎㅎ
마침 어제 그 친구이야기가 나와
다음주 만나는 모임에선
왕따를 시키자는
말까지 나왔지요..ㅎ
어디서나 그런친구
꼭 있습니다..ㅎ
이쪽은 내린눈이
거의 녹아버렸는데
아직도 설국을 즐기는 꽃님은
행복한 사람~ㅎ
어디가나 예외적인 사람이 꼭 있나봐요.
무슨 마음으로 그리 당당한지
자존감이 강한 거 하고는 좀 다를테구요.
요석님 지갑은 동네지갑 같을 것 가토요.ㅎ
@베리꽃 에이~
무슨 말씀을~
왕소금은 아니지만
공주소금은
된답니다..ㅎㅎ
네 ~~출석해요.
기다렸어요.ㅎ
베리꽃님은 감성소녀이기에 낭만파
현실 꿀이장님 그 마음도 이해가 됩니더
청풍명월 설국이 상상되어지네예
새하얀 동화나라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예
늘 고운글 잘 읽고 있어예
새하얀 동화나라가
불편하기 그지 없네요.
동화속 공주는 오늘
종일 눈을 쳤답니다.
아까운 눈이 봄바람에 사정없이 녹고 있어요.
며칠전 문상 갔는데 신랑 친구가
발인날도 참석했다네요.
자린고비 그사람이 갈일이 없었는데 알고보니 1회용
용기를 다 가져갔다네요.
50억 재산가가.
우리모임엔 한푼도 안쓰는 사람
이구요. 그래서 부자가 됐나봐요.
부자일런지 모르지만 뒤에서
다 흉보네요. 떼떼모찌라고.
큰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근검절약정신이 투철해야 한다고는 하더군요.
그런데 주위에 욕먹는 부자들 중에 왕소금이 많겠지요.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도 일리는 있는 듯하구요.
어디나 그런분들이 꼭있습니다
제가까운 친척중에도 꼭 빈손인 분이 있는데
아내는 그녀가 못마땅해서 그집에 잘 안가려 하더군요
또 직원중에도 얻어먹기만하고 커피한잔 안사는 젊은 친구가 있어
물어봤더니 월급의 90%를 외국에 사는 와이프와 딸에게
송금하고 본인은 컵라면만 끓여 먹고 삽니다
돈 쓸 형편이 안 되면
약속같은 걸 잡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퇴직 후엔 제가 종종 써먹는 수법이랍니다.
그래도 행복하면 되겠지요.
베리님 눈이 오니 두 마음이 탄로 났군요 글도 어찌 이리 재미나게 쓰시는지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 있어요
한 두명 이젠 제가 손절 진행 중예요 피곤해요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원 지각 출석 합니다
오늘 바쁘셨나봐요.
새학기 시작되었지요?
꽃피면 또 대학노트 옆에 끼고 꽃나무 아래를 서성거리시겠지요.
문학도 운선님.